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준 GMP 기준 부합 한약제제 중심의 산업 기반 강화해야”
[한의신문] 대법원 판례와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통해 적법성이 인정된 한의사의 사전조제가 원외탕전실의 시설·인력·품질관리 기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 속에 제한 논의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진료해 온 한의사와 원외탕전실에까지 규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부의장)은 8일 보건복지부의 원외탕전실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며 조제한약의 품질관리 강화와 한약제제 제조·공급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남 의원은 ’24년과 ’25년 국정감사에서 원외탕전실 제도 개선을 요구했으나 복지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관리·감독체계 전반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 원외탕전실 관리기준 미비…복지부 감독 부실 도마
원외탕전실은 2008년 9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탕전실의 외부 설치와 공동이용이 허용된 이후 운영돼 왔다. 이듬해인 2009년 5월에는 복지부가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및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남 의원은 이후 소수의 원외탕전실에 다수 의료기관의 처방이 집중되는 구조가 확산됐으나 정부가 시설·인력·운영기준을 충분히 정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외탕전실 조제건수 제한 부재 △한약사 등 적정 인력기준 미비 △한약재 규격품 사용 여부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부족 등을 관리·감독의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남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나 복지부는 “원외탕전실 제도 개선 연구용역과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실태조사 이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 의원은 △복지부·식약처·심평원·지자체 합동점검 △한약재 규격품 사용 관리 강화 △한약사 1인당 일일 조제건수 기준 마련 △원외탕전실 적정 인력기준 정비 등을 제안했다.
◎ 대법원·복지부도 인정한 사전조제…불법 제조와 구분해야
원외탕전실의 관리·감독 문제와 한의사의 사전조제는 법적으로 구분해야 할 사안이다.
실제 대법원은 1992년 3월31일 판결(91도2329)에서 극미량 약제성분의 칭량 오차를 최소화하고 예상되는 처방에 대응하기 위해 한약을 미리 준비한 뒤 처방전에 따라 투약하는 행위를 제조가 아닌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로 판단했다.
복지부 역시 1997년과 1999년 유권해석에서 투약의 편의와 신속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예상되는 처방에 대비해 한약을 미리 준비하는 행위를 한의사의 적법한 업무범위로 인정했다. 이어 2014년에는 한의사가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사전조제 요건에 따라 미리 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일부 원외탕전실의 위법 의혹을 근거로 적법한 사전조제까지 불법 제조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오고 있다.
◎ 원외탕전실 관리 강화하되 한의사 조제권 보호도 필요
남 의원은 한약제제와 조제한약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식약처 허가 의약품과 처방·제형이 동일한 한약의 원외탕전실 조제대상 제외 △정제·캡슐·과립제·환제·산제·엑스제 등 특정 제형의 생산 제한 △환자별 처방전 없는 사전조제 금지 △탕제에 한정한 엄격한 예외 인정 등을 제안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6~’30)’을 들어 “국제 수준의 GMP 기준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한약제제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은 ‘AI·한의약 혁신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한의약 일차의료 강화 및 접근성 제고 △AI·디지털 대전환 △한의약 산업·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한의약 인프라 확충 등 4대 목표와 10개 전략을 추진한다.
한약 사전조제는 신속한 투약과 환자 편의를 위해 활용돼 온 조제방식으로,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거나 특정 제형을 원외탕전실 조제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적법하게 운영해 온 한의사의 조제 자율성과 원외탕전실의 정상적인 업무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이 오히려 적법한 사전조제에 대한 규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불법 제조와 합법적인 조제행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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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의대 졸업생 10명 중 4명 이상 서울 등 수도권 취업[한의신문] 국립대의대 졸업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올해부터 지역의사 전형으로 의대생을 선별하는 만큼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의무복무 그리고 수련환경 개선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광주전남 북구을)이 교육부 및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9개 지방 국립대의대 졸업생(2024년 8월 및 2025년 2월) 중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정보를 바탕으로 취업이 확인된 인원은 31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43.8%인 139명이 서울(77명)과 인천(10명), 경기지역(52명)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부산대 의대 23.2%, 경상국립대학교 의대 29.7%, 전남대학교 의대는 38%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강원대학교(75%), 전북대학교(55.6%), 충북대학교(53.8%), 충남대학교(50%)는 과반 이상이 수도권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장 전문가들은 지역의사제 