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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동양의학(標準 東洋醫學)’을 읽고우리는 한의과대학에 들어오면서 기존의 상식, 현대적인 생리학을 멀리하고 오로지 한의학적 관점에 맞춰서 한의학을 바라볼 것을 강요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의문을 가지지 않은 채 내경, 동의보감, 의학입문 등을 마치 경전인 것처럼 그냥 암기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가능하면 현대적으로 밝혀진 의미를 가지고 예전 의학이론을 해석하고 이해한다면 올바른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도 똑같은 경험을 했고, 최근 들어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런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7~8년 전 일본동양의학 학술총회에 갔다가 도서전시회에서 보게 됐다. 책 제목으로는 ‘표준’이라는 말에 좀 거슬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몇 페이지를 넘겨보면서 한의학을 이렇게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고 구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한의학개론 혹은 한방생리학에 부합되는 해설서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2015년 한글판으로 번역 출판됐다.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최근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게 됐다. 우리가 한의대를 다니면서 많이 들었던 명문화(命門火)가 비위(脾胃)를 데워주는 기능을 솥단지에 비유한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동양의학의 특징과 인체관, 인체기능으로는 보는 음양, 기혈진액의 순행, 팔강변증의 의의와 활용법, 장부개념과 생리기능, 오행학설, 사진(四診), 경락(經絡)과 변증에 대해서 기술해 놓았다. 저자는 일본의 센도 세이시로(仙頭正四郞)이며, 의사 출신으로 동경의과치과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1990년부터 동경에 클리닉을 개설해서 진료하다 2003년 동경의과치과대학의 한방외래교수를 하다가 2006년부터 동경의과치과대학의 의학부 임상교수를 하고 있다. 한방에 관한 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의 눈으로 보다보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나 현대 해부생리학적으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가령 한의학의 위, 소장, 대장은 공장, 회장, 대장으로 해석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부분. ‘비(脾)의 승청(升淸)을 위장으로부터 흡수한 후, 생합성을 위해 간장까지 운반하는 경로 및 간장으로부터 우심방까지 운반하는 경로를 승청(升淸)의 실제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쓴 부분. 이제까지는 개별 증상을 모아서 패턴을 보고 변증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우선 특징적인 증후나 눈에 띄는 몇 가지의 증후를 파악하는 것으로 병태를 추측하고, 그 추측한 병태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상태나 증후를 검증한다는 것이다. 한의학개론처럼 한번 훑어보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돼 소개해 본다. -
도핑에 안전한 한약… 손상 회복 및 운동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지난 1월 1일부터 강심제 성분인 히게나민(higenamine)이 도핑 금지약물에 추가 2016년 영국 리버풀의 축구선수 ‘마마두 사코’가 UEFA(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히게나민’이 검출된 사건이 있었다. 평소 그가 섭취한 다이어트 보충제인 ‘펫 버너’에 들어있는 히게나민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 논란 이후에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 이하 WADA)는 2017년 1월 1일부터 금지약물에 히게나민(higenamine)을 추가 지정하였다. 히게나민은 ‘S3 베타2 작용제’에 해당되는 상시금지약물이다. 히게나민은 시네프린(synephrine)과 더불어 경도의 에페드린(ephedrine) 유사 효과를 지녀 지방을 연소하고, 테스토스테론 증가에 작용하여 근력을 키우고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체중 감소뿐 아니라 기침, 천식, 심부전, 발기부전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미국과 유럽의 식이보충제 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약물 중 하나이다. ◇일본은 부자·오수유·세신·정향을 히게나민 함유약재로 지정해 문제는 우리가 쓰는 한약에도 이 히게나민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부터 일본 도핑방지위원회에서는 부자·오수유·세신·정향이 들어간 24가지 처방을 금지약물로 지정하였고, 중국 도핑방지위원회에서는 부자·오두·오약·세신·연자·연자심이 들어간 408가지 처방을 금지약물로 지정하였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다빈도로 사용하는 약재가 포함되어 있어 이 조치가 한의사의 처방권을 심각하게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상용 한약재에 상시금지약물이 없던 한의사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다. 히게나민의 반감기는 8.6분~22분으로 극히 짧지만 상시금지약물이므로 주의가 요망된다고 하겠다. ◇중국은 부자·오두·오약·세신·연자·연자심 지정해 히게나민에 대한 문헌 조사를 해보니, 연자육의 배아인 연자심에 940㎍/g, 연자육에 190㎍/g이 함유되어 한약재 중에 가장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연잎과 연꽃에도 히게나민이 존재한다. 세신에는 55㎍/g, 오수유에는 46.8㎍/g 함유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부자는 일본부자(Aconitum japonicum)에 0.67㎍/g로 1/1,500,00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부자는 수차례의 실험에서도 히게나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정향, 산초 등의 식품에 미량의 히게나민 함유 중국 도핑방지위원회에서 적시한 오약에서는 히게나민 검출 이력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 히게나민 사태에 전문가들이 언급한 황련 성분 논문에서도 히게나민이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 고량강에 1.4㎍/g, 산초에 3.7㎍/g, 정향 1.0㎍/g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기서 정향과 고량강, 산초는 식품으로도 널리 쓰이는 품목이다. 정향은 운동선수들이 흔히 먹는 돼지족발이나 돼지고기 수육의 조리과정에도 보편적으로 쓰이는 향신료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동아시아의 음식문화와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한 도핑 행정이라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히게나민은 시네프린이나 에페드린과 비슷한 용량으로 처방된다. 20~30mg을 하루 2~3회 복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정향 1g에 1.0㎍의 히게나민은 히게나민 보충제의 보편적인 1일 복용량 50mg의 1/50,000에 불과하다. 함유량이 높은 세신도 1/909에 불과하다. 일본부자는 1/74,629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약에 함유된 미량의 히게나민으로 인하여 WADA에서 우려하는 adrenoreceptor activity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WADA는 에페드린이나 슈도에페드린과 마찬가지로 히게나민에 대한 적정 허용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상기 약재와 몇 가지 식품의 히게나민 함유 여부와 안전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야 하겠다.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 조심해야 감기약이나 비만치료제에 널리 쓰이는 ‘마황’은 ‘S6 흥분제’금지약물인 에페드린을 약 1~2% 함유하고 있다. 에페드린의 반감기는 3~6시간이다. 실험에 의하면, 소청룡탕 과립제를 1일 3회, 3일간 복용한 경우, 에페드린이 48시간내에 100% 배출되었다. 완전 소실기는 반감기의 약 10배이므로, 단기간 복용시에는 3~4일, 장기간 복용시에는 6~7일의 휴지기를 가지면 된다. 다음으로 대마의 씨인 ‘마인’의 껍질과 기름에 금지약물인 THC(tetrahydrocannabinol)을 일부 함유하고 있다. 유통 마인에 THC가 완벽히 제거되지 못한다. 