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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택 도의원 “한의약은 미래 의료의 중요한 축”[한의신문] 경상북도의회 권광택 의원(국민의힘·행정보건복지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 한의약 육성 조례안’이 2일 경북도의회 본회의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권광택 의원으로부터 경북지역에서의 한의약 발전과 도민의 건강 증진 방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자신을 소개한다면? : 안동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교까지 모두 안동에서 마친 안동토박이다. 안동시의회 제6·7·8대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제8대 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경상북도의회에 입성해 재선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제12대 후반기 행정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안전·행정·복지·보건 등 도민의 삶 전반과 직결되는 사안에 적극 나서고 있다. Q. 대표 발의한 ‘경상북도 한의약 육성 조례’가 제정됐다. : 이번 조례는 경상북도의 한의약 육성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발전 기반을 조성해 도민의 건강 증진과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정됐다. 경북은 지난해 기준 노인 인구 비율이 23.8%로, 전남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다.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의의료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24년 한방의료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이용률은 19~29세 31.1%, 30대 47.8%, 40대 66.1%, 50대 79.8%, 60세 이상 86.6%로 나이가 많을수록 이용률이 높다. 경북은 또한 전국 약용작물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고, 한약재 GMP 제조업체 155개소 중 23개소(14.8%)가 위치해 있어 산업적 기반도 잘 갖춰져 있다. 이처럼 의료 수요와 풍부한 자원, 산업 인프라를 고려할 때 한의약을 경북의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충분하다. Q. 조례의 핵심 골자는? : 한의약 육성 정책의 체계적 구축을 통해 한의약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구체적으로는 △한의약 육성 계획 수립 △한의약 특성 보호와 계승 발전 △연구 및 제품 개발 △국제 경쟁력 강화 및 국제 협력 촉진 △한약 시장 지원·육성 △건강증진 및 치료 사업 확대 등이 포함됐다. 도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의약 관련 시책과 정보를 경상북도 누리집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한의약 관련 의료·연구 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이 이뤄지도록 했다. Q. 조례 제정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 앞으로 한의약을 비롯한 보완대체의약의 수요와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의약 등 보완대체의약 국제 시장 규모가 2024년 1,546억 달러에서 2034년 1조 2,827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례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경북 한의약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특히 급속한 초고령화와 저출생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한의약은 예방·치료·재활을 아우르는 전인적 의료체계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령층 건강관리, 난임 및 산후 회복 지원, 아동 면역력 강화 등 생애 전 주기에 걸쳐 한의약이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 Q. 경북에서 한의약 육성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 경북은 금년에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에 따라 △한의약 육성 정책 추진체계 구축 △헴프 등 지역특화 약용작물 활용 △생애주기별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 플랫폼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의약 육성 기반 조성을 위해 ‘한약재 유통지원시설(BTL)’을 운영하고 있으며, 산업화 촉진을 위해서는 ‘네이처 생명산업 기술개발 지원’, ‘한의약 선진화 지원’, ‘한의약 소재은행 구축’, ‘헴프 산업 활성화 및 소재 고부가 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안동은 2020년 산업용 대마를 활용해 바이오소재, 식품, 섬유,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헴프(HEMP)산업화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수특구로 선정되며 헴프 산업의 전진기지가 됐다. 앞으로 안동이 한국형 헴프 산업의 거점도시로 도약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 사업’을 통해 난임 극복과 출산율 제고에도 힘쓰고 있는 등 앞으로 한의진료실 운영, 일차의료 방문진료 등 다양한 건강증진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다. Q. 