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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0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6년 『醫林』 제176호에는 裵成植 先生의 「五積散의 다섯가지 효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되어 있다. 裵成植 先生은 1956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광주광역시에 사상한방의원을 개설하여 진료했다. 경상남도 진해 출신으로 광주시한의사회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이사, 전라남도한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저술로는 『華陀神醫秘傳』, 『癌은 과연 不治病인가?』, 『癌의 韓方療法』, 『癌寶鑑』 등이 있다. 그는 특히 한의계의 거두 裵元植 先生과 인척지간이었다. 암 치료에 있어서 특히 瓦松을 많이 활용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瓦松은 古家 지붕에서만 자라는 특이 약물로서, 그가 창경궁의 고가 지붕 위에 자라난 瓦松을 따서 부인과질환을 치료해 성공한 치험례는 유명하다. 그는 瓦松을 膏로 만들기 위해 山豆根, 薏苡仁, 寶豆, 甘草, 白礬 등을 같이 넣어 삶기도 했다. 「五積散의 다섯가지 효능」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그가 이 처방을 얼마나 애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癌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는 점에서 五積散을 다방면에서 치료에 활용하면서 이에 대한 하나의 견해를 만들어낸 것이다. 아래에 그의 논문을 소개한다. “積散은 體內의 5種의 病(卽: 氣, 血, 食, 寒, 痰이 鬱積되어 있는 것)을 治療한다. 五積散은 消化器疾患, 神經系疾患, 婦人科疾患, 呼吸系疾患, 心藏系疾患 등 多方面에 應用되는 處方이다. 五積散은 平胃散, 二陳湯, 四物湯, 半夏厚朴湯, 桂枝湯 등의 加減으로 合方된 綜合辨證的 處方이라 思料된다. 五積散은 大體的으로 體質이 虛弱하고 貧血性이고 上體는 더운 硬이나 下體는 찬 體質, 手足이 차고 腰, 股, 下腹痛과 消化不良疾 등이 診斷될 때 第一 먼저 投與하고 싶은 處方이다. ※ 五積散의 處方 (蒼朮, 麻黃, 陳皮, 厚朴, 桔梗, 枳殼, 當歸, 川芎, 白芍藥, 白茯苓, 半夏, 乾姜, 白芷, 桂技, 甘草 15種 干三召二). ※ 婦人의 極甚한 月經困難症: 本方에 加 延胡索, 檳榔, 香附子, 砂仁 ※ 腰痛과 坐骨神經痛(婦人의 子宮位置異常痛): 本方에 加 半漆, 木瓜, 杜沖, 獨活, 白朮, 蜈蚣, 延胡索, 附子, 小苗香) ※ 神經性腸炎(神經性胃炎): 本方에 加 黃連, 烏梅, 蘇葉, 延胡索, 檳榔, 蜈蚣, 貝母, 烏賊骨, 砂仁, 石菖蒲). ※ 臍傍周圍痛(蛇瘕症): (本方에 加 延胡索, 檳榔, 蜈蚣, 香附子, 砂仁) ※ 原因不明의 下腹痛(少腹冷痛): (本方에 加 蜈蚣, 檳榔, 延胡索). 下痢하여 몸이 마르는 症(氣瘕)의 治療. 萬一 塊가 너무 단단할 때는 治療가 어려운 便에 속하나 治療可能케 할 수 있다.” -
우리의 한의학-15, 25년 前, 대만 陳 소장의 한국 한의계에 대한 우려와 오판신현규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1997년 대만 국립중국의약연구소 陳介甫 소장은 한국에서 출장 온 젊은 한의사에게 한국 한의계에 대해 염려스러운 고언을 한다. 하나는 “우수한 인재들이 한의대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제 학회나 회의에서 한의사들을 만나면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 앞으로는 한의학이 한국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한의사 수가 인구대비 대만 중의사보다 많다,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우려된다”며 당신과 전혀 상관없는 남의 나라 한의계를 걱정한다. 아버지가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들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한의계 진짜 실력을 알지 못하는 상황서 오판 하지만 이에 대해 합리적이며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반론은 충분하였다. 영어 공부! 금시초문이다. 영어는 해부학 원서로 인연은 끝났고, 한문 실력도 모자라 한의서 읽는 것도 고역인데 또 평생 그 많은 한의서 공부할 시간도 부족하다. 그리고 의료인 삶은 진료가 최상이고, 특히 한의사는 외국 학회에서 영어로 발표를 하거나 영어 논문 볼 일도 없다. 한의학적 치료를 위해 한의서를 이해하는 한문 공부가 곧 한의학 실력이고, 이 실력으로 쌓은 가장 한의학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한국·중국·대만의 한·중의사, 일본 의사들과 『黃帝內經』 이나 혹은 어떤 한의서를 가지고도 읽기·해석하기·암송하기·받아쓰기·백지내기 경진 대회하면 한국 한의사들이 1등할 자신이 있다. 聖典 『황제내경』을 정통으로 배운 한국 한의사가 중의사·의사보다 훨씬 순수하고 우수하다. 진 소장님! 한국 한의계의 진짜 실력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판한 것이다. 한국에 한의사 수가 많다는 이야기도 금시초문이다. 대외비(?)인 한의학 미래 발전에서는 한의사 인력이 수요대비 부족하여 최소 현 수준 이상이거나 확충이 필요하다. 인력 배치 열망에 의하면 국회에 2∼3명, 국제기구에 파견할 몇 십 명, 각 정부부처 및 지자체 공무원으로 백여 명, 법조인 및 각 종 고시 직종으로 백여 명, 국립한방병원과 각 지자체 의료원 및 보건소에 수백 명,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병원에 근무할 군의관 수백 명, 각 지방 한방산업을 일으킬 산업 역군과 연구 개발할 연구인력 수백 명, 한의약 벤처·제약·식품·의료기기·화장품 기업에 초빙될 수백 명, 아프리카에서 부터 중동·중앙아시아·러시아·동남아시아·남미까지 세계 각 국가와 지역에 한방병원을 설립하면, 충원되어야 할 수천 명. 그리고 유럽·캐나다·미국·호주로 이민 가서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파할 수천 명, 또 세계적인 한의학 붐으로 한방진료받기 위해 몰려올 외국 환자들 누가 치료할 것인가? 한의사의 인력…최정예 용사 십만 양병설 최후에 한의사 진출 요충지이자 세계 전통의학 시장에서 패권을 다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인 중국 대륙에 『東醫寶鑑』과 『東醫壽世保元』 50만권 들고 가서 한국 한의학과 사상체질의학 우수성을 펼치고 교두보를 확보하여, 중의학 세계화 기세를 본토에서 부터 차단할 최정예 용사 십만 양병설 등이 한의사 인력 정서이자 바람이다. 한의대 교수들도 말한다. “한의사들이 많이 배출되어 한의학연구원에도 많이 들어가고, 그래서 앞으로 한의계 입지를 튼튼히 만들어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떨쳐야한다”라고 말이다. 또 우리 같은 공공기관에서 직원 모집 공고내면 경쟁률이 인문계 학사 수백 대1, 자연계 박사 몇십 대1, 한의사는 미달 혹은 몇 대1이니, 가까이서 보아도 한의사가 부족하다. 진 소장님! 한의계의 비밀 인력 수급 열망을 알지 못해서 계산을 잘못하였다. 진 소장님 말씀 듣고, 한·중·일·대만 인구와 한·중의사 수를 계산기로 두드려 본다. 헉! 대만이 아니라 중국이? 어떻게 인구 12억에 4500만 명인데? 상식을 깨는 계산기! 엉터리 통계! 가짜 뉴스다! 한국 한의사 1인당 국민 수 4천901명, 중국 4천678명, 대만 7천173명, 일본 1만5천818명(일본동양의학회 소속 의사 수 기준)이다. 25년이 흐른 후 오늘 다시 계산해보니, 한국은 1명당 2천31명, 중국 2천857명, 대만 3천361명, 일본 1만7천925명이다. 최근 고용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의료인 직업에 대한 미래 전망 평가로, 의사는 OECD 기준과 비교하면 국민 건강을 위해서 의사 수는 더 필요하지만, 아울러 의료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의원 폐업이나 지역 재배치 그리고 개업의에서 봉직의로의 전환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의사와 달리 한의사들의 향후 전망은 밝았다. 인구의 고령화, 생명 및 건강 중시 의식변화 등 국민들의 웰빙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한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연주의 치료법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아토피, 비만, 스트레스 등 질환에 한의학 수요 증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의 건강보험 확대와 한약제제의 제형 개선으로 한의학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 한약을 소재로 한 의약품·식품산업 등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적으로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한의약 지원이 계속 이어지고, 의학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한의학 연구를 하고 있고 러시아·슬로바키아·터기 등에서도 관심이 높아 해외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21년도 정시 경쟁률이 한의대 13대1, 의대 6대1로 70년 동안 여전히 한의사의 호경기는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고난의 행군도 견디어낼 것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 시 급박하고 숨 막히는 탄생 순간에 보여준 숭고한 정신과 행동, 1993년 한약분쟁 시에 새벽을 알리는 전광석화와 같은 작전으로 과천벌 전투 승리, 2006년 모두의 자기희생으로 얻은 의료시장 개방 저지, 그 동안 타 단체들의 수차례 일원화를 향한 구애와 외·짝사랑에도 의연히 보여준 절개, 2020년 코로나19를 한의학으로 예방 치료하겠다는 고군분투의 집념으로 이어지는 고난과 투쟁의 역사 속에서 지켜온 민족의학! 