반감기가 4일로 긴 편이므로 마인을 제외한 처방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주로 위장약이나 진통제에 쓰이는 ‘호미카(마전자)’와 ‘보두’는 약 1~3%의 스트리키닌(strychnine)을 함유하고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이는 지용성으로 반감기가 53시간에 이른다.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반하의 에페드린은 마황의 1/800 이하이며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백굴채에는 코데인(codeine)이 없다. ◇공진단이나 녹용보약, 자하거, 해구신은 도핑에 무관해 중국은 ‘사향(인공사향)’을 도핑제로 선정하고 있는데, 중국은 합성무스콘에 DHEA 성분이 첨가된 인공사향을 주로 사용하는 탓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거의 러시아산 천연사향을 사용하므로 중국과는 다르다. 공진단에 들어가는 30~100mg의 천연사향이 인체의 DHEA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본체육협회는 녹용의 IGF-1(인슐린양 성장인자, Insulin-like Growth Factor-1)을 주의하라고 하였으나, 녹용에는 IGF-1이 4~8㎍/g수준으로 극미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도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녹용에 동화작용제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함유되어 있으나, 이 역시 극미량이다. 10g의 녹용에 함유된 테스토스테론은 3.4ng에 불과하며, 이는 성인남성의 일일 평균 테스토스테론 분비량 6mg의 1/1,764,705에 불과한 수치다. 녹용이나 녹혈의 복용으로 도핑에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도 근거가 없다. 태반제제나 물개, 사슴, 소, 양, 돼지의 생식기나 신장 등도 상용량에서는 마찬가지로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천연물에 존재하는 미량의 호르몬이 도핑에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고 하겠다. ◇한의사의 한약 처방은 도핑에 안전 한의사들은 정기적으로 도핑에 대한 연구와 그 결과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사 처방에 의한 한약 복용은 도핑에 매우 안전하다. 한약은 운동선수들의 손상 회복에 효과적이고, 운동 능력 향상에도 유익하다. 도핑에 안전한 한약으로 선수들의 건강을 지키고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 -
양약 및 한약 병행 투여, 천식 조절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한약이 성인 천식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Shergis JL, Wu L, Zhang AL, Guo X, Lu C, Xue CC. Herbal medicine for adults with asthma: A systematic review. J Asthma. 2016 Aug;53(6):650-9. doi: 10.3109/02770903.2015.1101473. ◇연구설계 양약과 한약을 병행 투여하여 치료한 경우와 양약 단독 투여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연구목적 성인 천식에 한약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행함. ◇질환 및 연구대상 성인 천식 ◇시험군중재 기존 양약에 한약을 병행 투여 ◇대조군중재 대조군 중재 1: 기존 양약 단독 투여 대조군 중재 2: 기존 양약과 위약 병행 투여 ◇평가지표 1초간 강제호기량 (FEV1), 최대 호기 유속 (PEFR), 천식 조절 자가설문지 (Asthma control test), 구급적 기관지 확장제 사용량, 천식의 급성 악화 횟수, 삶의 질, 부작용의 출현 등의 평가변수를 추출하여 비교하였다. ◇주요결과 양약 및 한약 병행 투여군은 양약 단독 투여군과 비교하였을 때 FEV1, PEFR, Asthma control test에서는 호전되었고 구급적 기관지 확장제 사용량, 급성 악화 횟수는 감소되었다. 또한, 양약 및 한약 병행 투여는 양약 및 위약 병행 투여와 비교하였을 때 FEV1, PEFR을 증가시켰다. 저자 결론 양약 및 한약 병행 투여군은 양약 단독 투여군과 비교하였을 때 폐 기능 및 천식 조절 상태를 호전시켰고 악화를 방지하였다. 또한, 양약 및 한약 병행 투여는 양약 및 위약 병행 투여와 비교하였을 때 폐 기능을 호전시켰다. ◇KMCRIC 비평 천식은 양약 치료가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잘 적용되고 있는 편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거의 모든 천식 환자들이 1차 선택으로 기존 양약 치료를 하고 있다. 따라서, 천식 치료에서 한의학적인 관리는 천식 환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기존 관리에 추가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기존 양약과 한약의 병용 투여 효과를 기존 양약 투여와 비교하는 연구 디자인은 임상에서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성이 높은 접근법이라 하겠다. 천식에 기존 양약 투여의 한계점은 오랫동안 지속적인 양약 투여에 의해 효과가 떨어지기도 하고 [1,2],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3-5]. 따라서 기존 양약 투여를 감소시켜 끊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환자가 기존 양약 사용량을 감소시킬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6]. 그러므로, 조기에 한약의 병용 투여를 통해 기존의 양약 투여를 줄여가면서 이러한 시기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잘 이겨내고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끊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본 논문은 체계적 문헌고찰 수행의 방법론적으로는 타당한 연구이나, 메타 분석에 포함된 대부분 연구의 선택 비뚤림 (selection bias)이나 실행 비뚤림 (performance bias)에서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근거 수준이 낮은 임상시험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효과가 있다고 증명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다만, 본 논문에서 연구 디자인이 잘 설계된 질이 높은 임상시험만으로 분석하려던 시도도 있었으나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아 유효성을 보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잘 계획된 임상시험이 시행되고 좀 더 질이 높은 연구가 축적되어 분석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참고문헌 [1] Cates CJ, Cates MJ. Regular treatment with salmeterol for chronic asthma: serious adverse events.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8 Jul 16;(3):CD006363. doi: 10.1002/14651858.CD006363.pub2. https://www.ncbi.nlm.nih.gov/pubmed/18646149 [2] Salpeter SR, Buckley NS, Ormiston TM, Salpeter EE. Meta-analysis: Effect of long-acting β-agonists on severe asthma exacerbations and asthma-related deaths. Ann Intern Med. 2006 Jun 20;144(12):904-12. https://www.ncbi.nlm.nih.gov/pubmed/16754916 [3] Cooper V, Metcalf L, Versnel J, Upton J, Walker S, Horne R. Patient-reported side effects, concerns and adherence to corticosteroid treatment for asthma, and comparison with physician estimates of side-effect prevalence: a UK-wide, cross-sectional study. NPJ Prim Care Respir Med. 2015 Jul 9;25:15026. doi: 10.1038/npjpcrm.2015.26.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158805 [4] Cavkaytar O, Vuralli D, Arik Yilmaz E, Buyuktiryaki B, Soyer O, Sahiner UM, Kandemir N, Sekerel BE. Evidence of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suppression during moderate-to-high-dose inhaled corticosteroid use. Eur J Pediatr. 2015 Nov;174(11):1421-31. doi: 10.1007/s00431-015-2610-9.