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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건선에 청대 오일은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전선우 청연중앙연구소 ◇KMCRIC 제목 손발톱 건선에 청대 오일을 외용제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서지사항 Lin YK, Chang YC, Hui RC, See LC, Chang CJ, Yang CH, Huang YH. A Chinese Herb, Indigo Naturalis, Extracted in Oil (Lindioil) Used Topically to Treat Psoriatic Nail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Dermatol. 2015 Jun 1;151(6):672-4. doi: 10.1001/jamadermatol.2014.5460. ◇연구설계 randomised, double blind, controlled trial ◇연구목적 조갑건선에 청대 오일(Lindioil)이 칼시포트리올(vit D3 조갑건선 치료제)과 비교하여 효과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질환 및 연구대상 조갑건선 환자 33명(남성 22명, 여성 11명) ◇시험군중재 참가자의 한쪽 손에 청대 오일(Lindioil)을 도포(18명은 우측, 15명은 좌측 병변 손톱에 도포) 한번에 1~2방울(0.05ml/drop), 매일 두 번, 24주간 도포 ◇대조군중재 참가자의 한쪽 손에 칼시포트리올을 도포(15명은 우측, 18명은 좌측 병변 손톱에 도포) 한번에 1~2방울(0.05ml/drop), 매일 두 번, 24주간 도포 ◇평가지표 1. shNAPSI(single-hand Nail Psoriasis Severity Index) score 2. mtNAPSI(modified target NAPSI) score - 24주간의 치료 기간 동안 매 4주마다 방문하여 2명의 blinded 된 피부과 전문의가 평가 ◇주요결과 1. shNAPSI와 mtNAPSI 모두 치료와 시간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호작용이 있었다. 2. 24주간의 치료 후 청대 오일(Lindioil)이 칼시포트리올보다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 3. 치료 후 더 많은 참가자가 청대 오일(Lindiol) 치료를 선호하였다(82.1% 청대 오일 / 17.9% 칼시포트리올). ◇저자결론 청대 오일(Lindioil)은 칼시포트리올과 비교하였을 때 조갑건선에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KMCRIC 비평 본 연구는 RCT로 연구되었기는 하지만 저널에 letter 형식으로 등록된 짧은 논문이다. 따라서 간단한 연구목적, 방법, 결과만이 실려 있어서 정확한 연구가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운 연구다. 본 연구에 사용된 청대 오일은 조갑건선에 많이 사용되어 왔고, 연구도 많이 이루어진 제법 검증된 외용제다[1-12]. 본 연구의 장점은 청대 오일(Lindiol)과 olive oil과 같은 대조군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양약 외용제인 칼시포트리올과 비교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적은 피험자 수로 인한 bias를 막기 위해 한 환자의 좌우에 각각 다른 치료법을 사용한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청대 오일(Lindiol)과 칼시포트리올을 한 명이 좌우에 사용하면서 두 외용제의 차이점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엄밀한 의미의 이중맹검은 실패한 연구라고 생각된다(평가자 맹검은 성공 / 피험자 맹검은 실패). 논문상에서도 피험자 맹검 여부에 대한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외에 본 연구에서 아쉬운 점은 24주간의 외용제 사용 후 외용제를 쓰지 않는 동안에도 호전상태가 유지되는지를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 연구 이외에도 많은 연구들이 치료 종결 후 long-term effect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은데, 관리가 아닌 치료제로써 효과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치료를 마친 후에도 호전상태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건선은 양방에서도 원인을 모르고 치료도 대증적이고 가설에 입각한 치료가 많기 때문에 본 연구와 같은 한방 외용제의 효과에 대해서 좀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문헌 [1] Lin YK, Yen HR, Wong WR, Yang SH, Pang JH. Successful treatment of pediatric psoriasis with Indigo naturalis composite ointment. Pediatr Dermatol. 2006;23(5):507-10.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014654 [2] Lin YK, Wong WR, Chang YC, Chang CJ, Tsay PK, Chang SC, Pang JH. The efficacy and safety of topically applied indigo naturalis ointment in patients with plaque-type psoriasis. Dermatology. 2007;214(2):155-61.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341866 [3] Lin YK, Wong WR, Su Pang JH. Successful treatment of recalcitrant psoriasis with Indigo naturalis ointment. Clin Exp Dermatol. 2007;32(1):99-100. https://www.ncbi.nlm.nih.gov/pubmed/17305912 [4] Lin YK, Chang CJ, Chang YC, Wong WR, Chang SC, Pang JH. Clinical assessment of patients with recalcitrant psoriasis in a randomized, observer-blind, vehicle-controlled trial using indigo naturalis. Arch Dermatol. 2008;144(11):1457-64.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015420 [5] Lin YK, Leu YL, Huang TH, Wu YH, Chung PJ, Su Pang JH, Hwang TL. Anti-inflammatory effects of the extract of indigo naturalis in human neutrophils. J Ethnopharmacol. 2009;125(1):51-8.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559779 [6] Gong Y, Zha Q, Li L, Liu Y, Yang B, Liu L, Lu A, Lin Y, Jiang M. Efficacy and safety of Fufangkushen colon-coated capsule in the treatment of ulcerative colitis compared with mesalazine: a double-blinded and randomized study. J Ethnopharmacol. 2012;141(2):592-8. https://www.ncbi.nlm.nih.gov/pubmed/21911045 [7] Lin YK, Chen HW, Yang SH, Leu YL, Huang YH, Yen HC. Protective effect of indigo naturalis extract against oxidative stress in cultured human keratinocytes. J Ethnopharmacol. 2012;139(3):893-6.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212506 [8] Hsieh WL, Lin YK, Tsai CN, Wang TM, Chen TY, Pang JH. Indirubin, an acting component of indigo naturalis, inhibits EGFR activation and EGF-induced CDC25B gene expression in epidermal keratinocytes. J Dermatol Sci. 2012;67(2):140-6.