성공의 관건을 ‘지역에 어떻게 정착시키느냐’에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를 위해 교육과정 자체에 의료취약지 실습 등 지역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방의대생의 고민 중 하나로 지역은 아무래도 어르신이 많으며, 퇴행성 질환 위주의 진료를 보게 되어 의무복무 이후 진로가 극히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련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전진숙 의원은 “지역의사제가 지역사회에 기반한 교육과 의무복무, 그리고 복무 후 지역사회 정착까지 중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며 “배출된 지역의사가 공공병원 확충과 공익의료법인 그리고 공공보건의원까지 연계시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의원은 “지역에서만 수련할 경우 복무 후 진로가 극히 제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파견 경험 보장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수련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
공보의 수급난에 환자안전망 허술…복지부 관리 부실 질타[한의신문] 의과 공중보건의사 인력 감소에 따른 의료취약지 진료 공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의료기관의 반복적인 환자 사망사고에도 이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는 환자안전 관리체계의 허점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건강보험·실손보험 간 중복지급과 의료기관 진료영상의 해외 유출 문제도 도마에 오르면서 의료인력 수급 대책과 환자안전·권익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요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7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해 의료사고 보고체계 개선, 보험급여 정보연계 및 의료기관 영상정보 보안 강화 방안 등을 집중 질의했다. ◎ 의대생 현역 입영 11.6배 증가…공보의 인력난 심화 우려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군의관·공중보건의사 인력 감소에 따른 의료취약지 진료 공백을 우려하며 복무기간 단축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론화를 촉구했다. 권 의원이 병무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대생 현역병 입영 인원은 ’23년 249명에서 ’24년 1324명, ’25년 2895명으로 2년 만에 11.6배 증가했다. 반면 공중보건의사 편입 인원은 같은 기간 1114명에서 743명으로 33.3% 감소했다. 특히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456명에서 250명으로 45.2% 줄었으며, 군의관 신규 임관 인원도 754명에서 692명으로 감소했다. 최근 급증한 의대생 현역 입영이 군의관·공중보건의사 편입 규모에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만큼 향후 인력 감소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권 의원이 현역 입영 증가 추세의 지속 가능성을 묻자 정은경 장관은 “복무기간이 거의 2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역 입영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국방부도 복무기간 단축 공론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며 “복지부에서 공론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정 장관도 논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한편 권 의원은 군의관·공중보건의사 복무기간 문제를 필수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로 보고,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건보·실손보험 8580억원 이중지급…환자 부담 최소화 위한 정보연계 주문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와 실손보험 간 중복지급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권 의원은 실손보험으로 지급된 금액을 제외하고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을 환급하는 이른바 ‘적용 배제 방식’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가입자가 1년 동안 부담한 건강보험 적용 의료비가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초과액을 부담하는 제도다. 감사원은 지난해 감사에서 ’19년부터 ’22년까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과 실손보험금 약 8580억원이 이중지급된 것으로 분석하고,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간 지급정보 연계 및 사후 정산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주문했다. 권 의원은 정부가 검토 중인 적용 배제 방식에 대해 감사원 지적사항과 대법원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건보공단과 민간보험사 간 정보연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과 일반 보험사가 정보만 연계하면 환자들이 장기간 자부담하는 기간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복 부담에 관한 도덕적 해이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금융당국과 협의해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건보공단 자료와 실손보험 정보를 연계해 중복지급과 오류를 걸러내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환자안전사고 15만건에도 반복 위험 파악 못 해 지난 ’16년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정부에 보고된 환자안전사고는 15만건을 넘었으나 의료기관별 사고 현황은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보고체계가 익명화 방식으로 운영돼 동일 의료기관의 반복 사고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소희 의원(국민의힘)은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숨졌으나 관할 보건소는 첫 번째 사망사고(’25년 12월30일)를 27일 뒤, 두 번째 사고(’26년 8월3일)를 11일 뒤에야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한 점을 지적했다. 