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기사입력 2013.03.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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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약재의 감별 논란에 종지부 찍고 싶다"

    “마지막 편집에서 제자 연구원들의 도움을 제외하고는 방대한 분량을 직접 작성하고, 소화시키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이미 어려움은 예상하고 시작했던 일인 만큼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나의 길을 갈 것이다’라는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의 소명을 추하지 않게 마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저서에 남다른 자부심과 애정을 갖겠지만, 특히 이 책은 나 자신이 (모든 부분을)직접 입력했기에 특별한 애정이 담겨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 방대한 작업을 어떻게 마쳤을까 하는 의구심이 나 자신에게 들 정도로, 나에게는 하나의 작품인 책이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가 지난 2002년 총론, 2004년에 각론으로 나뉘어 전체 1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으로 발간한 바 있는 ‘운곡본초학’의 증보판이 최근 발간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 교수는 “‘운곡본초학’이 시중에서 소진된 이후 개정작업을 하자는 제안이 여러 번 들어오기는 했지만 대학 퇴직 후에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속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에 그 시기가 예상보다 10년이나 앞서 증보판을 간행하게 됐다”며 “지면을 빌어 방학을 반납하면서까지 편집작업에 도움을 준 제자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 교수의 27년간 본초학 교수로서의 강의내용 전부가 요약 게재돼 있는 이 책은 한국·중국의 본초학서적 가운데 가장 방대한 분량인 1670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한의학의 추상적인 내용들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바꿔 게재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총론에서는 기본적인 본초학지식과 함께 ‘약용식물의 일반적 지식’, ‘한약재 감별’, ‘방제형’ 등의 내용이 들어있으며, 기타 부록에는 △한국공정서(KP, KHP)에 수재돼 있으나 본 서적에서 빠진 한약재 △기타 알아두어야 할 한약재 △만병회춘 약성가 및 방약합편 약성가 △동의보감 및 방약합편에 응용된 약물 및 빈도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동의보감 및 방약합편에 응용된 약물 및 빈도수’ 부분은 주 교수가 직접 동의보감과 방약합편 전체를 확인해 전체 약물 리스트와 빈도수·각 파트별 약물 리스트와 빈도수를 조사한 것으로, 이 책자 외에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주 교수는 “기원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최신 공정서에 수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해설내용은 참고서적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소화시켜 정리했다”며 “이와 함께 개인적인 의견을 과감하게 기술했으며, 임상 응용의 내용도 구성약물 숫자가 적은 처방을 선택해서 해당 한약재의 효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약재 감별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국책연구도 수행하고 있는 주 교수는 “이 책에서는 한약재 정품(正品)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어지고 있는 현실에 맞추어 약재 형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감별기준을 설명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연구결과 내용을 포괄해 기술하고 있다”며 “책자 앞쪽에 해당 모든 한약재에 대해 직접 촬영한 ‘자연상태’와 ‘약재상태’의 사진을 게재함과 동시에 각각의 한약재 약재 형태 및 참고 부분에서 진품(眞品)·위품(僞品)의 구별, 유사품의 구분 등을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주영승 교수는 ‘운곡본초학’의 증보뿐 아니라 대학에서 구체적인 본초학 실습을 위한 ‘운곡본초학실습서’도 함께 증보했다. 이 실습서는 한의대생이나 한의사라면 최소한 알아야 하고, 한번쯤은 경험해야 할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실제 우석대 한의대에서 도입하고 있는 실험방법, 즉 자연상태의 한약재 감별, 약재상태의 외부형태 및 현미경을 통한 내부형태 감별, 수치법의 다양화, 한약재 이화학패턴 실험, 한약재의 안전성 실험, 한약재의 간단한 기초 동물실험, 한약재의 유전자 분석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주영승 교수는 한의학 의권을 비롯한 여러 현안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기반 확립’, 즉 ‘논리의 상대적인 우위’를 갖는 것이 중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항상 같은 문제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문제들이 발생할 경우 임시방편이든 임기응변이든 대처해야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기초 즉 기반의 확립이다. 한약재 문제만 해도 한약재에 대한 객관적인 논리를 한의계에서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약재의 진·위품 문제나 농약, 중금속 등의 안전성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의 해결방안은 기초학문의 강화라고 생각한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이에 대한 준비를 끊임없이 지속해야 하며, 학생들도 재학기간동안 이에 대해 최소한 맛보기라도 해야 한다. 어떻게 진위품 감별법이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본실험방법 등을 경험해 보지도 않았으면서 이에 대한 문제점이 터졌을 때 대처가 가능하겠는가? 다행히 주변에 개원의 생활을 포기하고 연구자로서 길을 걷겠다는 제자 연구원들이 많아서 한의계의 현실은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분명 다음 세대에서 한의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또한 주 교수는 나고야의정서 발효나 FTA 협상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기반 확립은 선행돼야 할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최근 약용작물 등 자원주권에 대한 개념이 강화되면서 한의계에서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이러한 대처에서 본초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자칫 이 역할에 소홀해질 경우 결국 한의계는 (한약재에 대한)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교수는 “이제는 한의계 스스로의 각성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전 한의계의 관심과 지원을 토대로 시간을 투자해 의지를 갖고 적극적인 실행에 나서야 한다”며 “꽃이 향기를 잃으면 벌은 모여들지 않고, 향기를 발산하는 것은 꽃의 몫인 만큼 한의계 스스로도 한의약에 관심이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2년 안에 ‘운곡도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주영승 교수는 “‘운곡도감’이 만들어지는 순간 자연상태 및 약재상태의 감별 논란은 끝날 것, 아니 끝나게 할 것이며, 기대해도 좋다”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이를 대한 자료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주영승 교수는 “실제 우석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약재 촬영컷이 13만장에 달하며, 이것은 본초학교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자료”라며 “이미 한약재 감별 key작업에 착수한 상태로, 정리만 남아있는 상황인 만큼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한약재 기반 확립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주영승 교수. 이러한 노력들이 바탕이 돼 향후 한약이 다시금 국민들의 신뢰를 찾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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