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보건복지부의 업무 소관 변경으로 요양병원 간병지원 사업이 오는 9월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지원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와 함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조6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면서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지방 국립대병원 지원 확대도 주문됐다.
26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광재) 경제부처 질의에서 허성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양병원 간병지원 사업 공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복지부는 지난 2024년 4월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에 착수해 2025년 12월까지 1차 사업을 시행한 뒤 2026년 고도화된 2차 시범사업을 거쳐 2027년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지불혁신추진단이 신설되면서 사업 소관이 간호정책과에서 추진단으로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당초 예정됐던 2차 시범사업이 추진되지 않은 채 2027년 본사업으로 바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올해 지원 공백이 발생하자 기존 담당부서인 간호정책과가 별도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연장했지만, 현재 확보된 예산으로는 오는 9월까지만 지원이 가능한 상황이다.
허 의원은 “복지부의 업무 소관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공백을 결국 환자와 간병노동자들이 감당하게 됐다”며 “사업 소관이 바뀌는 과정에서 지원이 끊기는 일이 없도록 복지부가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 “큰 병 걸리면 서울로”…지역의료 격차 해소도 도마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지방 국립대병원 인프라 확충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질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의료체계와 연계해 충남대병원 미래 암병원 건립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해당 사업은 총사업비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900병상 규모의 암병원을 건립하고 암종별 진료센터와 암특화 중입자치료센터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지난 2023년 새 암병원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실시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비용편익비(B/C)가 1.264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환자의 수도권 원정진료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역 거주 환자가 지역 국립대병원 대신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추가로 부담하는 교통·숙박비는 4121억원이며, 진료비·간병비·기회비용까지 반영할 경우 순비용은 약 4조6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지방 거주민의 국립대학병원 인식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2%가 지역의료 위기를 우려했으며, 중증질환 발생 시 지역 국립대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43.5%에 그쳤다. 반면 국립대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에는 80.9%가 찬성했다.
박 의원은 “돈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라며 “‘큰 병에 걸리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현실을 바꾸려면 중부권 환자들도 지방에서 안심하고 지역완결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공약에 반영된 충남대병원 암병원 건립이 첫 출발을 해야 하는 이유”라며 “현 정부 임기 내 암병원을 건립하려면 지금부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컨설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에 지방 국립대병원에 대해 대폭 지원할 예정”이라며 “복지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공식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 보건의료인력 통합정보시스템 지연 등…복지부에 127건 개선 요구
한편 예결특위 심사에 앞서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소위원장 이달희)의 심사 경과를 보고받고,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소관 2025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복지부 소관에서는 △공중보건장학생 반환금에 대한 적시 환수 등 7건의 주의를 요구했으며 △연도 말 집행잔액을 활용한 연구용역 발주 지양 △보건의료인력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지연 방지를 위한 사업관리 강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의 지원 범위·지침 개선 등 총 127건의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국민연금 연계감액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간 역할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거나 재설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등 2건의 부대의견도 채택했다.
식약처에는 건강기능식품 관리사업에서 당초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연말 예산 전용을 통해 추진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등 1건의 주의와 24건의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질병관리청에는 국가예방접종 백신의 도입·유통·접종·사후관리 전반의 관리체계 강화를 주문하는 한편 △의료방사선 이용·피폭 현황 및 연구결과 공개 △CT 등 고선량 검사의 적정 이용 △불필요한 중복검사 방지를 위한 교육·홍보 강화 등을 포함해 1건의 주의와 33건의 제도개선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