도의원으로서 다양한 입법 활동에 나서고 있다. : 2020년 경북도의회 입성 이후 지금까지 한의약 육성 조례를 포함해 총 17건의 조례를 발의하며 활발한 입법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장기요양요원 처우 개선,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경상북도 의과대학 유치 지원, 인구감소지역 교육지원, 정신건강 증진, 공공형 대학 지원, 장애인 표준사업장 지원 조례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주민 안전, 지방소멸 대응, 열악한 교육·의료 환경 개선, 장애인 복지 증진 등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와 더불어 도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북의 주요 현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 안동의료원 난임시술지원센터 지정, 안동 교통 인프라 확충, 국립의과대학 신설, 경북 북부권 균형발전,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조기 완공 등의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2023년에는 지역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경상북도 지역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촉구’를 강력히 건의했으며, 현재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도정질문에서는 경북형 산불 피해 주택 재건을 위해 30년간 상속세·증여세 면제를 촉구하고, 1가구 2주택 기준 완화 등 5대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안동 지역의 중앙선 철도망 활성화, 육군사관학교 안동 이전, 유아교육진흥원 북부분원 설립 등 현안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Q. 나에게 ‘한의약’이란? : 한의약을 단순한 치료 수단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지혜와 생활 방식이 담긴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예방·치료·재활을 모두 포괄하는 통합적 의료체계로서, 고령층 건강관리뿐 아니라 아동 면역력 강화, 난임 극복, 산후 회복 등 생애 전 주기에 걸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한의약은 경북의 풍부한 약용작물 자원 및 산업 인프라와 맞물려 의료와 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미래 자원으로써 도민의 건강 증진과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Q. 한의사들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지? : 무엇보다 한의사 여러분이 지역의 주치의이자 건강 지킴이로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를 바란다. 특히 고령화가 빠른 경북의 농촌 지역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한의사들이 가까이에서 도민을 돌봐주는 1차 의료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주민들의 신뢰와 건강 수준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또한 학교·산후조리원·요양시설 등과 연계해 아동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확대해 주길 바란다. 더불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연구와 한약 산업 발전에도 힘써주신다면, 한의약은 도민의 건강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본다. Q. 미래 한의약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 한의약은 우리 고유의 전통 속에서 뿌리내린 자산이자, 미래 의료의 중요한 축이다. 앞으로는 첨단과학 및 바이오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의계 내부의 연구와 임상 데이터 축적을 통한 과학적 근거 강화, 의료계·산업계·행정 간 협력을 통한 경쟁력 제고, 그리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의료 서비스 확대가 중요하다. 특히 제 지역구 안동은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곳으로, 헴프 산업과 한의약이 결합할 경우 경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세계 시장을 선도할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경상북도의회에서도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 Q. 향후 어떤 의원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 정치는 책상머리 탁상공론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의 실천이어야 한다. 직접 발로 뛰며 주민들과 소통하는 정치를 펼치고자 한다. 그 출발점은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있다. 도민들과 바라는 것이 같으면 그 일은 성사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역의 중요한 사안은 반드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멀리서 보면 도민의 삶이 행복해 보일 수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크고 작은 어려움과 고난이 많다. 늘 도민 곁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도민의 삶이 진정한 행복으로 채워지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
“강서구가 대한민국의 한의학 메카로 우뚝 서길”‘우리 허준하자!’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서울시 강서구 제22회 허준축제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12~13일 양일간 서울식물원 일대에서 펼쳐진 축제에 무려 15만 여명의 관람객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본란에서는 허준축제의 준비위원장으로 행사를 총괄한 김진호 강서문화원장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한의신문] 제22회 허준축제는 ‘허준하자’ 콘텐츠로 정기신 체험관, 동의보감 빌리지가 운영됐고, ‘참여하자’ 콘텐츠로 잔디밭 힐링요가, 도전! 팔씨름 선발대회, 허! 주니어 선발대회, 허준랜덤게임, 랜덤플레이댄스, 갈라퍼레이드가 펼쳐졌으며, ‘체험하자’ 콘텐츠로는 키즈 놀이터, 공공기관 홍보부스, 유료체험부스, 강서예술인총연합회, 경관 조명-허준 빛의 거리 등이 선보였다. 