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성명, 또 다시 ‘불량 한약재’ 문제 발생… 2만 한의사 ‘분노’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12일 카드뮴, 납 등 유해성분이 기준치를 최대 110배 초과한 한약재를 시중에 대량 유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동경종합상사 대표 김모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자체품질시험 결과를 조작한 한약연구소장 등 임직원 7명과 이 회사로부터 한약재를 공급받아 판매한 제약회사 3곳의 대표 등 총 1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이하 한의협)는 같은날 “또 터진 ‘불량 한약재’ 문제…한의사들은 분노한다!”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 유통기준을 초과한 한약재로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한약업체를 적발했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한약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진솔할 사죄 및 신속한 후속조치와 함께 식약처장 사퇴 및 관련자 파면을 촉구했다.
그동안 한의협 2만 한의사 일동은 불량 한약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약재에 대한 보다 강력한 관리감독을 식약처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식약처는 시종일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으며, 결국 이 같은 유사한 사건이 안타깝게 재발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또한 식약처는 불량 한약재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책임지는 자세는커녕 ‘나는 책임 없다’는 식으로 업체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성명서에서 “불량 한약재의 유통을 막는 것은 한약재에 대한 철저한 검사 및 관리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에 하나”라며 “이에 따라 한의원과 한의병원의 한의사들은 국가기관인 식약처의 공신력을 믿고, 이를 바탕으로 의약품용 한약재를 처방하고 있으며, 국민 또한 이를 안심하고 복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협은 이어 “이번과 같은 불량 한약재 사태가 발생하면 식약처에 대한 신뢰에 심각한 손상이 불가피하며, 그 피해는 식약처를 믿고 한약을 처방한 선량한 한의사와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며 “즉, 무책임한 식약처의 처사로 인하여 애꿎은 한의사들은 비난을 받고, 국민들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계에서는 불량 한약재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를 식약처가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는데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의협은 성명을 통해 불량 한약재 파동의 근본 책임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식약처장 사퇴 및 관련자 파면조치의 즉각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식약처와 관련된 한약업체에 대한 사법처리는 물론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의협은 이번에 문제가 된 불량 한약재가 양방제약사나 약국으로 유통되었을 가능성도 100%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관련 제약사 및 약국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도 함께 요구했다.
특히 한의협은 “이번 사태는 식약처가 한의약 관련 정책에 있어서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능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며, 이미 한의약에 대한 제 기능을 상실한 식약처에서 한의약 관련 부분을 별도로 떼어내고, 조속한 시일 내에 이를 전담할 ‘한의약청’을 신설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한의협은 “대한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 일동은 언제나 국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관능검사와 농약 및 중금속 등 잔류오염물질 검사에 합격한 의약품용 한약재만을 처방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국민건강과 한약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이 땅에 불량 한약재가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도록 한의약청 설립과 한약재 관리 및 유통 강화대책 수립을 위해 총력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한의약 관련 업무를 전담할 ‘한의약청’ 신설은 지난 2005년 대한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이 재직 당시 정부 관련 기관에 한약사(韓藥事)에 관한 관리업무를 전문으로 담당할 수 있는 한의약청 설치를 건의한 바 있다.
당시 한의협에서는 “식약청 조직으로는 한의학적 원리와 한의약학적 관리체계 아래 한약 관련 제반 사항을 운영하기에는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이는 식약청에서 한약사(韓藥事)를 관리하는 인원 대부분이 약사 위주로 구성돼 양약 편향적 정책 속에 한약이 포함돼 관리 운영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의협은 “한약의 원리는 서양약학에서 비롯되는 구조성분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한약은 한의약학적 원리에 의해 사용되는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약학적 시각으로 한약의 유효성·안전성 및 독성을 평가하게 되어 한의학·한의의료에서 널리 인정되는 효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