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721997 [9] Liang CY, Lin TY, Lin YK. Successful treatment of pediatric nail psoriasis with periodic pustular eruption using topical indigo naturalis oil extract. Pediatr Dermatol. 2013;30(1):117-9.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471655 [10] Suzuki H, Kaneko T, Mizokami Y, Narasaka T, Endo S, Matsui H, Yanaka A, Hirayama A, Hyodo I. Therapeutic efficacy of the Qing Dai in patients with intractable ulcerative colitis. World J Gastroenterol. 2013;19(17):2718-22. https://www.ncbi.nlm.nih.gov/pubmed/23674882 [11] Lin YK, See LC, Huang YH, Chang YC, Tsou TC, Lin TY, Lin NL. Efficacy and safety of Indigo naturalis extract in oil (Lindioil) in treating nail psoriasis: a randomized, observer-blind, vehicle-controlled trial. Phytomedicine. 2014;21(7):1015-20. https://www.ncbi.nlm.nih.gov/pubmed/24680615 [12] Lin YK, Chang YC, Hui RC, See LC, Chang CJ, Yang CH, Huang YH. A Chinese Herb, Indigo Naturalis, Extracted in Oil (Lindioil) Used Topically to Treat Psoriatic Nails: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Dermatol. 2015;151(6):672-4. https://www.ncbi.nlm.nih.gov/pubmed/25738921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505005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13#편저자 주 : 본란은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처방 및 Ext제제 등에 대하여 본초학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아울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加味大補湯의 처방 의미] : 明나라의 龔廷賢이 저술한 ‘萬病回春’에서 제시된 처방으로, 氣血을 보강해 준다는 十全大補湯의 加味처방이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기타 문헌의 內風으로 인한 中風 치료 부분에서 볼 수 있는데, 氣血이 함께 虛해서 全身을 쓰지 못하는 경우에 사용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加味大補湯의 구성] 도표의 내용을 정리하면, 1)半身不遂의 다양한 증후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러 처방(四君子湯+四物湯+黃芪 肉桂=十全大補湯)을 비롯해 처방 의미에 맞게 理氣, 溫裏補陽, 祛風濕, 發散風寒, 活血祛瘀, 利水滲濕 등의 구성약물이 추가된 複方이다. 기본적으로 補氣血에 중심을 두고 효력의 상승 및 남아있는 부수증상의 완화와 제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처방이다. 2)기타 대부분의 문헌내용도 기본적으로 동일하나, 중국의학대사전에서는 川芎이 빠져 있고, 중의처방대사전에서는 熟地黃 烏藥이 빠지고 川烏가 들어 있는 등의 약간의 변화가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21종(첨가약물인 生薑 大棗는 별도 설명)에 대해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14(熱性2) 平性3 凉性2로서 溫性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12 辛味11 苦味8 淡味2 酸味3 有毒1 등으로서 주로 甘辛苦味가 주를 이루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15(胃4) 腎10(膀胱5) 肝10(膽1) 心7(心包1) 肺7 등으로 주로 脾腎肝經에 집중되어 있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8(補氣藥4,補血藥3,補陽藥1) 理氣藥3 利水滲濕藥·理血藥· 祛風濕藥·溫裏藥·解表藥 각각 2로서 대부분 補益藥이 주를 이루고 있다. 5)여기에 調理脾胃 목적의 生薑 大棗가 포함되어 모두 23종 약물로 구성돼 있다. 2.처방 내용 분석 및 정리 1)溫性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본 처방은 氣血허약으로 인한 중풍 말기의 적용방이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溫性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2종의 凉性 약물 중 白芍藥은 四物湯의 當歸 川芎 熟地黃에 대한 反佐의 역할로서, 薏苡仁의 경우 중풍 말기에 나타나는 脾濕 제거를 위한 利水滲濕의 목적으로 배합된 것으로 충분히 인지되는 내용이다. 2)甘味 辛味 苦味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 滋補和中緩急의 효능인 甘味가 주를 이루고 있고 行氣滋養의 효능인 辛味가 보조를 보이고 있음은, 본 처방이 虛性에 적용됨을 의미하고 있다. 아울러 苦味의 효능도 燥濕과 淸熱降火라는 점으로 보조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3)歸經에서 脾腎肝經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歸經論의 대전제인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는(脾爲運化之器) 脾臟이 본 처방의 목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만성질환의 특성상 下焦의 肝腎 적용약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함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肝主風’과 ‘腎主水 膀胱主一身之表’의 내용도 보완요점이 될 것이다. 4)효능에서, 補益藥8(補氣藥4,補血藥3,補陽藥1)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본 처방이 중풍 말기에 氣血이 쇠약한 좌우마비에 응용되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타당한 구성이다. 아울러 부수증상에 대한 약물들이 소량으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①理氣藥 3종의 경우 烏藥은 中風氣滯의 要藥, 沉香은 溫中暖腎, 木香은 行氣止痛 등의 역할을 통해 중풍 말기 허약증에 대한 氣 升降의 보조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利水滲濕藥 2종의 경우 白茯苓은 除脾濕으로 본 처방의 四君子湯에서, 薏苡仁은 이뇨를 통한 除脾濕의 助脾藥으로 모두 중풍 말기 허약증에서 나타나는 위장기능 저하의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理血藥 2종의 경우 川芎과 牛膝 모두 活血祛瘀약물로서, 川芎은 본 처방 구성인 四物湯에서의 反佐의 역할, 牛膝은 酒洗를 통한 活血祛瘀 보강 목적의 배합으로 해석된다. 만일 筋骨보강을 통한 활동장애 극복이 목적이라면, 牛膝의 경우 補肝腎强筋骨의 효능 증강을 위해서 酒洗보다 酒蒸을 권유하는 바이다. ④祛風濕藥 2종의 경우 木瓜는 舒筋活絡으로, 獨活은 止痺痛의 역할로 중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근육강직과 통증에 대처하여 筋骨을 利하게 함으로써 筋急拘攣 風濕痺痿를 없애는데 주요한 효능을 나타낼 것이다. 더욱이 獨活은 下半身痛의 주약으로서 解表藥인 羌活의 上半身痛과 함께 全身통증에 대처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⑤溫裏藥 2종의 경우 모두 溫下焦(補腎陽) 溫裏祛寒약물로서, 肉桂는 본 처방인 十全大補湯의 구성약물이라는 점에서, 附子는 溫下焦의 보강 및 補氣補陽의 보강이라는 점에서 중풍 말기의 虛寒症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으로 해석된다. ⑥解表藥 2종의 경우 모두 發散風寒약물로서, 羌活은 膀胱經의 주약으로서의 上半身痛, 防風은 風藥의 潤劑로서의 중풍 말기에 대한 배려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한편 많은 한방처방에서 등장하고 있는 生薑3片과 大棗2枚의 배합이 본 처방에서도 응용되고 있는 바, 이는 대부분의 補益藥에 中氣를 補益하는 보조배합(生薑 3片, 大棗 2枚)으로 정리된다(解表之方中可調和營衛之功 補益之劑內能起調補脾胃之功-有利于其他藥物的吸收和作用的發揮). 