정 장관은 복지부의 사고 인지 시점과 대응조치를 묻는 질의에 “의원급은 현재 보고 의무가 없어 보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확한 인지 시점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최근 10년간 복지부에 접수된 의료사고 민원 2380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매년 접수되는 의료분쟁 약 2000건 △해당 치과의 최근 3년간 119 출동 22회·응급실 이송 13명 등을 제시하며 의료기관별 위험정보 연계·분석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15만건이 쌓여 있는데도 반복되는 위험을 찾아내지 못하고 개입하지 못한다면 이것을 안전시스템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의료기관 규모와 관계없는 사망사고 의무보고 △관할 지자체 통보 △반복 위험정보 연계 △재발방지 책임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환자안전 전문조직·인력 확충을 통한 제도 개선 방침을 밝혔다. ◎ 의료기관 영상 최소 80건 해외 유출…IP카메라 보안 사각지대 이날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내 산부인과·성형외과 등의 수술실·회복실·진료실 영상 최소 80건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2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유출 경로로 인터넷 연결형 IP카메라가 지목되는 가운데, 의료법상 의무 설치된 수술실 CCTV는 폐쇄망에서 영상을 보관하는 반면 의료기관이 자체 설치한 IP카메라 등에는 의료법상 보안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확한 유출 경로와 의무 설치 CCTV 영상의 유출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 장관도 “보건의료 분야의 보안을 강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시급하다”며 △불법 영상 신속 차단 △경찰 수사를 통한 유출 경로 확인 △의료기관 자체 보안점검 강화 △의료계와의 공동대책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환자가 가장 취약한 순간이 담긴 영상이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떠돌고 있다”며 의무 수술실 CCTV뿐 아니라 의료기관이 자체 설치한 모든 영상기기에 대한 보안 기준과 점검 의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근 10년간 만 9세 이하 아동 언어발달지연 진료인원·진료비↑[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이하 심평원)이 한글날을 맞아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 최근 10년간 만 1∼9세 아동의 언어발달지연 관련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언어발달지연으로 진료받은 아동의 수와 진료 청구 건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만 9세 이하 언어발달지연 환자 수는 ’16년 1만9031명에서 ’25년 2만5468명으로 33.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진료 청구 건수는 7만9590건에서 32만5996건으로 309.6%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전후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16∼’19년과 ’21∼’25년으로 기간을 나눠 분석한 결과, 환자 수는 약 1.5배 증가한 반면 진료 청구 건수는 약 3.6배 증가해, 환자 수보다 진료 청구 건수의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연평균 환자 수는 ’16∼’19년 2만789명에서 ’21∼’25년 3만520명으로 46.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연평균 진료 청구 건수는 9만6090건에서 34만3045건으로 257.0% 증가했다. 환자 1명당 연간 진료 청구 건수도 평균 4.62건에서 11.24건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살펴본 언어발달지연 관련 진료의 변화 양상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진료 청구 건수는 특히 만 3∼5세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만 7∼9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이는 언어발달에 대한 관심과 의료 이용이 영유아기에만 한정되지 않고, 취학 전후 연령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부적으로 보면 연령별 진료청구 증감률은 만 4세(286.3%), 만 3세(278.6%), 만 5세(271.5%) 순으로, 연령별 환자수 증감률은 만 8세(86.6%), 만 7세(84.8%), 만 9세(73.1%) 순으로 나타났다. 언어발달지연 관련 진료의 증가는 코로나19 유행 시기 전반적인 의료 이용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언어 발달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 △의료 이용 행태의 변화 △반복적인 진료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분석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언어발달지연의 발생 원인이나 의료 이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인과관계는 확인하기 어려워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며, 건강보험에 청구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나 발달센터 등 의료기관 밖에서 이뤄지는 서비스 이용은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이번 분석으로 아이들의 언어 발달 지연이 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남에 따라 관련 연구자들이 추가 연구로 상세한 원인을 밝힐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으로 관련 연구가 활성화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제공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
