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돈 원장

기사입력 2012.07.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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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자 나와의 소통 도구”

    “진료실 밖에는 진녹색 이파리들이 습기를 말리고, 바람은 햇빛의 가지를 만지며 사라지고 있다. 나는 걸림이 없는 바람과 동행하며 먼 길을 돌아왔다. 간혹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칠흙처럼 어두운 밤처럼….” 최근 첫 시집인 ‘그 섬을 만나다’를 출간한 김진돈 원장(운제당한의원)이 첫 시집 발간 소감을 시로써 표현한 말이다.

    등단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과 성찰의 속성을 두루 견지하며 시세계를 펼치고 있는 김 원장은 시인과 한의사라는 두 개의 이름을 갖고, 감각적인 언어와 탁월한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개성적인 시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의 첫 시집 역시 ‘시인의 상상력의 뿌리는 그의 한의사 체험이고, 그것은 약재의 변신을 동기로 하고 있다’, ‘절후재소(絶後再蘇), 즉 죽어야 다시 태어나는 소멸의 미학을 탄생의 미학으로 그려내고 있다’ 등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김진돈 원장에게서 ‘시’란 무엇일까? 김 원장은 ‘시는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며, 나와의 소통도구’라고 말한다.

    “‘시는 무엇인가’라는 정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시만큼 무궁무진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시들을 통해 답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에 대한 절대적인 정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는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다면, 말이 다니는 하나의 길이다. 말의 궤적들이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시를 통해 나 자신을 찾고, 자신과 소통하고 있는 김 원장이 시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이 무언의 말/ 하늘의 빛이요 물의 빛이요 우연의 빛이요 우연의 말/ 죽음을 꿰뚫는 가장 무력한 말/ 죽음을 위한 말 죽음을 섬기는 말/ 고지식한 것을 제일 싫어하는 말/ 이 만능의 말/ 겨울의 말이자 봄의 말/ 이제 내 말은 내 말이 아니다’라는 김수영 시인의 ‘말’이라는 시를 접하면서부터다.
    “이 시 구절을 보는 순간 시는 영혼을 전율시키고 힘든 삶에서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시를 쓰게 됐다. 일상에서 말을 하며 내 말이 내 말이 아니라고 느낄 때가 있고, 감각이나 침묵의 말로 모두를 향하지만 혼자 맴돌다 혼자 죽음을 목격하며 허공 속으로 지워지는 말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리곤 했다. 그러면서 시에 매료되기 시작한 것 같다.”

    이러한 계기로 시를 쓰기 시작한 김 원장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한의사로써 환자가 치료를 받고 고마움을 표현하면 보람을 느끼듯이 한 여성 독자가 찾아와 내 글을 읽고 머리가 상쾌해졌다든지, 속이 후련하다든지, 막혔던 게 뻥 뚫린 느낌이라든지,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말을 했을 때 한의학 치료 못지 않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인, 수필가 등의 문인활동이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김 원장은 “문인들은 당연한 부분을 낯설게 거꾸로 뒤집어 보려는 특징이 있어 아무래도 다양한 관점으로 환자를 관찰해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기는 것 같다”며 “또한 문학으로 접근하면 환자가 먼저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되는 등 환자와의 신뢰감이 돈독해져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원장은 송파수필작가회장을 2년간 맡으면서 송파수필작가회를 가장 활성화시키고, 회원수도 2배 이상 늘리는 등의 능력을 인정받아 시·소설·수필·평론·아동문학·희곡·시조 등 다양한 장르의 회원수가 300여 명에 이르는 송파문인협회 회장에 수필가로서는 처음으로 회장에 추대됐다.

    4년째 송파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회원의 저변 확대 및 회원간 소통 강화에 주력해 협회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송파문화원·송파도서관 등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협회 주관 백일장·문학나눔콘서트·시화전 등을 매년 개최하고, 회원들의 문학 강연 기회 확대 및 회원들의 작품집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원장은 “송파구의 문학 관련 행사를 송파문인협회와 연계해서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문화 보급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회원간 화합과 문단의 활성화, 그리고 회원들의 권익 옹호, 더 나아가 한국 문학의 향상 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며, 특히 ‘(가칭)한성문학상’을 추진하는 등 송파문인협회가 한국 최고의 문인협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원장은 문인 활동을 생각하고 있는 회원들에게도 도움의 말을 전했다.

    “글 쓰는 방법도 사람마다 체질과 스타일이 각각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고전이나 좋은 양서를 많이 읽고 모방하고 상상하며 써보는 연습을 많이 한다.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소재로 상상한다. 여기에 매력적인 시적 표현을 얻으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새로운 표현을 위해서 일반적으로 남들이 보는 시선을 한번 뒤집어서 접근하고, 생각하며, 행동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오솔길을 빠져 나온다’를 ‘오솔길이 나에게서 빠져 나간다’로, 또 ‘나는 먹구름을 이고 간다’를 ‘먹구름이 나를 매달고 간다’처럼 표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계획과 관련 김 원장은 “앞으로 10권 정도 시집을 더 낼 생각이다. 10권의 시집을 내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만 그 과정을 즐기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나의 주변관계 상황 등을 따스한 시선으로 관찰해 볼 생각”이라며 “또한 세계적인 최고의 상을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그 목표 자체가 내가 살아가게 하는 삶의 원동력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렵고 험한 그 여정 자체를 즐기면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행운과 좋은 귀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한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선후배 회원들에게도 김 원장은 한 가지 바람을 전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후회하는 공통점이 3가지로 압축되는데 ‘첫째가 그때 좀 참고 살 것을, 두 번째가 그때 좀 베풀고 살 것을, 세 번째가 그때 좀 재미있게 살 것을’이라고 한다. 이 말에서 절대 명제는 ‘우리 삶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하고 싶을 일을 하되 베풀면서 재미있게 살아가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요즘 의료단체간에, 정치인간에, 이익단체간에 서로 상대를 헤아리기는커녕, 힘 있는 단체들이 마치 1000년 살듯이 상대를 비하하고 무차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쓰럽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조지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처럼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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