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원장

기사입력 2010.04.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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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회 류의태·허준상’ 수상
    “농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라,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농부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라(以農心行). 그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농사라는 것이 결코 서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모를 심고,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고…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으며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내 스스로 무엇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학장, 한방병원장, 학회장 등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자연스레 활동할 기회가 있었고, 그런 것들이 인정돼 상을 받게 된게 아닌가 한다.”

    제10회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일인 오는 4일 ‘제7회 류의태·허준상’을 수상하는 송병기 원장(75·경희대 한의대 명예교수). 송 원장의 말처럼 그는 언제나 한의계가 필요로 할 때 적재적소에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

    경희대 한의대 학장, 한방병원협회장, 대한한의학회장 등의 조직 활동을 기반으로 복지부 한방의료제도협의회, 전국민 개보험실행위원회, 보건복지제도개혁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활약한 것이 그 예다.

    ▶‘方證新編’ 증보판 이달 말 출간=이와 함께 그의 학술 활동 역시 매우 주목된다. 현재도 전국 한의과대학의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는 ‘한방부인과학’을 비롯 ‘자연치료학’, ‘방증신편’, ‘한방기준처방집’, ‘형상진단’, ‘성의학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신도 임신할 수 있다’ 등의 저술 활동과 ‘한약이 임신 중 태아에 미치는 영향’, ‘한방처방 구성 원리의 과학적 해석 연구’, ‘여성 성기능 장애에 대한 동양전통의 성의학적 고찰’ 등 250여 편에 이르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또 1983년에 초판을 발행했던 ‘方證新編’(동남출판사)의 증보판을 이달 말 출간할 예정이다. ‘方證新編’ 증보판은 ‘방약합편’, ‘중의임상수책’, ‘동의사상진료대전’, ‘경희한방처방집’ 등에서 주요 처방을 발췌,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데 이어 자신이 임상을 하며 효과를 보았던 우수 처방을 추가로 수록했다.

    ▶複枝鍼과 코일밴드 특허 출원=그는 또 지난 2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최근 2건의 특허 출원을 신청했다. 바로 ‘복지침(複枝鍼·겹침)’과 ‘코일밴드(coil band)’다.

    “양의의 진단학은 청진기에서부터 출발해 CT와 MRI 등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는 천년 전의 침술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게 없다. 정체는 퇴보와 다름없다. 아무리 수술하는 메스(mes·해부용 칼)가 좋다해도 메스가 가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 의료기기의 발전이 곧 의술의 발전으로 연계되는게 요즘 세상이다.”

    시대는 급속히 흐르고 있음에도 골침, 석침, 동침, 철침, 금침, 은침, 스텐침 등 침의 재질만 바뀌었지 침술은 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가령 통증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그동안에는 주로 ‘경혈’에만 침을 놓았으나 현대에 와서는 경혈 부위만이 아닌 통증 주위를 광범위하게 자극해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황제내경에서도 제침, 양침, 방침 등의 침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출발한 것이 바로 ‘복지침(複枝鍼·겹침)’이다. 복지침은 아주 가느다란 침이 2개 혹은 3개로 겹쳐져 하나의 침을 구성했으며, 각각의 침 길이는 서로 다르다. 그렇다 보니 경혈에만 침을 놓는 것이 아닌 자연스레 경혈과 경혈 주위를 동시에 자극하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코일밴드(coil band)’는 기(氣)의 흐름을 전류적 파장으로 분석해 용수철에 흐르는 전기적 특성을 이용했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 했다. 즉, 코일밴드를 부착하면 거기서 생체 전류가 발생하여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효과를 얻게 했다.”

    그가 새로운 의료도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것들이 개발돼 한의 치료기술을 업그레이드 시키게 되면, 너무도 가볍게 책정돼 있는 침술 수가를 비롯 한의의료의 보험 수가 체계를 재협상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學而不思 思而不學 강조=70대 중반의 나이를 잊고 왕성한 탐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분명 청춘이다. 그런 그가 젊은 후학들에게 ‘학이불사(學而不思) 사이불학(思而不學)’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단지 공부만 하고 공부한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다. 또한 생각만 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그것은 단지 망상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학습과 사색을 병행할 때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그는 또 “농사꾼 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라(以農心行)”고 말했다. “농부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농사라는 것이 결코 서둔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를 심고,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고…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으며 최선을 다할 때 가을에 타작을 하고, 수확을 하듯 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설악산에 가보았느냐”고 물었다. 1000명이 설악산엘 가면 1명만이 정상에 오르고, 10명 정도가 흔들바위까지 가고, 나머지 대다수는 설악산 입구에서 판을 벌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설악산 입구에서 놀던 사람이고, 정작 정상에 오른 사람은 자연의 장엄한 그 어떤 느낌으로 인해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다. 설악산 초입에서 헤맬 것인지, 정상까지 올라갈 것인지는 결국 본인이 선택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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