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자격 취득 쓸모있다 느낀 건 한의사회 근무 후”

기사입력 2020.05.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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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지부사무국장협의회, 지부 간 유대관계 강화 노력
    경남 70주년 기념사업·한의원 전문 코디네이터 양성 추진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 시도지부 사무국장으로부터 사무국의 소개와 한의약 발전을 위한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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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근 경상남도한의사회 사무처장

     


    ◇전국 시도지부 사무국(처)장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전국시도지부사무국(처)장협의회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16개 시도지부 사무국이 국(처)장들의 공동 유대를 통해 업무의 능률화와 효율성을 높이고 발전적인 회무를 지향하는데 목적이 있다. 

    지난 2004년 4월부터 2006년 3월 말까지 이미 한차례 협의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7년 4월부터 다시 맡게 됐다. 순수한 친목 모임의 성격이 강하며 지부 간 서로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거나 소통하는 모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남한의사회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82년 말 군 복무를 마치고 1983년 3월 대학에 복학했다. 당시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다 남일한의원(원장 전성열, 경남한의사회 18.19대 회장역임)에 취직하게 된 게 한의계와 맺은 첫 인연이다. 

    1년 뒤 1984년 전성열 원장이 경남한의사회 회장을 맡게 되면서 한의협의 일원이 됐다. 1984년 4월 1일부터 현재까지 강산이 3번 바뀌고도 세월이 더 많이 흘렀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경남한의사회 사무처 구성원에 대한 소개와 역할을 소개해 달라.

    경남지부 회원은 현재 1060여 명(공보의 제외)으로 전국에서 5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사무국에서는 저를 비롯한 윤성빈 총무과장, 최지영 재무과장이 경남 회원들의 한의 진료 및 한의원 운영 업무 전반에 대한 지원에 일조하고 있다. 

    하루 일과는 통상적으로 9~18시이지만 주간 업무만으로 국한되지는 않는다. 한의 의료 특성상 야간에 인적 커뮤니케이션이 많기 때문이다. 이사회를 비롯해 각종 위원회 업무, 임원 LT, 정기총회 및 회무추진 모임, 보수교육 및 임상특강 등 행사, 유관단체 간담회, 보건 행정기관과 유대, 회원들의 의료 민원 분쟁 조정, 무자격자 증거 수집 및 고발, 각종 의료봉사, 이익단체와의 의견 상충으로 인한 집회나 궐기대회 준비, 중앙회나 행정기관에서 오는 공문서 수발에 따른 후속조치 등이 있다. 회무 전반에 대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무국장으로서 사무처를 운영하는 나름의 원칙이 있나?

    나름대로의 철칙이 하나 있다. 회원들의 생일이나 한의원 관련된 각종 기념일을 꼭 챙기는 편이다. 길흉사도 물론 포함된다.

    이외에도 경남이라는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각종 행사들도 챙겨야 한다. 대표적인 게 지역 축제로 산청한방약초축제, 함양산삼축제, 밀양얼음골동의축제 등에서의 의료봉사, 경남 이주민센터 한방 나눔진료소·자원봉사센터 의료봉사, NC다이노스와 한의사의 날 등 생활체육 활성화(축구, 골프대회, 테니스, 등산, 탁구,바둑, 배드민턴, 볼링, 바둑, 장기 등) 등이 있다. 모두 지역민과 경남한의사회를 하나로 묶는 일들이다.

    1938년부터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75년간 700여 명을 대상으로 좋은 삶에 대해 연구한 결과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관계가 좋은 삶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일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한다. 마음을 얻으면 있는 것을 없게, 없는 것을 있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지부국장들과 차별되는 나만의 특기가 있다면?

    외환위기 당시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다 안경사 면허를 취득한 적이 있다. 고령화 시대, 국민 안(眼) 보건 향상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지금 보면 굉장히 잘한 선택인 것 같다. 한의사회에서 근무하면서부터 자격 취득이 삶에 보탬이 된다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남한의사회 의료봉사단과 경남안경사회,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국제보건의료자원봉사단이 공동으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시력 검안, 백내장 유무, 굴절검사를 통해 안경이나 돋보기를 맞춰 드릴 수가 있었다. 아마 다른 지부에서는 못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마음의 온정을 나누어 주고 돌아오는 길은 베풀어 준 마음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봉사의 정신을 실로 체험하면서 봉사활동 자체에도 큰 의미를 갖게 됐다. 그동안 해외 봉사로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다녀왔으며 기회가 된다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등도 다녀올 계획이다.


    ◇최근 경남지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올해로 경남한의사회는 제70회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 한의학의 계승 발전과 선배 한의사들이 이루어 놓은 치적을 바탕으로 경남한의사회 70주년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6월 13일 15시에는 이제마 스승 진해 현감 부임 제133주년 기념사업을, 10월 18일에는 제11회 보건복지부장관기  전국한의사축구대회를 3번째 개최하려고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미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난임부부 한의치료 지원 사업, 분회별로 추진해 시행 중인 경로당 한방 주치의 사업, 저소득 학생 건강증진 사업, 의료취약 계층 한약 지원 사업, 경남노인회 등 사랑의 한약 전달사업,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와 농촌 의료봉사, KOMSTA 해외의료봉사, 외국인 근로자, 경남여한의사회 미혼모·사랑샘(가정폭력 피해자) 의료봉사, 열린의사회 및 ‘섬이사네’(섬이 이어준 사람들 네트워크) 봉사, 각 분회 의료봉사 등도 여전히 시행 중이다. 

    아울러 경남도청과 연계해 한의원에 근무하는 직원 전문 코디네이터 양성을 통한 한의 의료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공모 사업을 신청한 바 있다.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경남한의사회 구성원으로서 보람된 일을 꼽자면, 지난 1991년도에 회원의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한의사 신용협동조합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1여 년의 준비 끝에 1992년 3월 9일 재무부 장관으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일이다. 현재 자산이 760억 원 정도로 경남 회원들에게 유익한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역 의료 창달에도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개인적으로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일이다.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진로 고민을 하다 2011년 8월 19일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한약재개발과, 재활과 강의를 맡아 일신하는 계기가 됐다. 

    학위논문의 핵심은 고객과의 접점(service encounter)에서 발생하는 MOT(Moments of Truth)가 전체 서비스 품질이나 만족도로 보면 ‘곱셈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를 의료진(한의사, 간호사, 간호보조원)의 경우로 대입해 살펴보면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순간순간의 서비스가 전체 서비스 질(service quality)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수요자에게 감정적 만족(emotional satisfaction)을 주어 지속적인 유대를 형성함으로써 관계를 영속적으로 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장기적인 관계가 유지되면 평생 내 몸을 맡겨도 되겠다는 돈독한 믿음이 생기고 특정 의료기관과의 감정적 유대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앞으로 한의의료의 과학화와 표준화, 객관화에 근거한 한의 기술의 세계 일류 브랜드화 달성을 통해 한의약의 포지셔닝(positioning)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객지향적인 전문화, 차별화, 고객 만족경영으로 의료 소비자들에게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되도록 해 국민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 발 빠르게 순응하고 대처하다 보면 한의의료가 더욱 국민 곁으로 좀 더 가깝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한의약이란?

    인생에는 크게 3가지 선택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삶의 선택이고, 둘째는 직업의 선택이며, 셋째는 배우자 선택이다. 졸업하기 위해 한의원에 취직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한의계와 인연을 맺었으니 ‘한의약이 주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의약은 그야말로 분신(分身)이다. 근자에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시름에 잠겨 있지만, 한의계에 몸담고 있어 아무런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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