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했는데 “1년 기다려라”…만성화된 ‘대기간호사제’

기사입력 2020.10.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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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공립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20개소 10명 중 실제 임용은 6명
    오랜 기간 대기해도 계약직, 수습직 다수

    대기간호사.jpg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지난해 국공립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24개소의 모집정원 대비 실제 임용 발령률이 평균 67%에 불과하고, 대기간호사 중 현장에 발령될 때까지 9~12개월 대기하는 경우도 5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및 대학병원 77개소 중 71%인 55개소가 임용 대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 24개소를 분석한 결과, 10명 중 6명만 현장에 발령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국립대학교병원의 실제 임용률은 겨우 17%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채용이 확정되었음에도 병원에 실제 입사해 근무를 시작할 때까지 무기한 대기발령 상태로 있는 간호사를 의료현장에서 이른바 ‘대기간호사’라고 부른다. 간호사 이·퇴직률과 임용 중도 포기율이 높아 결원이 자주 발생하자, 대형종합병원은 인력을 긴급히 충원하기 위해 대기간호사 수를 2~3배까지 증원하는 대규모 채용을 연중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간호사 지망자들이 대형종합병원에 채용되었음에도, 실제 현장에 임용될 때까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대기하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대기간호사 중 56%가 채용 후 발령까지 9~12개월, 20%는 6~9개월을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선우 의원실이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국공립대학병원24곳의 채용공고를 확인한 결과, 많은 병원이 채용 후 임용까지 대기기간이 있음을 공공연히 명시했다.

     

    심지어 한 국립대학교병원은 최대 3년까지 임용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점을 공고했으며, 최대 대기기간을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병원 재량’이라며 불명확하게 공지한 병원도 있었다.

     

    24개소 중 절반 이상인 14개소가 이렇게 오랜 기간 임용 대기기간을 두면서도 신규 간호사를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수습직으로 채용했다.

     

    강선우 의원은 “대기간호사제는 태움뿐만 아니라 신규 간호사의 청년실업과 지역별·병원 종별 간호사 수급불균형을 조장한다”며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도 위협하는 만큼, 보건복지부가 대기간호사제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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