허준축제는 지난 1999년 건강강좌와 한의 진료로 소규모 동(洞) 지역 축제로 시작됐고, 2002년 제5회 ‘의성 허준축제’로 명칭을 변경한 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 기념을 겸해 전통, 의료, 건강, 그 중에서도 한의학을 핵심 콘텐츠로 부상시켰다. “기존의 허준축제는 허준, 건강, 한의학이라는 콘텐츠를 살리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렇기에 ‘허준’ 축제라는 본질에 좀 더 실질적으로 다가서고 싶었다. 코로나19가 종료된 지난해 축제부터 콘텐츠를 크게 바꿨다. 허준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조선 어의와 의녀 체험, 어린이 허준 선발, 현시대에 걸 맞는 한의학 체험 등을 대폭 보강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탈바꿈했다.” 김진호 원장이 밝힌 제22회 허준축제의 성공 요인이다. 김 원장이 허준축제의 핵심 콘텐츠로 ‘한의학’ 요소를 강화한데는 그의 한의학 친화력이 한 몫 했다. 그는 한의 가족이다. 작고한 그의 조부와 부친이 한의사였다. 조부 김문환 님은 서울 종로구 원서동과 대전에서 삼대한의원을 운영했고, 부친 김기승 님은 서울 강서구 등촌2동에서 제중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병자들의 건강 수호자로 한 평생을 사신 분들이다. “저는 할아버님과 아버님이 모두 한의사셨기에 태어나서부터 한의원에서 놀고, 한의원에서 공부하고, 학교 다닐 때는 항상 옷에서 한약 냄새가 났었다.” 한의 가족이다 보니 한의학의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저는 한의학 중에서 침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침술은 응급 상황 발생 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술이다. 이에 더해 한약은 우리 자연의 천연재료를 이용한 약물로 부작용 걱정 없이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치료재이다. 한의학은 응급의학이자 예방의학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한의학이 충분히 k-pop, k-food처럼 k-medicine으로 세계화가 가능한 블루오션이라고 본다.” 그의 이 같은 한의학 식견에 맞춰 이번 축제에서는 강서구한의사회가 정·기·신 체험관에 △비만 △비염 △여성 △자세 △오십견 등의 관리를 위한 5개 테마 부스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이번 축제의 성공에는 강서구한의사회의 공이 컸다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경태 강서구한의사회 회장님을 비롯 많은 한의사 회원 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연령대별로 주요 질환의 진단과 상담을 해주셔서 허준축제가 축제다운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강서구한의사회 회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부친과 조부가 한의사, 허준과 한의학 콘텐츠로 가족이 함께한 건강 축제 ‘허준박물관·겸재정선미술관·강서아트리움’, 손색없는 전문기관으로 육성 허준축제의 성공 뒤에는 보완해야 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김 원장은 공연장소의 협소함을 들었다. “가족이 함께한 체험학습의 장이 가장 성공적인 부분이었다면, 개막식과 폐막식 때 인기 가수 등 여러분들을 초청해 좋은 공연을 하다 보니 너무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린 서울식물원 잔디광장에 준비된 공식 좌석은 3000석인데, 무려 2만여 명의 관람객이 운집하다 보니 안전을 염려할 정도로 위험성이 커지는 등 편안한 관람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인기 가수의 출연과 많은 관람객의 방문은 양날의 검 같았다. 관람하는데 큰 어려움이 불편함으로 작용했다면, 팬덤(Fandom)이 대단한 인기 가수의 출연은 그를 보기 위해서 전국에서 팬들이 몰려와 허준축제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은 물론 행사 이후 가수와 그의 팬들이 올린 여러 개의 유튜브 영상은 수십만 회에 이르는 조회 수를 기록해 허준, 한의학, 강서구를 전국적으로 전파하는 큰 힘이 됐다. 김 원장은 또 이번 축제의 주제어인 ‘우리 허준하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허준축제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하는 체험학습의 장을 지향한다. 의성 허준이라는 상징적 인물이 축제의 핵심인 만큼 허준처럼 생각하고, 허준처럼 행동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그는 의약인의 협심과 허준 선생의 얼을 기리는 기회의 장으로 허준축제가 성장하길 기대한다. “저는 허준축제가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지역 의약인들이 한 마음으로 참여해 강서구가 미라클 의료특구로 발전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강서구가 한의학의 메카로 우뚝 서 허준 선생의 애민정신을 언제 어디서든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9년 제9대 강서문화원장으로 취임한 김 원장은 지난해 4월 제10대 문화원장으로 재추대됐다. 강서문화원장으로서 그의 바람은 분명하다. “지역 주민들 중 문화적 소외계층이 없도록 강서구민과 함께하는 문화, 강서구민과 함께 나누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에게 훗날 어떤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강서문화원장으로 재직한 지 6년차다. 전임 김병희 원장님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허준박물관·겸재정선미술관·강서아트리움은 강서 문화의 3대 축이다. 이곳들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전문기관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특히 장애인, 한부모 가정, 어르신 등 어느 한 분도 소외되지 않고 문화적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앞장섰던 그런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
