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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서 찾은 소우주-2박윤미 한의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육아와 한의학, 인문학 등의 분야를 오가며 느꼈던 점을 소개하는 ‘육아에서 찾은 소우주’를 싣습니다. 대전시 중구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자 박윤미 한의사는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뒤늦게 대전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중고등학생에게 한의 인문학을 강의하며 생명과 건강의 중요성을 나누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양의 기운이 많은 ‘순양체(純陽體)’라고 한다. 사방으로 기운을 뻗어 나가는 시기이므로 아이들은 어른보다 뜨겁다고 느껴진다. 본과 소아과 시간에 확 와 닿았던 구절이다. 그때 나는 6세, 3세 두 아이를 데리고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하루를 25시간처럼 살던 시기였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아이를 돌봐도, 쇼핑몰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아이 때문에 등골이 서늘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일이 종종 생겼다. 그러다 보니 ‘순양체’란 단어에 귀가 번쩍한 것이다. 그렇구나, 아이들이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순간이동으로 엄마를 기겁하게 하는 건, 자연의 이치이자 건강하다는 증거구나 싶었다. ‘양자10법(養子十法)’ 등 한방 육아 이론들은 실제 육아에 귀한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 아이들의 생리, 병리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졌고, 무엇보다 내 교육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경쟁에서 이기고 앞서나가는 것보다,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성장 시기마다 겪고 배워나갈 수 있는 경험을 빼앗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학업은 챙겨줘야 하니까, 실제 상황은 늘 혼란스러웠다. 숱한 시행착오 중 하나는 첫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낸 일이다. 한의대 다니던 시절이라 형편이 빠듯했지만, 다소 무리해서 보낸 상황이었다. 가기 싫다는 아이를 달래서 보냈는데, 보름이 지나면서 아이는 밤에 일어나 갑자기 울고 오줌을 싸기 시작했다. ◇영어 트라우마 정신이 번쩍 든 나는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했다. 아이는 파란 눈, 풍성한 금발을 지닌 거구의 백인 선생님이 무섭다고 했다. 자기를 꼭 끌어안으면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맙소사, 의사 표현에 소극적이었던 아이는 나름 참았던 거였다. 당장 영어 유치원을 그만두었지만, 후유증은 꽤 오래 갔다. 영어 트라우마가 생긴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영어 학원을 거부했다. 그러다 4학년이 되면서 같은 반 엄마의 제안이 들어왔다. 좋은 영어 선생님이 있으니, 팀을 짜서 수업하자는 거였다. 그러잖아도 영어 때문에 걱정이었던 내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시큰둥하던 아이는 영어 수업 후, 친구들끼리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설득에 팀 수업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해서 한 달씩 각 집을 돌면서 팀 수업을 하게 되었다. 수업이 끝난 뒤, 공을 들고 뛰어나가는 아이들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단, 영찬(가명)이는 예외였다. 영어 수업이 끝나면 영찬이는 선생님을 따라 다른 수업을 위해 이동하기 바빴다. 소문에 의하면, 영찬이는 영재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위해 엄청난 양의 사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수업 끝난 후, 친구들이 왁자지껄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선생님 뒤를 따라 나가던 영찬이 얼굴은 밝지 않았다. ‘수업 후 축구‘ 라는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우리 애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팀 수업에 방해된다는 영찬 엄마의 의견 때문이었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수업 있을 때, 나는 간식 준비만 열심히 할 뿐, 선생님의 수업 진도 체크 같은 부분을 소홀히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교육에 무관심한 엄마 정신이 번쩍 들어서 과일을 사서 영찬 엄마 집에 찾아갔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냉랭했다. 나는 졸지에 교육에 무관심한 한심한 엄마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해서 우리 아이는 영어 과외 팀에서 퇴출되었다. 영어야 다른 방법을 찾는다 치고, 친구들과 축구하는 즐거움을 빼앗긴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는 건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밤잠 설치며 고민하던 끝에 나는 있는 그대로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앞으로 살다 보면 겪을 일인데, 좀 빨리 겪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대신, 아이가 받을 좌절감을 극복하는데, 나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다음 날, 나는 아이에게 이제 영어 수업을 더 이상 가지 않게 되었으며, 그 이유까지 가감 없이 전부 말해 주었다. 아이는 충격을 받은 듯, 얼굴색이 변했다. 아무렇지 않게 밝게 말했지만, 내 마음속에도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못난 엄마 탓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전문 코치가 이끄는 축구팀을 섭외해주겠다고 했지만, 아이는 말없이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후, 먼저 학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아이가 겪은 일을 이실직고하며 격려를 부탁드렸고, 축구 코치 선생님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 다음은 영어였는데, 조심스럽게 영어 과외를 새로 시작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뜻밖에도 아이는 “제가 영어 실력이 없어서 이런 속상한 일을 당한 것 같아요. 실력 있는 선생님 소개해주세요, 열심히 해 볼게요.” 아, 이번엔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 그때부터 아이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1년 후, 우리 아이는 영어 실력이 뛰어나단 소문이 나면서 팀 수업 제안을 받게 되었다. 나는 아낌없이 칭찬을 퍼부었고, 9년 후 아이는 우수한 수능 점수로 명문대에 진학하였다. 물론, 그 사이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춘기를 맞이하여 성적이 바닥을 찍기도 했고, 학폭이란 폭풍우에 휘말리기도 했고, 골절상을 입기도 했고…. 그러나 좌절의 시간이 길지 않게, 다시 출발하곤 했다. 아마도 어린 시절에 ‘작은 실패’를 극복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그 이치에 순응하고 조절해가며 사는 한의학을 배운 덕분에, 안달복달 덜 하고 조금 여유로운 육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최상의 공부 효과 위한 한의학적 접근 방법 담았어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서울대 합격생의 공부도구들’을 간행한 안영수 해가온한의원장에게 저술 배경과 책의 주요 내용, 한의학적인 접근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공부 방법을 주제로 책을 간행했다. 정도가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공부와 관련된 시험 중에서 국민의 관심이 가장 큰 것은 바로 수능이다. 수능 시험에서 나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준거집단은 의대, 치대, 한의대 합격생 혹은 서울대생일 것이다. 저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금융권에서 일하다 다시 부산대학교 한의학 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학생들이 직접 사용해 효과를 본 공부 도구들을 알고 본인의 공부에 직접 접목시킨다면 그동안 어려움을 느꼈던 문제를 의외로 쉽고 간단하게 해결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부 방법은 각양각색이지만 주변에서 본 최상위 학생들의 공부 도구는 비슷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대생들의 공부 패턴과 학습 도구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Q. 학습 효과를 높여 주는 ‘도구와 수단’에 집중했다. 공부 관련 책들이 종합 베스트셀러의 상위를 차지하는 일은 이제 출판계에서 흔한 일이 됐다.