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수할 금액 1조원인데 실제 징수율은 고작 8%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전국에 있는 불법 사무장병원으로부터 징수해야 할 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지만 실제 징수율은 8%에 불과해 더욱 강력한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8일 보건복지위원회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주최해 열린 ‘의료기관 불법개설·운영문제점 및 개선방향은?’ 국회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이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사무장병원 설립 자체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제제가 강력해야 한다”며 “동시에 내부고발자, 자진신고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개선책으로 사전 예방적 접근으로는 △개설자격 기준 강화 △복지부로 관리감독 일원화 △상시감시체계 활성화 등을 꼽았다.
사후 관리적 접근방안으로는 △처벌 효과 정비 △공단과 검·경 공조체계 확대를 통한 징수 성과 확대를 제시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부당의료기관으로 적발되면 허위청구로 인한 손해액의 3배를 징수하고 5년 이하 징역, 25만달러 벌금을 가하는 등 중죄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징수금을 절반으로 감면하고 내부고발자에게 회수금의 15~20%를 보상한다.
일본 역시 지불한 금액을 반환하는 것은 물론, 반환된 금액의 40%를 가산금으로 부과하고, 부정행위가 의심되면 정부, 도도부현, 시정촌이 사업자 본부를 불시에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상 개설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명의를 빌려 설립된 불법의료기관으로, 최근에는 형식적으론 합법이지만 이른바 생협 같은 걸로 옮겨가는 등 ‘돌연변이 사무장병원’으로 둔갑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면허를 대여하는 것부터 건설업자와 동업하는 요양병원, 생협 등의 형태부터 일부에서는 선배가 지인의 의사한테 속아서 들어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무장 병원이라는 걸 인식하는 형태까지 다양하다. 금리가 낮다보니 자본 출처를 투자할 곳이 없어서 건설업 종사자들이 요양업 등에 대한 동업 형태로 시작하기도 한다.
정영훈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불법 개설된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있단 인식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확대됐다”며 “특히 키워드인 고령화와 연계, 요양병원이라는 틀 덕에 2008년도에 생협이 증가하고 사무장 병원이 득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단국대의대 박형욱 교수,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지영건 교수,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영훈 과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준래 선임전문연구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7일 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09~2015년 사무장병원이 부당 청구한 급여비만 1조원에 이른다. 반면 환수율은 8%에 불과하다.
적발된 사무장병원 수는 2009년 6개에서 2015년 102개로 17배 늘었고 회수해야 할 적발금액은 2009년 3억 5000만원에서 2015년 2164억원으로 약 623배 증가했다. 반면 징수율은 2009년 97.7%에서 2015년 4.2%로 급격히 떨어졌다. 사무장병원은 조사 사실을 인지하고 재산을 숨기거나 아예 휴·폐업을 하는 등 갈수록 교묘한 수법을 써서 강제 징수를 피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할 제도와 행정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불법 의료기관 개설 기관인 사무장 병원에 대한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국 의약단체와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수사 기관과 협업을 추진하는 등 보험 재정 누수 방지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