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의보감’, 명품 만화로 재탄생하다!
400년 전 양천 허씨 20대손 허준 선생이 집필해 21세기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의학서적 ‘동의보감’.
이 ‘동의보감’이 양천 허씨 31대손 허영만의 손에서 명품 만화 ‘허허 동의보감’으로 다시 태어났다.
‘허허 동의보감’의 ‘허허’가 호방하게 웃는 의성어로 긍정적 에너지를, 도가에서 신선의 경지에 이른 것을 뜻하는 ‘허허로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양천 허씨 두 분의 작품임을 표명한 것이기도 한 이유다.
허영만 화백은 ‘식객’을 진행하는 도중 어느 한의사로부터 ‘음식과 섭생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을 들은 후 언젠가 ‘동의보감’을 그려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러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도록 한 것은 다름아닌 그의 고질적 직업병인 ‘어깨통증’이었다.
여러 병원을 가봐도 병명이 뚜렷하지 않아 어깨통증에 울컥해지기 일쑤였던 그가 우연히 찾은 한의원에서 스트레스로 氣가 통하지 않아 생긴 병임을 알게 됐다.
더구나 발등에 침 몇 대 맞고 잠깐 눈을 붙였을 뿐인데 어깨가 한결 시원해지고 어깨통증도 가라앉기 시작한 것.
이때부터 건강과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책을 집필하기로 결정했다.
‘동의보감’에 정통한 박석준·오수석·황인태 한의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동의보감 공부에 나섰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허준 선생님이 도가 철학을 기반으로 ‘동의보감’을 집필하셨다고 합니다. 신선이 되는 것을 최고로 삼는 철학인데 이것을 이해하는 게 꽤나 어려웠죠. 한의학에서는 우리의 몸과 우주, 그리고 자연을 하나이면서 순환하는 구조로 보고 이 순환의 원리를 精·氣·神이라는 세 가지 기능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이 부분이 동의보감 초입에 ‘신형장부도’라는 그림으로 나오는데 이 그림과 精·氣·神을 이해하는데만 1년 정도를 반복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쯤 지난 어느날 ‘내가 과연 동의보감을 독자 눈높이에 맞춰 쉽게 실용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는 허영만 화백.
이때 한 지인이 “네가 독자다. 평소 궁금했던 것을 만화가의 눈으로 그려보면 답이 나올 것 같은데…”라는 말을 건넸고 비로소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학서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현재의 의학서적들은 보통 ‘특정 병증을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구성돼 있는데 대증요법에 기반을 둔 양의학의 체계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즉 병이 나면 병을 고치기 위한 책이 의학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동의보감은 첫머리부터 ‘병이 나기 전에 몸을 보호하는 것이 상수요, 병이 나서 병을 고치는 것은 하수’라고 하면서 병을 고치기 위한 책이 아니라 병이 나지 않도록 하는 책임을 밝히고 있어요. 한마디로 동의보감은 예방의학의 바이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허준 선생님의 생각을 알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 살 수 있었으면’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됐습니다.”
‘동의보감’ 편찬 목적에 나와 있듯이 ‘돈 없고 힘 없는 백성이 자신의 병을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로 쉽게 처방할 수 있게’하자는데 전적으로 동의해 독자들이 가능하면 쉽게 활용해 볼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그리려 노력했다는 허 화백.
하지만 그는 현대적 관점에서 애매한 처방이 있거나 너무 전문적이라서 한의사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은 일부러 남겨뒀다. 독자들이 오남용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허영만 화백의 고민은 기존 만화와 다른 독특한 구성에서도 묻어난다.
“스토리로 전개되는 만화를 그릴 것인가, 아니면 원전을 제대로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인가로 고민했지요. 동의보감은 기본적으로 스토리로 엮을 수가 없는 한의학 고전임을 알고 원전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가능한 한 훼손하지 않은 채 독자들에게 건강 정보와 상식을 전달하기 위해 에피소드 형태로 그리자고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정보와 지식 부분은 추가로 원고를 보강하는 방식을 취했어요. 취재 후기 형식의 에피소드도 포함돼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워낙 방대한 지식이라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듣거나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배우기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보다 더 생생히 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허영만의 작품은 믿고 보는 만화로 통한다. 그래서 인지 ‘허허 동의보감’은 출간 전부터 해외에서 판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매주 수요일 ‘허허 동의보감’ 멤버들은 계속 공부를 할 겁니다. 지금 페이스라면 공부하는데 적어도 3년, 만화로 모두 그려내는데 5년여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긴 시간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동의보감에서 가르쳐주는 것들을 따라 하면서 내가 먼저 건강함을 증명해야 할 것 같아요. 독자 여러분도 건강하게 마지막 작품까지 따라오시기 위해 ‘허허 동의보감’에 나오는 많은 지혜를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올해 8월, 1권 ‘죽을래 살래?’로 시작해 총 20권으로 발행될 ‘허허 동의보감’은 400년 전 ‘동의보감’을 단순히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재의 관점에서 완전히 풀어헤쳐 실용과 재미, 지식과 교양을 모두 담아냈다.
‘죽을래 살래?’는 ‘동의보감’ 원전의 체계에 따라 ‘내경편’ 중 신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신형(身形)은 밖에서 보아 알 수 있는 몸의 구조를 그린 것으로 ‘우주와 자연과 몸의 구성 원리’를 담고 있는데 이는 삶의 궁극적인 목표인 ‘병들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한 핵심 포인트다.
1권 ‘죽을래 살래?’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근본을 치료하라.
요즘은 겉으로 보이는 병만 치료하고 근본을 무시한다. 골병든 줄기는 놔두고 부러진 가지만 치료하는 격이다. 예를 들어 양의학에서는 눈이 아프면 눈 자체를 치료한다. 하지만 동의보감에서는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간을 다스려 눈의 병이 되는 원인을 치료하라고 한다.
둘째, 자연의 이치에 맞게 섭생하고 생활하라.
일례로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지고 난 뒤의 운동은 금물이다. 운동은 陽氣로 해가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새벽이나 밤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몸을 쇠하게 만들기에 해가 지면 몸은 쉬어야 한다. 그 외에도 ‘많이 먹고 운동 많이 한 사람보다 적게 먹고 운동 적게 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성격 급하고 화 잘 내는 사람은 단명한다’, ‘욕심이 많으면 독기가 쌓여 해롭다’, ‘배고프기 전에 먹되 과식을 삼간다’, ‘물은 갈증 나기 전에 마시되 많이 마시지 마라’, ‘겨울에 여행하거나 운동을 삼가라’ 등 자연의 이치에 맞는 생활습관을 정리했다. 더불어 ‘자연산 비아그라 낙지’, ‘밤일에는 밤이 최고’, ‘여름 최고의 보양식 삼계탕’ 등 몸에 좋은 섭생법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셋째, 허 화백 특유의 취재정신을 발휘해 직접 전문가와 함께 ‘약초 산행’을 다녀온 후 독자들에게 ‘약초의 약성과 원리’를 전해준다.
더불어 독자들이 흥미로워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비의 영약 ‘산삼’을 심층 취재함으로써 그 효능과 채취방법, 복용법과 진품 구별법 등 산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넷째, 오래 살게 하는 약과 단방을 소개한다.
‘동의보감’ 전체에 걸쳐 가장 중요한 보약이자 오래 살게 하는 대표적인 약인 ‘경옥고’의 효능과 복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경옥고 외에도 오래 살게 하는 주요 약 소개와 주변에서 쉽게 구하여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단방을 소개해 독자들에게 편익과 실용성을 주고 있다.
펴낸곳 가디언 전화 02-332-4103
페이지 255 가격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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