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우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기사입력 2009.08.0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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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전문서 최초로 의성 허준의 역작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같은 쾌거가 있기까지 복지부, 문화재청, 한의학연구원 등 여러 국가 기관의 노력과 전 한의계의 성원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실제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신청을 비롯 제반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등재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투혼을 다한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안상우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한국한의학연구원.사진)이다. 그에게서 그간의 등재 과정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정말 큰 산을 힘겹게 넘은 기분입니다. 우리 동의보감기념사업단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내일같이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이번과 같은 경사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모아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받겠다는 공고문이 발표된 것은 지난 2007년 9월27일 문화재청 홈페이지다. 신청서를 접수하기 위해서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논리 자료가 구비돼야 한다.
    하지만 신청서를 제출하기 앞서 큰 장벽을 만났다. 우리나라가 너무나 세계기록유산의 강국이라는 역설적 이유가 걸림돌이었다.

    “한국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 시기와 질투”

    안상우 단장은 “이미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6건이나 등록돼 있었습니다.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1997), 승정원일기·직지심체요결(2001), 팔만대장경 목판·조선왕조의궤(2007) 등 같은 해에 두 가지씩이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다 보니 국제자문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선 한국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시기와 질투를 은근히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의보감기념사업단은 많은 고민 끝에 그래도 강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동의보감은 이미 기록된 우리나라의 기존 세계기록유산과는 확연히 다른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과거에도 유용했고, 현재도 유용하고, 또한 미래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실용의학서라는 것입니다. 의학이론에 관한 모든 증상과 처방, 치료 방법 및 약물 등이 현대의 백과사전과 같이 Hyper Text의 개념을 적용하고, 시소러스의 기능을 부가하는 등 너무도 체계적인 의학의 백과전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안 단장은 동의보감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논리로 신청서를 접수했고, 2007년 12월13일 문화재청은 국내 여러 후보 기록물들을 제치고, 동의보감을 단독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지난해 3월27일 영문신청서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접수할 때까지 자료 수집과 회의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 팀만이 아니라 국내외 전문가 풀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국문 신청서와 영문 신청서를 별도로 만들어 수차례에 걸쳐 수정 회의를 거듭했고, 동의보감을 설명할 수 있는 사진 자료와 영상 자료 첨부 등 동의보감을 전혀 모르는 세계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신청서에 모두 담겨야만 했습니다.”

    2008년 3월27일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또 다른 과제들이 밀려 들어왔다. 신청서를 보충 설명할 수 있는 영상자료를 촬영, 추가 발송한 것을 비롯 동의보감 신청서 홈페이지(www.cha.go.kr/bogam) 오픈, 유네스코 자문위원들이 동의보감을 실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적인 홍보 등 고난의 긴 행군이 이어졌다.

    “동의보감은 질병에서 인간으로 인식을 전환”

    그럼에도 자부심을 갖고 인내할 수 있었던 것은 ‘동의보감’이라는 콘텐츠가 너무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의 편찬 의의는 의학이 질병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인식을 전환했다는데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내경·외형·잡병의 순서로 편집돼 병증 중심의 의서에서 인체 중심의 의서로 전환해 체질의학 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것은 물론 인체와 질병의 새로운 관계를 제시한 양생론은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제시한 역사적 의의가 담겨 있는 훌륭한 의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안 단장은 또 동의보감 편찬의 가치를 문명의 교류와도 연계해 강조했다.
    “동의보감은 중세 외교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예물로 이용돼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전역에 전파되며 이 지역의 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와 함께 1897년에는 미국인 선교사이며 의사인 랜디스에 의해 홍콩의 일간지(The China Review)를 통해 英譯 소개된 이래 현재 여러 국가에서 자국어 번역이 이뤄지고 있는 등 바로 근대 이후 다문명과의 교류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동의보감입니다.”
    그는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말 그대로 한의학의 세계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의학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한 것은 물론 세계 전통의학 시장에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의학과 중의학간 새로운 관계 정립될 것”

    특히 그는 한의학과 중의학간의 새로운 관계가 정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의학 일변도의 동아시아 전통의학 체계에 대한 서구인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중의학과 새로운 협력 방안을 모색해 한의학과 중의학이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등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등재 이후 우리가 어떻게 동의보감의 가치를 더 고양시키고 세계화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동의보감기념사업단은 여러 가지 후속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9월부터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공동으로 동의보감 특별 전시회를 열 계획이고, 25권25책이라는 전 분량의 동의보감 영역화 작업에도 돌입했다.

    또한 웹상에서 동의보감 지식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9월3일 국제학술 심포지엄 개최, 사이버 동의보감 박물관 운영, 2013 동의보감 세계전통의학엑스포, 한방의료관광 활성화 등 동의보감이라는 우리만의 전통지식을 준비된 미래자산으로 새롭게 디자인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안상우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이 서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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