원외탕전실 관리 강화에 한의사 사전조제 권한 보호도 필요[한의신문] 대법원 판례와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통해 적법성이 인정된 한의사의 사전조제가 원외탕전실의 시설·인력·품질관리 기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 속에 제한 논의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진료해 온 한의사와 원외탕전실에까지 규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부의장)은 8일 보건복지부의 원외탕전실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며 조제한약의 품질관리 강화와 한약제제 제조·공급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남 의원은 ’24년과 ’25년 국정감사에서 원외탕전실 제도 개선을 요구했으나 복지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관리·감독체계 전반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 원외탕전실 관리기준 미비…복지부 감독 부실 도마 원외탕전실은 2008년 9월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탕전실의 외부 설치와 공동이용이 허용된 이후 운영돼 왔다. 이듬해인 2009년 5월에는 복지부가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및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남 의원은 이후 소수의 원외탕전실에 다수 의료기관의 처방이 집중되는 구조가 확산됐으나 정부가 시설·인력·운영기준을 충분히 정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외탕전실 조제건수 제한 부재 △한약사 등 적정 인력기준 미비 △한약재 규격품 사용 여부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 부족 등을 관리·감독의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남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했으나 복지부는 “원외탕전실 제도 개선 연구용역과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실태조사 이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남 의원은 △복지부·식약처·심평원·지자체 합동점검 △한약재 규격품 사용 관리 강화 △한약사 1인당 일일 조제건수 기준 마련 △원외탕전실 적정 인력기준 정비 등을 제안했다. ◎ 대법원·복지부도 인정한 사전조제…불법 제조와 구분해야 원외탕전실의 관리·감독 문제와 한의사의 사전조제는 법적으로 구분해야 할 사안이다. 실제 대법원은 1992년 3월31일 판결(91도2329)에서 극미량 약제성분의 칭량 오차를 최소화하고 예상되는 처방에 대응하기 위해 한약을 미리 준비한 뒤 처방전에 따라 투약하는 행위를 제조가 아닌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로 판단했다. 복지부 역시 1997년과 1999년 유권해석에서 투약의 편의와 신속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예상되는 처방에 대비해 한약을 미리 준비하는 행위를 한의사의 적법한 업무범위로 인정했다. 이어 2014년에는 한의사가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사전조제 요건에 따라 미리 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일부 원외탕전실의 위법 의혹을 근거로 적법한 사전조제까지 불법 제조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오고 있다. ◎ 원외탕전실 관리 강화하되 한의사 조제권 보호도 필요 남 의원은 한약제제와 조제한약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식약처 허가 의약품과 처방·제형이 동일한 한약의 원외탕전실 조제대상 제외 △정제·캡슐·과립제·환제·산제·엑스제 등 특정 제형의 생산 제한 △환자별 처방전 없는 사전조제 금지 △탕제에 한정한 엄격한 예외 인정 등을 제안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6~’30)’을 들어 “국제 수준의 GMP 기준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한약제제 중심으로 산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은 ‘AI·한의약 혁신으로 국민건강 증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한의약 일차의료 강화 및 접근성 제고 △AI·디지털 대전환 △한의약 산업·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한의약 인프라 확충 등 4대 목표와 10개 전략을 추진한다. 한약 사전조제는 신속한 투약과 환자 편의를 위해 활용돼 온 조제방식으로,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거나 특정 제형을 원외탕전실 조제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적법하게 운영해 온 한의사의 조제 자율성과 원외탕전실의 정상적인 업무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특히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이 오히려 적법한 사전조제에 대한 규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불법 제조와 합법적인 조제행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
의료기관 CCTV 환자 진료·환복 영상 해외 음란물사이트 유포▲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한의신문] 국내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의 진료와 시술, 환복 모습 등이 담긴 CCTV 영상이 해외 불법 음란물사이트에 대거 유출·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술실이 아닌 진료실·상담실·병실·대기실 등에 설치된 CCTV 영상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의료기관 영상정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은 7일 국회서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내 의료기관 CCTV 영상 유출 실태를 지적하고, 의료기관 영상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허 의원실은 해외 불법 음란물사이트에 유포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 CCTV 영상을 조사한 결과 산부인과·성형외과·한의원·재활의학과 등 의료기관 영상 80건을 확인하고, 지난 9월29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확인된 영상에는 진료·시술 과정과 환복 장면이 담겨 환자의 얼굴과 신체가 그대로 노출돼 심각한 인권 침해와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허 의원실이 확인한 영상 가운데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문제의 영상이 21건에 달했다. 영상에는 환자가 대기실과 상담실, 초음파실, 진료실 등을 오가는 모습이 동선별로 편집돼 있었으며, 시술 장면과 환자의 얼굴과 신체가 노출됐다. 다른 의료기관의 영상에서도 주사를 맞는 모습과 병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 성형외과에서 상담과 시술을 받는 모습 등이 확인됐다. 한의원의 경우 침 치료와 재활의학과의 도수치료 장면도 해외 사이트에서의 유통이 확인됐다. 영상들에 표시된 녹화일자는 2022년 2월부터 2025년 11월까지였다. 특히 하나의 원본 영상이 환자와 병원별로 여러 영상으로 쪼개져 가공·유포되는 양상도 확인됐다. 