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용 약용작용 단백질·DNA 염기서열 규명…고부가가치 창출
경희대한의대 배현수 교수 연구팀이 4년여의 연구 끝에 완성한 세계 최초의 녹용 단백질 유전자 지도는 신약개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등 술렁이게 한다.
‘생명자원 응용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란 평가에 걸맞게 이번 연구 성과는 국산 신약개발 및 생물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유효물질 대량생산 등 산업화에 기여하는 경제적 활용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어 더욱 주목을 끈다.
특히 ‘한의학의 무한한 보물창고를 어떻게 열고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온 한의계로서는 이번 연구가 BT와 IT의 협력이 빚어낸 합작품이란 점에서도 ‘새로운 세계의 도전’이란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녹용 유전자 지도 완성은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던 녹용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통해 국산 신약의 개발 등 경제적인 활용가치가 높은 독자적 원천기술을 개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녹용 유전자의 염기서열도 함께 밝혀냈다는 점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퓨리메드와 ㈜제노텍의 문영호 연구소장, ㈜CBS소프트의 박진영 사장, ㈜아이디알 인용호 박사, 그리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병철 박사 등 탄탄한 연구진은 이끈 경희한의대 배현수 교수. 그는 연구과제에서 녹용을 채택하게 배경에 대해 예로부터 약효 성분이 뛰어나면서도 뼈, 신경, 혈관이 동시에 자라고 있는 녹용이 인간의 줄기세포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녹용’은 성장속도가 하루에 약 1∼3cm에 이르는 신생조직으로 포유류 이상의 고등동물에서는 유일하게 매년 분화, 재생되는 특징이 있고, 한의계에서는 소아의 성장발육, 면역증강, 빈혈, 산후회복 등에 다양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접근을 더욱 용이하게 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녹용관련 국내외 논문을 검색한 결과 성장호르몬과 관련된 논문 몇 편과 중국에서 골다공증 효과 논문 등은 있어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녹용의 많은 효능은 미흡했다고 말한다.
“녹용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최근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간 보호작용이나 혈당강하작용, 조혈작용, 면역기능향상, 강심작용 등 부분적으로 밝혀진 것은 있더군요. 하지만 녹용 약리작용의 근원적 이유인 녹용자체 단백질 정보와 녹용의 발달과정에 관여하는 물질이 밝혀지지 않은 것도 연구의욕을 자극했습니다.”
연구팀은 녹용절단 후 1분 이내에 급속 냉동시켜야 하는,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녹용단백질을 일일이 잘라 해석에 성공, 유전자 염기서열 10만개를 추출하는데 성공한다.
더욱이 이들을 IT기술에 연결, 조합한 결과 2만개의 발현유전자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린다. 특히 연구팀은 2만개의 발현유전자 가운데 유전자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면역증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50개 유전자를 선별, 생산가공이 가능한 20개의 유전자 집중연구에 착수하고 있다.
“녹용의 단백질 지도를 작성해 녹용 유전자의 염기서열과 비교하는 방법 등을 통해 녹용 단백질을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부가적으로 녹용의 성장 및 발달과정녹용의 한 부위인 ‘분골’이 녹용의 기타부위 보다 효능이 있다는 기존의 한의학 가설도 증명했습니다.”
실험에서는 분골과 상대 생장점이 활발하고 단백질 분포가 많은 반면, 하대로 내려갈수록 생장이 조용하고 단백질은 적었다는 것. 배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치를 녹용의 약리작용과 관련된 단백질과 DNA 염기서열의 관계를 밝혀 유효성분의 대량 생산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서 찾는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생물유전자원을 쟁취하려는 소위 ‘과학의 전쟁화·무기화’ 속에서 우리나라가 녹용이라는 생물학자원의 단백체 정보와 유전정보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연구자들은 자부심으로 남는다는 것.
“연구성과는 향후 항암, 노화방지, 면역증강, 관절염치료, 골다공증치료, 성장촉진, 원기회복, 당뇨병, 신장염 등 다양한 범위의 질병을 개선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국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 등 활용범위가 무한하기 때문에 경제적·의학적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1∼2년 동안 국가에서 산업재산권 보호차원에서 결과물을 비공개해 주는 만큼 이 기간동안 녹용 단백체 정보와 염기서열정보의 산업재산화 추진과 함께 유효성분을 이용한 신약개발에 착수해야 한다는 배 교수. 그는 현재 연구팀이 보유한 원천기술로 신약개발 가능성은 100%라고 장담한다.
특히 항암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면 한의학과 과학의 접목을 통해 이룬 개가가 학계와 산업계의 파급효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우선 생각하고 능력이 있는 분야를 적극 개발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배 교수는 “앞으로 한의학에 숨은 보물을 끄집어 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이란 점을 부각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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