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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8일 (화)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 앞뒀지만 실효성 ‘논란’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 앞뒀지만 실효성 ‘논란’

장애인 주치의제, 현 의료이원화 체제서는 ‘양방 독과점’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서도 ‘한의학 제외’



장애인 단체 “한의사도 주치의 범위에 들어가야”



2130-06-1



[한의신문=최성훈 기자]장애인과 비 장애인 간 건강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장애인 건강 주치의제’와 ‘장애인 건강검진 기관 지정’, ‘재활의료기관 지정제’가 오는 12월 30일 도입 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의 일상적 질환의 예방 관리와 전문적 의료서비스 이용의 연계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지만, 기본권인 ‘주치의 선택’이라는 ‘의사 결정권’조차 박탈당한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이하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27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지난 2015년 12월 제정된 장애인 건강권법이 장애인 당사자의 건강증진에 실효적인 법안으로 정착되도록 그 하위법령안을 마련한 것이다.



◇장애인 주치의‧재활의료기관 지정 등 도입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장애인 건강 주치의제 도입 △장애인건강검진기관 신설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등이다.



먼저 ‘장애인 건강 주치의제’의 경우 1~3급 중증장애인은 거주 지역 또는 이용하던 병원의 의사를 주치의로 선택해 만성질환과 장애 관련 건강상태 등을 지속적·포괄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다.



또 주치의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는 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주치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장애 특성에 따른 주장애 관리(경직 관리, 신경인선 방광·장 관리, 근골격계 통증 관리, 보조기·의지 관리 등) 및 만성질환 등 일반건강관리 △일상적 질환의 예방 및 관리 △전문적 의료서비스 이용의 연계·조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현재 11개 보건의료 종사자 협회와 협의해 해당 협회가 주관하는 보수·연수 교육에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포함시켜 교육을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학 교육과정에 장애 이해 교육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장애인건강검진기관 신설’도 시행된다. 건강검진기관에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장비가 없는 등의 이유로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 국가건강검진 수검율이 낮다는 지적에서 나왔다.



이를 위해 △장애인 편의시설 △검진장비 △보조인력 등을 갖춘 의료기관이 장애인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장애인검진기관으로 지정하게 된다.



검진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장비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도 도입된다. 집중적인 전문재활치료를 제공하고자 장애인 건강검진 사업과 시설, 인력, 장비 등 일정요건을 갖춘 병원을 지정해 장애인을 위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재활의료기관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특정질환 환자 클리닉과 재활치료전문가 등을 갖춰야 한다.



이 외에도 국가 장애인건강보건관리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국단위에는 중앙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지정, 운영한다. 광역단위에 설치되는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중앙센터와 보건소(시군구)를 연계하는 전달체계를 구축한다. 지역센터는 시도별로 1개소를 지정하나 의료자원분포 및 장애인 수 등을 고려해 2개소까지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각계 “진료 선택권 보장…한의사도 주치의에 포함돼야”



이와 같이 구체적인 하위법령안까지 마련했지만 장애인 의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있어 현실 반영은 제대로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현재 한의계와 양의계로 의료이원화 된 국내 의료시장에서 장애인 주치의제가 도입되면 결국 특정 직능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장애인 주치의가 될 일차의료 전문의는 등록 환자의 병력관리와 1차 진료, 건강 상담 및 간단한 처방을 담당하게 된다. 만약 필요하다면 2차 및 3차 의료기관 예약·입원 의뢰나 시군구 단위의 보건소와 연계될 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연계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2차 및 3차 의료기관과 전국 시군구 단위 보건소가 양의사로만 채워진 현실 속에서 한의사의 업무영역에 대한 역할 설정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또 장애인 건강검진 사업과 재활을 돕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 시범사업 지정기준’에서도 한의학은 원천 배제됐다.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지정기준을 살펴보면 △중추신경계 입원질환자(뇌졸중, 외상성 및 비외상성 뇌손상) △근골격계 입원질환자(대퇴골․골반 등 골절 및 치환술, 하지부위 절단) △재활의학과 의무 설치 △회복기 재활환자 구성비율 60% 이상 확보 △60병상 이상의 시설 △재활의학과 전문의(서울‧인천‧경기 3명, 이 외 지역 2명) 확보 △물리치료사 및 직업치료사 확보 등이다. 한의재활의학과나 한의 재활의학전문의는 해당사항에 없다.



이는 장애인 단체들이 시행령 마련을 앞두고 “장애인 주치의는 장애인이 희망하는 모든 임상 의사여야 한다”고 제안했음에도, ‘기본권’인 ‘주치의 선택권’은 박탈당한 채 법이 마련된 것이다.



앞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지난해 7월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을 앞두고 열린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에서 “실효성 있는 장애인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한의사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제안한 바 있었다.



당시 발제를 맡은 임종한 인하대 사회의학 교수는 “한의사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데다 실제 한의사들이 주치의 서비스에 참여 의지가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의사도 당연히 주치의 범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도 한의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서 장애인 주치의제 시행 전 단체실무자, 학계 관련 전문가 등이 모인 장애인건강권법 테스크포스(TF) 팀이 꾸려졌을 때 한의사들도 건강주치의가 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적 관점에서만 제도가 만들어진 탓에 예방이나 건강한 생활을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시행이 되더라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한의사들도 주치의제 안에 들어와야 장애인들의 의료 결정권도 존중받을 수 있을 것”고 강조했다.



한의 개원가에서도 장애인 임상 진료에 있어 한의치료 만족도는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찾는 수요도 많은 상황에서 이 같이 도입돼 더욱 아쉽다는 반응이다.



허영진 원장(허영진한의원 원장)은 “급성기(수술 포함)를 지나 회복기와 유지기 때 한의약은 뇌, 척수신경과 오장육부를 안정시키며 어혈을 제거하고 풀어줘 장애인의 재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또한 비장애인의 난임치료에서 확인되었듯 장애우의 임신은 난임도 연장선상에서 살펴야 할 중요한 과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이번 장애인 건강권법 시행은 한의계 뿐 아니라 장애인들의 의료 선택권을 차단하는 행위라 밝혔다.



한의협 관계자는 “시행령·시행규칙 법안에 담을 구체적 내용을 논의한 장애인건강권법 TF팀에 참여한 의료계 전문가들이 전부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로만 구성돼 장애인들의 요구를 담지 못했다”며 “한의학은 이미 많은 국민들이 널리 이용하듯 재활치료에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8개 전문과목 중 하나로 재활의학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의사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장애인의 진료 선택권을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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