허종식 의원은 “환자가 가장 취약한 순간이 담긴 영상이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떠돌고 있다”며 “장관이 약속한 민관 합동 대책이 말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는 의료기관 CCTV 보안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유출 경위와 관리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며 “영상 삭제와 재유포 차단, 피해자 보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의무 수술실 CCTV뿐 아니라 병원이 설치한 모든 영상기기에 대한 보안 기준과 점검 의무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허 의원은 강조했다. 특히 유출된 영상 대부분이 법적으로 CCTV 설치와 관리가 의무화된 수술실이 아닌 진료실·상담실·대기실·병실 등에서 촬영됐다. 현행 의료법에는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의료기관의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영상 유출을 막기 위해 암호 설정, 접속기록 관리, 접근 권한 제한 등 안전성 확보 조치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CCTV 설치 의무 의료기관 2529곳 가운데 2528곳이 설치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1곳은 휴업 상태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설치한 진료실·상담실·회복실·병실 등의 CCTV는 수술실 CCTV와 같은 관리체계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영상정보 보안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인터넷에 연결되는 IP카메라의 경우 외부에서 원격 접속이 가능해 비밀번호 관리나 네트워크 보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영상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CCTV 관련 사이버사고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허종식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정부에 보고된 의료기관 침해사고는 민간 106건, 공공 3건 등 총 109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2건, 2022년 23건, 2023년 23건, 2024년 14건, 2025년 11건, 2026년 1~8월 16건이다. 이 가운데 랜섬웨어 공격이 9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고 유형별 내역에는 CCTV 관련 사고가 단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 확인된 의료기관 CCTV 영상 유출 역시 현재까지 정확한 유출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신고 체계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민간 의료기관은 전자의무기록 침해사고가 발생한 경우 복지부에 신고하고, 그 밖의 시스템 침해사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CCTV가 해킹돼 환자 영상이 유출되더라도 의료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가 관련 사고를 직접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정은경 장관 “보건의료 보안 강화 굉장히 중요하고 시급” 이에 대해 정은경 장관은 민관 합동으로 의료분야 정보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출된 영상의 신속한 차단과 함께 정확한 유출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불법 영상은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하고, 경찰 수사를 통해 유출 경로를 확인해야 하고 현재로서는 IP카메라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어 그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의료기관 및 의료단체들과 이 문제를 논의해 자체 보안 점검과 강화를 요청했고, 의협은 자체 점검과 강화를 계획하고 있어 의료계와 함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무화된 수술실 CCTV의 경우 별도의 보안체계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 장관은 “수술실은 영상 촬영 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돼 있는데, 의무화된 수술실 영상 기록은 IP카메라가 아니라 CCTV로 하게 돼 있어 폐쇄망 안에서 보관된다”며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보안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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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당뇨병 산모 자녀, 당뇨병 위험 4.3배 높아[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남재환)은 임신당뇨병을 겪은 산모의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신당뇨병은 임신 전에는 당뇨병이 없었으나 임신 중 처음 발견되는 고혈당 상태로, 전 세계 임신의 10건 중 1건 이상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요법과 신체활동을 통해 혈당을 관리하고,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슐린 등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출산 후 대부분 혈당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만, 산모는 이후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아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그동안 임신당뇨병과 관련해 조산, 제왕절개, 거대아 출산 등 출산 전후의 위험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지만, 임신당뇨병이 태어난 자녀의 성장 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아시아 인구를 대상으로 임신당뇨병이 자녀의 1형당뇨병과 2형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을 구분해 분석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태어난 산모·자녀 349만1680쌍을 2022년 말까지 최대 14년, 중앙값 9.5년간 추적했다. 