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건강보험 강화, 심정적 호소보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자”
한의계의 지대한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27일에 ‘한의보험의학회’가 창립되었음을 세상에 알리고 초대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주위에 있는 많은 분들이 격려도 하고 염려도 하는 것을 보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염려와 격려의 말 중에 앞으로 어떻게 학회를 운영할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어 몇자 적어 보려 한다.
경제산업이 발전하여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정부는 국민들에게 복지 분야에 대한 혜택을 늘리게 되며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1987년 한방의료보험이 전국으로 확대 실시되었고, 한의계는 당시 정책적 소외의 두려움 속에 서둘러 참여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낮게 책정된 진찰료, 침구치료비, 한약처방료 등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였고, 점차 시정되겠지 했던 생각들은 해마다 물가상승율보다 낮게 책정하려는 집정가들에 의해 묵살되기 일쑤였다.
양방이 급성기 치료에 뛰어나다면 한의약은 만성질환과 질병의 예방, 건강의 유지에 뛰어난 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이점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입안자들은 절대 다수 집단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고 소수의 한의계는 뒷전으로 밀려나며 지내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한의계와 한의약산업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타파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본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보험산업은 더불어 발달하게 되므로 준비된 집단만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보건복지 정책입안자들과 보험산업 관계자들은 한의계에게 심정적인 호소보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 자료를 만드는 것이 본 학회가 유관학회들과 손잡고 추진해야 할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현재 보험과 관련하여 산적한 문제들을 돌아보면 보험한약의 확대, 첩약의 보험 참여 여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침과 뜸의 시술료,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의 한의 진료혜택 확대, 첩약 투여시 진찰료 및 검사료 불인정, 복합제제의 급여화, 물리치료 급여대상 확대, 급여대상 의료행위 개발, 민간보험의 한의진료 참여 확대 등등 손으로 꼽아보기도 어렵다.
지금은 이러한 일을 하기 위한 터파기 작업 중이라고 볼 수 있으며 1기 임원진들이 맡게 될 3년 동안 눈에 보이는 건축물이 조금이나마 지상 밖으로 세워지면 좋겠지만, 그러하지 못하더라도 지나치게 넓게 터파기하거나 기초작업을 튼튼히 한다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유의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이와 같은 정책적 보완자료 연구작업도 급하고 중요하지만 임상가와 예비 의료인들에게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세부교육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버금가게 중요하다는 것을 교육시키는 일도 맡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지만 제가 걱정만 하고 있지 않는 것은 훌륭한 이사진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며 조만간에 이사진들과 서둘러야 할 일을 찾아내 정리하고 업무 분담을 논의할 계획이다.
학회를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 인프라라고 본다. 본 학회가 어려운 점은 보험 관련 실무경험이 많은 한의계 인사들은 적지 않지만 한의보험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대학원 교실과 연구원이 매우 부족한 점이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한의대 대학원을 포함하여 보건전문대학원, 경영대학원 등에서 연구과정을 마친 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특히 실무경험이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그리고 소수의 학회회원들이 납부하는 회비만으로는 재정적인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이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늦었다고 느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회원들의 힘을 모아 밀림 속을 헤쳐 나가듯이 전진하고자 한다. 부디 격려와 협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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