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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4일 (화)

이상곤 원장

이상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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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단추 ‘배꼽’



인체를 보는 지혜가 동서양에서 일치하는 것은 배꼽이다. 다빈치의 인체도는 의학과 예술의 융합점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인체도는 다빈치의 역작이겠지만 그 속에 있는 사각형과 원을 통한 비례는 로마의 건축가인 비르루비우스의 인체 비례에 대한 생각을 구현한 것이다.



“이처럼 자연이 낸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등을 대고 누워서 팔 다리를 뻗은 다음 중심을 배꼽에 맞추고 원을 돌리면 두 팔의 손가락 끝과 두 발의 발가락 끝이 몸에 닿는다.”



‘배꼽이 인체의 중심’은 동서양의 일치된 견해



손발을 뻗은 인체의 중심이 배꼽이라는 생각은 동의보감에서도 유사하게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 배꼽편은 이렇게 적고 있다. “팔을 위로 올리고 땅을 디디고 서서 줄로 재보면 중심이 바로 배꼽에 해당된다.” 손을 들어 올린 모습에서 배꼽이 인체의 중심이라는 데는 동서양이 일치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배꼽이라는 순수한 우리말도 마찬가지다. 월인석보에 기록된 배꼽이라는 말은 빗복으로 적고 있는데 배의 한복판이라는 뜻으로 인체의 중심이라는 표현으로 일관한다.





건강의 지혜에서도 마찬가지다. 욥기 40장 16절은 “이제보라 그의 기력은 그의 허리에 있고, 그의 힘은 그의 배 배꼽에 있느니라.” 동의보감은 더욱 구체적으로 배꼽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치료 효능까지 덤으로 적고 있다.

“배꼽줄은 마치 과일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을 때 양분이 과실꼭지를 통하는 것과 같다. 배꼽에 더운 김을 쏘여주어 꼭지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풀과 나무에 물을 주고 흙을 북돋아주면 잘 자라는 것과 같다.” 뜸을 뜨고 더운 김을 쏘이는 것은 배꼽이 차갑다는 뜻이다.



배꼽 뜸질, 보편적 건강 회복 방편으로 선택



이런 인식에는 한의학 고유의 음양론이 뿌리가 된다. 배꼽은 자궁 속 태아 상태에서 영양분을 받는 유일한 통로다. 어머니는 배꼽을 통해 태아의 음형을 기르는 물질적 기초를 공급한다. 출생 후 닫혀 있어도 배꼽은 인체의 정혈이라는 음기가 모이는 축이다. 그럼 반대인 양기가 모이는 곳은 어딜까? 머리 위의 가마다.

비가 오면 우리는 무의적으로 가마를 가리고 뛴다. 비를 맞아 양기가 식으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감기에 걸릴 걸 예방하는 생리적 반응인 것이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도 배꼽에 뜸을 뜬 기록이 있다. 헌종 15년 헌종의 어머니 인덕왕후가 건강이 위중해진다. 창성군 이필과 도제조 김수홍 등이 밤늦게 의논하는 가운데 배꼽 뜸질로 치료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배꼽 뜸질이 보편적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한 방편으로 선택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배꼽티는 유감



동의보감은 배꼽을 덥게 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소금이나 회화나무 껍질로 배꼽을 덮고 난 뒤 배꼽에 쑥뜸을 뜨는 방법, 부자를 비롯한 따뜻한 약으로 고약을 만들어 부치는 방법, 배꼽을 약쑥으로 덮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솔깃한 치료효과는 이렇게 설명한다. “냉대하와 월경이 고르지 못하여 임신하지 못하는 것을 치료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점을 감안하여 배꼽에 부치는 온팩을 개발하여 불티나게 팔고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몇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배꼽티는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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