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스터디 카페를 많이 볼 수 있는 현상만 봐도 자기계발을 손에서 놓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 방법에 대한 여러 내용을 제시한 책들은 많았지만 학습 효과를 증대시켜 주는 ‘도구와 수단’에 초점을 맞춘 경우는 별로 없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한다고 해서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고 불린다. 그만큼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을 정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류학자 아구스틴 푸엔테스의 저서 ‘크리에이티브’를 보면 인간의 창의력이 도구의 개발을 이끌었고, 그것이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인간이 도구를 개발했고 그 도구는 인간의 창의력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피드백을 줬기 때문이다. 즉 도구와 인간은 서로 긍정적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 성장해온 셈이다. 공부 또한 불굴의 의지와 엄청난 노력으로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합격한 사람들을 보면서 감동하지만 정작 본인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괴감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어떤 도구를 활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해왔는지를 살펴보고 나에게 적용한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성과가 부족하다. 노력을 빛나게 할 실용적인 공부 도구들을 활용해야 한다. Q. 공부 도구들을 잘 활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가? 여섯 가지 정도의 장점이 있다. 첫째, 공부 도구들만 잘 활용해도 공부에 자신감이 생긴다. 둘째, 기존의 공부 방법에서 어떤 점이 비효율적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셋째, 공부 도구를 잘 활용하면 공부의 수준이 달라진다. 넷째, 공부 도구는 합격하는 공부 습관을 만들어 준다. 다섯째, 공부 도구를 사용할 줄 알면 공부의 원리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여섯째, 공부는 마인드 관리가 중요한데 그것이 성적 향상과 직결된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재학 중인 최서윤 학생이 책에 써준 추천사를 보면, 고등학교 때 학원 수업을 따라가기보다 혼자 공부하다보니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공부법을 찾고 싶어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러다 저를 만나 공부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그 후에 혼자 공부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학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Q. 최상의 효과를 내는 데 한의학이 기여하는 바가 있는가? 최적의 공부 장소를 고르는 팁에서는 각자의 ‘8체질’ 특성을 고려한 공간을 제시했고, 주변의 체질한의원에서 체질을 한번정도는 감별 받아보기를 추천하는 내용이 나온다. 먼저 공부 컨디션을 관리하려면 수면 중 체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밤에 잠을 잘 때는 체온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다고 온몸이 서늘한 상태일 필요는 없다.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해서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밑으로 내려가야 건강하다고 본다. 밤에 체온을 서늘하게 유지하더라도 발의 보온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 좋다. 필자는 누구에게나 계절과 상관없이 포근한 수면 양말을 사용하기를 권했다. 순환이 잘 이뤄지면 불면 같은 수면 장애도 잘 해결되기 때문이다. 최적의 음료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도 한의학적으로 접근하는 내용이 나돈다. 우리 몸은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 쪽으로 열이 오른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열 감각을 가지게 돼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냉온 정수기와 냉장고 설치 등이 잘 돼 있어 쉽게 찬물이나 아이스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찬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를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라 보고 ‘음양탕’을 만들어서 먹는 법 등을 소개했다. 음료도 기운을 북돋아 주고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오미자차를 추천했다. 물론 오미자차는 피로를 풀어주는 탓에 언제나 마셔도 좋다. 하지만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려 진액 소모가 많아서 온몸이 나른하고 입이 마르기도 하는 한 여름철에 마시면 더욱 좋다. 따뜻하게 마시거나 차갑게 마셔도 다 풍미가 좋아 자신의 기호에 맞춰 마시기를 추천했다. Q 서울대생의 공부 도구들은 어떻게 확인했는가? 저의 생각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실제 서울대 재학생 100명과 주변에서 나름의 공부로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해 객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분석했다. Q. 어떤 독자들에게 유용한가? 급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하기 위해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공부는 이제 누구에게나 중요해졌다. 이에 생애주기별로 공시족, 각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직장인들, 공인중개사 등의 평생 자격증을 준비하는 중장년층까지 효율적인 공부 방법에 관한 관심은 꾸준할 수밖에 없다. 시간 대비 효율적인 공부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또한 책 내용 곳곳에 한의학적인 내용이 녹아져 있어 독자들에게 최적의 공부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 한의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유익할 것이다. -
“인구 감소에 직면한 전남에 도움 되도록 한의난임치료 활성화”[편집자 주] ‘2021년 전남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양승정 위원장(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으로부터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에 임하는 각오와 바람 등을 들어봤다. Q. 전남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21년 전남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 위원장에 선임된 양승정이다. 지난 2005년 한방부인과 전문의 및 한방부인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해부터 현재까지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과 나주동신대한방병원에서 한방부인과 강의 및 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처음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본 사업에 참여해 현재까지 계속 실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 사업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생각돼 선임이 된 것 같다. 사업 초기 때 전남한의사회 관계자들과 호흡이 매우 좋았던 부분도 고려가 된 것 같다. 한방부인과 전문의로서 지역사회에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전남한의사회에서 연락이 와 사업 참여는 물론 난임위원장까지 선임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는 2045년 국내 추정 인구수는 지금보다 1.3%가 감소한다. 전남은 상황이 더 심각해 3%나 감소하고, 0~14세 인구는 32%의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수 감소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에 전남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작은 도움이나마 전남 난임부부에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 Q.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해 사업 대상자가 당초 100명에서 130명으로 확대됐다. 지난 2019년 100명의 대상자로 시작해 전남의 각 시·군에서 사업이 시작됐음에도 다른 지역과 달리 여러 시·군으로 나뉘어져 실제 혜택을 보는 대상자의 인원이 적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남성까지 대상이 확대되면서 실제 혜택을 보는 세대 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에 전남도청과 합의해 대상자 수를 확대하게 되었다. Q. 