이에 대한 한의이론상의 의미를 부여하자면, ①3과 2는 음양의 배합에 따른 평형 ②木의 숫자인 3은 木克土로서 大棗가 가지고 있는 소화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火의 숫자인 2는 火生土로서 생강의 지나친 발산을 억제하기 위한 환상적인 궁합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상호 견제작용으로 약의 흡수와 순환 및 소화 증진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한편 중국의학대사전의 경우 본 처방에서 活血祛瘀의 川芎이 빠져 있으며, 중의처방대사전의 경우 補血의 熟地黃과 順中風氣滯의 烏藥이 빠져 있고 溫裏의 川烏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처방이 중풍 말기의 처방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내용이 효능감약으로 연결되어지며 특히 川烏의 추가는 附子가 본 처방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3.加味大補湯의 실체 이상 최종적으로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응용되는 加味大補湯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재정리하면, 1)중풍후유증인 半身不遂가 기간이 경과하여 氣血의 虛症 모습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補氣補血에 집중된 처방으로, ‘血虛한 左癱에는 四物湯을 쓰고 氣虛한 右瘓에는 四君子湯을 사용한다’는 원리에 부합하는 半身不遂 후유증의 末期처방으로 정리된다. 2)아울러 補氣血의 효율을 높이고(理氣藥 溫裏藥 理血藥 등) 標本兼施를 위한 부수증상 대처(祛風濕藥 利水滲濕藥 解表藥 등)를 위하여 기타약물이 배합되어 있다. 3)중요하고 뚜렷한 효능을 나타내는 附子이지만, 독성을 배려한 修治 附子 사용이 필수적임을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우리의 한의학-14 라떼 말고 아메리카노 마시는 꼰대 도사님을 찾아서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꼰대’,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지칭하는 은어였다. 몇 십 년 전 단어가 여전히 유행되어, 꼰대 지수를 평가하는 설문지까지 있다. 검사를 해보니 ‘자기 자신이 꼰대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꼰대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라는 유형으로 내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 잘 맞추나 싶다. 꼰대의 핵심은 ‘옛날 경험 지향’으로, 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감성을 못 버리는 게 특징이다. 설문 문항으로 기억을 더듬어 보면 꼰대의 첫 대상자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도사님이었다. 道界에 입문하니 여러 文道에서 武道까지 각기 성향이 다른 도사님들이 계셨다. 만나 뵈면 도 닦은 지 몇 십 년 되었다면서, 『경전』 문구도 이해 못하고, 氣도 못 느끼고, 우주의 진리도 못 깨달았으니 모두가 틀렸단다. 이제까지 배운 것 다 버리고 오직 당신 觀만을 따르라면서, 젊었을 때 무용담과 기행 이야기를 자주하면서 스스로 웃고 흡족해 하신다. 그런데 정작 체내 기를 빠르고 가볍게 올려 공중부양, 축지법 가르침도 받고, 미래에 한의원을 하면 잘될지 알고 싶은데, 믿음이 약한 문하생들 스스로 도계를 떠나도록 만든다. 결국 도력이 높을수록 꼰대력이 강할수록 도반들의 야반도주도 빨랐다. 과거 경험이 진리이고 중요한 잣대로만 맹신 1기로 입학한 한의과대학은 꼰대가 있을 수 없는 좋은 시절이었다. 후배들 들어오면, 고향이 어디? 어느 고등학교 출신? 재수? 삼수? 다수?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자상하게 물어보고 가르쳐주면서 특히 한의학 공부에 고민 많은 후배들에게는 선배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內經』 100독 해보고 이해 안 되면 외워”, “六十甲子, 河圖洛書, 28宿, 五行歸類 수십 개 정도는 가볍게 암송해야 돼”, “『周易』, 『參同契』, 『龍虎祕訣』, 『難經』, 『우주 변화의 원리』 읽어봐, 물리가 터여!”, “三陰三陽을 알아야 동양철학의 정수를 이해하고 삼라만상 진리를 깨달아 진정한 한의학을 알게 돼”, “28맥? 콩 세 개를 검지, 중지, 약지에 대고 살살 누르면서 하루에 몇 백번씩 돌려, 그러면 손끝에 감각이 살아날 걸”, “기 순환! 제일 먼저 任督脈이 뚫려야 나머지가 뚫리지! 寅시에 일어나서 會陰穴에 힘을 주고 泥丸宮을 생각하면서 계속 돌려”, “한의학 공부 어렵지? 평생 하여도 다 못해! 하지만 알면 사랑하게 돼”. 이미 깨닫고 확신에 찬 선배로서, 후배들 몇 마디 들어보면 공부가 어느 정도인지 간파된다. 믿음이 안 통하는 후배들이 안쓰럽고 한의사의 삶이 걱정스럽고 한의계의 앞날이 우려되었다. 학계나 공부계에 참석해보면, 우선 출신 학교와 학번, 나이를 서로들 확인하고 줄을 세운다. 과거 경험이 진리이고 중요한 잣대이다 보니, 공부와 임상 경력 몇 십 년 혹은 몇 대를 거쳤는가, 본인 觀이 몇 백 년 전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말하는 게 중요하다. “자유롭게 의견을 듣도록 합시다” 는 예의상 멘트이고, 결국에는 연수가 많은 분이 한의학적 근거 자료도 없이 본인이 해봤다는 경험으로 단박에 결론을 내린다. 스스로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호하고 비과학적이고 주관적인 경험 자료이다. 한의서나 경험을 바탕으로 터득한 觀이 항상 옳다는 확신과 모두가 당신 觀을 좋아하고 공부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본인 觀 이외에 다른 觀에 대한 관심이나 배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몇 십 년 전, 아니 몇 백 년 전 無變觀으로 오늘도 강의를 한다. 용기 내어 의문이나 반대 질문을 하게 되면, 한의학적 사고와 공부하는 자세가 덜 되었다고 타박 주신다. 그래서 다른 꼰대는 필요 없고 책 속에 진리가 있어 혼자 책만 팠더니 내 공부가 최고요 다른 공부는 틀렸다는 것을 깨달아 드디어 獨觀이 생겼다. 꼰대의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가? 20여년 공공기관 근무, 직장이 행복한 이유는 1기로 입사하여 영원히 꼰대를 만날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분야의 한의약 연구 사업을 이십여 년 하다 보니, 연구계획서 몇 장만 읽어보면, 연구자 발표 몇 분만 들어보면 성공할지 실패할지 척하면 느낌이 온다. 회의 시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만났는데, 어느새 혼자 이야기하고 결정한다. 또 알고 있는 20년 치 지식을 한꺼번에 훈시하려고 하니 늘 시간이 모자란다. 사업 수행하는 양식과 절차가 영 시원찮아 폼생폼사 원칙으로 연구 능력이외에 의전과 품격 감각도 연습시킨다. 항상 후배들 사랑하고 이 기관의 미래 발전을 위하는 내 마음 누가 이해할까? 젊은 시절, 남들보다 한의학을 더 잘해보겠다는 욕심으로, 도사님들 찾아다니면서 보낸 헛된 시간이 후회되지만, 육십갑자, 하도낙서, 28수, 오행귀류 암송한 것이 어디에 사용하는지? 허리 곧게 펴고 한의서를 음률에 맞추어 낭랑하게 합창하면 무아지경에 이르지만 그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콩은 강낭콩이 아니라 병아리 콩으로 바꿨어야 했나? 잠꾸러기가 어떻게 새벽 5시에 일어날 수 있겠는가? 학문이라는 게 이해 안 되는데 무조건 읽고 외우면 되는 것인가? 그리고 오직 한의학하고만 연애하고 왜 다른 연애는 안했는지? 못했는지? 자기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우월적 위치에서 몇 가지 경험과 증거를 일반화된 진리로 확신하여 앵무새처럼 가르치려고 했든 그 꼰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현재 직장 생활, 꼰대 설문 점수가 명확히 당사자라고 하지만, 또 억울한 것은 어떤 TV 드라마도 직장 내 부장 직급은 무조건 꼰대 역할이다. 