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주년 기념, 한의생리학의 나아갈 길 등 발전방향 모색
[한의신문] 대한동의생리학회(회장 김창업)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2일 동국대 WISE캠퍼스 원효관 글로벌에이스홀에서 ‘2025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 연구자들의 연구 철학과 차세대 연구자들이 직면한 과제를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국대 한의학연구소 공동 주관 및 한국한의학연구원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교수·연구자·대학원생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먼저 오전 세션에서는 ‘한의학 연구자로서 고임팩트 논문 도전하기(좌장 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한의학 연구의 질적 도약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한의학 연구,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접근해야
이날 박진봉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새로운 생명과학적 메커니즘과 최신 연구 흐름을 한의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며 “한의학 외의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 적극 협력해 폭넓은 시각에서 연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으며, 남민호 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는 “한의학 연구의 객관성과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부 연구자와의 공동연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한 분야에서 일관된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조급하게 단번에 고임팩트 성과를 노리는 것보다 집중하는 분야에서 일정한 수준의 연구성과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제언됐다.
최신 과학기술 활용한 연구성과 소개
이어진 ‘Rising Stars: 차세대 생리학 연구(좌장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세션에서는 차세대 연구자들이 최신 과학기술을 활용한 연구 성과들이 공유됐다.
배효진 동국대 한의대 교수는 ‘한의학 진단체계와 현대 AI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AI 기반의 한의학 변증 체계 분석 연구를 소개하며, “한의사의 진단과정을 데이터화해 변증 체계의 타당성을 탐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동엽 동의대 한의대 교수는 ‘한약 대사체 구조정보 예측에 대한 LLM의 활용 가능성’이란 발표에서 대형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한약 대사산물의 화학 구조를 예측하는 연구를 발표하면서 AI 모델간 일관성 확보가 향후 과제라고 밝히는 한편 ‘한약에 의한 이온통로 조절과 위장관 질환 치료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최나리 부산대 한의전 교수는 한약이 세포 내 이온 통로를 조절해 위장 기능과 통증, 염증 반응을 개선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박사윤 원광대 한의대 교수는 ‘심박변이도와 청진음 기반 한의학 진단 객관화 가능성 탐색’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 심박변이도(HRV)와 청진음을 활용한 한의학 진단 객관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환자의 주관적 증상과 객관적 생체신호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별 상태 평가 및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의학 글로벌 연구의 현 주소는?
이와 함께 오후 세션에서는 ‘한의학, 경계를 넘어 세계로: 글로벌 연구 경험 및 전략(좌장 박사윤 원광대 한의대 교수)’에서는 △한의학 빅데이터 기반 글로벌 공동연구의 현황과 추가 전략: 각 국의 전통의학 제도와 한의학의 융합 가능성(김봉이 경희대 한의대 교수) △건강이론과 치료적 움직임: 대만 중국의학대학에서의 학문적 확장(박경모 경희대 전자정보대학 교수) △Regulation of ferroptosis and the p53-MDM2 feedback loop by novel genes and Korean medicine(정지훈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이 발표, 한의학 연구의 국제 협력 방안이 공유됐다.
김봉이 교수는 “한의학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며, 각국의 전통의학 제도와 융합 가능한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박경모 교수는 “대만 중국의약대학에서 연구하면서 국가와 문화권을 넘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의학의 분자생물학적 연구 확장 가능성을 소개한 정지훈 교수는 “한의학적 치료 소재가 신경·암·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 기초이론의 발전방향 모색
더불어 ‘한의생리학의 나아갈 길(좌장 양인준 동국대 한의대 교수)’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김우진(경희대)·우연주(상지대)·이원행(원광대)·조익현(경희대)·하기태(부산대)·김병수(대전대)·권영규(부산대) 교수가 참여, 한의생리학뿐 아니라 한의학 기초이론의 발전 방향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패널들은 “그동안의 과학화 중심 연구가 한의학의 본래 이론적 깊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전통 이론을 현대 과학의 언어로 재해석하되, 임상과 연계할 수 있는 연구 체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연구자와 학생들, 폭넓은 미래 연구방향 ‘공유’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외에도 Graduate Student Research 심포지엄, 포스터 발표와 이에 대한 우수발표상, 우수포스터발표상 시상까지 진행돼 한의학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폭넓은 연구 동향과 미래 연구 방향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
김동일 동국대 한의학연구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는 동국대 한의과대학 구성원들이 다수 참여해 행사 준비와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 경험을 연구소의 발전과 연계해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창업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뜻 깊은 학술대회였다”면서 “향후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한의학 이론과 임상, 과학화를 둘러싼 오래된 고민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실질적인 수준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며, 이번 행사는 그 여정의 첫 시작”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구태의연의 형식적인 학술대회가 아닌, 연구자들이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고 토론하며 학문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참신한 학술대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고민하는 한의학 연구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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