연구팀은 산모를 △임신당뇨병이 없는 경우 △인슐린 치료 없이 관리한 임신당뇨병 △인슐린 치료를 받은 임신당뇨병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자녀의 1형당뇨병과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은 임신당뇨병 산모의 자녀는 임신당뇨병이 없었던 산모의 자녀보다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이 1.28배 높았다. 특히 임신 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했던 산모의 자녀는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이 4.3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형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치료 없이 관리된 임신당뇨병 산모의 자녀에서는 뚜렷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반면 인슐린 치료가 필요했던 산모의 자녀에서는 1형당뇨병 발생 위험도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 중 혈당 관리가 산모뿐 아니라 자녀의 장기적인 건강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출산 후에도 산모와 자녀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호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임신 중 혈당 관리는 산모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아이의 평생 건강과도 이어진다”며 “특히 임신 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했던 고위험 임신당뇨병 산모의 자녀는 성장 과정에서 체중과 혈당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개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산부의 날(10.10.)을 맞아 임신부와 가족 모두가 임신 중 혈당 관리와 출산 후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
[신간] 『난치에서 완치로』…1700여 한의사들의 치유 보고서“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왜 계속 아픈 걸까?” 병명과 증상을 좇는 대신 질병이 발생하고 지속되는 몸의 환경에 질문을 던지고, 식사·공복·영양·운동·마음관리를 아우르는 자기주도적 건강관리 방안을 제시한 신간이 나왔다. 문형철치유연구소(소장 문형철) 가 최근 『난치에서 완치로-1700 한의사들이 함께 쓰는 난치병 치유보고서(건생병사북스)』를 펴냈다. 집필진에는 문형철 소장(전 원광대 한의대 교수)을 필두로, 김두원 원장(김두원한의원), 윤정제 원장(건생한의원 성남점), 지의정 원장(성도한의원), 추홍민 원장(마포홍익한의원), 정일영 원장(본한의원), 노은희 교수(가천대 특수치료대 운동치료학과)가 참여했다. 이 책은 만성질환과 난치질환을 개별적인 병명과 증상만으로 바라보기보다 만성염증과 세포 대사, 미토콘드리아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춰 질병이 발생하는 몸의 환경을 살피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법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문형철치유연구소와 1700여 명의 한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적용·검토해 온 경험을 토대로 이를 ‘건생병사 5과제’로 체계화했다. 치유의 주도권을 일상으로…‘차단·비움·채움·재생·평화’ 책의 중심을 이루는 ‘건생병사 5과제’는 △차단 △비움 △채움 △재생 △평화다. 질병을 치료받는 수동적인 대상에 머무르기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식생활과 신체활동, 마음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첫 번째 ‘차단’에서는 탄수화물 독성·항영양인자 등을 다루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는 식생활 요인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케톤생성 식사법과 발효 식사법 등을 소개한다. ‘비움’에서는 공복과 자가포식(autophagy)의 관계를 중심으로 16시간 공복 등 구체적인 실천법을 다룬다. ‘채움’에서는 △비타민 D △타우린 △비타민 B군·C △프로바이오틱스 △GABA △글리신 △멜라토닌 등 영양소와 관련된 생리적 기전을 설명하는 한편, 영양소 과잉 섭취의 문제도 함께 짚는다. ‘재생’은 치료적 운동과 신체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 척추와 관절, 자세와 움직임의 관계부터 밸런스·협응성·민첩성 등 스포츠과학의 개념을 접목해 신체 기능 회복을 설명한다. 마지막 ‘평화’에선 스트레스와 신체 반응의 관계를 살피면서 놓아버림 이완명상과 자기주도 마음치유 글쓰기 등을 제안한다. 책에는 이와 함께 만성염증 자가점검표와 삽화,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정리한 Q&A 27문항을 수록해 실천을 돕는다. 한의학부터 스포츠과학까지…“치료의 공통원리 찾고자 했다” 문형철 소장은 책을 집필하기까지 약 30년간 치료적 운동법의 관점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난치·만성질환의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의학뿐 아니라 △생체역학 △아유르베다 △스포츠과학 △진화의학 △영양과학 △마음의학 등의 연구를 검토하고 가설을 임상에 적용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리한 것이 ‘건생병사 5과제’이며, 이후 1700여 명의 한의사와 함께 임상 적용과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소장은 “가족조차 믿어주지 않았던 연구가 이제는 1700여 명의 한의사들과 함께 검증하고 임상에 적용하며 난치병 치유의 꿈을 함께 꾸는 여정이 됐다”며 “회복 사례를 축적해 사례집과 임상논문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책은 특정 치료를 일방적으로 받는 방식보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지혜’를 강조한다. 문 소장은 “건생병사 5과제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살아가는 환자들이 있다”며 일상의 작은 실천을 통해 자신의 건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난치에서 완치로』는 이처럼 질병의 증상과 진단명에 머무르지 않고 식생활·대사·영양·움직임·정신적 요인을 함께 살펴보면서 한의 임상과 다양한 현대 생명과학 분야를 연결해 만성·난치질환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 이 코너는 한의사 회원이 집필한 책을 간략히 소개하여,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과 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서평이나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으며, 특정 도서에 대한 광고나 추천의 의미는 아님을 안내드립니다. -