대상자가 남성까지 확대됐는데 어떠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자의 정상 기준이 되는 정자의 양, 운동성 등 정자의 상태 기준을 2010년 들어 지난 1999년 보다 낮췄다. 달리 말하면 점점 남성불임 원인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불임의 원인 중 남성이 원인인 경우가 약 40%에 달하게 되면서 이번 사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다. 실제 부산광역시한의사회와 서울 성북구한의사회가 여성 단독 난임치료사업에서 부부 난임치료 사업으로 확대한 뒤 임신율과 유산율에 있어 더 나아졌다. 일반적으로 남성에게도 한약치료를 하게 되는데 한약 복용을 하면 정자의 운동성과 질, 양 등이 나아지는 많은 보고가 있다. 타 시도지부의 사업을 참조해 남성 난임치료에도 더욱 힘쓰겠다. Q. 전남의 경우 지리적 한계로 인한 소통 및 홍보의 어려움 등이 늘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전남도청과 전남지부에서 이를 극복하고자 방송을 통해 한의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적극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홍보에 들인 품이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특히 연 초 직접적인 면담과 같은 대면 접촉이 불가했기 때문에 더욱 힘든 한 해가 됐지만, 뼈와 살을 깎는 홍보활동으로 대상 모집이 가능했다. 특히 여수시한의사회와 함께 8차례 가량 여성질환 임상 강의를 마련해 한의사 회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구글 클래스룸과 줌 등을 이용해 강의도 진행했다. 현재까지는 주로 전화를 통해 한의사 회원들과 소통을 했는데, 난임에 관해서는 온라인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정보 공유와 관리를 진행하도록 하고자 한다. 난임 부부의 경우 원칙상 담당하고 있는 한의원에서 상담과 치료를 진행토록 하고 있지만, 난임 사업과 관련된 홍보는 시·군의 홈페이지와 SNS 등으로 독려하고 있다. Q. 전남은 타 지역보다 지역 의사회의 공격을 심하게 받고 있다. 한의난임치료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난임 환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방치료를 받다가 양방치료를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양방치료를 받다가 한방치료를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둘 다 병행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가 가장 옳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난임 환자들의 절실함이 여러 치료를 선택하게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양쪽 난관이 폐쇄된 경우에는 양방치료를 받아야만 할 것이고, 호르몬 부작용이 심해 양방치료를 못 받는 경우에는 한방치료를 받아야만 할 것이다. 서로를 공격해봐야 곧 전남의 인구감소가 급격히 진행될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 마음을 열고 좀 더 나은 결과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다른 지역엔 없는 한·양방 협진 모델을 구축하고 싶다. 미국에서도 양방 난임치료 전 침치료를 통해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등 서로 보완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양방 난임치료를 수차례 진행해 심신의 균형이 무너진 환자들을 한의치료로 균형을 바로잡는 치료를 하고 있다. 한방치료와 양방치료 중 누가 애를 만들었는지 손을 들어주는 것보다 어떻게 난임치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Q. 전남도청이나 전남도의회에 바라는 점은? 전남에는 소아 성장과 관련된 사업이 없어 부모들이 자꾸 대도시로만 가려하는 경향이 있다. 한의난임치료로 난임치료를 하면서 성장이 지연되거나 성조숙증이 있는 아이들을 보건소와 연계, 한의소아성장치료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연결 사업을 진행하면 좋겠다. 지금 순천시에서는 3자녀 첩약지원 사업이 있다. 다른 시·군에서도 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 한의난임치료가 산모 케어 및 아이돌봄사업으로 연계됐으면 한다. 인구정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 한다면 전남의 인구감소율을 줄이고, 전남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Q. 더 강조하고 싶은 말은? 양방난임치료는 국가사업으로 항시 진행 되고 있다. 한의난임치료도 국가사업으로 진행이 돼 어느 때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수원시민께 생애주기별 한의약 사업 제공을 목표로 최선”<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분회 회장으로부터 분회 활성화를 위한 주요 추진사업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한다. Q. 수원시한의사회(이하 수원분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수원분회는 지난 1957년 12월10일 강창현 초대 회장님과 회원 9명으로 창립됐다. 60여년이 지난 현재 분회 신상 등록된 회원이 431명인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분회다. 더 소개를 하면 수원분회는 단순히 외형적인 확장뿐만 아니라 내적인 부분에서도 지역 보건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며, 시민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원시와 함께 또는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수원시민에게 “생애주기별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시립어린이집 한의약 건강주치의 사업 △저소득층 아동 담당의 사업 △학교한의사 시범사업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둘째아 이상 출산여성 산후조리 한약 할인지원사업 △HUB보건소 한의약 건강증진 강좌를 통한 비만·갱년기·중풍예방·어르신관절질환 개선 프로그램 △화성행궁 역사속 한의약 체험 프로그램 △수원시 자매도시 캄보디아 의료봉사단 참여 등 많은 정기적인 사업을 진행하여 왔다. 이런 사업들이 수원시 유관단체들과 많은 협력아래 수원시민과 한의약이 함께하는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자부한다. Q. 수원분회 총무이사, 영통구분회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 2016년 수원분회 회장에 선출된 이후 현재 연임까지 중이다. 선배의 권유로 우연한 기회에 분회 회무에 참여한지 18년이 됐다. 분회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 저 스스로도 한의약과 한의사회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한의약과 한의사회를 올바르고 자세하게 알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Q. 지금까지 수원분회를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수원분회는 이전 회장님들과 임원들의 노력으로 수원시의 예산이 포함된 사업을 많이 수행해왔다. 하지만 매년마다 예산 문제와 주무 담당자의 판단, 그 외 여러 변수들로 인해 사업의 존폐 자체가 논의되는 등 지속적이고 안정된 사업으로 진행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사업의 지속을 위해 ‘사업 성과 발표회’를 열어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나아가 수원시 특성에 맞는 조례 제정을 통해 조금 더 안정적인 사업으로 수원시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노력으로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난임부부를 위한 한의약 지원 조례’와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를 모두 제정하는 쾌거를 이뤘다. Q. 수원시 한의난임지원 사업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어떻게 더 발전시킬 계획인가? 현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장이 수원분회장일 때 처음 시작한 이래 적극 참여한 많은 회원분들의 노력으로 높은 임신 성공률과 남성 난임까지 확대가 됐다. 하지만 난임치료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후 난임대상자의 한의지원사업 참여가 이전과 많이 달라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는 한의난임지원 사업 참여 선행 후 건강보험 참여(인공수정 및 체외수정 등 보조생식술)가 난임 대상자들에게 더욱 효율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내용 자체도 현재 한의난임지원 사업 참여시 일정기간의 보조생식술 금지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난임가족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한의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으로 개선 노력하려 한다. Q. 수원분회 나눔봉사단도 창립했다. 그동안 개인적인 후원과 봉사활동으로 한의사로서 지역 소외계층을 돌보고 계신 분들이 수원분회에는 많이 있다. 