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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03일 (금)

한국 현실과 동떨어진 원격의료는 ‘시기상조’

한국 현실과 동떨어진 원격의료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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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를 허용하더라도 경제성이 떨어져 국내 의료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는 김성주·이언주 의원실 주최로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원격의료 과연 필요한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국내 의료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과 경제성 평가 과정의 오류 등으로 인해 원격의료가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성 과대평가…선진국 단순 추종은 ‘위험’



김 교수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약 20년간 원격의료의 비용편익과 효과를 분석한 논문((Mistry, 2012년)에서도 원격진료는 경제적으로 환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는 원격의료가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도 현실적으로 그만큼의 가치를 내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대부분의 의사 인력이 전문의이고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격지의 환자 수도 적은 상황이기 때문에 U-Health 서비스를 시행해도 진료비 감소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것.



게다가 공급자 입장에서는 100~150만 원 가량의 장비 구매로 의료 서비스에 드는 원가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는데 결국 그 부담은 환자에게 가기 때 문에 결과적으로는 원래 병원을 왕래하던 시간 비용과 교통비 절감 효과가 전부일 거라는 논리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원격의료 도입 시 만성질환자 기준으로 보건복지부가 추정한 비용은 동네의원의 경우 컴퓨터장비인 마이크 웹 캡 등 구입에 30만원~330만원, 환자의 경우 컴퓨터 장비와 함께 생체측정기 등 구입에 150~330만원”이라며 “하지만 이를 만성질환자 5만 명에 최대 예상 비용인 350만원으로 대입시키면 총 20조4750억 원의 비용이 추산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러한 비용의 수혜자는 당연히 원격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일부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



△취약지역 주민의 정보격차 커…스마트폰 보급률 겨우 19%



이러한 경제성 논리 외에도 원격의료가 근본적으로 섬, 벽지 등 의료 취약지 주민들에 대한 의료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해 2월 정보화 진흥원에서 발표한 ‘2012 정보격차지수 및 실태조사(최두진, 정부만, 이재웅 2013)에 따르면 장애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장노년층(50세 이상), 농어민 등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서도 정보격차가 나타났고, 원격의료 주요 대상자라 할 수 있는 농어민이나 장노년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각각 19.2%, 18.8%로 소외계층 중에서도 특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의료취약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만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게 아니라 정보에 대한 접근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제 서비스가 전달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또 “취약지 주민들을 위해 원격의료와 같은 간접적인 서비스를 도입하기보다는 응급후송체계를 보장하는 등 실질적인 직접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시장성 논리로 따져도 어차피 원격의료는 도입해봐야 생존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의료계가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원격의료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제도를 들여온 정부가 어차피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술수준 미약…원격의료 영상 해킹당할 수도



원격의료를 시행하기엔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미약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홍진 한국U-헬스협회 정책전문위원은 “국내 기업 가운데 FDA에서 원격의료 솔루션을 허가받은 기업은 고작 2곳에 불과하고 그 중 원격진료가 가능한 것은 1곳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기본적인 암호체계조차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원격의료 영상이 손쉽게 해킹당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도 이런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오직 산업화를 위해 원격의료를 제도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진 발생 가능성·의료전달체계 해체 우려



의료계는 원격의료로 인해 오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원격의료는 오진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국민의 건강을 담보할 수 없는 데다 개인정보마저 유출돼 피해가 환자에게 고스란히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동네의원 붕괴 등 의료전달체계를 해체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형준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이미 시행 중인 섬이나 오지의 의료인-의료인 간 원격의료에서도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이 나타난 바 있다”며 “원격의료는 1차 진료를 생략하고 3차 진료, 전문 진료가 직접적으로 환자들과 만나는 통로로 활용돼 의료체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 참석자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원격의료는 국민과 의료인은 원치 않는데 정부만이 원하는 정책”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의료비 증가가 가장 문제이며 의료인들 입장에서는 낮은 수가가 문제이기 때문에 의료인이 직접 환자들을 찾아가는 방문 진료 강화 등의 대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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