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255048 [5] Fuhlbrigge AL, Kelly HW. Inhaled corticosteroids in children: effects on bone mineral density and growth. Lancet Respir Med. 2014 Jun;2(6):487-96. doi: 10.1016/S2213-2600(14)70024-4. https://www.ncbi.nlm.nih.gov/pubmed/24717638 [6] Sevinc C, Cimrin AH, Ellidokuz H. Withdrawal of inhaled corticosteroid therapy in long-term, stable, mild to moderate, persistent asthmatic patients. J Investig Allergol Clin Immunol. 2003;13(4):238-43. https://www.ncbi.nlm.nih.gov/pubmed/14989112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 SR&access=S201605017 -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도핑에 안전”일부러 도핑대상물질 넣지 않는 이상 도핑 걱정할 필요 없을 만큼 안전 여러 연구 통해 한약의 경기능력 향상 효과 이미 입증 자신감 갖고 선수들에게 도핑에 안전한 한약 적극 활용해야 새로운 도핑 후보물질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약재 연구 필요 오재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대한스포츠한의학회가 6월17일 ‘도핑방지 교육과 한약 안전성’을 주제로 대한한의사협회 보수 교육 평점이 인정되는 도핑교육을 실시, 일선 한의사들이 도핑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어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오재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부터 한약과 도핑에 대한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스포츠 현장에서의 도핑 관리가 점차 엄격해 지면서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효과적인 한의약이 도핑에 안전한 치료로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를 통해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도핑에 안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현실에서 운동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아직 한약 복용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이 도핑에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해 오재근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몇 가지 한약재에 대해서만 주의하고 일부러 한약에 도핑대상물질을 넣지 않는다면 도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한약은 도핑에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선수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도핑교육을 통해 한의사들이 먼저 도핑을 잘 이해한 후 선수들에게 이를 잘 설명하고 자신있게 처방함으로써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처방해 조제된 한약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의원은 물론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최근까지의 한약재 도핑 관련 문헌 정리를 시작으로 의심 물질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으로 근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오재근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1. 도핑의 세계적 흐름은 어떻습니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도핑생화학분과에서 해 오던 제반 도핑업무가 2003년 코펜하겐에서 규약이 제정되면서 WADA(세계반도핑기구)로 이관된 이후 도핑 관리가 더욱 엄격해 지고 정교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선수들의 약물 사용이 빈번해지기도 했지만 수법이 교묘해 지고 있어 약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이 예전처럼 아나볼릭스테로이드 처럼 쉽게 적발할 수 있는 약물 보다 전구체와 같이 대사과정에 작용하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또는 혈액을 뽑아 놓았다가 다시 수혈 받는 방법이 아니라 적혈구 숫자를 늘리는 EPO(erythropoietin) 같은 약물의 사용은 물론 유전자 도핑 등이 시도되고 있어 전통적인 소변분석에다 혈액분석까지 동원해 도핑검사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2. WADA나 KADA에서는 도핑과 한약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늘 한약의 성분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선수들이 도핑에 걸렸을 때 한약이나 한방 차를 복용했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선수들이 섭취하는 건강보조제에 한약 성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약 가운데 도핑 대상 의심 성분이 들어있는 한약 리스트에 대한 발표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WADA든 KADA든 한약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성분을 잘 모르니 무조건 조심하라’고 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알려주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서 KADA의 경우 이번에 정확한 자료 제시를 통해 홈페이지에 있는 한약관련 자료를 수정 보완하기도 했습니다. 3. 운동선수들과 지도자들은 한약 복용에 있어 혹시나 도핑에 걸리지나 않을지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선수들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한의사가 도핑교육을 통해 도핑에 대해 잘 알고있는 상태에서 자신있게 처방하고 선수들에게 이를 잘 설명하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처방해 조제된 한약이 안전하다는 것을 한의원에서는 물론 한의사협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까지의 한약재 도핑 관련 문헌 정리를 시작으로 의심 물질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괜찮다는 근거가 제시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4. 한약이 선수들의 경기능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됩니까? 인삼, 오가피, 오미자, 동충하초, 홍경천, 죽력, 인진, 감태를 비롯한 단일 약물은 물론 사물탕, 사군자탕, 생맥산, 보중익기탕, 육미지황탕, 십전대보탕 등의 처방약물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가 발표돼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선수들의 운동수행 시 최대산소섭취량, 운동시간, 젖산역치 등의 유산소성 능력과 근력, 근지구력 등의 무산소성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근위축 방지는 물론 근육량도 늘려 줍니다. 또 젖산 등의 피로물질 축적을 억제하고 운동 후 피로회복을 빨리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조혈기능과 항산화 기능 또한 향상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5. 도핑 관련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09년에 한의과대학이 아닌 체육대학교 연구진들이 ‘엘리트 선수의 한약섭취 실태와 도핑 안전성 연구’를 실시한 결과를 살펴보면 한약은 도핑으로부터 안전한데 홍보가 덜 되었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의사들이 한약은 도핑에 안전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2013년 ‘한약재 성분분석 및 도핑관련물질 연구’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민간에서 유통되는 ‘식품한약’은 국가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지만 한의사에 의해 사용되는 ‘처방한약’은 국가의 한약공정서에 수재된 한약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몇 가지 한약재를 주의해 처방한다면 도핑에 안전합니다. 결론적으로 일부러 도핑대상물질을 인위적으로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6. 