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한의원 좀 만들어 봅시다”
김현수 명예회장(대한한의사협회)이 한의학이 질병 치료에 있어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한의임상의 블루오션을 위한 아카데미’를 26일(일)부터 실시한다. 김 명예회장으로부터 한의계의 현주소와 향후 한의 임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들어보았다.<편집자주>
Q 현재 한의계의 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한의 건강보험 진료 실적의 70%인 1조3000억이 근골격계 질환 상병 진료비입니다. 한의계의 주력 진료 분야였던 근골격계 질환이 최근 수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한 척추전문병원, 관절전문병원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근골격계 분야에서 새롭게 우위를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임상 한의학의 치료 성과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한의학 치료 방법의 우수성을 잘 알려야 합니다. 현재의 치료 방법만으로는 이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점점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의학이 잘 치료할 수 있는 상병을 발굴하고 잘 포장된 세련된 치료 방법을 개발하고 임상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의료인력의 공급 과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낮은 의료수가를 유지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의료인력의 비율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특별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가장 전통적이면서 가장 현대화된 모습의 한의학으로 재창조하여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눈높이를 먼저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Q 한의학을 국민에게 잘 알리기 위한 방법은 어떠해야 할까요.
:그동안 우리는 매우 제한된 질환에만 주목해 왔습니다. 이제는 많은 질병들에 대하여 진료의 완성도, 그 비용의 경제성, 치료의 효율성이 좋은 우수한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모든 한의사들이 이를 공유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의학이 잘 치료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한의학의 역할이 어떠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의적인 음해에 한의학이 왜곡되는 것을 방치만 하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에게 잘 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상 한의학의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합니다. 치료기전에 대한 설명은 현재의 과학으로는 완벽하게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FDA도 전통 약물에 대한 IND를 새롭게 정립하였습니다. 이는 치료성과를 가진 전통치료 방법들의 근거가 확인되면 보편적인 의료로 수용을 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Q ‘한의임상의 블루오션을 위한 아카데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르크 뒤 솔레이유’라는 서커스 회사는 1980년대 사양 사업이었던 서커스 산업을 재창조하였고 새로운 시장 공간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바로 ‘태양의 서커스’라는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의학이 우수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못했던 분야의 공간을 창조해내고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장이 바로 ‘한의임상의 블루오션을 위한 아카데미’입니다.
저는 25년 동안 임상을 하고, 18년 동안 협회 일을 해오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실정이 전체 한의원 중 자보·건보 청구를 제대로 진행하는 한의원은 20~30%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에 대한 아카데미부터 경쟁우위의 질환에 대한 특화된 임상교육의 장이 절실합니다. 자가면역질환이나, 갑상선질환, 갱년기 장애뿐만 아니라 피부와 비만에 대한 분야도 새로운 창조적 시장 공간이 있습니다.
우리 한의학에는 다양하고 응용이 풍부한 컨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컨텐츠를 특화시키고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물론 현재 일부 영역의 특화가 있지만 지속적인 성장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양한 아카데미를 진행하여 부자 한의원 만들기를 할 계획입니다.
저는 국제 의학계와 WHO의 많은 자료를 십수년간 접하고, 국제사회의 한의학에 대한 기대와 연구, 임상 등을 보아오면서 한의학이 국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90년대 초 일본, 프랑스, 미국의 병원에 연수를 다니고 국제학회에 홀로 뛰어 다니면서 세계의 의료계는 한국의 양방보다 한의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는 비염과 감기 시장의 개척과 한방물리치료의 보급, 94년부터 비만과 피부 치료를 위한 전문한의원을, 자동차 환자의 진료를 위한 입원실을 갖춘 한의원 개설의 필요성을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임상 현장을 세련되게 만들어 내기만 하면 많은 국민들은 한의학에 의지할 것입니다. 그동안 모든 경험을 모아서 임상교육의 장을 만들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공유하고, 임상의학의 근거를 구축하면서 동료 한의사들과 한의학의 블루오션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Q 이번 아카데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요.
:한의원 임상을 위한 중요한 부분들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갖추려고 합니다. 최신 의료기술에 대한 개발과 교육(경쟁우위의 질환의 진료지침 개발과 교육, 신한방의료 행위의 개발, 피부치료 신기술 및 솔루션, 봉독과 태반의 응용 등), 그리고 기본적인 분야(다양한 부항 시술법, 침의 수기법, 물리치료기의 응용, 보험업무, 환자상담과 한의원 경영 강좌)를 위한 아카데미를 해 나가려 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의학계와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라이프케어 3세대를 가장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Mayo병원과의 임상 교류도 진행합니다. 아카데미가 보다 성숙하면 암의 한의학 치료와 노화 예방의 프로토콜을 완성하여 암환자의 관리에 한의학이 주도할 수 있는 기반 및 환경을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Q 우리의 미래는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단 한 번도 우리의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준비하지 않았고 변화하지 않았으며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았었을 뿐입니다. 사실 노력이 부족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선배들이 조금만 더 먼저 하였으면 이렇게까지 한의계가 어렵지는 않을 텐데”라는 원망만 하고 있을 시간은 없습니다.
많은 상병의 한의학 치료가 국가의 필수 의료가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첩약도 의료보험에 급여되고 있고, 한약제제의 시장이 수조에 이릅니다. 독일은 연간 2조원에 이르는 한약재를 사용하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는 침으로 많은 질환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미약하겠지만 창조를 위한 혁신의 시작에 보탬이 되길 기대합니다. 경쟁력 있는 의료기술의 확보 없이 고액의 개인 광고에만 의존하여 경영하는 구태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많이 본 뉴스
- 1 정부, 사업자용 간편인증 도입…홈택스 등 공공사이트에 적용
- 2 ’25년 직장가입자 건보료 연말정산…1035만명 추가 납부
- 3 대마, 의약·산업 활용 입법 재개…기능성 성분 CBD 중심 재분류 추진
- 4 중동전쟁 여파 의료용품 수급 대란···정부와 긴밀 대처
- 5 “지난해 케데헌 열풍, 올해는 K-MEX가 잇는다”
- 6 “추나요법, X-ray와 만나다”
- 7 ‘생맥산가감방’, 동맥경직도 유의 개선…“심혈관 신약화 가능성 시사”
- 8 홍승권 심평원장, 한의사협회 방문…소통의 장 마련
- 9 한의협 “8주 제한 대신 ‘범부처 협의체’로”…전면 재설계 촉구
- 10 동국대 한의대 동문회, ‘초음파 활용 약침 1Day 실습 강의’ 성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