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계약직 의사 급증·보험 미가입 ‘공공의료 이중 위기’

기사입력 2025.10.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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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간 1548명 임시의사 채용·10곳 중 4곳은 배상보험 미가입
    김민전 의원 “‘임시진료 시스템’ 의존…국립대병원 대수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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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최근 5년간 전국 16개 국립대병원에서 1500명이 넘는 계약직 의사가 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 충원 부진을 대신한 ‘진료전담형 임시의사’가 병원 현장을 채우면서 교육과 연구 기능이 붕괴되고, 의료사고 배상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은 병원이 10곳 중 4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의료의 마지막 보루인 국립대병원이 ‘공공성’보다 ‘경영논리’에 기운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민전 의원(국민의힘)이 각 공공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1년부터 올 8월까지 총 1548명의 계약직 의사가 채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1년 302명 △’22년 288명 △’23년 304명 △’24년 364명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 8월까지 이미 290명이 채용됐다. 현재 근무 중인 계약직 의사는 512명에 달한다.


    병원별로 보면 △경북대병원(본원+칠곡) 346명 △충남대병원 294명 △부산대병원(본원+양산) 254명 순으로 많았다. 


    상위 3개 병원만 합쳐도 전체의 57%에 해당하는 894명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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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추세는 교수 임금체계가 호봉제 중심으로 낮게 책정돼 있어 진료·연구·교육 부담이 큰 국립대병원에서 교수 충원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촉탁의’, ‘진료전문의’, ‘진료교수’ 등의 형태로 연구실적이나 교육 부담이 없는 진료전담형 의사를 채용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계약직 의사가 인건비 총액 제한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운영법’상 정규직 인건비는 기획재정부가 정한 한도 내에서 운영되지만, 계약직 의사는 예외다.


    그 결과 김 의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모든 국립대병원에서 계약직 의사 평균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 인력 확보의 ‘임시방편’이 오히려 재정 부담과 공공성 약화를 초래하는 셈이다.


    김 의원은 “계약직 의사 확충은 병원의 재정 악화와 함께 교육·연구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립대병원 교수 확충을 위한 인건비 총액 상향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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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국립대병원 10곳 중 4곳이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김 의원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4곳은 “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미가입 상태였다.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은 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가피한 사고에 대해 병원과 의사의 배상책임을 보전하는 제도로, 환자 보호와 의료진 보호를 동시에 위한 최소 장치다.


    김 의원은 “공공병원이 비용을 이유로 피해자 보호 장치를 외면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정부가 보험료 지원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국립대병원이 더 이상 ‘임시직 진료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도적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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