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으로‘남북협력’과 ‘한의학 세계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이응세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총장이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발간한 ‘한의정책’ 2014년 1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 추진을 제안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한의사협회 국제담당 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했고 2001년부터 ISOM 사무총장직을 맡아 일해온 만큼 국제 분야에 대한 남다른 식견을 가진 그가 제의한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이란 과연 무엇일까.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은 ‘남북 전통의학 교류협력을 통한 전통의학의 세계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남한의 한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의 장점을 잘 융합시켜 새로운 민족의학으로 재탄생시키고 여기에 러시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의학을 세계적인 전통의학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응세 사무총장은 2001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실제로 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을 토대로 ‘남한의 한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을 잘 융합하면 새로운 한국의학을 만들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북협력사업은 한반도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와 손을 잡는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남·북을 비롯해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이어지는 ‘한의학의 실크로드’를 구축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러시아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한의학의 세계화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를 지렛대로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 경제 번영과 평화통일을 실현시키겠다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 및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철도사업과 딱 들어맞는 만큼 지금이 바로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을 펼칠 적기라는 주장이다.
“남·북한의 교류협력 분야 중 단순한 퍼주기식 지원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바로 ‘한의학’뿐이다. 분단 이후 각기 다르게 발전해 왔지만 뿌리는 같기 때문에 긴밀한 교류협력을 펼친다면 통일에도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의학을 세계시장에 우뚝 설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러시아는 유럽 스탠다드를 갖고 있어, 러시아에서 허가를 받으면 유럽에서 상용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북한에서 인력을 지원하고, 한국의 기술과 자본,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침을 생산한다면, 우리가 생산한 침을 세계시장에 진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의학을 산업화 시키는 지름길이자 한의학 세계화 사업의 일환이다.”
이응세 사무총장은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이 한반도의 통일문제도 해결하고 한의학의 세계화를 이끌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통일’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풀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자, 우리 민족의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이야 말로 통일을 해결함과 동시에 한의학의 세계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업이다.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으로 ‘남북협력’과 ‘한의학 세계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은 교육·학술 분야, 남북협력 분야, 제약화 및 의료기술 산업화 분야 등 3개 분야로 나누어 추진된다. 교육·학술 분야 사업으로는 러시아 의사들을 대상으로 전통의학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사이버대학, 전통의학교육과정, 전통의학 자료를 만드는 미디어 사업, 전통의학 서적 번역사업, 전통의학 지식 네트워크사업 등이, 남북협력 분야에서는 남북전통의학 공동연구사업, 남북의 자생약초자원 개발사업, 남북 사이버동의보감박물관 개설 등이 진행된다. 또한 제약화 및 의료기술 산업화 분야에서는 기존의 전통약재를 제제화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등 한약을 산업화하는 사업을 전개한다.
이응세 사무총장은 올 봄에 남·북한, 러시아와 함께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후 한의협 등 한의계가 연합한 사업단이 결성된다면, 올 하반기에는 러시아 태평양의과대학 내에 유라시아 전통의학센터를 설립하는 등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남북협력과 한의학의 세계화를 이끌 ‘유라시아 전통의학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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