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도 지역 이전…의료 균형발전 패러다임 바꿔야”
[한의신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남원장수임실순창)이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교육과 임상수련이 지역에서 함께 이뤄지는 ‘지역완결형’으로 설립하고, 국립중앙의료원도 지역으로 이전해 공공의료 기반을 강화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박희승 의원은 2일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이하 국립의전원) 소재지를 조속히 확정하는 한편 기초의학 교육부터 임상수련까지 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지역완결형 구조로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국립의전원은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국가가 직접 메우기 위해 만든 기관”이라며 “기초과정과 임상과정을 나눠 운영한다면 제도 도입 취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와 임상수련기관을 분리 운영해 온 울산대 사례를 들어 초기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울산대 의대는 1988년 지역 의료인력 확보를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교육 상당 부분이 서울아산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며, 현재도 임상실습이 서울과 강릉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한 번 갈라놓으면 되돌리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며 “국가가 처음 세우는 의학교육기관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같은 구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립의전원 졸업생이 공공·필수의료 분야에서 15년간 의무복무하고 실제 근무지도 대부분 지역 공공병원이 될 예정인 만큼, 임상수련만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할 경우 교육과 실제 근무현장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국립대병원은 지역완결, 국립의전원은 분리형?”
정부 정책과의 정합성 문제도 제기됐다. 복지부는 지난 6월 교육부와 함께 국립대학병원의 임상·연구·교육 기능을 강화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육성방향을 발표했으며, 정부의 지역의대 설립기획단 역시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의 근접성을 주요 검토 기준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국립대학병원에는 지역완결적 체계를 요구하고 지역의대에는 학교와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하면서, 정작 국가가 직접 세우는 국립의전원만 지역과 서울로 나누자는 것은 복지부 스스로의 정책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과거 복지부가 국립의전원과 교육협력병원 간 근접성을 강조했던 점도 거론했다.
복지부는 2018년 남원 설립 방침을 발표한 뒤 서남대 부지 활용 가능성과 관련한 국회 질의에서 교육협력병원으로 활용할 남원의료원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가까운 곳에 부지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당시에는 남원 안에서도 병원과 가까운 곳에 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했던 복지부가 이제 와서 약 300km 떨어진 서울에서 임상수련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국립중앙의료원도 지역으로”…공공의료 거점 강화 제안
박 의원은 국립의전원 설립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의 지역 이전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뿐만 아니라 국가 공공의료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 병원까지 지역에 배치해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 의료격차 해소는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라며 “국립의전원이 들어서는 지역에 국가 공공의료의 중심 병원까지 함께 자리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에 국립중앙의료원을 포함하는 방안도 제시하면서 “지역 필수·공공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수준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도권 쏠림 심화…“의료 균형발전 틀 자체 바꿔야”
지역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의 보완을 넘어 의료전달체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 ‘빅5’ 병원 환자의 58.2%가 비수도권 환자로 집계됐으며, 2024년 기준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41만원으로 수도권 환자보다 116만원 많았다.
복지부 자료에서도 지역 환자의 수도권 원정진료로 연간 4조6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병상당 전문의 수는 서울 빅5가 4.3명인 반면 지역 국립대학병원은 2.3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제시됐다.
박 의원은 “지역에 최종 치료를 감당할 병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국가 의료서비스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개별 사업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거시적 관점에서 정책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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