황제 사랑을 버린 중의학과 황제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和漢의학과는 그 애정이 남다른 한국 한의학! 4개국 중 오직 한국 한의사만이 고대 중국인들의 전통 우주관과 생명철학을 제시한 『황제내경』을 숭상하는 수호자로서 陰陽五行과 無爲自然의 道를 지키는 尊經衛道 기개! 여기에 한문 공부 시에 유교 경전에서 스며든 세속의 각종 현실·이익·현상·통계에 굴하지 않는 信義와 義理, 學行一致 선비정신! 지난 70년을 우리는 이러한 애정과 기개, 정신으로 이겨왔고 앞으로 어떤 고난의 행군도 견디어낼 수 있다. 70년 후 협회 정원에는 열 분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좌측에 5인 동지회 동지들! 우측에 5인 한의과대학 교수 동지들!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15#편저자 주 :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처방 및 Ext제제등에 대하여 본초학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아울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淸陽湯의 처방의미] : 동의보감의 口眼喎斜에서 소개된 처방으로, 한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기준처방’과 ‘한국전통지식포털’ 등에서도 언급되어 있다. 陽을 맑게(淸)한다는 의미의 이름으로, 적응증은 안면신경마비로 안내하고 있다. [淸陽湯의 구성] 위의 처방은 李東垣처방으로서, 治口眼喎斜 頰顋緊急 胃中火盛 汗不止而小便數(중풍에 口眼이 喎斜하고 頰顋(뺨)가 緊急한 증을 다스린다. 이러한 症은 胃中에서 火가 盛하여 그러한 것이니-陽明經 침범으로 발생한 것이니-땀이 그치지 않고 많이 나며 소변횟수가 잦다)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위의 약물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甘草의 경우 生用과 炙用 2종류로 구분해 사용한 점이다. 이를 포함한 10종 한약재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①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4(微溫1) 凉性2(寒1) 平性2로서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②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7(微甘1) 辛味5 鹹味1 苦味1로서 甘辛味가 주를 이루고 있다. ③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脾7(胃4) 肺5(大腸2) 心6 肝3 膀胱2(腎1)로서 脾肺心經에 집중되어 있다. ④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4(補氣藥3 補血藥1) 解表藥3(發散風熱藥2 發散風寒1) 活血祛瘀藥2 淸熱燥濕藥1로서 전체적으로 보면 補瀉겸용(補益藥, 解表藥)의 목적으로 배합된 것을 알 수 있다. 1)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虛症에 동반하여 나타나는 寒症에 부응한 배합으로 정리된다. 즉 口眼喎斜의 경우 대부분이 寒邪 접촉에 연유한 것으로 초기에는 牽正散과 같은 溫性처방을 사용해야 하고 시간이 경과되면서 邪氣가 太陽經에서 陽明經으로 진입하여 發熱을 주증상으로 하는 陽明胃風의 경우에 凉性약물이 주를 이루는 葛根湯 등이 사용된다. 이후 진행되는 口眼喎斜는 다음 단계인 虛寒의 모양을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이에 부응한 처방 중의 하나가 淸陽湯인 것이다. 한편 여기에서 凉性의 3종 약물(升麻, 葛根, 黃柏)의 경우는 反佐의 배합의미에 덧붙여, 升麻와 葛根이 陽明經病에 맞춰져 있고 黃柏은 淸熱에 맞춰져 있으나 酒炒를 통해서 上部로 引經하고 있다. 2)甘辛味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 氣味論의 대전제인 ‘甘味는 滋補和中緩急한다’와 ‘辛味는 發散滋潤行氣한다’는 내용에 부합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본 처방에서 甘味는 虛症에 대하여 滋補의 의미로 補氣(黃芪)補血(當歸)의 균등분배로서 대처하여 경련해제(緩急)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辛味약물의 역할 역시 약한 發汗을 통한 行氣(發散滋潤)와 경련해제(行氣)에 있음을 알 수 있다. 3)脾肺心經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脾主肌肉’에 부합하는 것으로 더구나 口眼喎斜의 위치가 足陽明胃經의 顔面部유주분포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표리관계인 胃經의 陽明胃風에 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肺經의 경우는 ‘肺主氣 肺主皮毛’, 心經의 경우 ‘汗者心之餘液’의 내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4)補瀉겸용(補益藥, 解表藥)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 虛寒症에 대비하여 補益藥이 배치됨은 당연하며, 아울러 진행 혹은 남아있는 陽明經에 대하여 發散風熱(2) 發散風寒(1) 즉 약한 發汗을 통한 解表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發汗과 行氣·活血작용을 갖고 있는 약물의 경우 흔히 氣血阻滯의 病證에 많이 응용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2.虛寒症의 관점에서 본 淸陽湯의 문헌적 근거 虛寒症의 관점에서 문헌근거를 기준으로 본 처방의 구성약물 및 배합과정을 재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升麻: 肌腠의 邪를 제거하는데, 葛根과 더불어 脾胃의 淸陽之氣를 升擧한다. 즉 陽明의 邪를 升陽發散하여 肌肉의 表熱을 散하는 것이다(同葛根發陽明之汗). 2)黃芪: 대표적인 補氣固表劑이며 收斂性强壯藥으로 脾肺에 歸經하여 補脾益氣함으로써 升陽 작용을 나타내는데, 겉으로는 肌表에 도달하여 元氣下陷을 升擧하고 補氣固表하는 효능이 있어 止汗한다. ①黃芪와 升麻의 배합(補中益氣湯, 升陷湯): 氣下陷으로 인한 氣短不足에 응용하여 淸陽의 氣를 升擧케 하므로 氣虛下陷의 證을 치료한다. 여기에서 升麻는 “蔘芪非此引之不能上行”에 부합된다. ②黃芪와 桂枝의 배합: 血行不暢으로 血痺肌膚麻木한 경우에 응용된다(黃芪桂枝湯). ③黃芪와 當歸 紅花의 배합: 半身不遂 口眼歪斜 등의 중풍후유증에 의식이 뚜렷하고 체온이 정상일 때 사용한다(補陽還五湯). 3)當歸: 대표적인 補血藥으로 氣虛를 겸했을 때에 黃芪와 배합하여 補血兼活血兼行氣止痛의 효능을 강화한다(當歸補血湯). 4)葛根: 脾胃의 淸陽之氣를 昇發하며 肌熱을 散한다(葛根陽明經藥兼入脾經 脾主肌肉). 5)甘草: 和平之劑로서 여기에서는 生用과 炙用으로 구분되어 사용되었다. 이는 약성가에서 生能瀉火灸溫作의 효능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점으로 해석된다. 즉 淸熱 목적의 生用과 溫中목적으로 脾胃氣弱에 대처하기 위한 炙用의 동시사용인 것이다. 6)蘇木과 紅花: 모두 活血祛瘀通絡藥으로서 活血行氣止痛의 목적에 부응하는 배합이다. 이러한 약물은 黃芪와 배합하여 전통적으로 中風偏枯半身不遂 등에 응용(補陽還五湯)되었으며, 소량에서는 養血活血하고 대량에서는 破血祛瘀한다는 점《本草衍義補遺》에서 紅花의 소량사용은 養血活血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되어진다. 7)黃柏: 淸熱燥濕藥으로 下焦의 濕熱을 없애는 特長이 있어 陰虛陽亢(陰虛火炎)에는 酒製하여(黃柏 500g당 黃酒 50g) 上焦로 引經함으로써 진행 중인 虛症과 남아있는 表熱症에 동시에 적용시켰음을 알 수 있다. 8)桂枝: 인체의 혈액순환을 유익한 방향으로 촉진시켜주는 助陽化氣의 효능으로 通陽散結 行氣導滯 등의 작용을 한다. 3.淸陽湯의 실체 이상 최종적으로 口眼喎斜의 응용처방인 淸陽湯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재정리하면, 1)口眼喎斜는 초기의 寒症(牽正散-한의신문2274호, 理氣祛風散-한의신문2283호)→陽明經熱症의 葛根湯(한의신문2300호)의 陽明經 解肌적용 단계를 지난 虛症에 진입이 시작된 시점(中期)에 사용될 수 있는 처방이다. 2)이런 면에서 처방 해설내용인 ‘治口喎 頰顋緊急 胃中火盛 汗不止而小便數’의 경우, 口喎 頰顋緊急은 나타난 외적인 모습에 대한 설명이고, 胃中火盛은 陽明經 熱症에 진입한 단계를 설명하며, 汗不止而小便數은 이후의 虛症에 진입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된다. -