부장 직을 오래하였으니, 꼰대 기질이 뼈 속 깊이 배겼을 것이라는 자의반 타의반 지적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다. 또 여기에 한의사라는 직종의 한계 혹은 오만함에 소통을 못하는 기질이 더해져 직장 동료들과 특히 같이 일하는 과학자들 눈에는 꼰대 농도를 더하였을 것이다. 늘 과거를 이야기하는 자는 미래가 없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되면서 자연히 꼰대 유전자도 발생되었고, 동서고금 막론하고 꼰대 없는 세상은 없을 것이다. 어제 꼰대 상대가 내일의 잠재적 꼰대가 되고, 이 집단에서 꼰대인데 저 모임에서 상대역일 것이다. 몇 십 년 묵은 꼰대 기질을 한 번에 벗어날 수는 없지만 건강한 꼰대가 되고자 해결책을 알아본다. 내용은 쉽고 간단한데 장기간의 고난이도 특수 정신 교육이 필요하다. ‘내 주장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인식하에 자기주장에 대해 자기 의심과 자기 비판을 해야 한다. ‘그 때는 맞았을지도 몰라도 지금은 틀릴 수 있을 것이다’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자기 부정 인식이 필요하다. 꼰대 탈출, 고행의 길이다. 그리고 ‘과거에 몰입되어 머무르지 말고, 현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늘 과거를 이야기하는 자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미래하면 역시 도계 영역이다. 코로나19 끝나면 한의학 미래를 설파하는 꼰대 도사님 찾아볼 가한다.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의료봉사, 한의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편집자주]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이하 KOMSTA)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의료봉사가 제한적인 시점에서 서울시 서남권글로벌센터, 강동외국인노동자센터에 이어 지난달 28일 성북외국인노동자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의료봉사 영역을 확대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북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첫 봉사활동을 시작한 정겨운 단원(정겨운한의원)은 학창시절부터 진행해 온 봉사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정 원장은 “한의사가 된 이후로 수년간 ‘여유가 생기면 봉사활동을 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KOMSTA와 인연이 돼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불안정한 시기에 헤쳐 나가야 할 상황들도 많고, 책임져야할 일도 산더미라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너무 피곤하고 바쁠 때에는 봉사활동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되지만 막상 끝나고 나면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이 봉사활동”이라며 “인터뷰를 통해 의료봉사에 뜻이 있는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이 KOMSTA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의 KOMSTA 활동에 대한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KOMSTA에 입단하게 된 계기는? 수년 전부터 KOMSTA에서 하는 해외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봉사활동 사진을 보며 나도 꼭 한 번은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차례 했던 것 같다. 봉사활동을 통해 한의학을 해외에 알린다는 것, 그 자체로도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해외봉사활동이 한의학의 저변을 넓히고 국내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찰나 우연한 기회에 KOMSTA에서 하는 임상특강을 듣게 됐고, 그 인연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Q. KOMSTA가 최근 성북외국인노동자센터와 협약을 맺는 등 첫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한의원을 평소에 자주 방문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대부분이 한의학 치료에 대해 궁금해하고, 한의치료가 처음인 분들이셨다. 한의치료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을 해드릴 수 있어 보람찼던 것 같다. 처음에는 외국인노동자센터를 방문해본 적이 없었기에 기대와 걱정이 공존했다. 우려와는 달리 노동자 분들께서 한국어에도 능숙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데서 의욕이 넘쳤던 것 같다. 첫 봉사활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졌고,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KOMSTA 단원들을 매우 환대해주셨고, 환자예약도 적절히 배치해주는 등 온전히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성북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적극 협조해줬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 문제로 조심스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관할보건소의 자문을 받아 방역사항을 다시 한 번 체크했고, 여유 있는 넓은 대강당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기에 방역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었는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일을 하러 온 노동자 한 분께서 여러 가지 증상에 대한 치료 문의를 했다. 그는 베트남어 통역을 해주기 위해 환자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가 치료받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는 본인도 침을 맞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해 마주하게 됐다. 한국어가 유창한 그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관절통을 앓았고, 이에 치료와 함께 대화를 하게 됐다. 특히 그는 주변 동료들이 갖고 있는 증상들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고, 이러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어디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타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면서 몸이 아프면서도 마음껏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들이 스쳐 지나갔다. 제가 한 번도 고민해보지 못했던 그들의 마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들도 어쨌든 이 나라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인데, 소외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은 그 분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Q. KOMSTA는 해외의료봉사단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국내활동을 주로 진행하는데 아쉬움은 없는지?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맞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국내봉사활동으로 전환이 가장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해외봉사활동을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개원의로서 장기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선택이다. 