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컨설턴트

기사입력 2010.11.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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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방 협진에 따른 기대감은 높다
    한·양방 협진의 첫 단추 어떻게 채울 것인가? 上

    올해 초 한·양방 협진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기대 속에 시행이 되었다. 열 달이 지난 요즘 실제 협진을 시도하고 있는 의료현장에 가면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아직 협진수가와 같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려운 현실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협진을 하고 있는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보다 근본적인 이유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보다 협진에 보다 개방적인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장애원인과 그 해결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협진실태, 협진 장애요인, 그리고 협진의 성공요건 등을 총 3회에 걸쳐 풀어나갈 예정이다.

    2010년 1월31일부터 시행된 개정 의료법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은 한방병원, 병원, 치과병원의 진료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의원급에서는 한·양방 복수면허자가 한 장소에서 의원과 한의원 진료과목을 동시에 표방하고 진료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협진’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의료관광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보건복지부와 대구시가 지원하고 대구가톨릭대와 대구한의대가 공동 출연해 만든 통합의료센터의 설립이 대표적 사례이다. 2013년 통합의료센터 완공을 목표로 총 267억원의 사업비 중 국비 188억원이 투자된다. 완치가 어려운 뇌졸중, 당뇨병, 치매, 폐암, 간암 등 5대 난치성 질환을 전문화 영역으로 선정하였고 한·양방 협진을 통해 치료할 예정이다.

    중소병원들 또한 한방 진료과목을 추가로 개설하여 한·양방 협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인터넷 포털에서 한·양방 협진 병원을 검색하면 쉽게 협진을 표방하는 병원들을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척추전문병원인 거제경상병원은 척추, 관절과 뇌신경 분야의 한방 진료과를 개설하여 지역내 유일한 한·양방 협진기관으로서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는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추진되어온 공공의료기관의 한·양방 협진 역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2007년 국내 최초로 한·양방 협진 시범의료원으로 지정된 청주의료원은 그동안 불완전하게 운영되어 온 한방진료부를 새롭게 확대하여 한·양방 협진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환자 입장에서도 한·양방 협진은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이다. 아팠을 때 병원과 한의원을 오가며 진료받아야 했거나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주위 가족이나 친구들이 양 의료기관을 오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통계로도 확인이 되는데 전국가계조사 결과(통계청, 2007)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보건의료비는 11만8000원인데 이 중 약 12%인 평균 1만5000원을 한방 진료비로 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방의료실태조사 결과(보건복지부, 2008)에 의하면 한방병의원 내원고객 2000명 중 730명(36.5%)이 양방과 한방을 함께 진료받고 있었다. 이같은 결과를 볼 때 한 장소에서 한·양방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현재 한방의료 이용자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양 의료기관을 오가면서 쓰게 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조사대상자 78.2%가 한·양방 협진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한·양방 협진의 장애물은 무엇인가?

    최근 의료법 개정 이후 한·양방 협진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으나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1971년 경희대의료원이 동서협진센터를 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한·양방 협진의 역사는 이제 30년이 넘어가고 있다. 협진을 표방하는 의료기관 수는 1995년 39개에서 2008년 106개로 2.7배 이상 증가해 왔고, 2008년 조사 결과 조사 대상 60개 한방병원 중 53개소(94.7%)가 이미 협진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없는 상황에서도 협진에 대한 시도는 계속 이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 한방병의원은 동일 지역내 병의원으로 환자를 의뢰하는 수준의 협진체계를 구축해 놓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계에서는 협진을 지원하는 제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더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주장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로 협진수가가 인정되지 않아 동일 장소에서 한·양방 협진이 발생하더라도 진료비를 두 번 청구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협진 제도를 위한 인프라라 할 수 있는 협진수가 청구 시스템이나 협진 임상 매뉴얼 등이 근본적인 장애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협진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태생적으로 다른 시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임상이 이원화되어 있는 의료체계와 연구와 교육 분야의 접근 없이 성급하게 추진된 임상 중심의 협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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