신미숙 여의도책방-1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넌 의외로 밴댕이 소갈딱지드라잉…” 친정 어머니께서 자주 나를 놀리며 하시는 말씀이다. 겉으로는 퍽 관대한 척 하지만 몇 가지 에피소드만 떠올려 보아도 나는 꽤 뒷끝작렬인 편에다가 상대방이 무심코 흘리듯 했던 몇 마디 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밑줄 세 개와 별표 다섯 개를 표시한 후 디테일 오지게 기록까지 해두며 낙인을 찍어버린다. 일종의 나만의 블랙리스트인 것이다. 혹시 잊어버릴까봐 다이어리 한 귀퉁이에는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글과 그 근거를 첨부해서 ‘이 인간은 이런 인간이니 멀리해야 해…’라고 다짐을 강화하기도 한다. 나의 감정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색같은 장치이기도 하다. 나이를 먹어도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진상스러운 사람에의 접촉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기에 이렇게라도 방어를 해야 한다. 물론 내가 그 누군가에게는 요주의 진상녀로 평가받을 수도 있기에 늘 사람은 타인의 평가 앞에 그리고 내가 지나온 많은 과거의 기억들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부산대 근무 첫 해에 대학원 자체에 강의평가 시스템이 있는 데도 나만의 질문들로 강의평가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했었다. 익명이 아니었는데도 학생들의 평가는 꽤 날카로웠고, 그 중 한 학생이 “깊이가 없다”는 짧은 한 줄을 남겼었는데 그 학생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는다. 많은 추억을 공유한 다른 숱한 졸업생들은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고새 얼굴도 이름마저도 가물가물한데 그 냉정한 평가글을 적은 학생의 이름은 너무도 선명하다.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잊고 싶었던 기억들…오히려 선명하게 남아 있어 부산대 근무 마지막 해, 마지막 수업에서 참석을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기어이 강의실까지 기어들어와 엎드려 자고 있었던 학생도 선명하게 떠오른다(“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나름 4년10개월간의 부산대 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장식할 마지막 수업으로 나만의 의식(ritual)을 치루듯 학생들과 단체사진도 한 장 찍었었는데 다른 학생들의 얼굴들 사이로 엎드려 있었던 그 녀석은 얼굴 대신 까만 정수리만 찍혔고 그날의 사진은 고스란히 증거로 남아있다. 나는 정말 밴댕이 소갈딱지가 분명하다. 잊고 싶은 기억은 왜 시간이 흐를수록 이토록 선명하게 반짝거리는 것일까? 심지(心志)의 폭을 넓혀가며 나이들기란 이토록 힘든 일이란 말인가?!! 수련의 시절을 보냈던 병원에서는 방에만 머물러 미숙하기 짝이 없는 수련의들의 방문만을 기다리는 데 지쳐있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한방요법을 실시하는 공동치료실을 절찬리 운영 중이었다. 비보험 수가를 청구할 수 있는 기특한 치료실이어서 그 방만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두어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약간 독특한 어휘를 쓰는 것이 시그니춰였던 조무사(“알겠습니다”라는 일반적인 표현 대신 그녀는 꼭 “알았습니다”라고 말하곤 했다)가 한 명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나: 503호 환자분 000님, 공동치료실 계시죠?/ 직원: 네. 여기 계십니다/ 나: 거기 치료는 다 끝나셨나요?/ 직원: 네. 치료는 다 끝나셨는데 다른 환자분들과 노가리 까고 계십니다/ 나: 아.. 노가리요.. 그 환자분 병실로 복귀하시라고 전해주세요./ 우리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고 그 이후 그 직원을 볼 때마다 노가리가 떠올라서 얼마나 속으로 웃어댔는지 모른다. 노가리를 깐다는 표현은 언제 뇌까려도 은근한 미소를 유발한다. 그냥 재미있다. 지구온난화·무분별한 어획으로 우리나라 명태 어획량 ‘제로’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밴댕이는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고 반지·풀반지·풀반댕이는 청어목 멸칫과에 속하는데 반지·풀반지·풀반댕이 모두 생김새가 밴댕이와 비슷하고 크기만 약간 크다는 이유로 강화도 방언으로 모두다 밴댕이라 불리우고 있어서 강화도 현지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이들을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밴댕이는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도 해도어(海魛魚), 소어(蘇魚), 반당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서는 반당어가 “탕과 구이 모두 맛이 있고 회로 먹으면 준치보다 낫다”고 하여 조선시대에도 밴댕이를 회로 먹었음을 알 수 있다. 명태 또한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대구과의 바닷물고기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명태는 달고 독이 없어서 속을 따뜻하게 만들고 원기를 북돋아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명태새끼가 바로 노가리다. 명태는 10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와 무분별한 어획(1970년대 후반 노가리 어획 금지령의 해제는 명태의 씨를 말리는 계기가 된다)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 현재 동해안에서는 명태가 사라졌다(2008년 공식 기록된 어획량은 0이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명태는 대부분이 러시아산이다. 맥도날드가 지난 4월 초, 13년만에 재출시했다는 피쉬버거 필레오피시(Filet-O-Fish)의 주재료가 알래스카 폴락(Alaska Pollock)인데 바로 러시아산 명태이다. 버거의 포장지에는 MSC(지속가능어업 국제인증수산물 ; 수산물을 고갈시키는 남획, 불법어획, 혼획을 방지하고 해양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지속가능어업에서 생산한 수산물) 마크가 부착되어 있다. 정약전 선생님의 『자산어보』에 기록된 155종의 어류, 수산식물 중 많은 종들이 이미 멸종위기에 처해 있거나 혹은 MSC 마크를 단 채 수출입 탑차의 어딘가에 실려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규모의 생태를 유지해 왔더라도 2년 후부터 시작하여 향후 30년에 걸쳐 바다로 방류될 일본 정부의 125만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상상하면 그 어떤 해양 생물들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염수(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수라 부르길 고집하고 있다)에 포함된 주요 방사성 물질이 수산물을 통해 결국에는 인체에 어떤 내부 피폭을 유발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본산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거나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정도의 메아리 없는 논평만 나부끼고 있다. 콜만 교수 “유기농·수산물도 더 이상 안전한 영역은 아니다” 세계적인 화학자 콜만 교수(James P. Coll man)가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쓴 유일한 저서인 『내추럴리 데인저러스』를 처음 읽은 것은 꽤 오래 전이다. 2008년 7월에 출간되어 현재 절판도서로 소개되고 있으나 중고서점에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만 보면 ‘Nature is dangerous’ 혹은 ‘Danger of Nature’로 오역되기 쉬우나 출판사측의 리뷰에도 ‘naturally’를 본디(by nature) 혹은 본질적으로(essencially)의 의미로 해석했다. 과연, 무엇이 “본질적으로 위험한” 상태라는 걸까? 책을 읽다보면 과학적 불확실성에 따라 완벽하게 안전한 영역에 속해있다고 평가받아서는 안 되는 아주 많은 것들(!!)이 이미지상 안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과대포장되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현실을 이대로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저자의 강한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다. 콜만 교수의 기준에 의하면 유기농도 위험하고 해양 오염으로 인한 수산물은 더할 나위 없는 고위험 식재료이다. 자연이라는 말을 무조건 신봉해서도 안 된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아직 연구되지 않은 수많은 자연산 약초를 먹고 있으며 이 약초들은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 자연은 안전과 동의어가 아니다. 