“임기 중 목표, 여한의사회 산하 지부 활성화”<편집자주> 본란에서는 4월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대한여한의사회 박소연 신임 회장으로부터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여한의사의 증가비율이 다른 여성 의료인의 증가비율보다 높은데도 지부 여한의사회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입니다. 대한여한의사회 산하 지부 활성화가 임기 중 주요 목표입니다.” 제29대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에 당선된 박소연 회장은 임기 내 최우선순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선거를 치르면서 중요한 공약 중 하나가 여한의사의 세대 간, 지역 간 교류였다”며 “후배 여한의사들의 관심과 참여가 여한의사회 발전의 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부적으로는 여한의사의 숫자가 6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양적 증가가 있었던 만큼 사회적 책임도 증가하고 이에 따라 기대감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한의사의 위상을 높이고 여한의사의 책임과 사회적 소명을 수행하는데 대한여한의사회가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신임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대한한의사협회 편집위원, 홍보위원으로 활동했고, 육아 공백이후 여한의사회 대의원, 부회장을 역임한 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위원, 서울시한의사회 동작구 난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한의사가 돼 여성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 타 대학을 졸업한 후 다소 늦은 나이에 한의사가 됐다.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며 어렵게 한의사가 돼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한의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당시 외래교수님이자 여한의사회 회장이셨던 손숙영 대의원회 의장이 운영하던 한의원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다. 한의사로서의 시작을 여한의사회와 함께 하다 보니 오늘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여한 창립 최초로 경선을 치르고 당선됐다. 먼저 경선에서 믿고 지지해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회무에 참여하면서 여한의사회가 갖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경선을 거치며 그에 대한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여한의사회 뿐 아니라 단체의 책임을 맡은 사람은 개인의 이익이 아닌 희생과 봉사정신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깊어졌고, 힘든 상황에서 여한의사회를 발전시켜준 전임 회장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1965년 여한의사회 창립 이래 처음 겪는 경선이라 정관 점검의 필요성까지 나올 정도로 다소 혼란스러운 점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힘든 고비가 있었지만, 옆에서 믿고 격려하며 함께 해준 동료들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큰 힘이 돼 준 그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외부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잘 헤쳐 나가 보고자 한다. 경선에 기꺼이 참여해 여한의사회 발전에 자극을 준 서은경 후보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근황은? 아직 코로나라 제약이 있을 듯싶다. 인수인계 중이다. 28대에서 김영선 회장과 함께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전체를 파악하는 데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취임 직후 상반기에는 28대에서부터 기획 중이던 학술세미나, 각종 행사, 의료봉사, 유튜브, 젠더위원회 활동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팬데믹으로 당분간은 이전과 비슷하게 비대면,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이 되겠지만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시행하고, 팬데믹의 종식이 멀지않을 거라 기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간의 이력을 살펴보면 주로 ‘홍보’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한 걸로 보인다. 여한의사회 부회장을 맡기 전에도 한의학 알림이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하려고 개인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 여한의사회 직함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주로 홍보 분야 일을 맡아 수행하긴 했지만 단지 조금 더 드러난 부분이다. 부회장직을 맡아 회무에 참여하면서 여한의사회의 외연을 넓히는 데는 ‘정책’ 분야의 수행과 외부 기관 단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여한의사회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단체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별히 구상하고 있는 여한의 홍보 방안이 있다면? 온라인 비대면 시대에 맞춰 기획하고 수행했던 여한의사회 유튜브가 초기에는 내부적으로도 다소 불안함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꾸준히 진행하다 보니 콘텐츠도 쌓이고, 외부에서도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 여한의사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여한뿐 아니라 한의학 홍보를 위해서 좀 더 흥미있고 의미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다. 