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언제인지 모르게 벌써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진료실에서는 온도차가 심하면서 발생하는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과 더불어 부비동염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예년보다 확실히 늘었다.
이번호에서는 여러 부비동염 중 진균성 부비동염의 모습을 보려 한다. 진균에 의한 부비동염은 상대적으로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정상 면역을 가진 사람도 고령화·당뇨 등의 만성 질환이나 항생제·스테로이드제의 남용, 진단 기술의 발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진균에 의한 부비동염의 분류는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 여부에 따라 침습성이나 비침습성이냐를 가르고, 임상에서는 비침습성 부비동염의 한 형태인 진균구에 의한 모습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다.
지난 6월8일 53세 남자 환자가 진균성 부비동염에 대한 상담으로 내원했다.
2024년에 부비동염 진단을 받고 항생제 복용을 한달간 한 이후 특별한 증상없이 지내다가, 올해 초부터 오른쪽 광대 주위로 통증이 있고 오른쪽 눈만 피로감과 눈물이 나오는 증상이 지속됐다고 한다. 이에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았고 진균이 있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서를 받긴 했는데 어떤 상태인지 설명이 없어 내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균구의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일상에서 흡입된 진균이 점액섬모운동으로 제거가 안되고 상악동에서 진균구로 축적되어지는 것으로, 최근에는 치과 감염과 연관성이 많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증상으로는 자각적인 코막힘, 농성비루, 비강내 악취 같은 일반적인 부비동염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약간의 후비루나 안면통만 있는 경우도 있어 문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비강내 상태도 진균 덩어리가 간혹 내시경으로 관찰되기도 하나 대부분 상악동에만 갇혀있어 비강은 깨끗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환자의 경우도 양쪽 모두 비용이나 농성 비루 등은 없었고 약간의 후비루만 관찰됐다.
코 증상을 확인하니 우측 관골 주위 통증, 약간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것 외에는 거의 없고 악취나 후각장애도 없었다.
다음은 환자가 가지고 온 영상을 살펴봤다. 일반적인 진균구의 영상소견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듯이 침범된 쪽으로 연조직 음영과 중간에 석회화 음영(고음영)이 보인다.
이 환자의 영상에서는 전형적인 결절성 석회화는 보이지 않으나 상악동 편측 혼탁, 중심부의 이질적인 부분 석회화 소견, 상악동 기저부에서 일반적인 점막 부종의 모습이 아닌 아치 종괴형태로 볼록하게 솟아올라 솜털이 뜯기는 듯한 연조직 비후 등을 보여 진균구에 의한 모습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
진균구는 비침습성이긴 하나,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보존적 치료를 선택한다면 약물에 의해서는 소실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균구가 상악동에서 중비도와 비강쪽으로 점점 커져나가고, 가능성은 낮지만 침습형으로 진행할 우려가 있어 언젠가는 제거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니 환자는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일단 귀원했다.
이후 환자는 8월6일에 다시 내원했다. 설명을 듣고 고민을 한 뒤 8월4일 인근 대학병원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았고, 현재 코 내부 통증이 심하고 수술 이후 냄새를 맡지 못해 다시 내원했다고 한다.
진균구의 수술은 완치를 말하는 것이 아닌 치료의 중간 과정으로 앞으로 이 환자의 경우 진균 재발, 이차 위축성 비염으로 코가 과도히 건조해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이후 상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비강이 건조해지는 경우 점막의 자가정화 기능 저하로 부비동염이 재발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환자의 통증과 후각저하 역시 비강 내부의 건조함이 원인으로 판단돼 건조성 비염에 준하여 치료를 시작했다.
이차 위축성 비염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신이청폐음을 가감해 처방하였고, 정명, 찬죽, 비통 광명혈의 침치료, 약침 irrigation, 한약재 증기 치료, 아로마 비강 도포 등 비강의 정상적인 분비물을 생성하고 보습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를 반복적으로 하여 10월11일경에는 자각적인 건조감이 거의 소실돼 치료를 마무리 중이다.
후각저하 또한 8월8일 티트리, 장미, 페페민트, 오렌지, 시나몬 등에서 vas 1에서 시작해 8월12일 vas 5로 호전됐고, 10월8일에는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진균 재발 관리에 중요한 또 하나는 부비동 내부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는 수술 이후 본원에서 반복적으로 세척과 석션을 했고 그 과정에서 2∼3차례 정도 진균으로 의심되는 분비물이 나와 본원에서 시행한 KOH 염색으로 Aspergillus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했다. 현재 우측 안면부로 남아있던 통증과 묵직함은 모두 사라졌지만 하루 1회의 세척은 당분간 유지하여 비강 세척과 비강내 적절한 습도를 유지토록 설명했다.
진균성 부비동염은 그 임상 유형에 따라 예후와 치료가 각각 다르고 수술적 제거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수술로 이후의 재발이 막아지는 것이 아니여서, 수술 이후 비강내 온도, 습도 조절, 자가정화 기능의 유지를 최적화 하여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또 하나의 치료임을 보여주는 임상례다.
추가로 10월8일에 촬영한 마지막 중비도를 보면 마치 펀치를 뚫은 듯한 모습이 보인다. 이는 부비동 내시경 수술 이후 상악동, 사골동, 접형동으로 가는 개구부가 열어 보이는 것으로 만약 진료실에서 이런 비강의 모습을 본다면 ‘아∼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비강이구나’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많이 본 뉴스
- 1 ‘시체해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한의대·한의사’ 포함
- 2 한의협,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에 ‘메디스태프’ 신고조치 완료
- 3 법에 없는 ‘양약’은 어떻게 한의사의 범죄가 되었는가
- 4 한의사, ‘마약중독’도 AI 뇌파 바이오마커로 판독…재활 연계 주목
- 5 “환절기 감기·독감·코로나19, 한약으로 예방·치료 하세요∼”
- 6 “오늘은 내가 한의사”…진맥부터 ICT까지 한의사 직업체험
- 7 시일야방성대곡, 한의계가 놓친 진실
- 8 58년 만에 부산서 되살린 한의약의 날…“새로운 100년 준비”’
- 9 한의사 출신 윤영희 전 시의원, 서울시복지재단 비상임이사 임명
- 10 복지위 국정감사, 10월7일 개막…한의협·의협 ‘의료일원화’ 의견 청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