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센터 덕에 의료인 사명 더욱 확고해져”

기사입력 2020.04.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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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송팀장으로 현장 이끈 노정일 경상북도한의사회 보험/학술이사
    “내 일처럼 헌신한 회원·재학생 없었다면 성과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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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보건의료체계에 소외받는 한의사로서 이번 전화상담센터가 한의사들의 입장을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전화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인간의 생명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외롭고 힘든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살펴야 한다는 의료인으로서의 순수한 사명은 더욱 확고해졌다.”

     

    대구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지난 5일을 마지막으로 공식 업무를 마친 가운데 노정일 경상북도한의사회 보험/학술이사는 대구 전화상담센터에 대해 이 같이 총평했다.

     

    대구 전화상담센터를 찾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무려 4422명(초진: 1140명, 재진: 3282명)에 달했다. 그 중 한약 처방이 이뤄진 확진자는 2648명이었다. 이 기간 동안 자원봉사에 나선 한의 의료진들과 한의대 학생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앞서 노 이사는 대구 전화상담센터가 본격 개소하기 일주일 전부터 경북한의사회를 대표해 센터의 운영 실무와 지원 업무에 나섰다. 센터 개소 후에는 직접 전화진료에도 참여함은 물론 진료 후 매일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여해 대한한의사협회와 대구광역시한의사회, 대구한의대 주요 인사들과 센터 운영사항 등을 점검하는데 있어 함께 머리를 맞대왔다.

     

    그러다 지난달 21일부터 그는 확진자 집 앞에까지 한약을 배송할 배송팀장을 맡았다. 환자들의 입소문 덕에 하루 일일 배송 물량은 100건을 훌쩍 넘겼지만 그는 배송 박스 분류는 물론 직접 한약 배송까지 나서며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노 이사는 “우체국 택배로 받는 것 보다 한의사나 한의대 학생과 같이 직접 관계되는 누군가가 직접 배송해주는 것이 치료 만족도에 있어 환자 입장에서는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배송 업무를 위해서 헌신한 자원봉사 한의대 학생들과 마치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준 일선 회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루에 20건 이상 직배송을 도와주는 상주 인력도 있지만, 본인 한의원이나 집 근처 배송은 본인이 직접 도와주겠다며 센터에 와서 한약 박스를 5개에서 10개 정도 들고 가는 회원들도 참 많았다. 멀리서는 경산시에서 온 회원도 있었다. 단 한 두 개라도 배송하겠다고 오는 회원들 덕에 전화상담센터가 원활하게 잘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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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노 이사는 대구경북 지역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서도 “특정 종교단체가 전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을 때 저 역시도 왜 이런 허무맹랑한 조직들이 아직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까 생각했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보니 특정 교인의 경우 흔히 말하는 의료보호 계층 환자 비율이 높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무료진료를 하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했구나 싶었지만, 분명 일반 한의원 내원 환자층 보다 비율이 훨씬 높았다”며 “이에 대해 몇몇 원장들과 의견을 나눠 봤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권력과 돈을 이용하는 세력은 일부가 아닐까 싶다. 오히려 형편이 힘든 계층일수록 올바른 정보를 접하기 힘들고, 마음 둘 곳이 없어 이런 특정종교에 빠져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노 이사는 배송업무를 전담하는 배송팀장을 맡으면서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많다는 걸 느꼈던 만큼,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은 더욱 확고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진료센터는 이권이나 예산 때문에 연일 시끄러운 정관계나 지자체, 다른 의약단체와 달리, 한의사로서 소외된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더욱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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