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국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교실 100여 명의 교수진이 앞으로 한의과대학에서 서양의학 내과영역 교과서로 활용될 ‘내과학’을 감수해 출판했다.
‘내과학’은 일본에서 해리슨내과학과 더불어 의사국가시험 필독 교과서인 ‘아사쿠라 내과학’의 번역서다.
1977년 초판이 간행된 이후 내과학의 발달에 맞춰 중단 없이 개정이 이뤄져 현재 제11판이 출간됐다.
국내에도 일찍이 번역 출간된 STEP 내과도 이 책을 기준으로 집필된 것이다.
40여년에 이르는 시간 속에서 수많은 내과학 책이 출판됐지만 이 책이 내과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로 변함없이 높은 평가를 받아오고 있는 것은 초판부터 편집자가 책임을 지고 정성을 기울인 원고를 전체적으로 엮으면서 생긴 의문을 서술함과 동시에 내과학 발달에서의 최신 정보를 편집하고 각 장에서의 중복을 피하되 누락된 부분을 보충해 해설 내용의 수준을 크게 높인데 있다.
이 책이 새로운 내과학 교과서로 선정된 데는 내과 영역별이 아닌 통합적 수준의 서적 선정의 필요성과 해리슨내과학이나 세실내과학과 같은 높은 수준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현재 한의과대학의 내과 교과서는 실제 임상 현장의 통합의학적인 부분을 다 포함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과 분과의 특성으로 인해 기존 교과서에서는 질환이 중복되거나 누락되기도 하고 최신 지견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의 한계점을 갖고 있었다.
반면 실제 한의사들은 진료 현장에서 KCD로 통일된 병명진단체계를 사용하며 한의학적 진단과 양의학적 진단을 아우르는 통합진단을 실시하고 있고 치료에서는 한의학적 치료와 보완대체의학적 치료를 동시에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예후와 환자 관리를 위해서는 운동학, 영양학, 보건학 등 다양한 학제를 이용한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통합의학적 진료를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책은 한의대 학생과 임상 한의사가 알아야 될 서양의학적 내과영역을 포함한 교재로서 기존 한방내과 교과서에서 보완돼야 할 최적의 서양의학 내과영역에 대한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내과학’의 번역과 감수에 참여한 강동경희대한방병원 박재우 교수는 “이 책이 각 학교별로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면 강의의 질과 국가고시, 전문의 시험의 수준 역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촉박한 번역 감수의 작업 시간, 국내의 서적이 아닌 일본의 현장을 다뤘다는 점에서 국내 현장을 크게 반영하지 못한 한계점도 분명히 지니고 있다.
이에 향후 전국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 교수들은 꾸준한 개정 작업을 통해 번역 서적이 아닌 한양방과 보완대체의학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며 최신 지견과 임상현장을 반영한 통합내과학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총 5권으로 구성된 ‘내과학’은 1권에서 △내과학 총론 △노년의학 △심신의학 △증후학 △치료학 △감염증을, 2권에서는 △순환기질환 △혈압이상 △호흡기질환을, 3권에서 △소화관·복막 질환 △간·담도·췌장 질환 △류마티스병 및 알레르기 질환을, 4권에서 △신장·비뇨기질환 △내분비질환 △대사·영양이상을, 5권에서 △혈압·조혈계질환 △신경계질환 △환경요인질환·중독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