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수 프로레슬링 해설위원(경원대 한의대)

기사입력 2009.02.0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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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경력의 사람들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경원대 한의대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성민수(36)씨도 그런 부류였다.

    성 씨는 프로레슬링과 종합격투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그가 프로레슬링 해설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케이블 방송국에서 먼저 프로레슬링 관련 분야 전문가를 물색하다 그에게 해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 그 뿐이랴. 국내 굴지의 잘나가던 대기업도 격투기 해설을 계속하고 싶어 그만둔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또 한의대 진학(04학번) 전 학교도 두 번(연세대 건축학과 93학번·동국대 의학과 03학번)이나 갈아탔다.
    경원대 한의대가 서울송파한방병원 폐업문제로 시끄러웠던 1월 중순경 직접 본지를 찾아온 그를 만날 수 있었다(현재 폐업 사태는 수련병원 이전합의로 일단락됐다).

    180센티가 넘는 큰 키에 육덕진 몸의 성 해설위원은 금방이라도 옷을 갈아입고 링 위에 올라도 격투기 선수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야릇한 위압감이 흘렀다. 수년 동안 격투기 해설가로 지내면서 선수들의 호전적 기질이 자연스럽게도 그의 몸에도 스며들지나 않았을까.

    첫 느낌을 이렇게 밝히자 그는 성격 좋은 아저씨마냥 너털웃음부터 터트렸다. “(하하하)그런 소리 가끔 듣습니다. 실제로 격투기를 할 줄 아느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요. 초등학교 2학년 때 AFKN에서 프로레슬링경기를 보고 그 매력에 빠진 후부터 지금까지 직접 (격투기를)경기용으로 배워 본 적은 없다. ”

    성민수 해설위원은 레슬링 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정받는 국내 프로레슬링 전문가로 손꼽힌다. 경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통찰력 있게 중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해박한 정보력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레슬링 영웅 헐크호건의 전부인 린다 호건의 사생활까지 미쳤다. 성 씨는 지난해 7월경 자신에 연재하는 칼럼에 린다호건이 19세 소년과 교제한다는 사실을 밝혀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오르면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내친김에 성 해설위원은 격투기 세계의 양면성을 밝혔다.“최홍만과 추성훈 선수 등이 활약하면서 국내에서도 격투기가 한 순간에 엔터테인트먼트 사업으로 돌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에 가려 파이터들이 배고픔과 일종의 직업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묻혀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격투기 선수들이 중소기업 연봉에도 턱없이 모자란 돈을 받으면서도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링 위에다 청춘을 불사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열악한 재정 탓에 의료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해 늘 근·골격계 통증을 달고 살고 지독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약물 남용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꽤 많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불황은 격투기 시장에도 불어 닥쳐 그로 인해 선수들이 겪는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한의대에 입학한 것도 혹시 격투기와 관련이 있을까.“전공을 바꾸게 된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았던 부분도 컸어요. 한의대에 들어가니 이제야 제 옷을 입은 것 같았던 느낌이라고 할까. 미국에는 치과의사인데 부업으로 프로레슬링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마이크 라노라는 사진작가가 있는데 그 사람처럼 한의사를 하면서 계속 프로레슬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격투기 단체의 주치의로 한의사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자신은 마이너 문화에 친숙할 뿐만 아니라 그 설움까지 잘 안다고 자부했다. 음악도 가요는 듣지 않고 프로그레시브 락이나 올드 팝송에 꽂혀있고 좋아하는 것은 미친 듯이 빠져들고 모르는 것은 아예 손도 안 댄다고 했다. 격투기와 한의학, 겉모습은 다르지만 왠지 둘은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에서 마이너라는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성 씨는 자신은 공통분모로서 격투기와 한의학이 메이저로 떠오를 미래 역사의 현장에서 그 감격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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