오히려 국내봉사는 언제든 시간을 조율하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에 아쉬움은 들지 않는다. Q. 의료봉사의 묘미는 무엇인가? 학창시절부터 틈틈이 봉사활동을 해왔다. 바쁘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내 자신에게 의문을 던지기도 했었지만 막상 봉사를 마치고 나면 뿌듯함과 개운함으로 마음 속이 정화되는 느낌을 갖는다. Q. KOMSTA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한의학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며 그것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또한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한의대를 졸업하고 한의사로 일한 첫 해에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의학을 체험할 수 있는 대장금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만나게 된 외국인 업체와 인연이 닿아 독일에 위치한 작은 소도시에 초청돼 침치료 등의 한의치료를 시연했다. 현지 의사 저녁모임에 초대받아 참석하기도 했고, 그 지역 시장님이 직접 진료를 받으시는 모습을 지역 신문에서 취재를 하기도 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에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현직 의사들도 한의치료를 비롯한 대체의학에 열린 마음으로 호기심 이상의 열의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KOMSTA는 이와 관련된 해외 교류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므로 한의학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되며, 이에 보탬이 되고 싶다. -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성공포인트, 일차진료 한의사가 쥐고 있어”<편집자주>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에서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사업 전반을 관리하며, 실무 총괄을 담당하는 이지현 팀장으로부터 이번 사업의 진행사항과 필수요소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Q.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사업에서 팀장의 역할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의 일원으로, 공익적 임상연구 전반을 관리하는 실무의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한의사의 입장에서 공익적 임상연구의 기획부터 결과의 활용까지 꼼꼼히 점검해나가고자 한다. Q. 한의의료기관 진료 경험이 이번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다양한 환자군, 질환군에 대한 진료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통해 임상현장의 한의사들이 미리 연구능력을 키워놓고 있지 않으면, 실제 의료현장에서 개인이 경험한 임상자료들이 충분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집하고 분석해 다음 단계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맞춤진료라는 한의진료의 특성에 따라 대단위의 다기관 공동연구도 몇몇 특화된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실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임상현장의 특성을 잘 반영하여 이번 공익적 임상연구가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 특히 일차 한의의료기관의 한의사들의 갈증과 의도와는 달리 수행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임상현장 경험을 토대로 관점과 방향성을 조율해 지원하고자 한다. 즉, 연구계획부터 결과도출까지 사업단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쓸모 있는 매개역할을 하려고 한다. Q. 이번 사업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의약 임상 근거들이 모여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 지침 연계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들의 결과들이 모여 건강보험 시범사업 확대나 제도화 및 보장성 영역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는 나아가 의료계뿐만 아니라 한의사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익적 임상연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공공조직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국내 한의계의 공익적 임상연구, 특히 한의원급 기반의 임상연구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한의약의 임상연구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Q.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은? 지난 3월 25일 연구 설명회를 진행한 뒤, 많은 분들이 다양한 질문을 해주시는 등 관심을 보여주고 계신다. 이후 4월 20~21일에 걸쳐 연구 공고가 되었으며, 5월 3일까지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한의약진흥원 홈페이지 또는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위 사업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인증 현황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달라. 국가 주도로 한의임상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30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 완료해 인증을 마친 상태다. 임상연구결과 및 경제성 평가결과 등 추가로 반영될 내용을 보완하고 마무리 검토를 마친 후 올해 내에 출판 및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공익적 임상연구는 이 30개 지침과 연계된 질환에 대한 중재(한의약 처방 및 치료기술)와 임상 질문으로 연구모형을 설계해주시면 된다. Q. 임상연구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한 필수 요소는? 먼저 국가적으로는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공조직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질의 근거 창출을 위한 꾸준한 연구 관리가 곧 위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서, 소중한 임상자료를 근거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연구 활동에 우리 한의사 모두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한 관심과 공익적 관점의 임상연구에 참여의사를 보여주고, 이러한 연구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은다면 앞으로 한의계 임상연구의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한의 보장성 영역 확대에 다가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임상한의사들은 임상진료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는데, 여기에 ‘나의 임상겸험을 모아 근거자료로 만들어보자’, ‘우리의 임상경험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근거를 만들어가자’ 등 발상의 전환이 이 기회를 통해 이뤄지길 기대한다.