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상과정서 노조측 요구 반영…‘한의사 수 늘려야’
노동자 10명 중 7명 근골격계 질환자…한의학 강점 살려야
현실은 산업재해보험에서 한의진료 가능 인지 15.5% 불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사가 울산지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내 한방병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6월에 사내 한방병원을 개원한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한방병원 개원은 지난해 노사간 단체협상 과정에서 ‘회사는 사내 산업보건센터에서 한의진료를 실시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의진료는 1년간 이용률과 효용성을 감안해 확대하기로 했다.
한방병원은 울산공장 공작기계부 건물 내 200여㎡ 규모에 한의사 2명, 간호사 4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노조는 고용할 한의사와 간호사 수를 회사의 안보다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사는 울산공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가 4만명이 넘는 점을 고려해 한방병원의 규모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방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많은 조합원이 질 좋은 한의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근골격계 질환에 우수성이 입증된 한의진료는 노동자들에게 높은 수요와 더불어 노동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정애·김용익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관리와 노동생산성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영국 랭카스터대학교 스티븐 베번 교수는 “1900년에 비해 2010년 근골격계질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45%가 증가해 약 17억명에 해당하며, 경제적으로 봤을 때도 연간 2400억원의 손실을 가져온다는 통계가 있다”고 소개했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원종욱 교수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업무상 질병 중 근골격계질환이 전체의 69.2%를 차지하고 있으나, 생명에 직접적인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문제의 크기가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같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진단은 근골격계질환에 탁월한 효과성을 보이고 있는 한의학이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노동생산성을 통한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산업재해보험에서 한의진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대부분 인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리서치 전문기관 ‘케이스파트너스’에 의뢰해 한의의료기관에서 한의의료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국민 1000명과 치료 경험이 없는 국민 500명 등 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의의료 이용실태 및 한의의료정책에 대한 국민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53%P)에 따르면 산업재해보험에서 한의진료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5.5%에 불과해 향후 산업재해보험에서의 한의진료 혜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이에 대한 정부의 제도·정책적 뒷받침도 절실히 요구되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