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방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1차로 한방의료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筋骨骼系질환중, 腰痛의 약물치료 관련처방을 본초학적 입장에서 분석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높은 한약재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모든 질병은 초기 實證에서 말기 혹은 만성 虛證으로의 다양한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한의학에서 분류하고 있는 10종 요통 중 하나에 속하는 腎虛 요통 역시 이러한 기준에 따랐고, 많은 문헌 및 임상보고에서 六味地黃湯 및 이의 가감방이 응용되어졌다.
질병 개념으로서 腎虛는 일명 腎虧라고도 부르며, 전체 증상은 기본적으로 인지하고 있듯이 疲勞, 眩暈, 耳鳴, 健忘, 自汗 및 盜汗, 腰痠痛, 遺精, 陰痿 및 陽痿 등을 동반한다. 腎虛 腰痛이라 함은 위에 언급된 증상을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요통으로, 단순 비뇨생식기 계통과 연관된 요통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3부분으로 나눠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한의학에서 先天之氣의 대표 臟腑인 腎의 의미로 접근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腎主骨이라는 관점에서 선천적인 근골격계의 허약함에 기인한 것을 말한다(예: 노화-골다공증, 퇴행성 척추관절염, 척수강협착증 등). 둘째는 과로 혹은 무절제한 성생활 등에 의한 원기 소모로 야기되는 후천적인 손상을 말함이요, 셋째는 성인 특히 노약자에게 발생하는 요통은 물론이고 단순 요통일지라도 적절한 치료를 놓친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이유로 6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화된 요통도 이에 해당된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자연스럽게 각종 문헌 및 임상보고에서 氣質 부족인 腎陰虛와 機能 부족의 腎陽虛로 구분했고, 이에 부합하는 처방(腎陰虛의 六味地黃湯, 腎陽虛의 八味地黃湯 등)으로 대처했음을 볼 수 있다.
1. 六味地黃湯
송나라 錢乙의 小兒藥證直訣에서 비롯된 처방으로, 구성약물이 6품목으로 이뤄졌으며 주된 약물이 숙지황이라는 점에 연유해 명명된 처방이다. 동의보감 등에서 ‘房慾이 腎을 상하여서 精血이 筋을 保養하지 못하면 陰虛하고 悠悠히 疼痛하며 물건을 들지 못하는 요통’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六味地黃元 혹은 八味元 등을 해당 처방으로 소개하고 있다. 방약합편 上通에서도 腎水不足에 사용한다고 소개돼 있는 六味地黃湯(활용처방인 八味地黃湯 포함)은, 風∼婦人에 이르기까지 가감 및 活套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20질병목차에서 40여회 활용된 대표적인 다용처방에 속한다.
六味地黃湯의 특성상 용량을 감안해 분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근거해 구성 한약재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2 平性2 寒性2이지만, 처방의 용량을 기준하면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4 酸味1(澁味1) 淡味1 苦味1 辛味1로서 甘酸으로 정리된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腎6(膀胱1) 肝3 心3 脾2 肺2로서 腎肝에 歸經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용량대비) 補精血(腎肝)藥(熟地黃 山茱萸)12 補脾氣藥(山藥 白茯苓)7 淸熱藥3 利水滲濕藥3으로서, 補精血(腎肝)과 補脾氣 중심의 약물배합으로 정리된다.
이미 인지하고 있듯이 六味地黃湯은 補陰의 효능으로 모든 陰虛證을 치료하는 방제이다. 錢乙이 金櫃要略의 腎氣丸에서 肉桂 附子를 빼고 구성한 처방으로, 肉桂와 附子의 辛熱한 성질을 없애고 인체 氣質의 보강에 비중을 둔 처방(注重於塡補)이다. 원래 소아의 五遲證(발육불량)을 主治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으나, 현재에는 腎陰虧虛로 발생하는 증후에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六味地黃湯은 3補3瀉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되어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滋陰補腎肝의 효능으로 腎虛腰痛의 주된 방제라는 점에서 이를 근거로 정리하고자 한다.
①생리학적인 근거: 腰는 腎의 府로서 腎主骨하고 腎生髓하므로 腎陰이 부족하면 骨髓가 충분하지 못하여 腰膝이 痠軟하고 無力(腎精不足 虛火炎上∼腰膝痿軟 骨熱痠痛 足跟痛)하게 된다.