하지만 한의사회 단체의 조직적인 모습은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서 사회적 지위에 맞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통해 수원시 내의 의료, 생계, 신체, 정신 등 다양한 취약 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봉사단을 창단했다. 이를 통해 수원시민과 한의사회가 함께하는 모습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수원분회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원지역에서 한의약으로 본업을 수행하는 한의사 개개인에게도 큰 보람과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회원 가족과 사회에 모범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창립을 위해 43명의 발기인들이 동참해서 1245만원의 창립기금을 마련해줬다. 이제 430명의 분회 회원들과 함께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소개를 빌어 서만선 단장을 비롯한 나눔위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Q. 임기 내 꼭 추진하고 싶은 회무는? 수원분회는 지난 2013년부터 지금까지 9년 동안 ‘둘째아 출산여성의 한약 할인지원사업’을 통해 출산 후 한약을 통한 산후조리를 알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4537명의 산모들에게 처방을 했다. 사업도 점차 확대돼 지난해에는 둘째아 출산 산모의 26%정도가 이 사업을 통해 산후조리 한약 지원을 받았다. 이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수원시 산모들의 건강을 돌보는 이 사업이 수원시의 예산 지원을 통해 더 확대된 사업으로 진행되도록 힘쓰겠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회원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수원분회를 알리고, 분회회원들과도 지면이나마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수원분회는 많은 한의약 관련 사업과 회무가 있다. 이제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수원지역의 곳곳을 살펴 나눔의 실천도 하려한다. 지금까지 함께해준 분회 회원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
“역량중심, 임상표현 중심의 교육 실현코자 해”[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 11개 한의대·1개 한의전 학(원)장으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와 각 대학의 발전 방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호에서는 동국대 한의과대학 김동일 학장으로부터 앞으로의 한의학 교육 방향 등을 들어봤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병원장 직책에 이어 지난 2019년 12월 2일부터 동국대 한의과대학 학장 보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방부인과학을 전공했고, 동국대 일산한방병원에서 여성의학과 진료를 맡으며 주로 △난임 △다낭성난소증후군 △갱년기장애 △월경통, 골반통, 산후풍 등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연구와 관련해선 과거 임상 주제에 대한 연구와 함께 한방부인과 고전문헌을 번역하는 작업을 오래 해왔고, 근래 치중하고 있는 연구 분야로는 갱년기장애와 난임 분야다. 여성 갱년기장애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을 최근에 마무리한 바 있고, 이에 근거한 진료수행지침도 개발했다. 올해부터는 지난 2010년에 개발했던 여성 난임진료지침을 고도화하는 연구과제를 주관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동국대 한의대와 깊은 인연이 있다. 1986년 3월 동국대 한의대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고, 2021년 8월인 현재에는 이곳에서 연구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86년도부터 쭉 이곳에서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 짧은 병역의무 수행기간과 개인병원 근무기간을 합친 1년 4개월, 우석대 교수로 근무했던 1년 6개월을 제외하면 그래도 약 32년을 동국대 한의대와 인연을 맺고 살아왔다. 서울, 일산, 경주에 위치한 병원 등지에서 두루 근무했으니 인연이 넓고 깊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기간 함께해서인지 여러 가지 관점으로 내가 속한 조직을 살펴볼 수 있는 능력도 생긴 듯하다. Q. 동국대 한의대만의 특징이 있다면? 동국대 한의대는 기초분야에서 한의학의 이론 교육에 충실한 전통이 있다. △원전학 및 의사학 △생리학 △병리학 △본초학 등의 교육과정에서 열정적인 강의와 실습이 이뤄지고 있으며, 중개과목적 성격이 강한 △경혈학 △진단학 △방제학 △예방의학 등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임상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과 술기 능력의 함양에 주안을 두고 있다. 한편 원전학 분야에서는 문헌정보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처리하고, 지식정보를 활용하는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달라진 모습으로 여겨진다. 또한 진단학 분야에서는 의공학 영역을 전공하신 교수님에 의해 현대 기기진단의 활용에 대해 교육이 진행되는 점도 동국대 한의대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본초학교실과 해부학교실에서도 한의사가 아닌 교수님들의 임용을 통해 한의학이라는 학문 공간에서 새로운 연구와 교육의 접점을 이루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또, 임상 분야의 경우 의과대학병원과 일찍이 공존해 협진연구와 진료에 선도적 노력을 했던 전통도 있다. 한방재활의학과, 침구의학과, 신경정신과학 분야 등에서 특히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실제 임상 상황과 연구 결실들을 모아 근거중심으로 교육하는 동국한의대만의 특이점도 있다. Q. 학장 취임 후, 교육 관련 이슈 현황은? 제2주기 한의과대학 인증평가를 준비하는 것이 학장으로서 맡은 가장 주요한 업무였다. 동국대 한의대는 제1주기 평가에서 ‘모범’ 인증을 받았지만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욕구 반영, 나날이 변화되는 의료환경에 적응, 임상실습교육의 강화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기에 이를 개선해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육 콘텐츠 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임상실습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의 논의를 활성화해 집단지성에 근거한 합의안 마련을 위한 첫걸음을 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작은 변화부터 주고자 시도했다. 학점 당 교육시수를 조정하면서 전공 선택제를 도입,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잉여 시간에 설강했다. 한의사 직무역량에 근거한 동국대학의 교육목표를 설정했기에 향후 ‘역량중심의 교육’, ‘임상표현 중심의 교육’을 위한 수직 및 수평적 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Q. 코로나19로 인해 교육과정 개편이 큰 이슈다.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서는 다가오는 9월에 있을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이하 한평원) 2주기 인증평가를 마치고 새롭게 논의를 재개할 계획이며, 교육과정개편심의를 위한 기구가 활발히 작동하리라 믿고 있다. 교육소비자들인 학생들도 나름의 개편안을 마련 중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공급자와 소비자가 합의할 수 있고, 미래 의료환경에서도 적응력을 갖출 수 있는 교육과정 개편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Q.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점은 없는가? 교수들 입장에서는 전반적인 학력 저하와 교실 밖 교육프로그램의 단절이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있다. 비대면강의 자료 준비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는 등 작년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는 조금 수월해졌지만 환자를 대면해 진료하는 의료인의 기본적인 직무를 고려할 때,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교육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대학의 존립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선·후배와 동기간의 교류가 단절되는 것, 사회적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Q. 비대면 수업이 많이 늘어났다. 대면과 비대면으로 분반을 해 격주로 강의를 진행하고, 실습과목은 분반 대면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에 미흡하지만 완전한 비대면은 아니어서 다행이라 여긴다. 