일선 한의원에서 도핑에 안전한 한약 처방을 위해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약재 중 도핑 금지 성분인 에페드린이 들어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마황도 이미 중국, 일본, 대만, 한국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4g 미만일 경우에는 복용 직후에도 소변 검출 기준을 넘지 않지만 그 이상 많은 량을 투여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하에 들어있는 에페드린의 경우 미량이라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대만에서는 반하사심탕, 반하후박탕, 소시호탕 등의 처방이 유통되고 있고 문제 삼지 않습니다. 다만 백굴채에 들어 있다고 하는 코데인이나 마자인의 카나비놀, 마전자의 스트리키닌 처럼 함유성분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한약재는 피해야 합니다. 최근에 문제가 된 적이 있는 지실, 지각의 시네프린 성분은 감귤이나 오렌지 보다 적고 사향, 생지황, 맥문동, 육종용 등에 들어 있는 글리세롤 성분은 일반식품에도 많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도핑금지대상인 주사제가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7. 보다 도핑에 안전한 한약 처방을 위해 어떠한 연구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뤄진 마황의 경우에도 품종, 산지, 계절에 따라 함유량이 다르고 얼마나 섭취해야 소변 검출 기준에 해당하는 지 밝혀지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백굴채 등 몇 가지 도핑 금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약재에 대한 성분조사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섭취 후 체내에서 도핑 금지 성분으로 변화될 수 한약재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강장기능을 가지고 있는 음양곽, 토사자, 사상자 등의 한약재를 섭취했을 경우 체내에서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지에 대한 연구 테마를 대표적으로 예시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WADA에서 한약재 가운데 새로운 도핑 후보물질들에 대한 발표가 있으므로 이들 한약재에 대한 연구 또한 이뤄져야 합니다. 8. 이번 도핑방지 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씀드렸다시피 도핑에 대해 잘 알고 어떤 한약재를 주의하면 되는지에 대해 숙지해 선수들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한의사 스스로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또한 선수 가족과 지도자나 팀 관계자들에게도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고 널리 홍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9. 한의사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으시다면? 몇 년 동안 선수들의 도핑 사고에 한약이 의심받으면서 선수들의 한약 복용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일반 한의원에서 한약공정서에 의해 약품으로 쓰고 있는 한약재는 도핑에 안전합니다. 몇 가지 한약재에 대해서만 주의하시고 일부러 도핑금지약물을 넣어서 처방한 것이 아니라면 자신감을 갖고 설명하시고 선수들의 경기력과 부상치료를 위해 안전한 한약을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10. 질문 이외에 남기고 싶은 말씀은?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내에 도핑방지위원회가 설립돼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도핑 사고에 대한 대처나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 체계적인 문헌정리나 지속적인 연구에 대해서는 아직 미진한 실정입니다. 오히려 KADA 홈페이지의 금지약물검색에 나와 있는 한약재들은 제약회사 제품들을 통해 인정받은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의계 전체의 한약처방이 줄어들고 있는 어려운 시국이니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일반 한의사는 물론 협회나 학회, 대학에서 관심을 가지고 교육, 홍보, 연구에 대한 지원과 협조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중국의 중약과 서약 병용 현황 및 시사점(下)최근 중국 성도중의약대학(成都中醫藥大學)의 중서약복방제제(中西藥複方製劑)에 관한 논문(已上市中西藥複方製劑存在的問題及管理建議)을 접하고서, 중국의 중서약복방제제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벗어나 전문의약품 시장에까지 진출한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의 급속한 발전 속도를 보아 조만간 이러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과 복방제제가 세계 의료시장에서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질병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양약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보건당국과 한의계도 이에 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어 중국의 중-서약 병용요법과 중서약복방제제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6. 중-서약 병용의 장점 중-서약 병용의 장점은 ①질병의 표와 본을 같이 살핌(標本兼顧),②중-서 약물치료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충함, ③치료 효과를 높임, ④치료 기간의 단축, ⑤약물 불량반응의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이철(李哲) 등에 의하면 CNKI에 수재된 406편의 중-서약 병용 논문 중 343편(84.5%)에서 중-서약 병용이 양약 단독 투여군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내었다고 보고하였다.12) 예를 들어, 진국강압편(珍菊降壓片 ; 진주분 · 야국화 · 괴화미 · hydrochloric acid · hydrochlorothiazide)은 고혈압에 효과적인 중서약복방제제로, 중-서약의 병용으로 hydrochloric acid 복용량을 60%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인진은 강한 이담작용으로 griseofulvin의 용해도를 증가시키고, 장내 흡수를 증가시켜 griseofulvin의 항균작용을 향상시킨다. 인진과 griseofulvin의 병용은 griseofulvin을 33~50% 줄이고도 뚜렷한 치료효과를 나타내었다고 한다. 또, 시호계지탕 등의 한약과 양약 항간질약을 병용하면 양약의 투여량을 줄이고 간 손상과 기면(嗜眠) 등의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13) 7. 중-서약 병용의 부작용 현황 중국 수도의과대학 부속 북경우의의원(北京友誼醫院)에서 2014년 1분기 외래진료부의 1,325,698건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중-서약 병용 처방은 129,075건으로 총 처방의 9.74%에 해당하였다. 주요 과로는 골과(骨科)가 18,620건으로 14.43%를 차지하였고, 다음으로 호흡기내과가 14,460건으로 11.20%를 차지하였다. 신경내과는 14,289건으로 11.07%, 심장내과는 12,716건으로 9.85%를 차지하였다. 이중에 불합리한 병용 사례로 분석된 것이 각 1%, 1.33%, 0%, 0%로 나타났다. 또 다른 논문에 의하면, 북경시 ‘중서의결합의원(中西醫結合醫院)’의 2010년도 중성약 처방전을 분석한 결과, 이곳도 중성약의 70%를 서의가 처방하고 있으며, 33.4%가 잘못된 처방이었다고 보고되었다. 본 병원의 처방을 분석한 결과, 변증과 용약이 부합되지 않는 경우가 26.1%, 중복 용약 사례가 19.6%, 병용 부적합 사례가 9.9%, 약품의 배오 불합리 사례가 3.8%, 용법과 용량의 불합리 사례가 35.1%, 투약기간 부당 사례가 5.4%를 차지하였다고 보고되었다.14) 또, 여러 과의 서의사 118명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94.9%의 서의사가 중성약을 처방한 적이 있었는데, 그중 85.4%가 변증론치(辨證論治)를 거치지 아니하고 약품설명서에 따라 중성약을 처방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서의사 64.4%는 한약간의 배오금기를 모르고 있었고, 53.3%는 중성약의 약성을 모르고 처방하였다고 한다.15) 8. 중-서약 병용 부작용의 대처방안 중-서약의 병용에 따른 문제점의 주된 원인은 공효가 유사한 중약과 서약의 중복 용약과 약리학적 금기성 병용, 약원성질환 유발성 병용, 약리작용 길항성 병용 등이었다. 따라서 약물 상호작용의 기초와 임상 연구를 더욱 강화하여 중-서약 병용 투약의 원칙과 주의사항을 확립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전한 병용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한편 중국 약물불량반응의 급격한 증가 배경에는 서의들의 잘못된 중-서약 병용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소주시(蘇州市) 오중구록직인민병원(吳中區甪直人民醫院)의 2015년 1월~2016년6월 외래 환자의 중성약 처방을 분석한 결과, 중의사의 불합리한 처방은 30%를 차지하였고, 서의사의 불합리한 처방은 70%로 나타났다.16) 서의의 중약 사용의 문제점은 한마디로 ‘중약서용(中藥西用)’에 따른 문제로서, 서의들이 중약에 대하여 자세히 알지 못하며, 중의약의 이론체계인 변증론치 진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처방함에 따라 드러난 문제로 볼 수 있다.17) 따라서 현재 중국 보건당국에서는 서의들이 중의이론하에서 중약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서의에 대한 중의약 교육을 강화하고, 의과대학에서도 중의약 교육의 수준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18) 9. 