또 여한의사 임원들과 함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협의 하에 발전적 방법을 도모할 계획이다. ◇여한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느낀 여한의사만의 장점이나 역할이 있다면? 우선 여성환자들에게는 여한의사와 진료과정에서 주고받는 공감이 제일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요즘 한의원에서 접하는 환자들을 보면 20년 전 환자들과 연령대가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세월만큼 정이 쌓이며 환자들과 함께 나이 들어간다는 말이 실감된다. 여한의사를 찾는 남자 환자들은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꼼꼼함과 자상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성별이나 연령차가 아닌 의료인 개개인의 자질로서 장단점이 평가되기를 바란다. ◇차기 임원진은 꾸렸나? 새로운 여한의사회 구성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여한의사회의 세대 간, 지역 간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차기 임원진도 이에 맞춰 안배하려고 노력했다. 여한의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았던 28대 임원들을 주축으로 30~40대의 능력과 열정을 가진 후배들과 지방에 계신 원장들을 모셨다. 단 부회장 한 분은 지부 활성화를 위해 지부에서 모시고 싶은데 아직 접촉 전이라 좀 더 신중하게 모실 계획이다. 오랫동안 여한을 지켜오신 분, 세대 간 가교 역할을 해주실 분, 의욕적으로 여한의사회에 새 힘을 실어주실 분들, 여한의사회를 위해서 큰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의 각오나 계획은? 그동안 애정과 희생으로 여한의사회를 발전시켜 온 여러 선배들, 특히 어려운 시기에 여한의사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28대 김영선 회장에 비하면 부족함이 너무 많다. 첫 경선을 통해 중책을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여한의사회에 대한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
“모든 생명과학 연구, 질병 예방·치료가 목적…한의학도 마찬가지“모든 의약학 및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목표는 생명 현상의 본질을 추구하면서도 궁극적으로 관련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죠. 한의학이 추구하는 목적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동의대 산학협력상인 ‘석당메달’을 수상한 최영현 교수는 한의사는 아니지만 한의과대학에서 생화학과의 연계 연구를 하고 있다. 최 교수의 석당메달 수상은 이번이 벌써 5번째다. 그는 부산대학교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후 부산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서 근무하면서 세포·유전 및 생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의대 항노화연구소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동의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위원장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중국 정주대 약학대학 겸임교수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동 연구진들과 SCI(E)급 및 국내 학술지에 꾸준히 연구논문을 발표했으며 한의학 관련 연구를 포함, 동의대 부임 후 약 1000여 편 이상의 논문과 80여 건의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모든 연구 영역은 개방적 선순환 과정이 필요하다”는 최 교수로부터 수상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석당메달 수상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석당메달을 포함해 그동안 많은 학술단체,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받은 수상과 연구 업적은 혼자만의 업적이 아니며, 함께 열악한 조건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연구원들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타 분야를 전공했는데 한의대 교수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올 즈음 한국에 IMF 외환위기가 찾아와 교수 자리를 얻기 힘들게 됐다. 부산에서 공부도 했고 교사로 근무한 경험도 있어 부산지역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동의대 한의과대학의 교수 채용 공고를 보게 됐다. 당시에도 해부학 전공자 등 일부 비한의학 전공자가 있기는 했다. 한의대 커리큘럼에도 생명과학 분야가 있기 때문에 해당 전공 교수들이 필요했던 탓이다. 한의대 기초 분야에서 의생명과학 분야 출신으로 실험할 수 있는 교수를 찾는다길래 흔쾌히 지원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석·박사 과정 중에도 전통의약 연구를 많이 했고 미국에서 배운 새로운 연구방법을 한의약에 접목시키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의대에 들어와 보니 막상 어땠나? 깜짝 놀랐다. 서울에 캠퍼스가 있는 경희대나 동국대는 의과대학이 있다 보니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겠지만 동의대같은 지방 사립대, 특히 의대가 없는 곳의 연구 환경은 굉장히 열약했다. 그럼에도 비한의대 출신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한의대의 다른 동료 교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공간 지원도 잘해주셨다. 그렇게 연구비도 만들어가면서 하나씩 이뤄 나갔다. 그러다보니 할 수 있는 영역이 생각보다 많았고, 한약재에 있는 유용한 성분들로 연구하다보니 재미도 있었다. 다만 한의학적 백그라운드가 없다보니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고 한의대 교수들과 논의하면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저 같은 사람이 와서 한의학 발전에 일조하는 게 아니겠나 하는 마음으로 연구하고 있다. -동의대 한의대에 비한의사는 더 없나? 고충이 있다면? 본인이 유일하며, 타 한의과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은 편이다. 