고양시와 경주시는 코로나가 초기부터 발생한 곳이기에 다른 대학보다 실습을 시작하기 앞서 설득과 지침에 따른 일관된 의사 결정이 필요했고, 다행히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학기 초에 화상으로 신입생 전체 화상회의를 개최했고, 여름방학 중에 총 2회에 걸쳐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학술토크쇼’를 학생회와 함께 기획하고 있다. Q. 학생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사회가 급변함에 따라 미래에 한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늘었다. 의학계열 중에서 본인이 선택한 ‘한의학’이라는 이 길이 옳은지에 대한 회의도 순간순간 있을 것이다. 선생(先生)으로서는 이들에게 먼저 길을 열어 보여야 하고, 후생으로서는 청출어람(靑出於藍)해 선생의 외경을 받을 수 있는 후생가외(後生可畏)의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합해서 고민을 풀어가고자 한다. Q. 임기 내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여름방학 중, 한의대와 의대의 통합 컴퓨터기반평가(CBT)실이 마련되고, 향후 임상술기실도 통합해 활용하게 된다. 이들을 최대한 신속히 도입해보고 싶다. 그리고 교과과정 개편논의를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남은 임기에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임상술기시험(CPX) 도입, CBT 시행 등 한평원에서 개발을 마친 ‘임상표현 학습주제 진료수행지침’의 교육현장 반영이라는 과제를 ‘한의학교육 영남 컨소시엄 교육콘텐츠 공동개발 사업’과 연계해 진행코자 한다. 이에 동국대학에서는 침구의학과의 김은정 교수와 한방부인과학의 내가 실무책임자로 교육콘텐츠 개발에 직접 참여하게 돼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
“자주 오는 환아에게 병원 놀이는 ‘맥진하고 침놓는’ 놀이예요”[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주도에서 영·유·소아 특화한의원을 운영 중인 김정태 더아이맘한의원장에게 영·유·소아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상의 어려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제주특별자치도 영·유·소아 특화한의원 ‘the아이맘한의원’에서 진료하고 있는 원장 김정태다. 2005년에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한방병원에서 2008년 2월까지 근무 후 2008년 11월에 제주로 이주해 14년째 진료하고 있다. Q. 돌 전 아이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다. 2006년에 태어난 첫째가 심한 ‘야제증’을 가진 아이였다. 출생 직후부터 제 아이는 하루의 반 이상을 자지러지게 울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도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깨어나 수 시간 울기를 반복하는 심각한 야제증이 1년 넘게 지속됐고, 성장 부진과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고열로 입원을 반복하곤 했다. 병원 수련의 근무 때문에 육아에 참여하지 못했던 제 빈자리를 혼자 채우던 아내는 극심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했던 아이의 상태는 1년이 넘는 동안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계속해서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으로의 파견근무를 하게 됐지만 도저히 아이와 아내를 둘만 둘 수 없어서 2008년 병원을 퇴사했다. 그 후 몇 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오롯이 가정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은 제주도로 이주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의 저의 역할이 절실했던 시절이었다. 2008년 가족을 위한 제주도로의 이주 결정이 제 삶과 제 진료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다. 아이와 아내를 위한 가정생활을 다짐한 후 우선 소아과 교과서와 시중의 육아에 관련된 책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진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해서였다. 그것이 바로 지금 영유소아 진료를 주로 하는 한의사로서의 출발이 됐다. 어떤 환자를 만났을 때보다 가장 진심의 공감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영유소아 진료였고, 그러한 저의 절실함이 저의 길이 되어 2012년에 ‘아이맘한의원’을 개원, 2020년에 ‘the아이맘한의원’으로 확장 이전 개원해 10년째 영유소아 특화진료를 하고 있다. 현재 아이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먹기 쉽게 증류한약으로 처방하고 있다. Q. 진료를 시작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빠르면 산후조리원 퇴소 시점인 생후 16일에 처음으로 한의치료를 경험한다. 야제증, 태열, 신생아 변비, 영아산통, 감기 등 내원의 이유는 다양하다. 한의사인 제가 봤을 때에는 심각한 증상이 아니더라도, 환아의 부모에게는 그 환아의 모든 상태가 얼마나 걱정스러운지 짐작하기 때문에 환아의 증상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그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안함도 함께 충분히 듣고 상담한다. 그런 시간을 가진 후, 환아에게 침 시술을 하고 부모님에게는 가정에서의 아이 돌봄에 대한 팁을 드리는 식으로 진료를 진행한다. 그렇게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침 시술을 경험한다. 그래서인지 규칙적으로 내원하는 환아의 경우 병원 놀이를 할 때 청진기와 주사 대신, 손목을 잡고 맥진을 하고 침 시술 흉내를 내며 놀이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매일 반복되는 진료가 이 아이들의 평생에서 한의원에 대한 첫 기억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제게 진료를 받았던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됐을 때에도 아플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료하고 있다. Q. 진료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저희 한의원은 신생아부터 침 치료를 시행한다. 그래서 처음 ‘아이맘한의원’을 개원했을 당시 침 시술에 대한 보호자들의 저항감이 참 힘들었다. “이 작은 아기에게 어떻게 침을 맞히나요?” 하고 놀라서 쳐다보는 보호자들에게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꼼꼼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치료 동의를 받는 데에 치료보다도 더 긴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해 잘 치료를 받던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어릴 때야 뭣 모르고 부모님에게 안겨 와서 침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고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또다시 치료에 대한 동의과정을 거쳐야 했다. 예전에는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하면 됐지만 그때는 환아의 눈높이에 맞추어 침 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했다. 이런 치료의 전 단계는 10년 째 저희 한의원에서는 하루에 수없이 반복되는 일상이며 이러한 과정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환아의 좋은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제게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친구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가 있다. 그렇게 매일 환아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가며 환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설득하면서 그 반복되는 일상을 열심히 극복하는 중이다. Q. 영유아에 대한 침 치료의 강점은? 가끔 육지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신 환아 보호자 분들이나 또는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 환아들의 진료 소개 부탁을 받게 될 때가 있다. 영유아기의 야제증이나 감기 등의 이유로 침 치료를 받고 싶은 환자들의 문의다. ‘영유아의 침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한의원을 찾기 힘들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분명 저 말고도 치열하게 영유아 환자들을 진료하며 영유소아 침 시술에 열을 올리고 계신 한의사 동료들이 곳곳에 많이 계실 줄 알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저 또한 지역적으로 소개해드리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소아과의 침구분야는 한방소아과가 더욱 밀접하게 환자들에게 다가가려면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소아과 환자들의 경우, 특히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자기 몸의 상태를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맥진을 통한 진단이 강점이 되고, 회복력이 놀라운 소아과 환자들에게 침 치료는 예후 또한 좋고 치료 속도도 빨라서 한방소아과의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수 한의사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부분을 지켜나가기에 벅참을 저 또한 느끼기 때문에 소아 침구학을 많은 선후배님들과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모로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한의사로 살아가는 삶에 감사한다.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영유아 환아들의 보호자들의 관심사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오늘 하루도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보호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떻게 지냈는지 등 기본적인 관심으로부터 환아의 치료를 시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의학을 어렸을 때부터 경험하는 저희 한의원의 환아들에게 편안한 첫 한의치료의 기억을 선물하고 싶다. 환아들이 훗날 어른이 되어서도 몸이 불편할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곳이 한의원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
