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까지 계승되고 있는 허임의 침구학설”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頭無冷痛, 腹無熱痛”이란 말은 許任(1570〜1647)이 처음 제기한 논이다. 이 주장은 그의 저술 『鍼灸經驗方』에 등장한다.
먼저 서문에 나온다. 그 내용은 통증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그 부분의 색을 본다면 푸른 색이 많으면 痛이고, 검은 색이 많으면 風痹이고, 흰색이 많으면 찬 것이고, 黃赤색이면 熱이다. 風濕寒熱이 모두 오색으로 드러남에 찬 기운이 많으면 筋攣骨痛이고, 熱이 많으면 筋緩骨消이며, 惡寒하면서 몸이 차면 冷이다. 惡寒하면서 몸이 뜨거우면 熱이다. 또한 머리는 차서 아픈 경우가 없고, 배는 뜨거워서 아픈 경우가 없으니(且頭無冷痛하고 腹無熱痛), 무른 痛이 善行數變한 것은 風이고, 아픈 것이 한 곳에 있으면서 皮膚가 赤熱한 것은 膿의 징조이고, 혹 피부가 밖으로 들떠 오르데 가렵지도 아프지도 않으면 痰 때문이다.”
즉 침구의 치료 대상인 통증이 생기는 원인에 대한 인식을 두통, 복통, 냉통, 열통의 열결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는 차가워서 아픈 경우가 없고, 배는 뜨거워서 아픈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頭無冷痛’은 『鍼灸經驗方』 頭面部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머리는 모든 陽이 모인 곳이다. 그러므로 ‘머리는 차가워서 아픈 경우가 없다(頭無冷痛)’라고 하거늘, 침으로 치료하고자 하건데, 마땅히 手足諸陽經을 찔러야 하고, 頭部에 놓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인가. 鍼이라는 것은 능히 氣를 끌어당기는 데는 능한 것이기에 만약 頭部에 놓는다면 모든 陽의 氣가 아울어 머리에서 울체가 되어서 그 熱을 그치게 하여 억제시키기 어렵게 된다. 혹 不省人事가 된 경우라면 반드시 手足諸陽經을 끌어서 瀉해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끓는 물을 까불어서 끓어오르는 것을 막는 데는 땔나무를 치우는 방법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腹無熱痛’은 『鍼灸經驗方』 腹脇部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腹無熱痛이라 하니 치료하는 것을 足三陰經과 五臟兪穴에 둘 것이라.”
“頭無冷痛, 腹無熱痛”은 놀랍게도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에도 등장한다. 卷之三 少陽人脾受寒表寒病論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오는 것이다.
“古醫有言頭無冷痛腹無熱痛此言非也何謂然耶少陰人元來冷勝則其頭痛亦自非熱痛而卽冷痛也少陽人元來熱勝則其腹痛亦自非冷痛而卽熱痛也古醫又言汗多亡陽下多亡陰此言是也何謂然耶少陰人雖則冷勝然陰盛格陽敗陽外遁則煩熱而汗多也此之謂亡陽病也少陽人雖則熱勝然陽盛格陰敗陰內遁則畏寒而泄下也此之謂亡陰病也亡陽亡陰病非用藥必死也不急治必死也”
“腹無熱痛, 頭無冷痛”의 논은 필자의 조사에 따르면 『察病要訣』, 황한주의 ‘鍼灸總論’ 등에도 등장한다. 『察病要訣』은 안상우에 따르면 대구 在田堂書鋪에서 1930년에 발행한 책으로서 雜病의 病機에서부터 臟腑·經絡·外形의 생리와 병리 등 의학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黃翰周의 ‘鍼灸總論’은 1914년에 간행된 한국 최초의 한의학 학술잡지인 『漢方醫藥界』 제2호에 실린 글로서 한국 침구학의 총론을 간결하게 정리한 글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허임의 침구학의 이론이 조선후기를 거쳐 근현대까지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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