타전공자로서 한의대에 근무하면서 겪는 고충보다는 열악한 연구 환경 자체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특히 의과대학과 비교해 제한된 인적 자원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이는 한의학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한의학 연구에서 많은 자문과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으며, 생화학과 접목하면서 연구의 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구 영역은 개방적 선순환 과정을 통해 더욱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했던 연구 및 현재 하는 연구들은? 한약재의 과학적 근거 제시를 위한 연구를 주로 해 왔다. 초창기에는 주로 암세포의 증식 제어를 위한 한약 소재의 발굴 및 그에 관한 기전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다양한 질환 치료를 위한 한약재 활용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임상적으로 사용해 온 한약재의 효능에 대한 근거 창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예컨대 한약재를 활용한 노화에 따른 근육 소실(근 위축증) 억제, 관절 퇴화 예방, 인지장애 극복, 심혈관계 질환 개선, 전립선 비대 예방, 간 기능 보호 등이며 최근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변화에 대응해 안구 질환을 억제하는 한약재의 발굴과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연구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수행은 국가 연구비의 수주와 기업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과는 침향의 면역 기능 향상에 대한 유의적인 결과를 도출했으며, 함소아제약과는 근 위축 예방제의 발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제자들이 한의학의 과학화에 관심을 많이 갖다가도 현실적인 문제로 졸업 후 결국 개원가로 가지 않나, 기초 한의분야 연구자 양성을 위한 방안은? 한의학 전공자들이 임상으로 진출해 의료계에 봉사하는 것은 당연히 추구해야 할 현실적으로 중요한 진로 선택의 하나다. 그러나 최근 기초 한의학 분야로의 진출은 거의 없는 상황이며 현재 한의계가 처한 심각한 현실이기도 하다. 기초 한의 과학의 융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의계가 기초 한의학 전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전국 한의과대학의 각 기초 전공 교실별 교수의 확충과 연구 여건의 개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정부 역시 한의약 진흥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연구비 지원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향후 계획은? 산·학·연 연계 연구 주제를 발굴해 한의학의 발전 및 산업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환경변화에 따른 인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적용 가능한 한의 기반 신소재 발굴과 기전 연구에 관심이 크다. 이에 본 연구실에서는 한약재 자체에 대한 연구와 아울러 한약재에 함유된 유효 성분 및 다양한 생물학적 공정을 거친 2차 대사산물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친근한 오미자, 산수유와 같은 약재의 근력 강화, 전립선 비대 억제, 관절 건강 증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일부 연구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별 기능성 인정을 획득해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통한 산업화를 이룬 바 있다. 앞으로도 기초 연구 산물의 산업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한의약 발전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한의진료실, “지부의 홍보·학회의 전문성·예비한의사의 열정이 어우러진 곳”[한의신문=윤영혜 기자]본란에서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메디컬클리닉 한의과진료실에서 개막식 전 주였던 7월 5일부터 폐막식이 끝난 다음날인 7월 29일까지 상주하며 진료를 담당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소속 박윤형 기획위원으로부터 그간의 여정과 소감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폐막 소감. 지난달 5~29일까지 동안 단 2일만 쉬면서 진료실에서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하루 12시간 상주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선수들을 만났고 길을 지나가면 인사해주고 안부를 물어주는 선수들도 점점 많이 생겼다. 선수촌은 말 그대로 하나의 마을인데 그 안에서 한의사로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선수들의 삶에 녹아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즐겁고도 좋았다. 선수들이 아무 때나 한의과 진료실을 방문하면 항상 그 자리에 똑같이 있었고 인사해주고 치료해줬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조그마한 위로와 응원을 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살면서 다시 못할 경험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의진료실에 대해 평가를 해본다면? 이번에 총 진료 건수 중 선수와 팀 코치, 관계자등을 포함한 외국인의 비율이 72%였다. 평창올림픽 당시에도 강릉 선수촌에서 2주간 상주하며 근무해 봤지만 역대 대회 중 한의과 진료실에서 이렇게 높은 수치는 없었던 것 같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너무나 충실한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한의과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광주시한의사회에서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러본 경험을 고스란히 갖고 있어서 대회 준비 및 홍보를 완벽하게 할 수 있었다. 