“의료봉사활동, 좋은 영향력 발휘해 즐거움 받아가는 것”보건의료통합봉사회 연 나 현 진료부장 지난 7월 10일 보건의료통합봉사회(회장 손창현, 이하 IHCO)의 농촌재능나눔 의료단체 활동지원사업 ‘다시, 함께 잇다’를 통해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의 농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실시했다.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찾아주신 노인 분들에게 안전하게 양질의 진료, 보건의료교육, 체험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우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어려운 시기에 오랜만에 이루어진 봉사였기에 소중한 시간들이었고, 함께한 의료진 모두 온 힘을 다해 진료에 임해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진료가 재미있다’였고, 그래서인지 이번 활동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매일 하던 진료가 갑자기 왜 재미있었을까? 보건의료계열 학생들은 학창 시절부터 의료봉사를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막상 의료인이 되고 나서는 시간적인 여유나 기회가 부족해서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고를 들여 봉사에 임하면 여러 제약에서 벗어나 오롯이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진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깨달은 바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하던 진료이지만 조금은 색다른 기쁨을 얻게 된다. 영월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받아야 할 의료를 접하기 힘든 의료취약지역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어 본인이 받아야 할 적절한 처치를 모르거나 미루고 계시는 등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항응고제를 복용하시면서 대량의 사혈을 원하시는 분, 혈압약을 임의로 중단하고 본인의 혈압이 얼마인지도 모르시는 분, 발목 염좌로 인해 캐스트를 하고도 1달 넘게 지속되는 붓기에도 아무 치료도 받지 않고 계시는 분 등 그런 분들에게 현재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처치를 시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의료기관에 방문해 어떤 치료를 받으시는 게 적절한지 말씀드렸고, 당일의 치료에 국한되지 않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진료에 임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실했고 즐겁다는 공통된 감정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의원에 한 번도 내원해보지 않은 어르신도 계셨다. 그런 분께는 한의학에 대한 첫 인상이 좋을 수 있게 소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하는 치료에 대해 안내드리고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치료를 받는 게 효과적임을 설명 드리며, 거부감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나가실 수 있게 설득했다. 역시 봉사는 우리가 매일 하는 진료의 연장선일 뿐이며 기꺼이 해야 하는 일들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요즘 시대의 진료란 단순히 술기나 처치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하는 것이고, 그것이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역할이다. 의료 봉사에 가면 이러한 소질을 자연스럽게 발휘하게 된다. 의료소외지역의 취약계층은 보통 정보를 명확히 제공 받지 못해 적절한 의료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의료 봉사에서는 당장의 치료, 처치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상담과 티칭에 힘을 쏟게 되는데, 실은 이것이 평소에도 의료인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다행히 이번 봉사에 기꺼이 참여해 주신 의료진 덕분에 다들 충분한 시간을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쏟을 수 있었다. 그분들께 필요한 치료를 시행하고 앞으로 어떠한 의료적 처치가 필요할지 세심하게 조언하며, 오늘의 봉사가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보다 건강해질 수 있도록 성심을 다했다. 그런 의료진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어르신들도 편하게 많은 질문을 해주셨고, 분에 넘치는 감사의 표현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성과라고 한다면 한의학을 낯설게 생각했던 몇몇 분들께 한의치료의 우수함을 알리고, 이들에게 한의학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또 IHCO의 특성상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인들과 소통하며 스스로의 발전에도 몹시 이로운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함께할 많은 사람들과 더욱 큰 나눔을 할 것이 기대되는 경험이었다.이렇듯 텍스트로는 배울 수 없는, 사람들이 주는 배움을 받아가는 것이 봉사활동의 가장 큰 수확이다. 환자로 내원하신 어르신들, 함께 준비하는 기획단,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계열 종사자 분들까지 모두에게서 각각 배울 점이 많았다. 어렵게 시간을 내고 노력을 쏟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보답과 즐거움이 돌아오기 때문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다. 앞으로도 많은 의료사각지대를 찾아가는 IHCO의 봉사활동이 계속될 예정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또 받아가는 것이 봉사이다. 환자에게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한의사라면 의료 봉사 활동을 통해 본인 진료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기회를 가져 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
우리의 한의학-完, 오적산의, 오적산에 의한, 오적산을 위한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 조사’에서 한방의료기관 전체 한약 처방 1순위는 당나라 846년에 만들어진 오적산으로, 56종 보험처방 순위에서도 점유율 49.8% 약제비 79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보험처방에서 지난 30여 년간 연속 1위이면서 8000만 일 이상 투약하였으니, 한 환자에게 3일분씩 계산하면 약 2600만여 명을 치료했고, 제약회사는 1600억 원 이상을 약제비로 지급받았다. 이외에 한방의료기관·한약국·약국에서 첩약과 비보험 처방약까지 합하면 더 많은 환자에게 투약됐을 것이다. 오적산, 그 동안 국민 건강과 질병 치료에 기여했고, 부작용 보고도 없으니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 문명사회에서 의약품이 30년·2600만 명·1600억 원 이상으로, 또 한의계의 천하제일 우수 명품 처방임에도 그 품격에 걸 맞는 한의학적·의학적·약학적 의약품 자료는 거의 없다. 오적산,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현재 18개 제약회사가 오적산을 생산하고 있다. 의약품을 제조하려면 안정성·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여 심사·승인을 받아야 하나, 법적으로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10종 한의서에 수록된 처방 제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오적산 엑스제제는 이들 자료 없이 제조되고 있고, 오적산 첩약 조제 역시 한의서를 근거로 한 여러 직능인들의 법적 행위로 식약처 관할 업무가 아니다. 