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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24일 (일)

“한자의 정확한 이해, 한의학 연구의 첫 출발점”

“한자의 정확한 이해, 한의학 연구의 첫 출발점”

평생 동안 모은 연구서적들, 후학들의 연구에 소중히 활용 ‘바람’
김태희 전 상지한의대 교수, 경희한의대 의사학교실에 서적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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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전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이 평생 동안 연구를 위해 모아왔던 한의학 관련 서적들을 경희대학교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기증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희 교수는 “이번에 기증하게 되는 책들은 임상서적보다는 사전이나 역사서, 목록 등과 같이 연구를 진행할 때 꼭 찾아봐야 하는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더불어 진단학과 관련된 서적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며 “평생 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권, 두권 모은 책들인 만큼 나에게는 소중한 책들이다. 경희대 의사학교실에서 이 책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기증을 받아줘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고, 앞으로 다양한 연구에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이 서적들이 전자책 형태로 발간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성은 증대됐지만,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서는 직접 책을 찾아 읽어보면서 연구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은 근간이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글자 하나하나가 의미를 담고 있다. 옛 서적들은 간자체로 작성돼 있거나 판본마다 글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옮기는 과정에서 다른 글자로 씌어져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서적들과 비교검토하면서 제대로 된 글자가 씌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 연구를 하는데 있어 가장 출발점이 돼야 한다. 글자를 하나 잘못 해석하는 것으로 인해 결과에서는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전자책이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서는 책을 좀 더 가까이 했으면 한다.”

김 교수는 이같은 사례로 ‘송희녕간’(宋熙寧刊)이라는 글자를 놓고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송희녕간’이라는 글자를 놓고 ‘송희녕’이라는 사람이 쓴 것이라는 해석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희녕’은 중국 송나라의 제6대 황제인 신종 때의 연호를 적은 것이서 저자를 쓴 것이 아니라 저술된 시기를 써놓은 것이었다. 이처럼 한자를 해석하는데 있어 글자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는 것은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필수적인 사안인 만큼 아무리 컴퓨터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왔음에도 책에 대한 중요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김태희 교수는 ‘음양오행’ 이론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즉 한의학이 음양오행 이론을 내세우면서 일부에서는 ‘미신’이라고 공격을 받고 있지만, 사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음양오행 이론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음양오행 이론과 관련 ‘오운육기학’의 경우에는 사실 달력을 만드는 데서 비롯된 학문으로, 이것을 연구하면서 철마다 사람들이 걸리는 질환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나온 것이 ‘오운육기학’이다”라고 설명하며, “즉 오운육기학은 절기마다 사람들의 특성을 알기 위해 나온 학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런 관점에서 한국 한의학에서 얘기하는 음양오행 이론은 운기의학과 장부이론이 합쳐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의학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음양오행 이론을 앞으로 사상의학과 같이 한국 한의학만이 가지고 있는 의학체계로 연구·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후학들이 지금보다 한자 공부를 좀 더 했으면 한다”고 밝힌 김 교수는 “모든 한의사들이 한자를 번역해 출판하는 정도의 실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문장을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한다”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한자를 잘 알고 책을 읽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는 학문적인 성취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후학들이 한문 공부에 시간을 투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적을 기증받은 김남일 경희한의대 의사학교실 교수는 “평생 동안 모아놓은 소중한 책들을 후학들의 연구를 위해 선뜻 기증해준 김태희 교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의사학을 연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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