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항생제 관리 사업에 895억원 투입…“처방 개선은 불투명”

기사입력 2026.09.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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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산평가 100점 중 인력·예산이 80점…사용량 변화는 평가서 빠져
    항생제 사용 90.8%는 외래서 발생…ASP 대상은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서영석 의원.png


    [한의신문]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시범사업에 '26년 8월까지 895억원이 투입됐으나 정작 사업을 통해 항생제 처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평가체계는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평가 점수의 80%가 전문인력 배치와 예산 재배정에 집중된 반면 사업 전후 항생제 사용량은 평가항목에서 빠져 있어, '28년 본사업화를 앞두고 항생제 선택·용량·치료기간 등 실제 처방의 질적 개선효과를 검증할 평가체계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ASP 시범사업에는 올해 8월24일 기준 총 895억원이 집행됐다.


    ASP는 전문인력이 의료기관 내 항생제 처방을 점검·중재해 부적절한 사용을 줄이고 적정 처방을 유도하는 관리체계다. 현행 ASP 평가는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기본항목과 기관별 등급을 결정하는 가산항목으로 구성된다. 기본항목에는 항생제 처방에 대한 감사·피드백과 제한항생제 승인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가산평가의 점수 배분이다. 총 100점 가운데 △전문인력 배치 60점 △지원금 예산 재배정 20점으로 인력·예산 관련 항목이 80점을 차지한다. 중재활동 적극 이행과 전산시스템 구축은 각각 10점이다. 반면 사업 참여 전후 항생제 사용량 변화는 현행 평가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32만건 처방중재했지만 ‘처방의 질’ 개선은 평가 밖


    시범사업 운영실적은 상당 규모로 축적됐다. ASP 1차 연도인 '24년 11월부터 '25년 12월까지 78개 참여기관에서 총 32만1661건의 처방중재가 이뤄졌으며, 의료진 수용률은 81.9%에 달했다.


    항생제 사용량 감소도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이 별도의 KONAS 자료를 활용해 사업 전후 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약 4.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ASP와 KONAS의 집계기준이 서로 달라 “ASP 시범사업의 직접적인 효과로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32만건이 넘는 처방중재와 높은 의료진 수용률, 항생제 사용량 감소 추정치까지 확인됐지만 항생제 선택·용량·치료기간 등 실제 처방의 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현행 평가체계만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순한 항생제 사용량 증감뿐 아니라 처방의 질적 개선까지 확인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한 이유다.


    질병관리청도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ASP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28년부터 본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항생제 처방 질적 평가 구축·운영’을 세부과제로 제시하고 ASP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질적평가를 시범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ASP 평가체계에는 이 같은 질적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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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생제 90.8%는 외래서 사용…ASP는 대형병원 중심


    ASP 확대 과정에서는 관리 대상의 범위도 과제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발간한 연구보고서(’25년)의 청구내역에 따르면 지난 ’23년 전체 항생제 사용량 32.76 DID 가운데 외래가 29.74 DID로 약 90.8%를 차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이 23.32 DID로 전체의 약 71.2%였다. DID는 항생제 사용량을 표준화해 인구 1000명당 하루 사용량으로 나타낸 지표다.


    반면 현행 ASP 참여 대상은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돼 있다.


    2차 연도 참여 가능 의료기관 170개소 가운데 실제 참여기관은 90개소로 참여율은 52.9%에 그쳤다. 상급종합병원은 91.5%가 참여했지만 종합병원 참여율은 38.2%였다.


    항생제 사용량의 상당 부분이 외래·의원급에서 발생하는 만큼 향후 항생제 적정사용 정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병원급 ASP 확대와 함께 외래·의원급의 처방 특성에 맞춘 관리·지원체계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영석 의원은 “895억원의 재정이 투입되고 32만건이 넘는 처방중재가 이루어진 만큼 이제는 전담팀을 꾸리고 중재활동을 했다는 운영실적을 넘어 실제 처방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줘야 할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28년 ASP 제도 정착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려면 시범사업 단계에서부터 항생제 선택과 용량, 치료기간 등 처방의 질적 개선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하고 질적평가를 정규 평가체계와 사업 개선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항생제 적정사용 정책을 확대할 때는 병원급뿐 아니라 외래·의원급의 처방 특성을 반영한 관리·지원체계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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