중-서약 병용 치료의 주의사항19) 중-서약 병용 치료의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약효가 확실하고 안전성이 비교적 높은 한약제제의 사용을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② 약리작용이 유사하거나 근접한 중약과 서약은 병용 투약의 이익을 평가하여야 하고, 감량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 ③ 노인, 영유아, 임부, 수유기 여성, 간장, 신장, 심장 등 장기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은 병용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 효과가 불명확한 병용 투여는 피해야 한다. ④ 의사로 하여금 중약약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잠재된 위험성의 발생을 낮추어야 한다. ⑤ 중, 서의간의 소통을 늘려서 중의의 변증시치(辯證施治)와 서의의 변병치료(辨病治療)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⑥ 각 의료기관은 환자의 특징에 따른 병용 처방집을 만들어 임상각과로 하여금 상견질환의 병용 처방 정보를 제공하게 하고, 중-서 임상약사로 하여금 병용 처방에 대한 정보를 심의하게 하고, 따로 의-약사 전문가위원회를 조직하여 병용 처방에 대해 논의를 하여야 한다. 중서약복방제제와 중-서약 병용요법의 시사점 중국의 중-서약 병용요법은 양약의 사용량을 줄여 양약의 약물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약효를 증강시키는 방법의 일환으로, 중국 임상에서 널리 쓰여 왔다. 중서약복방제제는 이러한 병용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형태의 의약품으로 향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소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독일에도 이런 유형의 의약품이 이미 출시되어 있다.20) 앞으로 중국과의 FTA 진행 상황에 따라 이러한 의약품은 우리나라에서 쓰이기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복방제제는 한약이 주성분이므로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것이 학문적으로나 법적으로 타당하다. 따라서 한의사들도 복방제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본격적인 사용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21세기 한의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이다. 다시는 생약제제와 천연물신약 사건 때와 같이 오판, 실기하여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한약과 양약의 병용요법은 몇 가지 주의사항만 잘 지키면 상당히 효과적이고 유용한 치료법이다. 이미 환자 개인의 선택에 따라 한약과 양약 두 가지를 임의로 복용하는 환자들도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병용요법 지도는 한약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양의사들보다 대학과정에서 생리학과 병리학, 약리학을 공부한 한의사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하겠다. 따라서 보건당국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한의사들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오지 않은 미래는 관심을 가진 자들의 몫이다. 각주 12) 閆秀峰 外, 中藥西用和中西藥合用的現狀和趨勢, 中醫雜志 2012年 11月, 第53卷 第21期, p.1870 13) 劉冬淩 外, 四川生理科學雜志, 2006年 28(4) p.1713) http://chuansong.me/n/568193752511 14) 金敏, 我院2010年中成藥處方分析, 中醫藥導報, 2012年 1月, 第18卷 第1期, p.72 15) 賀斌, 西醫師使用中成藥情況調查及分析, 中華全科醫師雜誌, 2012年 4月, 第11卷 第4期, p.312 16) 趙秀蘭, 我院門診中成藥不合理處方分析, 中國處方藥 2017年 第15卷 第1期, p.33 17) 戰偉, 中成藥使用也要辨證論治, 中醫藥臨床雜志, 2012, 第24卷 第1期, p.75 18) 閻秀菊 外, 以“合理使用中成藥’’爲目標的西醫院校中醫教學改革探索, 西北醫學教育, 2008年 10月 第16卷 第5期, p.1020 19) 李哲 外, 中成藥與西藥聯合使用的現狀、問題及建議, 臨床藥物治療雜志, 2015年 7月, 第13卷 第4期, p.68 20) 文婷婷, 已上市中西藥複方製劑存在的問題及管理建議, 成都中醫藥大學 2015年 碩士學位論文, p.1~3 -
침 치료,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 완화에 효과적[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침 치료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Zhou W, Su J, Zhang H. Efficacy and Safety of Acupuncture for the Treatment of Functional Dyspepsia: Meta-Analysis. J Altern Complement Med. 2016 May;22(5):380-9. doi: 10.1089/acm.2014.0400. ◇연구설계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침 치료의 효능을 판별하기 위하여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연구목적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침 치료의 효과에 대한 근거를 평가하기 위함이다. ◇질환 및 연구대상 기능성 소화불량증 ◇시험군중재 ·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 목적으로 시행하는 모든 침 치료 · 전침 포함 모든 침 치료 (치료 시기나 치료 기간, 치료 방법에 무관) ◇대조군중재 양약 대조군, 비경혈 치료군(sham 침), 침 이외 기타 한의 치료군 ◇평가지표 1. 소화불량에 대한 증상 평가, 소화불량 설문지(Nepean Dyspepsia index, gastrointestinal symptom rating scale, Leeds dyspepsia questionnaire, FD symptom index) 2. 소화불량에 대한 증상 평가의 경우 증상 호전도에 따라 호전과 미호전으로 이분형 변수로 변경 ◇주요결과 소화불량에 대한 증상 평가지표로 보았을 때 침 치료는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남(RR, 1.19; 95% CI, 1.12–1.27; p < 0.001). 이와 같은 결과는 양약에 비해서 (n = 11; RR, 1.10; 95% CI, 1.04–1.17; p = 0.001), 침과 한의 치료를 동시에 사용했을 때 한의 치료 단독에 비해서 (n = 3; RR, 1.25; 95% CI, 1.15–1.37; p < 0.00001), 침과 양약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 양약에 비해서 (n = 3; RR, 1.24; 95% CI, 1.16–1.33; p < 0.00001), 그리고 침에 대해 비경혈 침에 비해서 (n = 1; RR, 2.03; 95% CI, 1.55–2.67; p < 0.00001) 유의한 결과를 보여줌. ◇저자결론 본 논문을 통해 침 치료가 기능성 소화불량증 증상과 삶의 질을 호전시킴을 알 수 있다. 다만 절반 이상 논문들의 질이 낮고 대부분 중국 논문이므로 앞으로 질 높은 연구들이 필요하다. ◇KMCRIC 비평 본 연구는 침 치료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과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메타 분석을 실시한 연구이다. 총 24개의 연구가 포함되었으며 침을 비롯한 전침, 뜸과 기타 한의 치료까지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관련된 중국 논문들은 보통 증상 평가를 4단계 혹은 5단계로 하고 호전도에 따라 다시 4~5단계의 개선 정도를 평가한다. 메타 분석을 위해서는 이를 기준으로 다시 유효와 무효 이분형 변수로 나눠야 한다. 이분형 변수를 기준으로 메타 분석한 결과 침은 양약, sham침, 한의 단독치료에 비해 더 유의하게 증상을 개선시킴을 알 수 있다. 연속형 변수에서도 양약과의 비교를 제외하면 전부 침의 효과가 유의하게 나은 것으로 결과가 나왔고 삶의 질에서도 모든 경우에서 침의 효과가 유효하게 도출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토의 부분에서도 밝혔듯이 본 연구에 포함된 대부분의 연구의 질이 낮고 상당수가 중국 문헌들이며 이질성이 크다. 혈자리와 치료 기간, 치료 방법의 경우도 논문 사이에 상이하여 메타 분석을 할 수 있는 연구인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증상만이 기준이 아닌 한의학적 변증 진단 침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고 기존의 Kim KN 등의 논문 [1]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국 논문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보아 database를 잘 구축한 것이 눈에 띈다. 