비소, 박하, 보툴리누스, 우루시올은 모두 자연 물질인 동시에 독성이 아주 강한 물질이다. 건강 보조 식품으로 알려진 물질들이 실제로는 ‘건강 파괴 식품’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다. 무알콜 맥주 루트비어의 재료 사사프라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사프라스에는 미국식품의약국이 수십년 전에 사용하지 못하돌폭 한 발암 물질인 사프롤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 때문에 판매가 금지됐다. 또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약초가 위험한 물질로 변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중국산 약초를 파는 곳이 많은데, 이 약초들 중에 납, 수은, 비소 같은 독성 물질에 오염된 것들이 많다. 공업단지 근처의 오염된 땅에서 오염된 물로 이 약초들을 재배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독성 물질을 내놓고 파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두꺼비의 독샘을 잘라서 말린 섬소는 심장 근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장마비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또한 발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말린 전갈에는 독사의 독에 못지 않게 치명적인 전갈독이 남아 있다. 수많은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이 사슴의 뿔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높여준다고 믿는다. 남성의 성 기능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관절염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녹용 단계에서 자른 뿔에는 특히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민간 속설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는 하나도 없다. 두 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길러낸 이 화학자의 눈에 한의학은 위험천만한 자연의학이고 소수의 매니아층만 환호하는 컬트의학이며 인종적·지역적으로 편향성이 뚜렷한 로컬의학일 것이다. 자연의학, 자연요법, 자연치유, 천연성분, 한방성분, 유기농 등의 키워드로 검색되는 웹사이트나 제품들은 어쩐지 하나같이 유사과학(pseudoscience)의 땟깔을 띄고 있거나 제품의 원리란에는 어김없이 무질서한 한의학 용어들이 뒤섞여있다(水昇火降, 頭寒足熱, 通卽不痛 不通卽痛). 서울대 출신 이학박사가 얼굴마담으로 나서거나 노벨상 수상자(물론 해외)의 발명품이라는 혹은 국내외 특허권리증을 첨부한 유치찬란한 제품홍보 광고문구를 읽다보면 이 “내추럴”이라는 영역이 결코 “내추럴”하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외부환경 요인에 끊임없는 위협받고 있는 ‘한의학’ 노가리와 밴댕이를 진지하게 검색했던 계기는 일본의 오염수 바다방류 관련 뉴스를 보고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데다가 다름 아닌 영화 『자산어보』 덕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임원경제연구소 정명현 소장의 자문과 그의 역서 『자산어보』가 영화 대본의 가장 중요한 틀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대사 한줄한줄이 펄떡거리듯 가슴을 치대었다. 게다가 영화 대부분이 흑산도가 아닌 도초도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도초도는 다름 아닌 나의 외갓집이다. 구순을 바라보시는 외삼촌께서 아직도 도초도에서 염전과 농사일을 겸하고 계신다. 자연은 결코 인간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하지도 않다. 자연의학을 표방하는 한의학의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의 내재적인 요인이 아닌 외부의 환경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도전받고 위협받고 있다. 자연의학이라는 고정적인 이미지에 안전의학, 보편의학, 지속가능의학이라는 미래적 가치를 보태려면 지금, 한의계는 어떤 변신을 꾀해야 하는 걸까? “한의사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인천의 한 척추질환 전문병원은 원무과장, 진료협력과장, 진료협력실장, 환자이송 담당직원들을 척추수술에 동원하며 전직원의 일치단결로 척추수술을 감행해내는 원팀정신을 전국민에게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된 뉴스(환자 이송 직원이 수술 ‘인천 21세기 병원’ 수사 착수/ 2021.05.24. / MBC뉴스데스크)를 보는 내내 병원 상대로 의료소송을 벌이느라 수백장의 의무기록을 복사한 두툼한 서류뭉치를 들고다녔던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척추수술 후유증 환자들의 얼굴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한의사라는 한계(내 개인적인 실력 부족이 주된 문제겠지만…)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좌절감과 열등감으로 자주 괴로웠던 내게 ‘그래도 내가 아니었더라면 이 환자들은 또 얼마나 다른 곳에서 고생하고 방황했겠나…’하는 안도감과 감격을 안겨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들에게서 경험한 귀한 호전 증례들이었다. 임상한의사로서 가장 의미있는 기억들이고 지금 이 순간 나를 존재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도 내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분야는 척추수술을 서두르는 환자들을 수술받지 않고 낫게 하는 것이고 척추질환 전문병원의 마케팅에 휘둘려 응급수술을 받고도 여전히 고통받는 환자들을 조금이라도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영화 『자산어보』에서 창대(변요한)의 대사 “물고기를 알아야 물고기를 잡응께요. 홍어 댕기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댕기는 길은 가오리가 앙께요”가 나는 가장 좋았다. 한의계가 나아가야 할 길을 그 누가 알려주리오?! 유일한 답은 “한의사가 가야할 길은 한의사가 앙께요“ 우리의 길은 우리가 찾아보자. 지름길만 찾지 말자. 의미를 갖춘 바른 길이라면 우리는 결국 정답을 찾아낼 것이다. -
日의 한방의학 처방을 ‘서양의학적 병태’로 풀어내Q. 역자로서 간단히 책 소개를 한다면? A. 이 책은 일본에서 한방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들에게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처방선택법인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의 처방해설서로, 오고리한방학원이라는 서일본지역의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을 공부하는 의사들의 모임에서 후쿠토미 토시아키 선생이 생전 강의에 활용했던 강의록을 토대로 출간된 책이다.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의 특징은 전통 한방의학의 개념은 활용하지만 그 용어 자체는 서양의학적 병태생리 용어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 책에서도 처방해설을 각 처방의 적응증 자체 보다는 그 적응증을 만들어낸 서양의학적 병태에 주안점을 두어 진행하고 있다. 아마도 이처럼 서양의학적 병태, 그리고 그 용어로 처방을 해설하다보니 서양의학만 전공한 의사들이 한방을 공부할 때 열광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Q. 저자인 후쿠토미 토시아키 선생과 야마가타 유지 선생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린다. 특히 후쿠토미 선생이 병중에 집필한 저서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A. 후쿠토미 토시아키 선생은 이 책을 관통하는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을 제창한 야마모토 이와오 선생의 직전 제자다. 국내에 조기호 교수가 번역출간한 <질환별 한방치료의 실제>(군자출판사)나 <한방44철칙>(물고기숲)의 저자인 반도 쇼죠 선생과 함께 야마모토 이와오 선생(1924~2001년)에게 직접 배운 제자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많은 일본 의사들이 이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을 활용하고 있지만, 직접 사사를 받은 것은 이 두 선생뿐이며, 후쿠토미 선생이 투병 중에도 자신이 배웠고 학습했던 내용을 마지막까지 정리해 세상에 내어두고자 했던 것이다. 일본어로 ‘열심히’라는 말이 ‘잇쇼켄메이’인데, 한자로 적으면 ‘一生懸命’이다. 정말 극도로 노력함을 보여주는 단어가 아닐까 항상 생각했는데, 이 책은 이와 같은 배경을 지닌 저자가 투병 중에도 자신의 마지막 힘을 다해 완성한 처방해설이니 그 과정만으로도 매우 훌륭하지 않나 생각한다. 