이렇듯 전통약 제조 및 조제와 관련한 국가 정책은 오랜 기간 투약한 경험을 인정하고, 또 현실적으로 합성의약품 수준같이 한약 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도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만약 한의사·한약사·약사가 제약회사에게 “오적산 제품 QC자료 보여 주세요? 한번 복용하면 효과는 몇 시간 지속되나요? 독성평가 자료 있으세요? 타이레놀과 같이 복용하여도 괜찮은가요? 라벨에 기재된 적응증 임상연구 자료 보내주세요? 그 질환 치료율이 몇 %인가요? 가장 심한 부작용은 무엇인가요?”라고 구매자 입장에서 소비자 권리(의사 약사는 합성의약품에 대한 어떤 자료도 문의할 수 있다)를 이야기하거나, 어느 날 갑자기 제약회사가 “원장님이 필요로 하는 오적산 자료 갖다드릴까요?” 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한의서 모독, 한의약 원리 무시, 한의약계 폄훼, 제약업계 불신, 식약처 정책 위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거부, 투자할 필요가 없는 일에 이익 낭비하는 한의약적·사회적·법적·경제적 딜레마에 빠져 버린다.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했는가? 오적산은 중국 일본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기 없는 처방이다. 일본의 한약 처방 147종 중 생산액 14억 원으로 87위이고, 중국은 관련 자료도 거의 없다. 한국 한의계가 아! 이렇게 효능이 우수한 오적산을 모르다니! 안타까워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오적산 적응증에 효과 있는 다른 처방들을 투약하고 있다. 현재 한·중·일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오적산 자료 분량만 단순히 살펴보면, 중국 2페이지, 한국 2페이지, 일본 27페이지다. 일본만 특이한 것은 1988년부터 제약회사가 사내에 의약품 정보담당 조직을 두고, 일본 병원약사회와 함께 오적산에 요구되는 필요 자료와 그 구성으로 13개 분류 71개 세부 항목을 논의했다. 그리고 각 항목 자료 구축을 위하여 자체 또는 외부 연구를 통해 조금씩 해결하면서, 오적산 적정 사용과 평가를 위한 정보 자료를 완성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제약업계는 오적산을 제조하면서 품질 향상과 균질성 관리 기술이 발전되었고, 충분한 복약지침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가? 최근 식약처는 한약제제 제조 관리 지침 미준수와 품질 부적합으로 제약회사에 대한 행정 제재와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연구에 의하면 오적산 정량 및 패턴 분석 결과, 전탕액 보다 엑스제제 지표성분 함량이 낮고 각 제약회사 제품마다 함량 편차도 크다고 한다. 이렇게 의약품 안정성이 흔들리면 당연히 효능이 흔들리고, 이어서 한약제제 신뢰도가 떨어져 구매는 감소하고 한방제약산업은 추락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의계는 지난 30년 동안 오적산 안전성·유효성 근거를 확보하였는가? 外感風寒·內傷生冷·五勞七傷에 의한 증상을 변증논치하여 風寒濕으로 진단된 2600만 환자에게 투약하면서, 특히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각 효능들을 확인했는가? 오적산이 五勞 중 어느 勞, 七傷 중 어느 傷, 五積 중 어느 積, 十種 腰痛 중 어느 腰痛에 더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한의학계 지침이 있는가? 그리고 이들 각 원인별, 각 증상별 치료율은 몇 %인가? 의학 질병인 감염성 관절병증에서부터 원인 불명의 생체 역학적 병변들 중에 효과 있는 새로운 적응증은 발견하였는가? 또 감미 오적산(< 15종 한약재), 원방 오적산(15종 한약재), 가미 오적산(>∞ 한약재) 중 어느 처방이 각 효능에 통계적으로 몇 % 유의성이 있었는가? 그리고 각 질환에 오적산 단독과 병용한 침, 뜸, 부항, 추나요법, 매선요법, 한방물리치료, 약침 등이 각 시술별로 병용 효과 차이가 몇 %있다는 논문이 있는가? 혹시 2600만 환자 중에 몇 %가 風寒濕이 제거 안 되었고, 그 원인은 밝혀졌는가? 또 부작용 보고는 잘하였고, 10만 명당 발생 비율은 몇 %인가? 오적산은 곧 한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다 30년 2600만 환자 빅데이터에서도 양질의 근거 창출이나 향후 임상·교육 현장에 기여할 어떤 좋은 자료를 찾을 수 없다. 결국 한의계는 세상 어디에서도 좋은 자료가 생성 안 되니, 다음에 더 합리적이고 치료율 높은 진료를 할 수 없고, 학교에서는 더 효율적이고 일목요연한 교육이 안 되는 악순환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히 한의계는 다른 방법이 없고 오직 한의서에서 오적산 읽고 해석하고 암기하고 고민하는 것이 공부이고, 각자 자기만의 배타적 오적산 主觀 세우 것이 가장 올바른 교육이자 진료 방법이고 목표가 되었다. 매년 150만 명이 투약받는 오적산 현 상황은 음양오행론, 각종 본초방제이론, 체질론, 변증논치 등 한의학 학문 구조의 진실 값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고, 정책적으로는 한의계 내·외적 역량과 전략 목표라고 표방하는 한의약 과학화·표준화·산업화·세계화를 측정하는 중요 바로미터이다. 다행히 현재 한의약학계와 제약계는 서로 노력하면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는 잘 구축되어있다. 다만 한의계 교육·임상 현장에서 846년도에 발간된 한의서 자료만으로도 수업과 진료에 만족하는지, 아니면 불만족스러운지 어느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적산 과거·현재·미래가 곧 한의학 과거·현재·미래다. 30년 후 2051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한의대 학생들과 지부 보수 교육받는 한의사들이 “황제, 허준은 믿지만, 나머지는 한문 말고 숫자로 된 자료로 설명해주세요”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한의사 개개인의 역량 모아 소통하는 공간 만들었어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사 온라인 교육 플랫폼 ‘닥터한(https://doctorhan.co.kr/)’을 운영 중인 최진우 대표에게 닥터한 소개와 설립 배경, 비전과 하반기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이면서 한의사 온라인 교육 플랫폼 닥터한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 최진우라고 한다. Q. ‘닥터한’은 어떤 사이트인가? 한마디로 ‘한의학 종합 콘텐츠 서비스’다. 한의사의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상강의가 주로 올라와 있다. 현재 인기 있는 임상 침법, 통증 매뉴얼, 추나 강의와 한의학 전반을 다루는 임상 매뉴얼 강의와 혈액검사 강의를 비롯한 다양한 임상강의가 있고 세무, 직원교육, 경영강의를 비롯해 약 30여 편이 올라와 있다. 콘텐츠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고 계속해서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강의들이 많다. Q. 설립 배경은? 우연히 치과의사들이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학술·교육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고 시작했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이 실력이 좋아서 코로나19 이전에 외국에 강의도 많이 하러 다니고 치의학 온라인교육 플랫폼들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한의사들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침과 한약의 임상 활용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수준도 높은데 그런 개개인 한의사의 역량이 한 데 잘 모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여러 훌륭하신 분들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면서 학술적으로도 서로 왕성하게 교류하고, 로컬에서 대부분 임상을 하는 한의사들이 임상이나 경영 과정에서 드는 고민도 나누고 실질적인 정보도 교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온라인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평소에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고 마침 친동생이 개발자여서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를 염두하고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설립한 지 얼마 뒤 팬데믹 상황이 확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Q.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점은? 우선 교육 콘텐츠 수가 많고 직원 교육에 대한 강의가 있다는 점이다. 로컬에서 많은 원장님들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 직원교육인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업그레이드를 해나갈 예정이다.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플랫폼을 운영하다보니 로컬임상 현장에서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확실히 피부에 와 닿는 점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콘텐츠 외에도 기능적으로도 향후 로컬 임상의들이 유용하게 도움이 될 검색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Q. 