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자 회장

기사입력 2013.05.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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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인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와우수술 및 언어재활치료, 보청기 등 지원

    ‘시각장애는 단지 사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키지만, 청각장애는 사람으로부터 우리를 격리시킨다(헬런켈러)’.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주어 잃어버렸던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곳, (재)사랑의 달팽이(회장 김민자·71세). 매년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와우수술 및 언어재활치료, 그리고 보청기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이며, 그 중심에 김민자 회장이 있다. 배우 최불암씨의 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사랑의 달팽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김민자 회장이 청각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그 스스로 이명증의 고통을 앓았기 때문이다. “2004년 어느 날, 외부의 소리가 없는데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음이 들렸습니다. 병원에서 이명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면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답답함과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리는 뇌 발달에 꼭 필요한 자극입니다. 따라서 청각을 잃으면 듣지 못해 말을 배우지 못하고, 두뇌가 발달하지 못하고 결국 청각장애는 복합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194명에게 인공와우수술, 330명에겐 보청기 지원

    다행히 청각장애는 인공와우수술이나 재활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가난과 장애의 대물림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 중에서 달팽이관 미성숙, 달팽이관 기형 등의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한 아동을 제외하면 연간 약 500여 명의 청각장애 아동들은 인공와우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등록수는 대략 260만 여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청각장애인은 약 26만 여명에 이른다.

    “가난하다고 해서 장애가 대물림돼선 결코 안됩니다. 사랑의 달팽이를 통해 몇몇 아이들에게 수술을 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청각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매우 시급합니다.”

    2000년부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출범시킨 ‘사랑의 달팽이’는 2007년 4월 사단법인 설립 후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펼친 결과, 현재까지 약 194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인공와우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330명에게는 보청기를 지원했다.

    “어떤 장애든 힘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청각장애는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눈앞의 사람들과 아무런 대화도 할 수 없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어 침묵 속에서 혼자 고립되어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두렵고 무섭지요. 들을 수 없는 고통은 세상과의 단절입니다.”

    특히 김 회장은 청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하는 자선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 참석하는 인사들은 인공와우수술비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찬조한다. “2005년부터 시작된 자선골프대회는 사회 저명인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실천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자 개최하고 있습니다. 매년 5월에 개최하고 있고, 올해로 벌써 9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부군 최불암씨도 청각장애인 돕기에 적극적으로 활동

    특히 어린이재단에서 전국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부군인 최불암씨도 청각장애인의 아픔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중요한 일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그를 알고 있는 많은 이들이 자선골프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본인 일 하기도 워낙 바쁜 분이지만 워낙 어린아이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행사에는 대부분 참여하고 계시죠. 그런 활동이 사랑의 달팽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랑의 달팽이’를 운영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청각장애란 것이 수술로만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3~4년간 장기적인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인 사유로 언어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진료에 대해서도 보험 적용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마음을 밝혔다.

    “한의학, 젊은 사람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다가서야”

    그가 갖고 있는 한의학의 모습을 물었다. 한의학이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제가 듣기론 올해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유네스코 기념의 해’로 알고 있습니다. 한의학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의학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한의학’이라고 하면 비과학적이라는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 방식 등에서 표준화를 이뤘으면 좋겠고, 각 사람마다 갖고 있는 체질별 특성을 이용해 맞춤의학으로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그는 또 TV드라마 ‘허준’을 관심있게 지켜본다며, 대중매체를 이용한 한의학의 홍보도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의학 관련 드라마나 웹툰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젊은이들에게 자주, 그리고 쉽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력하나마 저 역시 곁에서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사회가 청각장애인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을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로 생각하고 관심과 애정으로 보아 주실 수 있도록 ‘사랑의 달팽이’라는 단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충분히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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