야마가타 유지 선생은 후쿠토미 선생과 함께 오고리한방학원을 이끌어 온 후쿠토미 선생의 제자다. 당연히 일본 의사면허 소지자로서, 현재는 제3의학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오고리한방학원의 이름을 ‘제3의학연구회 in 후쿠오카’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한방의학을 서양의학적 병태생리 용어로 이해하고자 했던 야마모토 선생, 그리고 그의 제자인 후쿠토미 선생,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뜻을 제3의학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야마가타 선생까지...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어떻게든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고, 부럽다고 생각한다. Q.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A.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은 이름 그대로 야마모토 이와오 선생이 제창한 한방의학 접근법이다. 일본의 쇼와시대부터 헤이세이시대까지 활동을 한 임상 한방의인데, 야마모토 선생은 당시 일본에서 한방의학을 하는 사람들 기준에서는 매우 파격적으로 보이는 행보를 했다. 바로 한방의학을 서양의학의 언어로 이해하는 독자적인 길을 간 것이다. 어떤 방식인지 예를 들어 설명 드리겠다. 가령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진료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흔히 주요병태를 기허(氣虛)와 기체(氣滯)로 이야기하는데, 각각의 상황에 따라 육군자탕 또는 복령음 같은 처방을 활용하게 된다. 이것을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에서는 ‘기허=위 근육 이완과 연동운동 감퇴’, ‘기체=위 근육의 과긴장과 역연동, 유문괄약근의 과긴장’으로 설명한다. 동시에 이완성의 경우, 서양의학적 치료 중 항불안제, 진경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같은 기허라 하더라도, 질환에 따라 병소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해설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어찌 보면 전통 한방의학의 병태개념을 서양의학적 병태생리 용어를 활용해 보다 구체화 시킨 형태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Q. 이 책이 국내의 한의사들에게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A. 단순히 처방해설로만 끝난다면 국내 한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단순한 처방해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을 처음 소개하면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처음에는 ‘혹시 그거 양진한치야?’라고 묻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전통 한방의학의 병태개념을 서양의학적 병태생리 용어를 활용해 보다 구체화시킨 것일 뿐이다. 현재 한의임상에서는 KCD 분류체계에 따른 질병사인분류코드를 활용해 진료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국가가 한의임상을 KCD 분류체계 하에서 진행할 것을 요구함을 의미하며, 우리의 인정여부에 관계없이 이미 일선 한의임상은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다. 앞서 기능성 소화불량을 예시로 들었으니 그대로 다시 한번 설명드리면, 소화불량을 보이는 환자를 만났을 때, 우리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진단기준에 따라 판단하여 K30(기능성 소화불량) 코드 사용여부를 결정한다. 의사와 달리 한의사는 직접 코딩을 하지는 않더라도, 한 단계 사고를 더 거치는데, 바로 기허와 기체의 구분이다. 그에 따라 처방의 계통이 선정되고, 이후에는 처방별 감별을 진행한 뒤 해당 환자에게 사용할 처방을 선정하는 것이다. ‘야마모토 이와오 한방의학’은 50여년 전에 처음 제창이 되었는데, 우리 한의사들의 상황을 너무도 잘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일선 한의임상을 하고 계신 한의사들께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권승원 한의사는? 현재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교시절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으며, 한의대 졸업 후 전공의 시절부터 은사인 조기호 교수의 영향으로 일본 한방서적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군의관 시절에는 일본동양의학회 특별회원이 되었고,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매년 일본동양의학회에서 증례발표를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약 20권 이상의 일본 한방의학 서적을 번역했다. 일본의 일원화된 의료체계 속에서 한방의학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것을 하나의 낙으로 여기며 번역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에 발간된 서적의 번역 작업에도 꼬박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
“한의학에 대한 폄훼·오해들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됐으면”26년 동안의 임상경험을 고스란히 담은 한방임상 장편소설이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판규 한의사(전 명제한의원장)로, ‘연(緣) 사랑은 시처럼 오지 않는다’ 제하의 책을 통해 한의학과 문학의 조화로운 상생을 통해 심오한 한의학 임상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판규 원장은 “4년 전 일선에서 은퇴를 하고 26년 임상의 모든 것을 담은 한방임상소설을 쓰게 됐다”며 “이를 통해 일반인이나 환자들에게는 한의학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한의사들에게는 각자의 임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실제 책 속에는 다양한 진단법과 음양조절침법, 사관침법, 복모혈침법 등의 오장육부 치료침법과 더불어 육기침법, 명제침법(원위취혈침법), 개합추침법 등과 같은 여러 치료법도 임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또한 타골(打骨)요법 등의 특수치료와 함께 고방을 이용한 난치병 치료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임상은 김 원장이 직접 환자를 진료한 임상례로만 구성돼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제도적인 한계뿐만 아니라 근거도 없는 한의의료의 폄훼·의심으로 인해 갈수록 환자들은 양방의료기관으로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한의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책을 저술할 결심을 하게 됐다”며 “소설을 통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판규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책을 집필한 계기는? “한의학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치료효과들이 인정받기는커녕 오히려 왜곡되거나 폄훼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만병의 원인이 되는 오욕칠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특히 26년 동안 내가 실제 임상에서 행했던 치료과정을 상세히 담아 한의사 회원이라면 누구나 바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선후배 및 동료 한의사들의 임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 Q. 책 제목이 매우 신선하다. “연(緣)은 인(因)이 전제된 만남이다. 이 책에서는 어떤 의도도 하지 않는 주인공에게 여러 개의 연이 다가온다. 그것은 사람일 수도 있고, 마음공부나 한의학일 수도 있다. 이 운명적인 연들은 어느 하나도 손쉬운 것이 없다. 허투루 시(詩)가 써질 수 없음과 같이 주인공을 혹독하게 독려하지만, 그 속에는 지극한 사랑이 담겨있다는 의미에서 책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 Q. 책 내용을 소개한다면? “한마디로 축약하면 ‘김한영’이라는 한의학도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학과정과 학창시절의 희로애락과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 또한 임상을 배우기 위해 허준처럼 스승을 찾아가 고생 끝에 명의가 되는 과정의 극적인 감동 또한 만만치 않게 그려지고 있다. 