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한의계의 이러한 노력을 믿고 지켜 봐주시길 바란다. 한의의료 보장성 강화는 결국 의료서비스 수준의 상승과 국민건강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한의계의 노력과 행보를 믿고, 앞으로도 한의진료를 선택해주셨으면 좋겠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개인’의 진료 성과를 ‘우리’의 진료 성과로 공유해 주시고, 한의계의 의료 근거로 재탄생 시킬 수 있는 이러한 기회에 한의사 동료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소중하다. 특히 일차진료를 담당하고 계신 한의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았던 적도 없었다”보건복지부가 지난 13일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한 보건의료 종사자를 표창하기 위한 제49회 보건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장관 표창을 수상한 경상북도한의사회(이하 경북지부) 노정일 학술위원장·보험이사는 “이번 수상은 임원, 회원, 사무국 직원들의 노력이 함께 빚어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수상이 한의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길 기원하며, 앞으로도 내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3대째 경북지부 학술·보험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그로부터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제49회 보건의 날에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늘 멀리서 지켜만 보던 보건의 날 행사에서 큰 상을 직접 수상하게 돼 기쁘고, 한의학을 통해 지금까지 일선 진료에 있어서나 여러 사업 추진에 있어 도움을 주신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Q.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에 적극 참여했다. 한의계에 종사하는 의료인으로서 국가방역체계는 물론이고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에 있어 어떤 이유에서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았었는데, 코로나19라는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맞서 한의계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대면 진료센터를 개소했다. 특히 소외·취약계층들에게 우리가 먼저 다가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고, 정책적으로나 임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함께 노력한 분들을 대표해 표창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Q. 코로나19 환자 진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의사뿐만 아니라 한의대생 등 한의계 모든 인력들이 불평불만 하나 없이 묵묵히 자기역할을 수행하면서 봉사해줬기에 모든 날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배송팀의 노고가 빛났다. 배송팀의 경우에는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인한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면서 제 역할을 다했다. 다수의 생활치료센터나 병원들이 입구에서부터 한약 수령을 거부했을 때, 기지를 발휘해 택배직원으로 신분을 숨겨 약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한약이 그리고 한의사가 이렇게까지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었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결국에는 우리가 행한 일이 옳았고,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냈다고 생각하니 지난날이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됐다. Q.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통제 없이 집단면역을 실험한 스웨덴처럼 무모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서 평상시에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호흡기 감염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개인적,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연구발표에 따르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했던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역시 빨랐다는 사실 역시 이러한 근거들을 뒷받침 해준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류가 전혀 겪어보지 못한 바이러스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가 이겨낼 수 없는 바이러스는 아니라는 점을 늘 기억하길 바란다. 코로나19의 경우, 전염성이 높고 노약자에게 치명적이긴 하지만 한의사들이 잘 다루는 상한과 온병의 관점에서 보자면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는 한의학의 기본원칙대로 인체의 면역력을 통해 가볍게 앓고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의계 의권신장을 위한 향후 계획은? 7년째 진행되고 있는 난임사업과 더불어 모자보건사업, 교육청과 연계한 교의사업 및 생리통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경북도청, 교육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대구지원 등 여러 유관단체의 협조를 통해 첫 번째로 회원분들께 좀 더 나은 진료여건을 만들어 드리고 두 번째로는 환자와 일반 국민 여러분들께 보다 유익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경북지부의 경우 전국에서 지역적으로 가장 넓은 지부인만큼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렵지만 임원, 회원, 사무국 직원분들의 노력으로 그동안 한의약 발전에 뜻을 같이 할 수 있었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경북지부 전임회장단 임기부터 3대째 학술·보험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다른 회무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학술이나 보험파트의 경우 회무의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다. 나를 믿고 회무를 맡겨주신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 여러분과 경북지부 회원 여러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지 않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인으로서는 환자들을 위해 더욱 성실히 진료하고, 가족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수상을 통해 스스로에게 부족한 면은 없나 반성하게 됐고, 가족과 동료, 주변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표준화·과학화 통해 한의학이 세계로 뻗어나가길”[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49회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한의학의 위상 제고와 사회공헌활동을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한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훈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번 훈장 수훈에 대한 소감은?