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정도 한의원 휴업할 생각하고 동참했다”

기사입력 2020.03.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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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치료위해 전화상담센터 자원한 코끼리한의원 김주봉 원장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한 달 정도는 지금 운영 중인 한의원을 휴업할 생각하고 진료에 동참하게 됐다.” 지난 12일부터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1668-1075)'에 자원봉사 한의 의료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주봉 원장(대구시 코끼리한의원).

     

    김주봉 코끼리한의원장.jpg

    김 원장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때부터 의료인으로서 방역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전화상담센터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코로나19 방역업무에 동참할 의료인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저도 동참하고자 문의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래서 역학조사관으로 써달라고 했는데 이마저도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내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가지려 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힌 김 원장은 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위해 전화상담과 무료 한약 처방을 하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김 원장은 환자들이 말하는 고충에 대해 “증상이 있어도 중증이 아니면 약을 주지도 않는다고 하더라”면서 “병상이 부족해 비교적 경증인 분들은 자가격리를 하다 보니 많이들 불안해 하신다. 본인은 분명 기침, 발열, 인후통 증상이 있는데 중증이 아니라는 이유로 약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 전화상담센터 처방하고 있는 ‘청폐배독탕’을 복용하고 증상이 호전됐다는 환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전화상담 사례 중 일가족 세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약을 받아간 사례가 있었는데, 그 중 딸은 복용을 했고, 아들은 다른 질환 때문에 복용을 못했다고 한다. 결국 아들 상태가 나빠져 생활치료센터로 가족 모두가 입소하게 됐는데 오늘 통화해보니 딸은 인후통만 조금 남아있긴 한데 상당히 호전됐다는 말을 들었다.”

     

    한약 복용으로 코로나19 증상이 호전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자긍심을 느낀다는 김 원장. 그는 국가의 전염병 방역 및 진료 체계에 한의사들의 참여를 인정하는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의사가 안 해봐서 못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못한다는 소리다. 이는 잘못됐다. 정부는 한의사와 한의약을 활용해야 한다. 오죽하면 한의사 집단이 자발적으로 무료 진료팀을 꾸렸겠는가. 한·양방 가리지 않고 모든 의료진이 참여해 환자들을 돌본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 그럼에도 한의사들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가 많이 나타나면 정부도 감염병 관리에 한의사들을 적극 활용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그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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