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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27일 (토)

정부가 국민에게 잘못된 건강정보 제공?

정부가 국민에게 잘못된 건강정보 제공?

국가건강정보포털, 신뢰성 의심받는 보고서 인용해 한약을 독성 간손상 주원인으로 안내

세계 각국 연구결과는 약인성 간손상의 주 원인으로 ‘양약’ 지목

日, 약인성 간 손상의 60%가 ‘양약’…한약은 7.1%

2016년 중국 약물부작용 모니터링 결과 양약 부작용이 81.5% 차지

한의협, 질병관리본부에 잘못된 정보 인용에 대한 수정 요구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수많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면서 현대인은 올바른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잘 선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건강 관련 정보는 자칫 잘못된 정보를 신뢰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데 이럴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바로 정부에서 제공해 주는 정보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 국가건강정보포털이 객관성과 타당성을 의심받고 있는 연구결과를 인용해 한약이 독성 간손상의 주 원인이라고 안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종합건강정보’ 카테고리 내 ‘건강/질병 정보’에는 '독성 간손상'에 대한 설명자료가 게시돼 있으며 설명자료의 작성 및 감수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 대한내과학회에서 했다고 표기돼 있다.

이 자료는 2010년 2월 2일 등록돼 지난 24일 현재 3만5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설명자료는 독성 간손상에 대한 개요, 원인, 증상, 진단, 치료, 예방, 환자들이 자주하는 질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독성 간손상의 원인물질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에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의 17개 대학병원에 독성 간손상으로 입원한 총 371증례를 분석한 결과, 독성 간손상의 원인물질로 한약이 40.2%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상용약 27.2%, 건강기능식품 13.7%, 민간요법 10.8%, 복합원인 8.2% 순이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약이 가장 흔한 독성 간손상의 원인이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처방전 확인이 불가능하여 구체적인 원인물질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설명해 놓았다.



하지만 인용된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유사주제의 국내외 보고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분석에 이용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연구결과물의 신뢰성을 크게 의심받고 있는 보고서다.



해당 연구의 책임연구자는 과거 수행한 선행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보편적인 평가방법이 아닌 연구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른 ‘수정된 약물유발 간독성 평가법(modified RUCAM)’을 사용, 왜곡된 결과를 도출해 평가방법의 오류를 지적받은 전력이 있다.



장인수 우석한의대 교수는 국립독성연구원 보고서인 ‘식이유래 간독성간염의 진단 및 보고체계 구축을 위한 다기관 예비연구에 대한 분석 및 고찰’이란 논문을 통해 “연구방법의 설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으며 수집한 증례가 결론을 도출하기에 너무 적고 편향돼 있고, 증례의 수집에 심각한 선택 비뚤림이 있으며, 평가 척도의 신뢰도와 척도의 사용 방법에도 문제가 있고, 증례의 수집 방법이나 절차에도 부적절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본 연구보고서는 타당도를 저해하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하므로 연구결과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고, 이 결과를 일반화하기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어 국가 정책 결정에 이용하기에는 부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외 다수의 연구논문에서는 약인성 간 손상의 일반적인 원인이 항생제, 항진균제, 소염진통제와 같은 양약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미국 간학회지에 발표된 연구(Reuben A et al, Drug-induced acute liver failure:results of a U.S. multicenter, prospective study)에서는 미국 내 1198명의 약물성 간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대부분 항생제, 항결핵제, 항진균제 등 양약으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또다른 연구(Chalasani et al, Features and Outcomes of 889 Patients with Drug-induced Liver Injury:The DILIN Prospective Study)에서도 항진균제, 심혈관제제, 중추신경제, 항암제, 진통제, 면역조절제 등이 약인성 간염을 유발했으며 특히 항진균제가 타 원인에 비해 간 유해성이 높은 원인약품이라고 보고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약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다르지 않다.

일본의 경우 10년간 보고된 879건의 약인성 간 손상 보고를 조사(하지메 타키카와, 일본에서의 현재 약인성 간 손상의 현실과 그 문제점, 일본의사협회지 53권 4호)한 결과 14.3%가 항생제, 10.1%가 정신·신경계약물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하는 등 전체 약인성 간 손상의 60% 이상이 양약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한약이 간 손상의 원인이 된 경우는 단 7.1%로 양약에 의한 간 손상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중국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국가약물부작용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의 양약비중이 81.5%, 중약 16.9%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중대한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에서의 중약 비중은 5.5%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약주사제가 약품투여경로에 따른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에서 53.7%를, 중대한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에서 86.7%를 차지했는데 한국에서는 한약주사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사제를 제외한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의 중약 비중이 약 7.82%, 중대한 약물부작용 및 사건보고에서 중약 비중은 약 0.73% 수준인 것을 참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더구나 중국의 약품시장 점유비율이 양약 56%, 중약 32.1%(2015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약에 의한 부작용이 양약에 비해 얼마나 적은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중국 13개 성 16개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2000~2005년 기간 동안 급성약물성 간손상 1142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양약으로 인한 간손상 사례가 600건(항결핵약 245건, 항생제 99건, 항갑상선약 98건, 항종류약 82건, 면역조절약 76건)으로 52.5%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중의약북경연구소)



국가적으로 모든 의료정보를 중앙에서 관리하고 있는 대만의 경우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인성 간 손상의 약 40%가 항결핵제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 외에 스타틴과 같은 항지질제, 항암제 등이 약인성 간염의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Pi-Hui Chao, Drug-induced Liver Injury Based on Taiwan National Adverse Drug Reaction Reporting System)



이외에도 다수의 국내 임상논문에서는 한약 복용이 간 기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다.



오히려 한약을 복용한 후 간 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5년 5월 SCI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된 ‘한약을 복용한 근골격계 질환 입원환자의 간 효소 이상의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2005년 1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8년간 근골격계 입원환자 3만2675명 가운데 하루 이상 입원한 후 한약을 복용한 환자 중 6894명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입원할 때 간 기능 검사에서 간 손상 판정을 받은 환자가 354명이었지만 한의치료를 받은 후 퇴원 시 간 손상 환자는 129명으로 줄어들었다. 64%의 간 손상 환자의 간 기능이 정상으로 개선된 것이다.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국민의 수요에 기반해 검증된 양질의 건강·질병 정보를 통합적·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공공포털로서 의학전문가의 광범위한 검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건강 정보를 쉬운 용어와 시각자료 등을 활용,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건강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이러한 공공포털이 신뢰성에 의심을 받고 있는 보고서를 근거로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오명을 받지 않으려면 보다 신중한 검증작업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질병관리본부에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잘못된 정보 인용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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