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도요법 도입 22년, 세계화를 향한 도약과 정규 교과과정 편입을 위한 제언

기사입력 2026.04.2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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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한침도학회 창립회장 양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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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한침도학회 창립회장 양현모

     

    [한의신문] 2008년 민족의학신문 제654호에 “침도요법을 아시나요?(3)”라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에 침도요법을 본격적으로 알린 지 어느덧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침도의학과 임상(2011년)’과 ‘침도의학 실용편(총론)(2019년)’ 출간을 거쳐, 2026년 5월 ‘Codex Acupuncture: 침도/호침/약침의 통합적 임상 매뉴얼’의 출간을 앞두고, 지난 22년 동안의 임상 및 침도 전파 여정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초기 한국 한의학계에 ‘침도요법’이라는 낯선 치료법을 전파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대한소침도학회(준)’와 ‘대한침도학회(준)’를 창립하였고, 이영우 원장님과 중국의 중서의(中西醫) 결합 의사인 강철수 원장님과 연계하여 수 많은 한의사 선후배님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10여년 임상강의 및 해부실습을 진행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학술적 시도와 진료가 의료법 체계 내에서 안전한 범위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동분서주했습니다. 침구제작회사 우전침구와 협력하여 중국과는 다른 크기와 모양을 갖춘 한국형 침도를 개발해 마침내 우리나라의 정식 의료기기로 편입시켰습니다. 또한 침도요법 관련한 책 출판, 임상강의 및 임상사례를 통한 임상검증을 통해 진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침도학회(준)’, ‘대한침도의학회’, ‘원리침학회’ 등 여러 학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 수 많은 한의원에서는 합법적인 의료기구인 침도(도침)를 사용해 다양한 질환이 치료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성과의 배경에는 초기 침도요법의 전파과정에서 쏟았던 많은 분들의 땀방울과 열정이 깊게 베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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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판 ‘Acupuncture with Acupotomy’ 출간의 의미

    한국의 임상 현실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한 침도(도침) 요법은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한국판 ‘Codex Acupuncture’ 출간에 앞서, 동일한 내용을 2권의 분량으로 나눈 영문판 ‘Acupuncture with Acupotomy’를 2026년 4월 9일, 21일에 각각 아마존을 통해 출간했습니다.

     

    이 책의 출간은 단순히 개인적인 임상경험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고도화된 침도(도침) 임상 및 약침의 응용방법과 그 학문적 토대(병리 및 해부)를 영어권 국가에 직접 전파한다는 데 깊은 의의가 있습니다. 해부학적 지식, 연부조직의 병리 및 움직임에 기반하여 “어떻게 하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해 온 한의사의 노하우를 세계화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침술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주변국들 사이에서, 우리 한의학이 탁월한 임상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전통의학을 선도할 수 있는 확고한 학술적 근거이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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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변화, 의료급여의 도입 및 한국 정규 교과과정 편입의 시급성

    연부조직의 질환에 대한 침도요법의 발전과 임상의 응용에 있어서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에 안주하기에는 외부 세계의 변화가 빠릅니다. 침도요법의 발원지인 중국은 이미 이를 단순한 치료법이 아닌 ‘침도의학’으로 승격시켰으며, 과거 일부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던 교과목(소침도요법)을 넘어, 2026년부터는 중의대 정규 교과과정에 ‘침도의학’ 교재를 정식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하나의 의학으로 승격하고 국가의 집중적인 연구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 침도의학을 공격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침도(도침)을 응용한 치료방법, 응용범위 및 학술적 연구가 훌륭하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우리는 여전히 개인 간의 임상경험 전수와 학회 중심의 교육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보험 체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한의대를 졸업한 이후 22년간 침도(도침) 위주로 진료를 시행하며 수많은 난치성 통증 환자분들을 효율적으로 치료해 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토록 효과적인 치료법이 아직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문제나 한의대 정규 교과과정에 체계적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학계의 크나큰 손실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고도의 치료법에 필수적인 ‘침도를 위한 전문 해부과정’조차 부족하다는 사실은 우리 임상의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진료를 시작하고 있는지를 방증합니다. 따라서 침도를 위한 해부학 정규과정 도입과, 정규 교과과정 내 침도요법 교육이 매우 시급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최근 10년여간 한적한 시골에서 임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한의학의 미래에 대한 또 다른 발전 방향을 생각해봅니다. 척박했던 초기 전파의 시기를 지나 한의학의 세계화를 향해가고 있는 지금, 침도에 대한 내용은 마땅히 한의과대학 정규과정에 임상적인 내용을 토대로 학술적이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수록되어야 합니다. 후학들에게 제도권 내에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한의학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미래의학으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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