개원하고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임상수준을 끌어올려 진단과 처방, 침 치료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한의사 회원들에게 임상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Q. 한방임상소설, 다소 어려울 것 같다. “한의사에게 초점을 맞춰 쓴 소설이라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부분적으로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스토리가 재미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도 별 부담 없이 공감하는 과정을 확인한 만큼 한방임상소설이라는 선입견은 안 가져도 될 것 같다.” Q.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3가지 정도 되는 것 같다. 첫째 진실한 사랑의 의미, 둘째 욕심과 일상에만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틀에 박힌 삶을 벗어날 수 있는 메시지와 참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마음공부방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의치료의 능력과 장점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Q. 향후 저술활동 계획은? “그동안 틈틈이 준비를 하고 은퇴 이후 전념한 장편소설을 이제야 마무리됐다. 소설 발간 이후에는 시집(詩集)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Q. 현재 한의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한의계와 이해관계에 있는 기업이나 타 의료기관의 견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이를 개선키 위해서는 우선 한의사 각 개인이 임상능력을 높여야 되고, 견제세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어떤 투쟁도 불사해야 하며, 한의사협회나 일선 개원의, 교수 및 학생 등 한의계의 전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의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을 계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먼저 한의의료기관을 개원하기에 앞서 원장 개개인의 임상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선배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 등에 대한 교육을 베풀고, 배우는 후배 입장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익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강단서 느꼈던 한의학교육 문제 개선할 기회”[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장으로 취임한 육태한 우석한의대 교수에게 선출 소감과 강단에서 느꼈던 문제, 앞으로의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한평원 9대 원장으로 선출된 우석한의대 교수 육태한이라고 한다. 우석한의대 한의학과장, 부속한방병원 교육·진료부장, 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제19대 대한침구의학회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긴장성두통 한의임상진료지침 및 한의표준임상경로 개발연구’, 한국연구재단의 ‘한약재 추출물을 이용한 치매 치료 물질 개발’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Q. 신임 원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선출 이후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고 있어서 비로소 자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원 구성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 잘 풀어주길 바란다는 응원의 말을 전해 들었다. 학교 교육 시스템 등에 대해 갖고 있던 나름의 생각을 반영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의 의견으로만 되는 건 아니므로 한의계 각계각층의 의견과 조언을 듣고 기존사업들의 연장선상에서 수정, 보완을 통해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욕심은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 Q. 현재 한의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20여년 넘는 시간동안 대학에서 교육을 해오며 많은 변화를 봐 왔다. 강단에 설 때만 해도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가 주를 이뤘는데 요즘에는 PPT를 활용한 발표나 토론도 많아지고, 실습도 충실해지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지식의 전달 못지않게 실습도 중요한 만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교수 수도 늘어났지만, 국민 보건에 한의학이 기여하는 바를 생각해 봤을 때 예전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봤을 때 한의계를 찾는 환자의 다양성이 줄어들어 실습을 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아쉬움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임상의 경우 현대의료기기가 눈에 띄게 많이 발전했지만 한의계에서 적극 활용하는 데는 제약이 많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환자들이 영상검사나 혈액검사 등의 자료를 들고 한의의료기관을 찾았을 때 검사결과에 대한 정확한 판독과 설명을 환자에게 해줄 수 있을 만큼의 활용지식 정도는 학교 교육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또한 최근 수십 년 동안 대학원생과 수련의 지망생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향후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 있는 인적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 결과 한의학의 역량이 줄어들 수 있어 우려된다.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임상으로만 가지 않고 강단과 연구소, 기업, 기관 등의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해 학문후속세대 배양과 함께 사회 각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가 배출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이런 모든 것을 한평원에서 다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한의계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한평원 운영 방향은? 규정과 절차를 잘 지켜서 모든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한평원 내부 구성원 간에 정보의 공유와 적절한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고, 각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계획을 짜고 진행하는 등의 절차를 잘 지켜 한평원 뿐만 아니라 한의학교육 전반이 개선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의학을 평가하는 기관인 만큼 한의학교육의 수준을 높이고 기반 조성을 하게끔 유도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 수준이나 질에 대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다른 무엇보다도 각 대학의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Q.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한평원의 평가인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기다. 3개 대학은 본평가를, 다른 3개 대학은 모니터링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들 대학이 규정에 따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평가단 위원과 평가인증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겠다. 