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사체학·유전체 연구로 본 기혈·면역·체질의 새 해석
[한의신문] 대한약침학회(회장 안병수)와 ㈔약침학회(회장 육태한)는 24일부터 26일까지 부산 BPEX에서 ‘ISAMS 2025(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and Medicine Symposium)’를 개최, 전통의학의 과학화를 넘어 △AI △유전체 △신경회로 △면역세포 △표준화 기기 등 현대 의생명과학의 언어로 한의학의 통합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외 44명의 연자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침의 신경회로 기전부터 한의 디지털 기기 표준화, 면역·유전체 기반 질환 연구까지 전통의학의 새로운 연구 스펙트럼이 공유됐다.
▲(왼쪽부터) 강성웅·김성건·야세민·이상헌 교수
◎ “어성초가 여는 신경면역의 새로운 문 ‘브리지 세포’ 발견”
강성웅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Discovery of a Novel Protective Microglial Subtype Induced by Houttuynia cordata Core Extract’라는 주제 발표에서 어성초 추출물이 알츠하이머병(AD) 모델에서 새로운 면역세포 아형을 유도함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에서 △단일세포 RNA 시퀀싱으로 ‘브리지 세포(bridge cells)’ 발견 △비염증성(non-inflammatory) 특성으로 질병연관 미세아교세포(DAM) 과활성 억제 △신경염증 감소 및 신경보호(neuroprotection) 유도된 점을 들어 “전통 한약재와 현대 전사체학의 융합이 새로운 면역세포 상태를 규명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퇴행성 뇌질환의 면역조절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 “miR-16 ·Gα12 축, 간섬유화의 새로운 열쇠”
김상건 동국대 약대 교수는 ‘Gα12 Signal Axis and Potential Targets for Metabolic Regulation’을 주제로, miR-16-Gα12-자가포식(autophagy) 경로를 통한 간섬유화 기전을 제시했다.
Gα12는 G단백질 계열 중 세포 성장·섬유화·자가포식 등 대사 조절 경로를 매개하는 핵심 분자로 △CCl₄유도 간섬유화 모델에서 Gα12 과발현 시 섬유화·간손상 촉진 △Gα12 제거 시 간손상 완화 △Gα12가 JNK 의존적 ATG12–5 복합체 형성을 통해 자가포식 촉진 △miR-16이 이를 음성 조절된 연구 사례를 통해 miR-16 감소→Gα12 과발현→HSC 자가포식 증가→섬유화 촉진의 분자축을 규명하고, 간질환의 신규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
◎ 전침, 비외과적 치주치료의 항염 효과 강화 입증
야세민 차이르 튀르키예 아타튀르크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Evaluation of the Host Inflammatory Response with Electroacupuncture as an Adjunct to Nonsurgical Periodontal Therapy’ 발표에서 전침(EA) 병행이 치주염 환자의 염증 반응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EA 병행은 비외과적 치주치료(NSPT)의 임상적·생화학적 개선을 강화해 염증 조절과 조직 회복을 촉진한다”면서, 3기 B등급 치주염 환자 대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전악 치석제거·치근활택술(full-mouth SRP)에 전침을 병행한 그룹에서 △치은지수(gingival index) 대폭 개선 △염증성 사이토카인 IL-6·TNF-α 수치 감소 △항염증성 IL-10은 증가한 연구 사례를 제시했다.
▲(왼쪽부터) 당홍호·니시다·쿠마가이 교수
◎ 사상체질과 센서의 만남…유전체 기반 한의학의 디지털 전환
‘Integrating Genomic Data into Traditional Korea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상헌 단국대 생명융합학과 교수는 한의학의 체질원리가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과 일치함을 강조했다.
△사상체질과 유전의 40~55% 상관성 △COMT·OPRM1 변이와 침의 진통 효과와의 관계 △HLA-B*35:01과 한약 유발 간 손상과의 관계 등을 제시한 그는 “유전·대사 데이터와 표준화된 변증 체계를 통합한 AI 기반 체질 예측 모델을 개발 중”이라면서 “유전체학은 한의학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며, 향후 다양한 인종집단 연구와 윤리·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From Four Diagnostic Methods to Sensors: Standardization and Digital Transition of Traditional Medical Devices’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당홍호 일본 ㈜노다스 대표는 중의학 진단기기의 표준화·디지털화를 제안했다.
그는 △ISO/TC249 중심의 설진(tongue imaging)·맥진(pulse sensing)·경혈 임피던스(acupoint impedance) 국제 표준화 작업 △근적외선·전기 임피던스·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망(望)·문(聞)·문(問)·절(切) 체계를 센서 기반 프레임워크로 전환 △‘중의학 Diagnosis & Prescription Engine’ 개발을 통해 설·맥·문진 데이터 통합 및 AI 한약 처방 자동 제시 등 그동안 개발 성과를 들며 “Space station 의료모듈부터 소매 단말기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으로, TCM의 디지털 임상 확장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산화환원 신호로 본 ‘기혈 순환’, 황 대사와 전자친화성 물질의 양면성
니시다 모토히로 일본 큐슈대 약대 교수는 ‘Targeting Supersulfide Metabolism for the Treatment of Ischemic Heart Failure’라는 주제를 통해 황 기반 산화환원(redox) 신호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이는 ‘기혈의 원활한 순환’과 ‘음양의 균형 유지’를 현대 생화학의 언어로 해석한 사례로, 니시다 교수는 △산화 스트레스 상황에서 근조직 내 Cys 퍼설파이드와 폴리설파이드의 급격한 분해로 인한 심장 취약성과 △Supersulfide 대사 조절이 심근 리모델링 개선에 기여하는 순환적 기전을 설명하며 “폴리설파이드 분해 억제가 허혈성 심부전의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otein adducts during electrophilic stress: Good or bad’이라는 주제로 환경 속 전자친화성 물질(electrophile)이 인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신호전달에 미치는 양면성을 규명한 쿠마가이 요시토 일본 큐슈대 약대 교수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탄화수소 퀴논·크로토날데하이드 등 전자친화성 물질은 단백질의 시스테인 잔기를 가진 센서 단백질에 결합해 활성을 억제하고, 그 결과 EGFR·Nrf2·HSF1·Akt 등 효과기 단백질이 활성화된다.
쿠마가이 교수는 전자친화성 물질은 △저농도에서 세포 산화환원(redox) 신호를 조절하지만 △고농도에서는 비선택적 단백질 변형으로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점을 들어 “농도에 따라 생리적 보호 또는 독성 반응을 보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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