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공익 한의의료재단으로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더욱 기쁘다. 이러한 결실은 자생의료재단의 모든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뛰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의료재단으로서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묵묵하게 오랜 시간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재단 이사장으로서 임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한의학 위상 제고로 공적을 인정받았다. 자생한방병원은 한의학의 과학화·세계화를 목표로 30년이 넘는 시간을 전진해오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 작업이 바로 표준화다.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 한의치료의 효능을 현대과학의 언어로 재해석하기 위해서는 표준화가 필수적이다. 질환에 최적화된 치료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표준화된 치료법을 교육 받은 한의사는 이를 임상에 적용함으로써 자신의 임상 사례를 축적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향후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한 기반이 되고 입증된 한의치료가 세계에 한의학을 알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자생하면 추나요법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표준화·과학화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추나요법이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은 추나요법을 발굴해 현대에 맞게 재정립했으며 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설립해 표준화와 과학화, 나아가 건강보험 급여를 이끌었다. 추나요법이 국가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 경제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표준화를 위한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추나요법의 학술적 토대를 세우고 자생한방병원에서 최초로 임상에 적용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추나요법을 세상에 내놓을 때부터 이미 표준화와 과학화에 대한 뚜렷한 목표를 갖고 실천했다는 점이다. 신준식 명예이사장이 한국추나의학을 연구하며 학술적 이론은 ‘한국추나학’ 교재에 담고 추나요법의 술기(術技)는 ‘추나요법 임상표준진료지침’에 새겨 넣으면서 추나요법 표준화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러한 결과물은 곧 추나요법을 한의사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고 보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재는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수기요법으로 자리 잡았고, 수많은 연구가 뒤따르며 건강보험 급여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추나요법 급여화는 한의 치료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좋은 사례다. 추나요법의 사례처럼 다른 한의 치료법도 꾸준한 표준화의 과정을 거치고 많은 임상 사례를 축적해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면 충분히 급여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생이 걸어온 길이 많은 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생이 매년 SCI(E)급 국제학술지에 20건 가량의 연구 논문을 게재할 수 있는 비결은? 한의 치료의 효능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1999년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전신인 자생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현재까지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수련의들이 제 1저자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하는 등 수련 단계에서부터 ‘한의학의 과학화’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육성하고 있고 연구 역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한의원을 갖추고 있는 만큼 풍부한 임상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계에서 필요한 연구를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금도 전국의 의료진들이 표준화된 한의 치료법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그만큼 방대한 양의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시행하기에도 용이하다. ◇이사장을 넘어 이후 한의사로서의 삶의 목표는? 후배 한의사를 부지런히 교육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한의학 표준화에 일조해 한의사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을 심어주고 싶다. 많은 한의사들이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치료법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세계에 한의학을 알리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생의료재단에서도 한의사 교육을 멈추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생의 모든 의료진이 매달 모여 교육을 받는다. 때로는 서로의 몸에 침을 놓고, 추나요법을 하며 진료에서 얻은 노하우들을 공유한다. 이러한 정기교육이 100회를 넘어섰다. 진료 노하우를 공유하고, 동료와의 토론을 통해 잘못된 점을 풀어나간다. 정기교육이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화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직접 마주할 수 없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면 교육이 어려워진 상황이 지속되면서 어쩌면 의료진들의 지적 호기심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재단 차원의 자생 의료진 교육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갖게 됐다. -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③서효원 학술연구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최근 들어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줄여서 MBTI라고 부르는 유형검사가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BTI 검사는 내향/외향, 직관/감각, 감정/사고, 인식/판단이라는 네 가지 축을 바탕으로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비교적 요약적이며 직관적이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는 인터넷상에서 “MBTI 팩폭(팩트폭력) 모음”과 같은 제목으로 특정 상황에서의 유형별 반응을 비교분석한 글을 공유하며 즐기기도 한다. 사람들은 왜 MBTI에 열광하는 것인가? 