대상자의 경우 ROME 기준 외 다른 기준들도 있는데 추후 연구에서는 좀 더 확실한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대상으로 메타 분석이 요구되며 식후 불편감 증후군, 명치 통증 증후군으로 나누어 sub 분석을 하는 것도 임상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연구가 좀 더 많아지면 Ghrelin이나 EGG, 초음파나 X-ray로 본 위 배출능 등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메타 분석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과 치료는 사회-문화적 요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추후에는 중국어로 된 연구 외에 한국어나 영어로 된 연구가 많이 진행된 후 이와 같은 연구까지 포함하여 메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Kim KN, Chung SY, Cho SH. Efficacy of acupuncture treatment for functional dyspeps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Complement Ther Med. 2015 Dec;23(6):759-66. doi: 10.1016/j.ctim.2015.07.007. https://www.ncbi.nlm.nih.gov/pubmed/26645513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 SR&access=S201605017 -
“직원의 전문성과 만족도 향상이 협회의 장기적 역량 높이는 길”[편집자 주] 제62회 대한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새로 선출된 의장단과 감사단으로부터 소감과 각오를 들어본다. 구태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방안 찾는데 노력할 것 절차의 원칙을 지키고 회무의 효율성 높이는 감사 실시 현안 해결 위해 한의계 저변 넓혀 한 방향으로 역량 모아야 김경태 대한한의사협회 감사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집행부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의 아젠다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인 부분들에 대한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인해 조직 역량이 저하되면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전체 회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경태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감사는 지난달 첫 감사를 실시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 감사는 제62회 한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감사로 선출된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한의협 회관을 찾아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한의원을 개원한 후 직원 2명과 함께 어렵게 지금까지 일궈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원장이야 항상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같이 일하는 직원이 얼마나 힘을 모아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지금도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협회도 마찬가지다. 타 직능에 비해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이런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임원진이 바뀌더라도 회무를 유지하는 직원들이다. 숫자나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기 보다 평소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더해져야 회무에 대한 전체 그림과 업무의 효율성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동반자로서 직접 마주앉아 실무자의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직원들과의 소통에 비중을 뒀다.” 김 감사는 협회가 장기적인 역량을 갖추는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할 생각이다. 회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박탈감은 당장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매번 사안이 생길 때마다 장기적인 전략이나 전체 힘을 하나로 모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내부 분열로 그나마 할 수 있는 것 조차 해보지도 못한 채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데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회무의 틀을 크게 회계, 회무, 인사 세가지로 구분하고 향후 중점적으로 감사할 방향을 제시했다. 돈이 움직이는 회계의 경우 회원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명확한 근거와 원칙에 따라 투명한 절차에 의해 집행됐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회무는 회계가 원칙적으로 잘 집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효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생각이다. 감사는 집행부가 아니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회무와 회계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인사다. 직원들의 전문성, 업무의 만족도, 장기근속 등 여러 가지가 보장돼야 지금 당장은 물론 장기적으로 한의협의 회무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김 감사는 원칙을 지키고 회무의 효율과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인다면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합리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져 장기적으로 조직역량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과거처럼 문제를 지적하거나 파헤치는 감사 보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원칙을 지켜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해주고 그래서 회무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구태의연한 방법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사는 한의계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의계의 저변을 넓혀 개원가, 학계, 산업계 등 다양한 업계가 상호 협력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급하고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이유로 잘난 형, 잘난 부모가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면 결국 그 외 다양한 역할을 해줘야 할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협회는 협회대로, 학회는 학회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도록 해 한의계의 저변을 넓혀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사는 회원들에게 “짧은 기간에 제도 변화를 겪다 보니 한의계 내에는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입장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같이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부산대 한의전 임상실기시험 현장 인터뷰①]"임상실기시험으로 지식·술기·태도 갖춘 한의사 배출"신상우 부산대 한의전 한의학교육실장 인터뷰 [편집자주] 임상술기센터 등 임상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은 대전대, 원광대 등 한의대에 마련돼 있지만, 이 훈련을 바탕으로 실제 시험을 시행하는 대학은 부산대 한의전이 유일하다. 이에 본란에서는 지난 7일 신상우 부산대 한의전 교육실장에게 임상실기시험의 취지와 성과, 보완할 점 등을 들어봤다. 신상우 부산대 한의전 한의학교육실장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CPX·OSCE 등의 시행이 학생의 실무 능력을 강조하는 의료인 시험의 추세와 부합한다고 생각되는데, 이 같은 프로그램을 연이어 진행해 오신 이유가 있다면? CPX·OSCE 등의 시행은 실무 능력 강조보다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시험은 지식과 술기 및 태도가 통합된 완성된 의료인으로서 졸업생을 배출시키는 성과기반 교육의 취지를 담고 있다. 