한편 KAS2021이 기준만 제시되어 있을 뿐 후속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후속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서 이후 평가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참여가 곧 한의약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편집자 주]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에서 실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권수현 연구원으로부터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참여자들의 궁금증, 고충 그리고 향후 사업단의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Q.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 사업설명회 이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연구기관 구성, 연구 형태, 행정 절차 등 다양한 문의가 있었는데, 특히 참여기관 구성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이번 사업은 일차의료 기반 관찰연구로, 5개소 이상 한의원의 참여가 필수다. 다만, 연구진 구성 시 한의원 간 연합, 한방병원과 한의원 연합, 한의약 임상연구자와 한의원 연합은 가능하다. 또한 연구에 참여하는 한의사는 모두 참여의사확인서 제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아무래도 한의원 기반으로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 여러모로 생소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상담창구를 운영해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Q. 이번 사업에 지원할 경우, 주의해야 할 부분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로는 공익적 취지의 이해와 동참이다. 이번 사업은 한의약 근거 창출 및 보장성 강화를 위한 ‘공익성’을 추구한다. 이에, 연구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연구 절차와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즉, 연구 결과의 사유화가 아닌 공유화를 지향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질환 선정과 연구 그룹 구성이다. 이번 사업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CPG)과 연계해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것으로, 연구 대상 질환은 CPG가 개발된 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의원급 기반 다기관 관찰연구를 표방하고 있기에 뜻이 맞는 임상한의사들의 연구 그룹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다. 세 번째로는 지원을 위한 행정절차 숙지다. 평소 연구에 관심이 있어 이런 과제에 지원을 해보지 않은 한의사에겐 서류 구비와 지원 절차가 복잡하고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서류가 구비되지 않아 지원 자격을 잃었던 기관들이 있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RFP 상의 구비서류 목록을 잘 확인하기 바라며, 서류 구비에 어려움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업단으로 연락을 부탁드린다. Q. 사업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은? 연구진 구성, 연구 수행 가능성과 연구의 공익성 측면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하려고 한다. 연구원 구성이 다기관으로 적절히 구성됐는지, 제안한 연구가 수행 가능한지,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지, 연구 이후 도출된 성과가 보장성 강화에 기여 가능한지 등을 중심으로 제안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Q. 공익적 임상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이번 사업의 주요 특징은 △일차의료기관의 참여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근거의 활용 △공익성 확보 세 가지가 있다. 현재 국가 주도의 대규모 R&D 연구에서부터 한의사 증례연구까지 한의계에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기존 임상연구에서 일차의료기관의 임상의가 치료기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임상정보 ‘제공자’ 또는 의료보장성 확대를 원하는 ‘수요자’의 역할이었다면, 이번 사업에서는 한의약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임상근거 ‘공급자’ 또는 ‘생산자’로서 좀 더 적극적인 참여형태를 띤다고 할 수 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근거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 모형을 적용한 임상연구가 수행되며, 연구 결과는 다시 임상진료지침의 근거로 편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기관 관찰연구의 경우 연구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전문 CRO를 투입해 연구의 내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편익 분석 등 연구의 공익적 측면에서의 외적 타당성 확보를 위해 사업단과 공동연구 형태로 수행될 예정이다. Q. 공익적 임상연구는 앞으로 어떤 프로세스를 갖게 되는가? 공익적 임상연구는 실제 의료현장의 임상자료(Real World Data)를 공익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한 검증(Real World Evidence)을 통해 임상적·정책적 근거를 도출(Evidence based Health Policy)하는 연구다. 이번 사업도 공익적 임상연구의 프로세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정 이후 질환의 특성과 연구의 목적성을 고려해 어떻게 의료현장의 임상자료를 확보할지에 대한 연구계획을 수립한다. 연구윤리 심의(IRB)를 거친 후 완성된 연구프로토콜을 토대로 임상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이후 자료의 검증 및 분석을 통해 도출된 근거는 CPG의 근거 강화, 한의의료서비스 보장성 강화를 위한 의사 결정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단에서는 연구진 교육, 연구 수행 모니터링 및 컨설팅, 분석 지원 등 적재적소에 맞는 지원을 통해 함께하는 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Q.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사업 사전 준비 시, 일차의료기관을 기반으로 한의약 공익적 임상연구를 수행한 사례가 많지 않아 김남권 단장이 기획의 방향성을 많이 제시해줬고, 유관 기관의 선행 연구를 참고했다. 더 나아가 CPG와 연계해 한의약의 특수성을 반영코자 시도했다. 일차진료 한의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한의사들이 관심을 갖고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 ‘연구의 문턱을 낮추고,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등에 대해 지금도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Q. 이번 사업이 자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사업단에서 담당한 업무 중 ‘한의약치료기술 공공자원화 사업’, ‘한의공보의기자단 운영’ 등 유독 일선 한의사들과 함께할 기회가 많았다. 이번 사업의 실무를 맡으면서 또 한 번 한의사들과 밀접히 협업하게 된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열정적인 원장들과 다시 한 번 좋은 연구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보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이번 사업에서 도출된 성과는 CPG 근거 강화, 보장성과의 연계, 공익적 R&D 우선순위 도출과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1차 공모는 5월 초 완료돼 선정평가를 진행했다. 금년 상반기에도 2차 공모가 예정돼 있다. 이번 기회를 놓쳤다면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www.nckm.or.kr)을 방문하거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02-3393-4584, shkwon@nikom.or.kr)으로 문의해 2차 공모에 대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란다. 일선에서 활약하는 많은 한의사들의 연구 참여가 활성화된다면 비단 한의약 근거확보 뿐만 아니라 전체 한의의료서비스 시장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예방의학 뿐만 아니라 감염병에도 강점 있는 한의학 알리고 싶었죠”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정선형(이하 정): 우석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선형이다. 