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동서한방병원 박상동 병원장이 한의협 회관건립기금 약정금 1억원을 채웠다. ‘한방병원계의 카리스마’로 불리는 그답게 배포 또한 확연히 크다.
“한의협 신축회관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의사로서의 자긍심을 세워주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앞으로 그 곳에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한 뛰어난 전략들이 샘솟듯 솟아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이같은 소감을 밝힌 박 병원장은 협회를 향해 두 가지를 당부했다. 그가 무게중심을 둔 것은 바로 ‘학술연구지원 강화’와 ‘전문의제도 정착’.
박 병원장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양의계의 공격을 대비하기 위한 노력은 항상 진행형이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의협이 정책집단으로서의 또렷한 이미지를 덜고 한의학적 근거를 내기 위한 학술연구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의협의 인정의제도 추진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정의제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수련의 지원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존 한의사들의 권익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다가는 앞으로 배출되는 새내기 한의사들이 ‘전문의’의 중요성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또 그는 고생을 회피하는 신종풍토를 엄격히 지적했다. “새내기 한의사들 사이에서 고생하기를 싫어하는 경향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선배들의 잘못이 크다. ‘전문의’는 뼈를 깍는 노력의 댓가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한방병원은 다양한 인적 인프라와 환자군을 접할 수 있는 특성상, 개원가와 진료 영역상에서 엄연한 차이를 보여야 한다. 즉, 암 등 난치성질환 치료에 대한 활발한 임상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급인력 투입과 더불어 재정적인 지원은 필수다. 그것이 바로 전문의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돼야 하는 이유며, 나아가 전체 한의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힘이라는 것이 박 병원장의 의견이다.
한편 박 병원장은 대한한방병원협회장을 역임, 한방병원계의 덩치 키우기에 적잖은 공을 세운 인물. 또 현재 경희대총문회장으로 한의사에 대한 양질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심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한의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원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의계의 내부단결을 이끌어낼 인물로 심심치 않게 거론되곤 했었다.
끝으로 그는 “한의협은 대화와 이해를 통해 현안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연한 자세를 잃지말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에 뽑힐 한의사들의 새 수장은 ‘중용지도’를 명심해야 한다”며 리더십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