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주사 처방 후 시력손상 위험?…DUR 경고에도 97% 처방 강행

기사입력 2026.10.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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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경병증 104명·당뇨망막병증 3992명…처방 및 안전관리 우려
    담석증·담낭염·급성췌장염 등 진료 9476명…378명은 응급실 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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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마운자로의 처방이 확산되는 가운데 투여 이후 시신경병증·당뇨망막병증 등 안과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담석증·담낭염·급성췌장염 등 주요 이상반응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도 9400여 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378명은 응급실을 거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위고비 처방 과정에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의 주의·경고가 발생했음에도 97.3%가 처방을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의료기관에 처방이 집중된 데다 이들 기관의 경고 후 처방 미변경률은 98.9%에 달하면서 비만치료제의 무분별한 처방과 사후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부의장)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마운자로 처방 이후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04명(위고비 67명·마운자로 37명), 당뇨망막병증은 3992명(2460명·1532명)으로 총 4096명이었다.


    집계 기간은 △위고비 ’24년 10월~’26년 8월 △마운자로 ’25년 8월~’26년 8월이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시력 상실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와 관련해 NAION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제품 설명서에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미국에서도 오젬픽·위고비 사용 이후 시력을 상실했다며 제약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당뇨망막병증 역시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식약처 허가사항에는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위고비 사용 시 관련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담석증·담낭염 등 9476명 진료…응급실 경유 378명


    안과질환뿐 아니라 담낭·췌장·신장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도 상당수 확인됐다. 식약처가 경고한 이상반응 관련 질환을 기준으로 첫 처방 이후 진료 이력을 분석한 결과 △담석증 5973명(위고비 3399명·마운자로 2574명) △담낭염 1393명(806명·587명) △급성췌장염 1264명(695명·569명) △급성신부전 511명(304명·207명) △저혈당 335명(196명·139명) 등 총 947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응급실을 거친 환자는 378명으로 △담석증 216명 △담낭염 95명 △급성췌장염 55명 △급성신부전 7명 △저혈당 5명 순이었다.


    다만 이번 통계는 DUR 점검 이력이 있는 환자의 처방 이후 진료 현황을 집계한 것으로, 약물 투여와 질환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처방 이전부터 해당 질환을 앓았던 환자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식약처에 접수된 이상사례 보고도 증가했다. 시판 이후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보고는 총 2705건으로, 위고비 1444건(’24년 49건·’25년 672건·’26년 상반기 723건), 마운자로 1261건(’25년 345건·’26년 상반기 916건)이었다.


    주요 보고 사례는 △위고비 구역·구토·설사·변비·소화불량 △마운자로 주사 부위 통증·출혈·구역·설사·구토 등이었다.


    DUR 경고 99만여 건…97.3% 처방 그대로 유지


    더 큰 문제는 처방 단계에서 작동해야 할 의약품 안전점검 체계의 실효성이다. 2024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위고비 DUR 점검 129만4277건 중 주의·경고가 발생한 사례는 99만5431건으로 전체의 76.9%에 달했으나 96만8399건(97.3%)은 경고 이후에도 처방이 변경되지 않았다.


    항목별 처방 미변경률은 △용량주의 97.4%(92만5580건 중 90만1792건) △동일성분중복 96.4%(4만5692건 중 4만4070건) △효능군중복 95.8%(2만3182건 중 2만2207건) △임부금기 33.8%(977건 중 330건)였다.


    특히 용량주의 경고가 92만 건을 넘어선 데다 동일성분·효능군 중복 경고에서도 95% 이상 처방이 유지되면서 DUR 경고가 실제 처방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는 실태가 드러났다.


    임부금기 경고 977건 가운데 330건에서도 처방이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임신 관련 안전관리의 적정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만 DUR 경고 이후 처방이 유지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처방이 부적절하거나 허가사항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고 유형별 처방 유지 사유와 임상적 적정성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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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10개 기관에 처방 집중…전체 평균의 191배


    비만치료제 처방이 일부 의료기관에 집중되는 현상도 확인됐다. DUR 점검 건수 기준 상위 10개 기관의 비중은 △위고비 18.6%(24만1037건) △마운자로 15.7%(28만7677건)로 나타났다.


    특히 위고비 처방 상위 10개 기관의 기관당 평균 DUR 점검 건수는 2만4104건으로 전체 의료기관 평균 126건의 약 191배에 달했다.


    이들 기관의 위고비 DUR 경고 후 처방 미변경률은 98.9%로 전체 평균 97.3%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전국에서 발생한 동일성분중복 경고 4만5692건 가운데 1만7000건(37.2%)도 상위 10개 기관에 집중됐다.


    전체 위고비 DUR 경고 건수 중 이들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2.1%에 달했다.


    처방량이 많은 의료기관일수록 중복투여·용량주의 등 안전성 경고가 집중되고 있음에도 처방 변경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고빈도 처방기관을 중심으로 환자별 진찰·상담의 충실성과 DUR 경고 처리 실태를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처방 전 병력 확인부터 투여 후 이상반응 점검까지”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의 처방 편의성보다 환자별 위험요인 평가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담석증 병력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다 담낭관 폐쇄에 따른 급성담낭염으로 수술받는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급성담낭염과 급성췌장염은 해외에서도 비만치료제 사용 이후 발생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비대면으로 약물을 예약하거나 짧은 진료 후 환자가 원하는 약물을 처방받는 행태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처방 전 기저질환·복용약물·담낭 및 췌장질환 병력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투여 이후 시력 변화와 복통 등 이상 증상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인순 의원은 “약물과 질환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비만치료제 처방 이후 췌장염·담낭염, 시신경병증 등으로 진료받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처방 전에 환자의 병력을 충분히 확인하고, 투여 이후 이상 증상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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