“신뢰받는 보건의료 전문기관으로서 책임과 사명 다할 것”[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이하 심평원)은 6일 원주 본원에서 홍승권 원장과 박기준 기획상임이사, 이소영 보험수가상임이사, 김애련 심사평가상임이사, 박래웅 진료심사평가위원장, 오주환 심사평가정책연구소장 간 성과계약을 체결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1조제7항에 따른 성과계약은 기관의 경영목표를 경영진의 성과와 연계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요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원장과 상임이사, 위원장, 연구소장 간 1년 단위로 체결한다. 이번 계약은 올해 심평원장과 보건복지부장관 간 체결한 기관장 경영성과협약을 토대로 국정과제 이행, 기관 경영실적 평가와 중장기 경영목표 등을 연계한 주요 과제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주요 경영진은 △지역·필수의료 중심의 수가·보상체계 구축 △인공지능 전환(AX)과 데이터 기반 혁신 △가치·성과 중심의 심사·평가체계 혁신 등 심평원의 주요 성과과제에 대해 책임있는 실행과 성과를 중심으로 계약이행 실적을 관리·평가받게 된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상임이사·위원장·연구소장과 함께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경영진부터 책임 있게 실행하도록 속도감 있는 추진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보건의료 전문기관으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1조(기관장과의 계약 등)제7항은 ‘기관장은 해당 기관의 상임이사(상임감사위원은 제외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와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행실적을 평가할 수 있으며,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그 실적이 저조한 경우 상임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
20·30대 여성 이상지질혈증 2.4배↑…검진은 40세부터[한의신문] 20대 여성은 국가 일반건강검진을 받아도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받을 수 없다. 현행 국가 일반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는 남성의 경우 24세부터, 여성은 40세부터 4년마다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검사임에도 첫 검사 시점이 성별에 따라 16년이나 차이 나는 셈이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LDL)’이나 중성지방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혈관에 지방이 쌓여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20·30대 여성도 이상지질혈증에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16~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대 여성 5.0%, 30대 여성 8.2%로 집계됐다. 20대 여성 100명 중 5명, 30대 여성 100명 중 8명꼴이다.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9세 여성 환자는 2016년 4만4089명에서 2025년 10만3902명으로 2.4배 늘었다. 증가율은 135.7%로 같은 기간 남성의 증가율 94.2%보다 높았다. 신규진단 환자의 증가세 역시 여성에서 더 컸다. 20~39세 여성 신규진단 환자는 2016년 3만6740명에서 2025년 6만4230명으로 7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6만4938명에서 8만9085명으로 37.2% 늘었다. 특히 국가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받지 못하는 30대에서도 환자와 진료비가 크게 증가했다. 30~34세 환자는 2016년 3만6224명에서 2025년 8만5393명으로 135.7% 늘었으며, 같은 기간 진료비는 296.4% 증가했다. 35~39세 역시 환자는 88.1%, 진료비는 221.1% 증가했다. 지난해 새롭게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고 진료를 시작한 30대도 10만명을 넘었다. 30~34세 신규진단 환자는 5만908명, 35~39세는 5만8092명으로, 30대에서만 10만9000명이 이상지질혈증으로 새롭게 진료를 받았다. 20·30대 이상지질혈증 신규진단 이후 뇌졸중이나 허혈성 심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2016년 이상지질혈증을 신규진단 받은 20~39세 10만1678명 가운데 1193명이 이후 3년 안에 뇌졸중 또는 허혈성 심질환으로 처음 진료받았다. 이 같은 사례는 매년 1000명 안팎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상지질혈증을 젊은 시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향후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2023년 개최한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 토론회에서도 젊은 시기에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면 나이가 든 뒤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보다 엄격한 지질 관리와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20·30대 여성은 2018년부터 국가 일반건강검진의 이상지질혈증 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6년에는 147만2873명, 2017년에는 147만8642명의 20~39세 여성이 국가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받았지만, 2018년 기준 변경 이후 여성은 40세부터 4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바뀌었다. 반면 같은 연령대 남성은 24세부터 4년마다 검사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박 의원실에 관련 연구와 ‘국가건강검진원칙’, 이상지질혈증 전문기술분과 검토,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2018년 검사 기준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20·30대 여성 이상지질혈증 환자와 신규진단 환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현행 검진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0~39세 여성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16년 대비 2.4배 증가했으며, 신규진단 환자 증가폭도 남성보다 컸다. 