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교수,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서 성과 공유
[한의신문]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가 부산광역시와 함께 11년째 진행하고 있는 ‘한의 치매예방 관리사업(이하 한의치매사업)’에 대한 효과가 일본동양의학회 소속 의사들에게 소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12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도야마시에서 ‘동양의학의 발전, 차세대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진행된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에서 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부산시한의사회 학술이사)는 ‘지역사회 기반 한의학 프로그램을 통한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인지기능 개선’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22년부터 ’24년까지 진행된 한의치매사업의 진행경과 및 결과 등을 공유했다.
권찬영 교수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도인지장애의 유병률은 노인인구의 15∼20%에 이르며, 매년 약 10∼15%가 치매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 등의 약물치료는 근본적으로 질병의 진행 경과를 바꾸는(Disease-modifying) 치료제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부산시한의사회와 부산시는 ’16년부터 한의치매사업을 추진, 한약과 침(약침) 치료를 통해 사업 참여자들의 전반적인 인지기능 향상은 물론 우울이나 화병과 같은 심리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해오고 있다”며 “이번 발표에서는 ’22년부터 ’24년까지 진행된 사업 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 한의치매사업에 대한 효과를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에 따르면 한의치매사업은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3년간 1140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781명이 사업을 완료했다.
침 치료의 경우에는 총 6개월간 주 2회씩 사신총·내관·신문·노궁·족삼리 등의 혈자리에 시술했으며, 한약 치료는 담당 한의사의 변증에 따라 △가미귀비탕 △육미지황환 △당귀작약산 등의 처방을 선택해 6개월 동안 하루 2회씩 아침·저녁으로 식후 복용하도록 했다.
사업 성과를 살펴보면 인지기능 개선 부분에선 MoCA(몬트리올 인지평가) 점수는 3년간 aosus 2.3점, 2.6점, 2.6점 상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상적 유의미한 차이를 보는 ‘MCID(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 기준인 1.6∼2.0점을 일관되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우울척도 점수(GDeps)의 경우에도 매년 각각 0.93점, 0.66점, 0.73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5년부터 분석을 시작한 화병 척도의 변화 역시 치료 전 31.03점에서 치료 6개월 후 25.20점으로 5.83점이 감소하는 한편 치료 후 자살위험 중등도·고위험군의 72.4%가 저위험군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년 연속으로 한의치매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들의 장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매년 참여 전후로 MoCA 점수가 유의미하게 상승됐을 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개입 기간이 지나도 앞서 개선됐던 인지기능의 베이스라인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 지속적인 한의치료가 인지건강을 안정적으로 누적·유지시키는 모델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권 교수는 “3년간의 한의치매사업을 분석한 결과 모든 연도에서 MoCA, CIST, GDepS가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적용한 결과 매년 안정적이고 일관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아울러 가미귀비탕·육미지황환·당귀작약산 간에는 인지기능 개선 효과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만큼, 변증을 토대로 적절하게 처방한다면 세 처방 모두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의치매사업은 89%대의 높은 만족도 및 90.6% 사업 재참여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며, ’23년 이후 70%가 넘는 안정적인 완료율을 기록하는 등 치매 예방을 위해 실행가능한 공중보건 정책모델로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한의치매사업을 인지기능, 우울증상, 화병, 자살위험, 건강 관련 삶의 질 등의 다차원적 평가지표를 갖춘 지역사회 기반 코호트로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한의학을 활용한 치매 예방의 근거 기반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권 교수는 부산 지역 외의 사업으로도 확대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과 전자관리시스템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면서 “국내에서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동일한 형태로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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