닥터한의 비전과 올 하반기 사업 계획은? 현재는 일방향의 강의만 올라오고 있는데 서로 질문하고 배우고 자극받을 수 있게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끌고 가려고 한다.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온라인 강의 특성상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끝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강사가 가르치는 내용 외에도 닥터한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를 제작 할 계획이다. Q. 이용자에게 기대하는 바는? 플랫폼에서 단순히 공부만 하는 목적도 좋지만 한의계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여러 좋은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가지신 분들이 능동적으로 플랫폼에 참여하고 이용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게 닥터한에서도 기회를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어떤 형태로든 함께 하고 싶으신 한의사 분들을 적극 환영한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요즘에 특히 느끼는 말이 있는데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빨리 가는 것이 아닌 함께 멀리 가려면 여러 한의사들의 참여가 필요한 실정이다. 닥터한이 한의계의 다양한 임상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을 운영 중인 최진우 대표에게 닥터한 소개와 설립 배경, 비전과 하반기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②[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8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으며 ‘파주환경연합’ 공동의장을 맡아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저자 “엄마는 왜 상추 안 먹어?” “엄마는 상추보다 깻잎이 좋아.” “그럼 엄마도 편식하는 거네.” “편식하는 게 아니라 엄마 몸엔 상추보다 깻잎이 더 필요해서 먹는 거야.” 고기 먹을 때 상추를 먹지 않는 저를 보고 아이는 제가 편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추를 좋아하지 않고 잘 먹지 않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유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 상추를 먹으면 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기간이면 의도적으로 피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주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회를 좋아했는데 회를 먹고 나서 탈이 나지 않으려면 깻잎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깻잎의 성질이 맵고 따뜻하니 회의 차가운 기운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맛이 없는 상추보다는 약간 쓰지만 향이 나는 깻잎에 더 끌렸던 것 같습니다. 7월에는 텃밭에 잠시만 가지 않아도 잡초가 심어둔 작물보다 커집니다. 물론 비닐을 깔고 심은 작물은 잡초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잘 자랄 수 있지만 비닐로 인해 지표 온도가 너무 올라가버리면 지렁이도 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비닐멀칭을 하지 않습니다. 잡초와 함께 작물을 키우고 볏짚만 덮어서 심은 작물이 드러나게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7월은 잡초가 작물을, 사람을 이기는 달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텃밭 일구기를 포기하는 분들도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너무 웃자란 잡초를 감당하지 못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풀을 뽑아주는 수고를 덜 하더라도 깻잎은 ‘나 여기 있어’ 하면서 고개를 내밀고 풀보다 조금 더 키가 커져 있습니다. 4월 말에 깻잎 씨를 심고 6월 초에 아주 작고 연하게 자랐을 때 솎아주기를 합니다. 그때 솎아낸 깻잎을 나물로 해먹어도 좋습니다. 남아 있는 깻잎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잎사귀가 초록을 더해가고 향도 강해지지요. 7월에 그 깻잎으로 여러 반찬을 만듭니다. 들깨를 얻기 위해서는 6월쯤에 깻잎 모종을 따로 심습니다. 늦게 심어야만 씨를 맺어서 들깨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솎아낸 여린 깻잎나물을 많이 좋아합니다. 아이에게 이야기한 ‘엄마 몸에 필요해서 먹는 거’라고 말한 이유는 깻잎에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어지러움 증상은 혈이 부족해서 생기는데, 혈을 보충하기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깻잎보다 좋은 채소는 없습니다. 또한 체내 염증 완화와 항알레르기 효과도 있습니다. 한장 한장 씻어서 물을 뺀 후 켜켜이 양념장을 발라 담는 깻잎겉절이는 젓가락질할 때마다 만든 이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반찬입니다. 날로 먹는 깻잎향이 강하다면 살짝 쪄서 먹어도 좋습니다. 깻잎 이야기만 너무 많이 했네요. 텃밭에서 찾은 보약에 깻잎은 당연히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보약이면 약으로 쓰는 식물을 기대하실 것 같은데, 그런 약재로 깻잎사촌 쯤 되는 ‘자소엽’(紫蘇葉)이 있습니다. 들깨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줄기와 잎이 보라색입니다. 그래서 ‘청소엽’(靑蘇葉)이라 불리는 깻잎과 달리 자소엽이라 부릅니다. 둘은 사촌이라고 불릴 만큼 학명도 비슷합니다. 자소엽의 학명은 ‘Perilla frutescens Britton var. acuta Kudo’이고, 들깨의 학명은 ‘Perilla frutescense var. japonica Hara’입니다. 자소엽에는 화타의 일화가 전해집니다. 게 먹기 시합 후 배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화타가 보라색 풀을 뜯어 달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복통이 사라진 사람들이 이 풀의 효능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물으니 예전에 물고기와 게를 많이 잡아먹은 수달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수달은 복통으로 고통스러운 듯 간신히 물가로 나와 풀밭에서 자줏빛 잎의 풀만 골라 뜯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 후 수달이 편해진 듯 일어나더니 물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그 자줏빛 풀이 게를 먹고 생긴 배탈에 유용하다는 것을 수달을 보며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소엽에 들어 있는 페릴알데히드 성분은 항균, 방부 작용이 뛰어나 식중독을 예방합니다. 화타의 전설에서와 같이 ‘어독’(魚毒)으로 인한 복통을 개선하는 효과가 현대 약리학에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텃밭에 자소엽을 심으면 다른 작물의 해충 피해가 줄어듭니다. 향이 독특해서 벌레들이 잘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소엽 어린잎, 부드러운 줄기를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후, 따뜻한 물에 녹차 우리듯 우려내면 자소엽차가 됩니다. 신기한 것은 물의 온도에 따라 차(茶)의 색이 달라지는데 섭씨 15도 정도의 차가운 물에서는 보라색을,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파란색이나 노란색을 띱니다. 일본에서는 매실 장아찌를 만들 때 착색과 방부의 효과를 얻으려고 자소엽을 사용합니다. 자소엽은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작물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자소엽의 잎과 줄기, 씨앗을 모두 약에 쓰는데 각각의 쓰임에는 약간 차이가 납니다. 씨앗인 ‘자소자’(紫蘇子)는 기(氣)를 아래로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가래를 삭이는 데 씁니다. 그래서 기침감기 탕약에는 반드시 들어가는 약재입니다. 줄기인 ‘자소경’(紫蘇梗)은 기를 순환시켜주니 임신부의 ‘안태’(安胎)에 효능이 있습니다. 배 안의 아이가 많이 움직여서 아랫배가 꽉 뭉치고 아픈 태동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자소경은 기를 천천히 순환시켜 아이를 편안하게 해 낙태를 막고 임신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의 ‘안태음’이라는 탕약에는 자소경이 꼭 들어갑니다. 자소엽은 물고기와 게를 먹고 체한 증상을 다스리며, 막힌 기를 뚫어줘 땀을 나게 하니 감기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초기 감기에는 자소엽차 한 잔만으로도 치료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효능을 지닌 자소엽을 닮은 청소엽 깻잎 또한 식중독 예방에 좋습니다. 그러니 딸의 오해를 이제 풀어야겠습니다. “딸아! 엄마는 편식하는 게 아니라 건강을 위해 깻잎을 먹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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