성과기반 교육이 임상추론과 임상술기, 의료면담 등 다면적인 측면을 측정하기 위해 이런 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즉 성과기반 교육의 일환으로 이들 시험이 추진됐다고 할 수 있다. 의과는 95% 이상이 수련의로 가는데 한의대는 30% 정도가 수련의로 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학교가 임상실습이나 임상실기시험으로 학생의 역량을 자체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한의대의 사회적 책무이자 국제적 수월성을 담보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Q. 임상실시기험이 올 해로 7회를 맞는데, 그 간의 성과와 보완할 점이 있었다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험이 7회를 맞을 만큼 지속돼 오고 있다는 점을 성과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이 시험은 시행을 위해 예산, 인력, 시간 등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임상에 계시는 교수님은 진료 중간에, 기초학 분야 교수님들은 연구 중에 이 임상실기평가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의계 최초의 본 임상실기시험에 전 교수님들이 뜻을 모아 7년째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 적잖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훈련해야 할 CPX 모듈의 개수도 늘이고, 역할놀이(Role Play) 등을 도입해야 하며, 난이도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음을 확인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 등 예산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Q. 임상실기시험 시행과 관련해 다른 한의대나 한의신문 독자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임상실기시험은 지식과 술기와 태도를 통합적으로 평가해 완성된 의료인을 배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의약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도 '실천기능고시'라는 이름의 임상실기시험을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고, 국내 의과대학들은 지난 2009년부터 실기시험을 국가시험에 도입했고 치과대학들은 2020년에 도입키로 확정되어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필기시험에 컴퓨터시험(CBT, SBT)을 도입, 소리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서 진료 현장에 가까운 형태의 시험을 구현하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계도 이런 목표를 공유해서 조금씩 보완할 건 보완하면서 각 대학별로 표준화 안을 만드는 등 조화와 균형을 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가는 교육을 견인한다'는 말이 있다. 임상실기시험은 평가 자체보다는 후배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더 크다. 학생들이 임상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면서 환자를 어떻게 면담하고 임상추론을 진행하는지, 어떨 때 어떤 검사와 술기를 개입해서 시술하는지 등을 종합적인 목표로 삼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이 모두 성과기반 교육에 해당하는데, 이는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지금부터라도 한의계 교육 관계자들이 시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시도하고, 대학간 협력으로 같이 나가야 한다. 혼자서 빨리 갈 수는 있는데 멀리 갈 수 없고, 같이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멀리 가기 위해 우리도 지역 컨소시엄 등 통해서 여러 대학이 임상실기시험 등 성과기반교육을 구체화하는 데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
우즈베키스탄의 돌팔이들[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송영일 한국국제협력단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부터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의 한국 한의학에 대한 인식 등을 소개한다. ‘돌팔이’ 혹은 ‘돌팔이 의사’란 단어는 면허 없이 의료를 행하는 가짜의사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제대로 된 실력도 없고 자격도 안 되면서 전문가인 척하는 ‘가짜 의사’, 즉 돌팔이들이 한국 내에 어마어마하게 많이 있다. 그 분야와 종류도 다양해 그들만 모아서 따로 돌팔이 종합치료소를 차린다면 가관일 것이다. 한국의 의료환경이 변함에 따라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돌팔이들의 모습에서 수시로 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모습까지 떠오른다. 그들은 왜 의료법을 어기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의료처치를 시행할까? 큰 이유 중 하나가 치료 후에 생기는 세금도 안내는 ‘돈’일 것이고, 또 하나는 사람들이 의사님이라고 불러주는 묘한 ‘자아도취의 쾌감’일 것이고, 그리고 기회비용-의료법에 걸려도 패가망신과 같이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이 비교적 낮아서 일 것이다. 한국을 떠나며 잠시라도 돌팔이들과 작별하게 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보니 여기서도 그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우즈베키스탄의 의료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에서 온 한의사라고 소개하면 거의 대부분 ‘수족침’을 언급한다. 심지어 ‘한국 한의학=수족침’이라는 등식을 말하기도 한다. 이런 오해에 답답하고 짜증나기도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의사뿐만이 아니고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에서 수족침의 위세는 아직도 남아있다. 수족침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니 러시아어로 ‘Су-Джок терапия - система насекомого(정직하게 번역하자면 ‘수족 치료방법-벌레의 체계’:누군지 모르지만 이름을 잘 지었다)’라고 불리운다. 수족침의 연원은 어디에서 오는가? 일설에 의하면 유태우씨에게 수지침을 배운 박재우(박창완에서 개명)씨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유태우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 기를 못 펴다가 소련 해체 시기에 러시아로 와서 활동했다고 한다. 이런 류의 치료방법들에 사람들이 현혹되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교육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수료증도 구별 없이 주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올바른 교육인 것 같지만, 내 생각에는 다단계 사기수법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이런 교육은 항상 돈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수료증을 받으면 스스로 의사가 될 수 있다는 환상에 젖어, 너도 나도 돈을 내고 모두가 수료증을 받아 쥔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들이 아직도 우즈베키스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허탈감도 주지만, 이런 허상들을 깨부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더 많이 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자생적인 돌팔이들도 있다. 의사 행세를 하며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는 우즈벡 사람들도 여기에 넘쳐난다. 얼마 전에 필자를 방문한 환자는 이런 사람들이 만든 약을 먹고 눈이 실명된 경우였다. 게다가 약을 같이 먹은 엄마와 딸이 동시에 실명이 된 딱한 상황이었다. 급한 마음에 한국의 큰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도 받긴 했지만 회복할 수 없을 거라는 절망적인 이야기만 들었다고 한다. 보호자는 도대체 무슨 약을 조제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 사람을 찾았으나, 이미 어디론가 자취를 감춘 뒤였다고 한다. 정규교육을 받은 의사들을 불신하고, 가짜 의사들에게 현혹되어 건강과 돈을 잃는 일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이 무료로 이루어지는 사회주의 의료 체계를 갖춘 우즈베키스탄에서 이러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놀랍기만 하다. 