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혁수)와 한의약 발전을 위한 열린 포럼(대표 한상표)은 20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현대 의료기기 활용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한의약 대토론회를 개최,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실제적인 문제점을 검토하는 한편 향후 임상에서의 다양한 진단 및 치료용 의료기기 사용 확대를 위한 실제적인 정책 수립 전략 등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는 △새로운 한방의료기기 개발(김성철 원광대 한의대 교수)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고찰(오승준 LK파트너스 변호사)에 대한 주제 발표와 함께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현황과 과제(이무일 서울시회 부회장·한방초음파장부형상학회장) △한의약 정책에서 본 의료기기 활용(김경호 열린포럼 정책위 부위원장)에 대한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김성철 교수는 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인해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한 한의계의 현실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그동안의 (의료기기에 대한)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전략으로 나서는 것이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초음파 침 시술 안전 가이딩시스템 기술 △침 시술 환자모니터링 시스템 기술 △기능성 한방침 제품화 기술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섬으로서, 한방의료기기의 신시장 창출을 통한 한의학 진단 능력 향상 및 한방의료기기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진행됐던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김 교수는 “치과 분야에서 지속적인 의료기기 활용 노력을 통해 치과와 관련된 돌팔이들을 몰아냈던 사례는 한의계에도 큰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며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계의 관심 부족은 한의학 영역 침탈에 대한 하나의 빌미를 제공했던 만큼 향후 적극적인 의료기기의 활용을 통해 한국 한의학만의 특색을 갖춰 나가는 등 미래를 위한 새로운 한의학의 모습을 정립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승준 변호사는 “현행 법체계 및 판례 하에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적법하게 인정받기란 쉽지 않지만 논리적으로 보았을 때 한방의료행위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이러한 논리를 중심으로 하는)진단 목적의 의료기기 사용은 논리적 타당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법령의 개정 등 제반여건이 조성돼 나간다면 기존 판례의 태도를 변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 변호사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법령의 개정 △신의료기술평가의 적극 활용 △한·양방 협진의 활용 등을 제안했다.
오 변호사는 “한의사가 각종 현대 의료기기를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의료법이나 의료기기법 등을 개정해 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법규에 명시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우선 의료기기와 관련된 하부법령들에 대한 지속적인 개정을 통해 판례를 변경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마련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한 전략적인 접근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또한 신의료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한방의료영역 확대를 도모하는 한편 법으로 명시돼 있는 한·양방 협진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의료법을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넓은 의미의 협진을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 후 지정토론에 나선 이무일 부회장은 무분별한 의료행위의 개발과 도입으로 인한 한의사나 환자의 피해를 막고, 법에 위반되지 않는 적절한 절차와 단계를 거쳐 한의의료기술로 인정받기 위한 ‘한의의료행위 도입의 단계별 제안’에 대해 발표,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한의의료행위 도입의 단계를 연구가 시작되는 ‘호기심 단계’를 시작으로 기초학술연구단계(비침습적 의료기술의 경우, 침습적 의료기술·약물의 경우), 임상연구단계(비침습적·침습적 의료기술), 한국표준한의의료행위 등록 및 신의료기술 신청 등으로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임상연구단계를 통해 해당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한의사 다수가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진료에 임하고 있다면 이 진단기기를 이용한 진료기술이 한의사의 한방의료기술로서 인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회의 구성은 물론 대한한의학회 산하 정식 학회로의 등록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한의학회에서 준비하는 한국한의표준의료행위 분류표에 해당 의료행위가 등록되어 정식으로 한방의료행위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물론 신의료기술 신청을 통해 정상적인 요양급여행위로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축적돼 나간다면 한의사의 의료영역은 한발씩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한의의료기기에 대한 한의사들의 관심 증대를 비롯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서 한의병명과 한의병증이 사용된 것, 한의약육성법 개정을 통한 한의약의 정의 변경 등은 향후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운을 뗀 김경호 부위원장은 “정책이란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인 만큼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학문적 이론, 법제도적 방식의 접근이 아니라 한의의료의 현실적인 필수재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의 해법은)대중적인 사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선도적인 사용 후에 법적·학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한의사의 진단기기 활용은 위험성은 낮고, 국민의 요구와 필요성은 현저하게 높은 만큼 국민건강 증진과 한의학 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 위에서 싸움으로서 한의학의 영역을 넓혀 나갈 필요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책리더들은 솔선수범으로 선봉에 서서 법적 소송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은 “의료기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소비자들의 호응이 밑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방문당 정액제와의 결합 등 다른 정책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전술적 접근을 통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의료소비자들의 이해를 이끌어내는 전략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며 “제도는 멈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의계 내부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한 단결된 힘을 통해 한의사의 권익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박혁수 서울시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향후 서울시한의사회에서는 열린포럼을 비롯한 한의계 각 단체들의 의견을 충실하게 수렴, 한의사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한의학 관련 정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한상표 대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한의계의 오래된 숙제와도 같은 문제이며,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안이 도출되지 않고 있어 임상 현장에서는 많은 혼란이 뒤따르고 있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한의사의 권익 확보는 물론 한의약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문제인 만큼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임상에서의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한편 학술적·제도적·정책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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