또 지역 내 모든 한의사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진료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원광대 한의대 봉사동아리 지역사회의료활동반 학생들의 진료 보조도 큰 몫을 했다. 예과 본과생으로 구성된 학생들이 접수 및 안내를 도맡아 해주고 선수 및 외국인들과 힘써 소통해 주었다. 덕분에 스포츠한의학회에서도 다년간의 의무 지원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실 분위기를 다잡고 보다 전문적으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광주시한의사회의 지역 사회 홍보 및 단합력과 스포츠한의학회의 전문성, 그리고 한의학의 미래인 원광대 한의대 학생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다 같이 한 마음으로 큰 세계 대회에서 한의학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진료하면서 느낀 스포츠한의학의 장점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전통의학이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났다. 트레이너를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이 호기심에 먼저 방문 후 자국 선수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고 근이완을 목적으로 물리치료나 수기요법을 찾다가 한의진료를 경험하고 만족해서 입소문을 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스포츠한의학은 침과 추나 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근골격 문제를 개선해 주는데다 진통제처럼 도핑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도 좋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의진료는 급,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데 특화돼 있을 뿐 아니라 급성손상의 감별로 타과와의 협진도 가능하다. ◇환자들의 반응은? 학회 소속으로 지원을 많이 다녀봤지만 점점 더 한의학에 대한 호응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 피부로 체험했다. 샘람사미 FINA 부회장은 진료를 세 번이나 받고 아내까지 같이 왔다. 뉴질랜드 수구팀도 코치가 왔다가 치료 효과에 만족해 선수들도 데리고 오고 수구티도 보내왔다. 우리나라의 이주영 선수도 입촌 후 거의 매일 온 걸로 기억한다. 터키의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는 무릎이 신체보다 뒤쪽으로 빠져있는 슬관절 과신전 증후군을 겪고 있어 근육에 힘도 부족하고 통증이 심했는데 침 치료를 해줬더니 효과가 좋다며 연습만 끝나면 매일 왔다. 8~9일 연속으로 찾아오다보니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카자흐스탄 여자 수구 선수인 Alexandra zharkimbayeva는 1년이 넘은 두통과 어지러움 및 상지 무력감으로 내원했다. 쌍둥이 언니가 얼마 전 생리통으로 한의과 진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데려왔다. 여담으로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선수가 거의 없다. 그래서 진료할 때 구글 번역기를 항상 사용해야 하고 이 선수와도 의사소통 및 진료하는 데에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이 선수는 한의과에 오기 전 폴리클리닉 다른 과에서 x-ray 검사 후 진단을 받았으나 뾰족한 소견을 듣지 못하고 소견서 및 영상파일을 들고 내원했다. 자신의 증상을 상세히 담은 글귀를 보여주었고 선수촌에 머무르는 동안 치료를 받고자 했다. 경추, 턱관절, 여러 가지 근육의 문제가 있어 4회 치료했고 많이 호전됐다. 후에 이 선수는 치료받은 것이 너무 고맙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인쇄하고 뒷면에는 감사의 편지를 적어 진료실을 방문했다. 선수촌 내 삼성체험관에서 한정판 사은품을 주는 서비스를 하는데, 시간이 없어 근처에 가지도 못하던 차였다. 하루종일 쉬는 날 없이 일해서 이 한정판 사은품들이 없을 줄 알고 챙겨왔다는 말이 위로가 됐고 감동받았다. 보답으로 기념품 가게에서 손톱깎이 세트를 선물해 주었는데 한 달 간 진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다. ◇힘들고 고되지만 보람 있는 경험이었을 것 같다. 12시간 강도 높은 근무에 허리를 겨우 펴야 했지만 한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당장 시합에 나가야하는 환자들이다보니 어느 정도 즉시 개선되는 효과가 없었다면 다시 진료실을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각적으로 움직임을 개선시켜주고 통증만 줄여줘도 굉장히 만족해서 갔다. 부담스러운 치료는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료했던 환자들의 경기는 최대한 시청하려 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운동이 개선됐다는 생각에 더욱 뿌듯해졌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간에 충원되긴 했지만 진료를 원하는 환자 수요에 비해 한의사의 수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조직위원회 예산상 인력 등록의 여건이 있어 더 뽑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준 한의사들이 있어서 진료실 운영에 차질은 없었으나 다음 대회 때는 한의 치료 수요에 맞게 더 많은 한의사들이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다면 더 섬세한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까. ◇남기고 싶은 말. 선수단을 위해 마련된 의료서비스 중 하나인 한의과 진료실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수단으로서도 톡톡히 제 구실을 해오고 있다. 한의 진료를 경험한 외국선수들과 스텝과 관계자들을 통해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이 더 멀리 퍼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