②3補: 足三陰(腎肝脾)의 精血을 補하는 것, 2차적으로 補筋骨의 효력을 나타내는 것(陰生陽長)으로 설명된다. 君藥인 熟地黃이 補腎의 역할을 담당하며(滋補腎陰 塡精補髓), 臣藥인 山茱萸가 補肝(養肝益腎 澁精)하고, 山藥이 補脾(潤脾滋腎 澁精)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熟地黃 山茱萸는 補血益精으로 壯水(壯水之主)하고, 山藥은 脾陰을 보익하여 固精(補土→能生金 能生水)하는 역할을 지칭하고 있다.
③3瀉: 足三陰(腎肝脾)의 濕熱을 瀉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佐使藥인 澤瀉가 瀉腎(利水滲濕 淸熱濕濁-熟地黃의 滋滯를 방지하며 內熱을 下泄)하고, 茯苓이 瀉脾(健脾利水-山藥을 보좌하고 脾濕을 제거)하며, 牧丹皮는 瀉肝(淸熱凉血-山茱萸의 溫性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즉 足三陰인 腎肝脾의 3補를 목적으로 이의 과잉을 견제하는 3瀉의 배치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正氣를 傷하지 않고 補하는 가운데 瀉함이 있고 瀉하는 가운데 補하게 되어 相輔相成하여 平補하는 방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용량을 보면 本方은 補를 목적으로 補三藥의 사용량을 瀉三藥에 비해 많이 사용함으로써, 補陰하고자 하는 원래의 취지에 맞추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 요통에 사용된 六味地黃湯加味(동의보감)
1)처방 구성: 六味地黃湯처방에 약물 추가(鹿茸 當歸 木瓜 續斷-東垣)
2)추가약물 4품목의 본초학적 분석
①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3(微溫1)으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②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2(酸味1) 辛味2 鹹味1 苦味1로서 甘辛으로 정리된다.
③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肝4 腎2 脾2 心1로서 肝腎脾經에 歸經한다.
④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筋骨(腎肝)藥2(鹿茸 續斷) 補血藥1 舒筋活絡藥1로서, 補筋骨 補血의 약물배합으로 정리된다.
3)4품목이 추가된 六味地黃湯加味의 본초학적 분석
①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5(微溫1) 平性2 寒性2이며, 원래 처방의 용량을 기준하면 溫性처방임이 더욱 분명해진다. 이는 腎虛 요통의 경우 陽氣之本의 쇠약에 의한 것이므로 溫補腎陽하여야 함에 연유한다.
②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6 酸味2(澁味1) 辛味3 苦味2 淡味1 鹹味1로서 甘酸澁으로 정리된다. 이는 滋補緩急의 甘味, 收斂固澁의 酸澁味에 부합된다.
③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腎8(膀胱1) 肝7 脾4 心4 肺2로서 腎肝脾心經에 歸經한다. 이는 腎虛 요통의 경우 足三陰(肝腎脾)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心의 경우 補精血(補陰)을 위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④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용량대비) 補血藥9(熟地黃 當歸) 補脾氣藥(山藥 白茯苓)7 補筋骨(腎肝)藥6(山茱萸 鹿茸 續斷) 淸熱藥3 利水滲濕藥3 舒筋活絡藥1로서, 補精血(補陰)을 통한 補筋骨(補陽)의 과정인 陰生陽長의 역할이 六味地黃湯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며 아울러 足太陰의 補脾氣를 배려했음을 알 수 있다.
3. 기타 추가배합에 대한 의견
1)노인성을 포함한 命門陽虛를 치료하고자 할 때는 六味地黃湯 대신 八味地黃湯을 사용하라는 내용(동의보감): 溫裏藥으로서 溫下焦의 약물인 肉桂와 附子가 추가되는 八味地黃湯으로의 변화는 효능면에서 溫補腎陽과 補筋骨(補陽)을 추가한다는 점에서, 독성약물인 附子의 修治가 전제된다면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2)腰膝酸痛에 杜仲과 牛膝의 추가해 壯筋健骨하라는 의견: 補腎陽强筋骨하는 杜仲은 1)의 설명에 부합하며, 活血祛瘀藥에 속하는 牛膝의 경우는 懷牛膝의 酒蒸이 補筋骨의 효능을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酒蒸懷牛膝의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4. 정리
虛症(裏證) 특히 腎虛 腰痛에 적극 검토될 대표처방으로 六味地黃湯(腎陰虛)∼八味地黃湯(腎陽虛)의 활용이 바람직하다. 제반 질병에서 虛症에 대해 적극적 대처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한의학의 뚜렷한 장점 중의 하나라는 점과 특히 이러한 내용이 장기간의 임상 축적의 결과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선천적인 근골격계의 약함과 후천적인 비뇨생식기의 소모, 그리고 만성화된 요통의 단계에 속하는 腎虛腰痛 역시 효율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六味地黃湯 종류의 적극적인 활용이 당연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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