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요양병원 ‘항생제 사각지대’…내성균 급증에도 인증기준 미비

기사입력 2025.10.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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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년간 항생제 사용 병원 5.5%·의원 19.4%·요양병원 10%↑
    소병훈 의원 “정부, 병원급 이하까지 포괄하는 관리체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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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확산이 전 세계적 보건 위협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의료기관 인증제도는 여전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만 머물러 있다. 실제 항생제 사용이 가장 가파르게 늘고 있는 병원급과 요양병원은 관리 대상조차 아니어서 ‘항생제 사각지대’가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관 인증 시 항생제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병원과 요양병원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내성균 확산은 단순한 의료 문제를 넘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행 인증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4주기(2023~2026년) 급성기병원 인증기준’에 ‘항생제 사용 관리체계 운영’을 조사항목으로 포함하고 있으나 대상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실제 항생제 사용의 중심축은 이미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으로 이동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0→2022년) 항생제 사용량은 △상급종합병원에서 3.7% 감소 △종합병원은 6.4% 감소한 반면 △병원은 5.5% 증가 △의원은 19.4% 증가 △요양병원은 10% 증가했다. 


    항생제 사용량이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소병훈 의원실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증원은 ‘5주기(’27~’30년)’ 급성기병원 인증기준 개정 시 ‘한국형 항생제 사용관리 프로그램(ASP)’의 강화를 위해 ‘내성균 환자 관리 절차’를 병원급 의료기관까지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시범사업에 그칠 예정으로, 본격적인 정규 항목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소 의원은 “항생제 관리 절차가 시범사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규 조사항목으로 반영돼야 한다”며 “내성균 관리 기준이 상급병원에만 국한되면 실제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요양병원 인증기준에는 항생제 관리 항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령 환자와 만성질환자가 집중된 요양병원은 항생제 남용 위험이 높은 만큼, 의무적 관리기준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의료기관 인증 신청이 의무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생제 관리 기준은 단 한 줄도 없는 상태다.


    소 의원은 아울러 “적절한 항생제 사용과 내성균 예방은 환자 안전의 기본이자 의료 신뢰의 출발점”이라며 “정부가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까지 포괄하는 관리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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