필자는 2016년 3월에 우즈베키스탄에 파견된 이후 연 2회, 3개월 과정의 한의학 교육을 실시해 보았다. 이와 더불어 동료 선후배 한의사들의 도움으로 한의학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한의학 지식과 술기들을 우즈베키스탄에 소개하고 보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이런 교육을 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를 굳이 찾자면, 10년 전쯤에 우즈베키스탄에 온지 얼마 안되서 보았던 황당한 광고지 때문이다. 병원 퇴근 후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본 나무에 붙어있는 티벳의학 교습광고지에는 자신들이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을 알려줄 것이며, 올바른 동양의학을 알려줄 것이다’라고 적혀있었다. 또한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고, 교습비를 내면 수료증도 준다는 내용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울컥하면서 그 광고지를 뜯어버렸다. 치기어린 자존심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올바른 한의학 교육을 내가 해보리라는 다짐도 하게 됐다. 그 광고지를 뜯은 지 10년이 지났고, 지금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루어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선뜻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그때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걸 보면 그때 다짐했던 목표를 쉽사리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의사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다양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내가 만나 본 많은 우즈벡 의사들, 특히 내가 한의학을 교육한 의사들은 자기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새로운 공부를 하는 것에 게으르지 않았다. 그들에게 한의학은 그들 스스로가 돌팔이가 아닌 진짜 의사가 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스스로의 한계를 깨닫고,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가려는 그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많이 배우고 있다. -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한의사의 정치 참여는 당연한 것"국민들의 정치 수준 및 참여도 높아져…한의계도 발맞춰 적극적인 행동 필요 한의사의 정치 참여 인식 변화 및 분회·지부의 활발한 활동 통한 독려 뒷받침 신원수 인천광역시한의사회 총무이사 [편집자 주]지난달 대선이 진행된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예전과 달리 한의사 회원들이 각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에 적극 나서는 등 활발한 정치참여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본란에서는 신원수 인천시한의사회 총무이사로부터 한의사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필요성 및 한의계에서 전개되고 있는 1인 1정당 갖기 운동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봤다. [한의신문=강환웅 기자]Q. 한의계가 법·제도적으로 소외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그동안 한의사들의 노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과거 한의계가 소위 잘 나간다는 시절에는 제도적으로 소외됐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의계 전체 파이가 줄어들고 난 이후 뒤늦게 제도권으로 진입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는 측면에서 약간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Q. 1인 1정당 갖기 운동에 대한 생각은?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또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책 유도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이 단순히 집행부에서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집행부는 집행부대로 정책 입안자들과 많은 접촉을 하고, 회원들은 회원들대로 여러 각도로 참여한다면 우리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한의계를 위한 정책들이 활발하게 만들어질 것 같다." Q. 예전과 달리 한의사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같은 현상은 한의사만의 변화는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치 수준 및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 한의계로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인천시한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한의계 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아주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각각 회원들의 생각이 다르듯이 한 정당만을 지지할 필요는 없으며, 각자의 소신과 정치 성향에 따라 지지선언을 하는 것이 한쪽으로 편향되지 않고, 한의계의 요구가 더 잘 반영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Q. 이번에 인천시한의사회에서 지지선언을 하게 된 배경은? "인천시한의사회에서는 과거에도 총선 시기에 각 당의 후보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었다. 그러다 이번 대선 때는 정치상황이 상당히 불안하고, 한의계의 목소리가 전달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생각에 좀 더 적극적인 표현을 통해 확실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지지선언에 나서게 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후보 지지선언과 같은 시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괜찮나'하는 약간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행동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선언이 없었던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더 다양한 회원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활발한 정치참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한의사의 정치 참여에 대한 필요성은? "한의계 발전을 위해 한의사의 정치 참여는 당연한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또한 정치 참여에 대한 필요성을 생각해보지 않은 회원들도 많기 때문에 협회를 중심으로 많은 홍보를 통해 한의사의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저 또한 생각만 하고 있다가, 1인 1정당 갖기 운동을 통해 권리당원 가입을 하게 됐는데,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돼 모르는 부분도 많지만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볼 생각이다." Q. 한의계의 정치 참여가 활성화 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회원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부와 분회의 활성화가 우선돼야 한다. 회원들에게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회원과 많이 접하게 되는 지부와 분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부와 분회 임원들이 정치 참여에 대한 필요성을 회원들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고, 여러 행사와 모임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가야 한다." Q. 한의사 회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도가 높아졌듯이, 한의계도 일반 회원들의 참여도가 조금 더 높아지면 좋겠다. 단순히 중앙회와 지부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난 내 할 일만 한다 등의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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