최근 대한한의학회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 환자의 한약치료에 대한 연구 논문을 기고했다. -이경은(이하 이):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한의학과 본과 3학년 이경은이라고 한다. 이번에 코로나19 후유증의 한약 치료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기고했다. Q. 코로나19에 대한 한약 효과를 연구 주제로 선정하게 된 배경과 투고 계기는? -정: 대중은 일반적으로 한의학을 예방의학에만 강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의학은 과거부터 전염병, 감염병도 치료했다. 실제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당시 중·서의결합치료는 서양의학 단독치료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나 경제적인 면에서도 우위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가 무증상 감염이다.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무증상 감염 환자들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자가격리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 환자를 사회로 빠르게 복귀시키는 데 있어서 한의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어떤 논문들이 나와 있는지 조사해보기로 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에 있어 한약치료 병용은 양약 단독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PCR 검사에서 음성 전환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나타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지 한약 치료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구들이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작년부터 임상과목을 배우면서 코로나19에서 한의치료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무증상 환자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코로나19의 후유증이다. 확진 환자, 특히 초기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 바이러스가 검출이 안 되면 퇴원을 하고 완치 판정을 받는데, 그 후에도 부작용이 심하며 오래간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피로감, 근력저하, 브레인 포그, 흉통, 탈모 등이 대표적이다. 완치 후의 일인지라 당장 급한 문제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초점에서 벗어나 있지만,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사회적 손실 역시 필연적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도 이런 후유증이 계속되는 증상인 ‘장기 코로나19 증후군’에 대한 전폭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에 한의 치료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코로나19의 후유증에 대한 한약 치료를 다룬 국내외 임상 논문을 체계적으로 고찰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에게 한약 투여에 따라 각종 후유증상이 호전 및 소실되고 폐에 남아있는 염증 흡수가 촉진됐다. 전반적인 폐 기능의 향상을 나타냈으며, 보고된 부작용은 없었다. 이를 통해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한약의 치료효과 가능성을 확인해 논문을 작성했다. Q.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정: 학기 중에 학업과 논문, 다른 비교과활동을 함께 해야 해서 예상보다 숨 가쁘게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중국어 공부를 하고 1교시부터 시작해 저녁 전까지 수업을 들은 뒤 저녁식사 이후에는 그날 배운 공부나 과제를 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어떤 내용을 더 찾아보고 수정할지 고민해 피드백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생각해보면 아직 경험이 부족해 남들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우석한의대의 여러 교수님들과 상의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연구 주제의 특성상 문헌의 수, 특히 무작위 대조 등 보다 객관적인 연구기법을 적용한 연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정확한 결과 도출에 제한이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계속 이뤄지길 기대하며, 이번 연구가 하나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사실 1저자로 참여하는 첫 논문인지라 모든 과정이 어려움일 수 있었을 텐데, 학교의 여러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구체적인 도움도 받으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린다. Q. 앞으로 코로나19에서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정: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의학은 질병의 예방뿐만 아니라 감염병의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또한 한약 처방에 자주 사용되는 곽향 등 몇몇 약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상황에서는 환자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무증상, 유증상 감염부터 후유증 치료까지 모든 단계에 있어 한의약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코로나의 장기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한의학은 상호 돌파구라고 할 수 있다. 미병 상태와 완치 후 후유증 관리는 한의 치료의 강점이 명확한 분야이다. 특히 후유증 환자의 관리는 과거 SARS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감염 전후의 상황 역시 상당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한의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사회는 손실을 줄이고 건강상태를 회복해 가며, 한의학은 위상을 높이는 상호적인 상승을 기대해 본다. Q. 코로나19 외에도 임상 논문의 현주소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정: 한의계에도 여러 수준 높은 임상논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임상 연구가 얼마나 깊이 있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한의학의 현대적 임상 연구에 대한 홍보가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현재 한의 임상연구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와있다고 생각한다. 앞장서서 연구에 몸담으시는 많은 선배님들 덕분에 발전적인 미래가 기대된다. 다만, 의학이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학문인 만큼 상승곡선의 지속과 확장이 전제돼야 할 것이고, 이는 한의계 전체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정: 코로나19가 유행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지역 감염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과정 속에 한의학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향후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치료 연구가 많이 이뤄져서 코로나 극복에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코로나19 극복의 양대 축은 결국 백신과 치료약인데, 한의 치료가 여기에 보다 큰 기여를 하면 좋겠다.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한의학의 저력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젖분비저하(Hypogalactia)[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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