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의사들이 영국보다 동양 전통의학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영국은 전통의학이 현대 인류에게 기여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한의협 주최로 열렸던 ‘한의학의 가치와 미래’ 토론회에 초청된 SCI 등재저널 ‘Acupuncture in Medicine’ 아드리안 로저 화이트 편집장은 한의학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놀라워했다.
서양의학의 종주국들이 동양의학의 효능을 인정해가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의사들은 자국의 훌륭한 자원(한의학)에도 불구하고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도울 생각을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싫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침에 대한 오랜 연구 결과를 집약한다면 유효성, 안전성, 비용 효율적인 치료수단으로써 적절한 적응증의 환자들에게 추천해야 한다”고 침의 효능을 높이 평가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실제 영국에서는 지난 몇 해를 통틀어 전체 환자 중 평균 15%가 침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도 있었다. 또 1차 진료기관의 45% 의사들이 침을 치료수단으로 활용하고 통증클리닉은 80%의 높은 활용률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침의 메커니즘의 밝혀진 것도 아닌데 서양인들이 침에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화이트 편집장은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은 풀어야 할 숙제지만 침의 효능을 밝혀내는 것과 메커니즘의 문제는 다르다. 안전성이 보장되고 효과만 입증되면 그 의학기술은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마취제의 메카니즘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마취 효능만으로도 사용되는 것과 같은 셈이다.
그런 화이트 편집장의 말에는 무게가 실려 보였다. 영국 의학침술학회(BMAS) 회장을 역임했으며 영국 엑스터대학에서 14년간 보완대체의학 연구를 진행, 지난 2004년 ‘침술의 안전성에 관한 증거와 세 가지 일반 증후에서의 효과’ 논문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자타공인 침술연구 분야의 대가로 손꼽힐 뿐 아니라 SCI등재 침술 전문 저널의 편집장으로서의 위치는 흠집 낼 수 없는 힘이었다.
내친김에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IMS에 대한 학자적 견해를 물었다. 그러나 화이트 교수는 기대와 달리 정치적인 오해를 우려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한약 안전성에 대한 질의 또한 전문 분야가 아니라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그는 끝으로 “보건의료서비스의 의사 결정이 순수하게 근거에 기초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결정될 때가 자주 있는 것처럼 어떤 변화를 일궈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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