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석 연수생

기사입력 2010.1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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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학 공부가 한의학 공부보다는 수월”

    지난 2009년에 실시된 제51회 사법고시에 한의사로서는 최초로 합격해 현재 사법연수원에서 법조인이 되기 위해 연수 중인 추진석 원장을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먼저 지난 3월 사법연수원에 입소해 6개월여 동안 사법연수원 생활과 공부하면서 느낀 소감 등에 대해 추 원장은 “연수생들 사이에는 사법연수원을 마두고등학교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아마도 빡빡한 수업과 시험 때문에 다시 학생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기에 하는 말이다. 그래도 정식 신분은 법원공무원이다보니 공부 외에도 신경쓸 일이 많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사법연수원 입소 이후 달라진 일상에 대해 “각반에 교실이 지정돼 반장, 조장들이 있고 담임교수까지 있어 실제로 고등학교와 비슷하지만 수업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그래도 모든 일정들이 워낙 압축돼 진행되다보니 쏟아지는 숙제를 받아보면 이게 다 배운 것이 맞는지 놀라게 된다. 행사가 없는 날은 저녁밥을 먹고 나서 최소한 12시까지는 공부를 한다. 특히 앞으로 법조계의 불황이 우려되면서 성적 경쟁이 더욱 과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법연수원생으로서 생활하면서 지난 6개월여 동안의 생활 중 즐겁거나 아쉬웠던 일 등에 대해 추 원장은 “처음 사법연수원 입소 이후 동기들이 전직 한의원 원장이었던 관계로 많은 관심을 가져주어 즐거운 연수원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밝힌 가운데 “회식 자리가 자주 있다보니 다음날 수업에 지장이 있을 때가 많다. 그런 날은 환약을 몇 개 가져다주면 아주 좋아 한다. 수험생들에게는 아무래도 탕약보다 환약이 더 크게 어필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동문 선후배들이 많이 있는 대부분의 법대 출신 연수생들을 보면서 외롭고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 동기나 선배들의 한의계 및 한의사 그리고 의료계 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들과 관련해 추 원장은 “요즘 연수원에 입소하는 연수생들 대부분은 소위 ‘9말0초’에 해당하는 학번들이다보니 한의사에 대한 인식은 일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면서 “한의대에 합격했던 연수생도 종종 보이기도 하며, 어느 전문직이나 마찬가지로 진로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 대한 큰 관심에 비해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연수원 공부에서 제일 흥미가 있는 과목과 제일 어려운 과목들에 대해 추 원장은 “법학 과목들은 대체로 공부법이 확립돼 있어 수학처럼 일정한 공식에 대입해서 논리적으로 풀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재미와 보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몇몇 단순암기를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무척 흥미롭다. 제일 어려운 공부를 꼽는다 하더라도 한의학 공부만큼은 어렵지 않다”는 소감을 밝혔다.

    추 원장은 사법연수원생들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책과 관련해 “법원 5급 공무원의 본봉에 해당하는 월급이 지급되지만 각종 회비와 세금으로 실제 입금액은 100만원에서 조금 모자란다”며 “하지만 급여보다 더 큰 혜택은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평가하려는 연수원측의 배려(괴롭힘에 가까울 정도)가 아닌가 한다”는 의견이다 .

    향후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의 법조계 진출 계획에 대해 추 원장은 “동료들로부터 종종 ‘진로 걱정 없으니 열심히 안해도 되겠구나’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하는데 실제로 진로 고민이 무척 많다”며 “의료소송 분야도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라 불리우고 적성에도 맞지 않을 것 같아 변호사를 하기는 두렵고, 좋은 성적으로 법원을 가자니 한의사면허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고, 돌팔이들 때려잡는 검사가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나이도 많고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들기도 해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무척이나 감사하게도 이렇게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제게 김정곤 협회장님께서 종종 한의계와 관련있는 법조인들로부터 조언을 전해주시기도 한다. 그래서 일단은 좋은 성적을 받아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해 추 원장은 “매일 자기 전에 컴퓨터를 켜고 한 시간 정도는 인터넷서핑을 한다. 주로 웹툰을 보거나 한의쉼터의 글들을 보고는 하는데, 종종 쏟아지는 쉼터 회원들의 울분과 성토 글들을 보다보면 함께 열받다가 스트레스가 오히려 쌓이기도 한다. 막장 논쟁이나 지나친 줄 세우기는 정신건강에 해로운 줄 알지만 자꾸 보게돼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추 원장은 사시 합격 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한의사 후배들에게 법조계 등 여타 분야에 적극 진출할 것을 권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사법연수원 생활 이후 한의계 동료 및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연수원 생활은 공부할 것도 많고 지나친 경쟁으로 무척 힘이 들어야 하지만, 그래도 제게는 법학 공부가 한의학 공부하는 것보다는 수월하다”며 “저같이 시험이 닥쳐야만 공부하는, 그래서 한의원 원장실에서는 공부가 되지 않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다른 분야에 진출해 보람을 찾는 것이 한의계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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