이러한 열풍의 기저에는 자신과 타인을 비롯한 ‘인간 이해’에 대한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해나 공감이 안 되는 일들이 계속되면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나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선생님, 저는 남편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그 사람 머릿속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고 싶어요.” 대인관계 문제로 한방신경정신과에 내원한 환자들은 주변 사람들과 의료진이 자신의 처지와 입장에 공감해주기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과 갈등 관계에 있는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상대방의 동기가 무엇인지를 알면 오히려 속이 좀 풀릴 것 같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똑같은 상황을 자신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자신과 전혀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오는 불일치를 가장 답답하게 느낀다. 하지만 살면서 우리 자신과 생각과 감정이 완벽히 일치하는 ‘소울메이트’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나와 달라도 너무나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고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구분해서 정리해놓은 MBTI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MBTI 유형을 구분해서 살펴봄으로써 사람들은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공평하게 다른 것뿐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내향형(I)이고 저 사람은 외향형(E)이라서 이렇게 달랐구나’, ‘나는 직관(N)이 발달한 반면에 저 사람은 감각(S)이 발달했기 때문에 서로 인식하는 게 다르구나’하고 차이를 인정하면 불일치는 괴로운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의 다양성을 나타내고 조화와 균형을 의미하는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갈등 상대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기만 해도 다른 세상에서 온 외계인처럼 괴상하게 느껴지던 상대방이 비로소 나와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기질과 성격의 정의 그런데 일상에서 사용하는 ‘성격’이라는 용어에는 사실 학술적인 의미의 ‘기질’과 ‘성격’이 혼재되어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질(temperament)이란 개인이 타고나는 성질로서 정서와 성격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발달심리학에서는 기질을 “생애 초기부터 관찰되는 정서, 운동, 반응성 및 자기 통제에 대한 안정적인 개인차”라고 정의한다. 성격(characteristics 또는 personality)은 학자에 따라 그 정의가 다양한데 한스 아이젱크는 “환경에 독특하게 적응하도록 하는 한 개인의 성품, 기질, 지성 등의 안정성 있는 조직”이라고 정의하였고 존 홀랜더는 “한 개인을 유일하고 독특하게 하는 특징의 총합”이라고 하였다. 즉, 성격은 오랜 시간, 거의 전 생애에 걸쳐 발달되고 형성되며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한 개인을 다른 사람과 구별되도록 한다. 성격은 발달 과정에서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인간의 성숙과 관련이 깊다. 성격은 발달 정도에 따라서 적응적인지, 부적응적인지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좋고 나쁨의 구분이 있다. 극단적으로 부적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개인에게는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성격, 인간 이해의 실마리 타고난 기질에 따라서도 당연히 개인차가 발생하지만 적응/부적응, 성숙/미성숙과 더욱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성격이기 때문에 정신과 임상장면에서는 성격을 평가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신과에서는 환자를 다면적으로 파악하고 평가하기 위해서 종합심리평가라는 것을 실시하는데, 이때 성격을 평가하기 위해 유소아인 경우 성격기질검사(TCI), 청소년 이상 성인인 경우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MMPI)를 거의 필수로 실시한다. 개인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성격적 특성과 성숙의 정도를 파악하면 질병의 발달에 성격이 미친 영향,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게 될 정신적 고통의 강도, 앞으로의 회복 과정에서 예상되는 장애물이나 자원(resource)을 예측할 수 있다. 한의학이 기질과 성격 이해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는 TCI와 MMPI라는 표준화된 검사를 통해 인간의 고유한 성격을 파악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성격을 연구해왔을까? 여기서 한의학은 관찰한 사항을 전체적 현상으로 분석하여 형신체계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정신건강 현상을 연구하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예컨대, 김도순은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 및 『격치고』와 융(C. G. Jung)의 유형론을 통합하여 인간은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우월기능(직관, 감각, 사고, 감정)이 있고 이를 통해 마음을 분석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1), 강용혁은 이 관점을 보다 발전시켜 『사상심학』2)으로 정리하였다. 정리하자면, 그동안 한의계에서는 주로 이제마가 강조한 성정(性情)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질과 성격을 연구해온 것으로 보인다. TCI에서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 자율성, 연대감, 자기초월의 차원적 위계로 평가하고 MMPI에서는 건강염려증, 우울증, 히스테리 등 병리적 차원으로 평가하는 반면, 사상의학에서는 인의예지(仁義禮智), 희노애락(喜怒哀樂) 등으로 사람의 기질과 성격을 구분하고 있다. 사상의학의 등장 이전에는 심(心)과 칠정(七情)이 한의학에서 인간의 정신적인 바탕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많이 활용하는 심리평가도구들을 우리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평가와 진단 결과가 한의중재의 결정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더 한의학적 지식과 지혜를 기반으로 한 평가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사상의학을 필두로 하여 한의학의 광범위한 지식들을 총망라한 한의평가도구의 개발이 시급한 이유이다. 이에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는 개개인의 기질과 성격을 한의학의 시각에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자 하며, 더 나아가 신규 도구의 신의료기술 등재, 급여화를 추진하여 많은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한다. 참고문헌 1) 김도순. 동의심학(東醫心學) 원리론.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1997;8(1):2-35. 2) 강용혁. 사상심학. 고양: 대성의학사. 2010. -
테니스팔꿈치 (외측 상과염) (Tennis elbow)[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산후풍(Puerperal Wind)[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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