국가검진 대상에서 빠져 있는 30~34세 환자 역시 같은 기간 135.7% 증가했다. 20·30대 신규진단 환자 가운데 이후 3년 이내 뇌졸중이나 허혈성 심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례도 매년 1000명 안팎 확인됐다. 검사 시기를 앞당길 경우 필요한 재정 규모도 추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박 의원실 요청으로 여성에게 20·24·28·32·36세 검사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산한 결과, 추가 대상자는 113만875명, 예상 수검자는 75만5109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연간 추가 재정은 166억7200만원으로 추산됐다. 박용갑 의원은 “이상지질혈증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뇌졸중과 심근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며 “20·30대 여성 환자가 10년 새 2.4배로 늘고 신규진단 증가세도 남성보다 가파른데, 여성만 40세까지 국가검진을 기다려야 하는 기준이 지금도 적절한지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참옻發 나노기술, ‘표적세포’ 겨냥…한의바이오의 생체이용률 혁신이미지: 동서비교한의학회 [한의신문] 한약 소재인 참옻에 나노바이오 전달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제형이 등장했다. 한약 성분의 낮은 생체이용률을 보완하기 위해 천연물 기반 리포솜과 표적 전달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한의약과 첨단 바이오기술을 접목한 제형 개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서비교한의학회(회장 김용수)는 참옻의 주요 플라보노이드 성분인 피세틴(Fisetin)의 생체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를 접목한 ‘표적형 나노 리포솜 참옻 농축액’과 ‘참옻 재생 약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동서비교한의학회 중앙연구소는 학회가 보유한 우루시올 제거 특허 공법(특허번호 제10-1538055호)으로 가공한 참옻 농축액을 천연물 유래 지질 이중층에 담고, 나노 리포솜 표면에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를 결합해 표적세포로의 전달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제형을 설계했다. 김용수 회장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참옻의 주요 플라보노이드 가운데 하나인 피세틴의 낮은 생체이용률을 개선하는 데서 출발했다. 피세틴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낮은 수용성을 지닌 데다 체내에서 황산화·글루쿠론산화 등의 포합 대사를 거쳐 혈액 내 원형 피세틴 농도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김 회장은 “피세틴은 낮은 수용성과 빠른 대사로 인해 생체이용률이 낮아 실험에서 확인된 효능과 실제 임상에서 나타나는 약효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전달 공법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 참옻 속 피세틴, 나노리포솜에 담아…생체이용률 47배↑ 이에 중앙연구소는 별도의 화학 첨가물 없이 천연물을 이용해 지질 이중층을 형성하는 리포솜 공법을 개발하고, 락토페린의 결합 특성에 주목해 전달체 설계를 진행했다. 락토페린은 분유와 우유 등에 존재하는 철 결합 단백질로, 관련 수용체는 장 점막·뇌혈관 내피세포와 일부 암세포 등을 대상으로 연구돼 왔다.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인 락토페리신을 나노 리포솜 표면에 접목, 표적세포로의 흡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참옻 농축액과 약침 제형을 개발했다. 특히 리포솜 제형을 통한 피세틴 전달 효율 향상 가능성은 정제 피세틴을 활용한 기존 동물실험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Seguin 연구진이 2013년 생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리포솜 피세틴의 상대적 생체이용률이 일반 피세틴과 비교해 약 47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피세틴의 노화세포 관련 작용에 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발표된 세포실험에서는 리포솜 피세틴이 노화 상태로 유도한 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6·IL-8의 분비를 낮추는 ‘세노모픽(senomorphic)’ 효과가 관찰됐다. 세노모픽은 노화세포 자체를 제거하는 세놀리틱(senolytic)과 달리 노화세포의 염증성 분비 양상을 조절하는 접근이다. ◎ 나노바이오 입힌 참옻…만성질환 임상 근거화 추진 김 회장은 앞서 ‘한의학 기반 줄기세포 활성 치료 세미나’를 통해 참옻 재생 농축액과 참옻 약침의 축적된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임상 활용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한의학과 생명공학을 접목해 한약 성분의 전달 효율을 높이고 농축액과 약침 제형을 발전시키고자 했다”며 “임상에선 참옻 농축액과 참옻 재생 약침을 활용하며 환자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만·고지혈증·퇴행성 관절염 등 만성질환과 관련한 효과는 체계적인 임상자료를 통해 검증해 나갈 것”이라며 개발 단계에서 관찰되는 임상적 가능성과 향후 효과 검증을 구분해 설명했다. ◎ 리포솜화 넘어 ‘표적성’까지…봉입률·잔류 우루시올 등 후속 검증 중앙연구소는 향후 표적형 나노 리포솜 제형의 특성과 전달 효율을 단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후속 시험에서는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의 리포솜 표면 결합 방식 및 결합 효율 △입자 크기·표면전하 △피세틴 함량·봉입률 △보관 안정성 △잔류 우루시올 등을 평가한다. 특히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의 실제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펩타이드를 접목하지 않은 참옻 리포솜을 대조군으로 설정, △세포 흡수율 △체내 피세틴 농도 △피세틴 대사체 농도 등의 차이를 비교할 예정이다. 연구소 측은 이를 통해 참옻 농축액의 리포솜화 자체가 피세틴 전달에 미치는 영향과 락토페린 유래 펩타이드 접목에 따른 추가적인 전달 효율 개선 여부를 구분해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참옻이라는 한약 소재에 나노 전달체 기술을 접목한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제형의 특성과 체내 전달 양상을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한약의 전통적 활용 경험을 현대적인 제형 기술 및 검증 체계와 연결해 임상 활용 가능성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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