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꽃을 보고프면 좋은 꽃씨를 심어라. 좋은 열매를 바라거든 좋은 나무를 심어라. 마찬가지로 좋은 성공의 삶을 바라면 좋은 자손을 길러라. 어차피 잘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면 흠잡을 것 없는 생활 태도는 성공한 사람들의 생활습관이다.”
대구광역시 흥생한의원 조경제 원장의 일기집 ‘紅顔’의 ‘좋은 꽃 보고프면’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조경제 원장은 올해 米壽(88세)를 맞이했다. 그의 아내(박재순 여사·87)는 내년이 米壽다. 사람의 생에 있어 米壽란 나이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아프거나 늙을 여가가 없다”고 말한다.
조 원장은 올 초 그가 50여년 동안 써 온 일기를 ‘홍안(紅顔 회고록)’으로 출판했다. 정확히는 그가 출판한 것이 아닌 그의 자식들(8남매)이 엮어준 책이다.
일기는 자기 반성이자 한 개인의 역사
“낯 부끄러운 일이야. 나는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도 자식놈들이 책을 냈어. 그래서 마지못해 제목도 ‘홍안(紅顔)’이라고 한 거야. 홍안이 원뜻은 젊은 사람을 말하잖아.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홍안은 그 뜻이 아냐. 아무 보잘 것도 없는 일기를 책으로 내서 내 얼굴이 부끄러워 붉어진다는 뜻의 홍안이야.”
그는 홍안(紅顔) 회고록을 출간한 일도 부끄러운 일이요, 대단치도 않은 자신의 삶이 언론을 타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인터뷰 자체를 극구 사양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삶이 의미있는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오랜 설득 끝에 그를 지면에 초대할 수 있었다.
그는 50여년을 하루같이 일기(日記)를 써 왔다. 일기는 자기 반성이자 한 개인의 역사다. 기록을 한다는 것은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최상의 방법일 수 있다.
3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온 일기. 1990년까지 쓴 일기는 ‘내 고향 감삼골 1·2’로 정리해 책으로 냈고,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쓴 일기는 ‘홍안’(紅顔 회고록)으로 정리돼 출간된 것이다.
“일기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쓴 이유는 옛날에는 사정이 매우 어려웠어. 난 초등학교도 못 나왔어. 너무도 가난했기 때문에 힘들고 외로운 삶을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이 일기였어. 내 마음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는 데는 일기가 최고였어.”
그는 가난을 극복하고 일어선 위인이다. 변변한 학교도 나오지 못했다. 1954년 대구동양의학전문학원 야간부를 졸업하고, 한의사 국시에 합격해 한의사가 됐다. 한의사가 된 이후 그는 삶의 큰 길을 ‘奉仕’에 두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 모습을 보인다.
수림장학회 운영, 경로당 수림원 건축 기증
1972년 경상북도한의사회 회장을 역임하며, 한의계 의권 수호에 앞장서는 것을 시작으로 1978년 흥생장학회(현 수림장학회) 설립, 1982년 ‘수림원’이라는 경로당을 지어 지역주민들에게 기증, 1991년 초대 대구광역시 시의원 당선 및 부의장 활동, 1995년 푸른방송(대구 지역방송) 개국, 1999년 대구광역시 달서문화원 설립과 초대 및 2대 원장 역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부(富)의 사회 환원이다. 한의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고, 그 돈을 남을 위해 아낌없이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한 초등학교에 우물을 파주었고 탁구장, 교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들어 기증했으며, 땅을 희사해 진입로도 확장했다.
회갑 생일잔치 대신 동네 노인들을 위해 대구 최대 규모의 경로당(서구 감삼동 137의 3번지에 세운 ‘수림원’)을 지었다. 장학회를 설립해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달 1일과 국경일에는 음식을 장만해 70∼90세 노인들을 위한 위안잔치를 열고, 매년 어버이날에는 마을의 효자와 효부를 찾아 표창하고 있다.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과 같이 여겨야 해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야. 그것은 곧 봉사 정신을 발휘해야 가능한 직업이지. 한의원을 운영하며 일요일이 없었고, 밤낮이 없었어. 환자를 위해 항상 한의원 문을 열어 놓았어. 요즘 한 달에 두 번(첫째·셋째주 일요일) 쉬고 있는데, 이것도 근처에 내가 아니더라도 많은 의료기관이 생겨 환자들을 돌볼 수 있기 때문에 쉴 수 있는거야. 특히 돈이 있으면 나갈 구멍을 만들어야해. 그렇지 않으면 교만해져.” 돈은 결코 움켜쥐려 해선 안된다는 조 원장.
“언제 어느 시간에 의사를 찾을지 모르는 일이기에 의사는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지, 진찰실을 떠나서는 안돼. 의사는 남의 아픔을 자기 아픔과 같이 여겨야 해.”
그의 건강비결이 궁금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마다 단전호흡을 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해.” 그의 하루는 오전 4시부터 시작된다.
그 시간에 일어나 1시간 동안 단전호흡을 한다. 그리고 온종일 진료를 하고, 오후 5시 30분에 저녁을 먹고 취짐 전 또다시 단전호흡을 한다. 오후 8시면 잠자리에 든다. 이 잠자리에 들기 전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일기를 쓴다. 50여년간 변함없는 조 원장의 생활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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