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정열적인 것 같다.
예년에 비해 일찍부터 폭염이 시작되어 수은주가 치솟고, 물가도 팍팍 치솟아 더 열받게 만들고, 국내외로 우리의 머리와 가슴에 불을 지르는 이슈도 많다. 에어컨을 잘 틀어놓고 자고, 에어컨을 틀고 운전하고 이동하고, 낮에도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한다면 냉방병만 걱정하면 되겠지만,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종일 행복한 여름을 보내는 사람은 드물다.
몸은 덥고, 마음은 혼란스러워 심란(心亂)한 상태가 지속되니 잠을 청해보지만 잠들기도 힘들고 숙면이 안 된다. 잠을 제대로 못자니 아침에 일어나도 너무 피곤하고, 피부도 까칠하고, 다크 서클이 허리까지 내려온다. 증상이 좀 더 심해진다면 몸에서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갈증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식욕이 없고, 몸이 나른하면서 기력이 떨어지고, 소변색이 진해질 수 있는데, 더위에 의해 상한 서병(暑病)이 생긴 것이다.
여름은 화기(火氣)가 왕성한 계절이며, 장부 중에는 화(火)의 장부인 심장의 기운이 왕성하고 수(水)의 장부인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는 계절이다.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음기(陰氣)가 강해지는 밤에 심신이 안정되면서 잠이 드는 것인데 더위가 심한 날에는 화열(火熱)이 성해지니 음기(陰氣)가 상대적으로 약해져 심장박동이 늘어나고 꿈이 많아지면서 잠이 들기도 힘들고 숙면이 안 되는 것이다.
낮에도 마찬가지로 열기가 진액을 말리기 때문에 갈증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쉽게 화를 내게 되고, 우리 몸에서 가장 열이 많은 머리는 온도가 더 올라가니 두통도 생기게 된다. 또한 서사(暑邪)는 원기(元氣)를 손상시킨다고 했으니 기력이 떨어지고 사지에 힘이 없게 된다.
한의학에서 서병(暑病)을 치료하는 방법을 크게 3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속의 열을 내리고(淸心),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利尿), 기력을 보하는(補氣) 방법이다. 이 방법을 기본으로 생활 한다면 더운 여름을 좀 더 상쾌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땀이 나는 것을 짜증스럽게 생각하지 말자
땀이 나면서 우리 몸의 열기를 떨어지기 때문에, 땀이 나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다만, 땀이 날 때 기운도 같이 빠질 수 있으니 일부러 땀을 내기 위해 발한시키는 약을 쓰거나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는 것은 금해야 한다.
소변이 잘 나가게 하는 음식을 먹는다
소변 배출을 도와서 체내의 열기를 빼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데 도움이 된다. 시원한 녹차, 옥수수수염차 한잔을 마시거나 수박을 먹으면서 수분도 보충하고, 이뇨작용도 도울 수 있다. 그러나 잦은 소변으로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잠자기 전에는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죽부인과 메밀 베개를 이용해서 시원한 잠자리를 만들자
대나무의 줄기와 잎은 성질이 차서 체내에 열을 내리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가라앉히는 약으로 쓴다. 메밀은 한약재명이 교맥(蕎麥)인데, 성질이 차고 기운을 아래로 내리고 위장의 체기를 내리는 효과가 있다. 더위로 머리가 뜨끈하고 기운이 위로 솟구쳐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대나무로 만든 죽부인은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메밀을 속으로 넣은 베개는 머리를 시원하게하고 기운을 안정시키는데 아주 좋다. 특히 열이 많은 아기들에게 메밀 베개는 더욱 좋다.
수시로 원기(元氣)를 보(補)해 주자
더워지면 온몸의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빨라지고, 땀이 나가면서 기운 소모가 많다. 여름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거나 사지가 나른하고 만사가 귀찮아진다면 보강이 필요할 때이다. 더위로 인해 생긴 병을 치료하는 처방을 보면 인삼(人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더운데 왜 열을 내는 인삼을 쓰는지 의아해 할지도 모르지만, 인삼의 기운을 보하는 작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계탕, 보신탕 등을 복날에 먹는 것은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한 지혜가 담긴 풍습이다.
시원한 한방차 한잔으로 더위를 이기자
더운 여름밤을 이기기 위해 냉커피를 마시거나 시원한 맥주를 찾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커피나 맥주는 당장 마실 때는 시원하고 좋지만 조금만 있으면 오히려 더운 여름밤 잠을 이루는 것을 방해한다. 카페인 성분이 신경을 흥분시키고, 술은 신진대사를 더욱 활발하게 하고 체온을 올려 더욱 덥게 만들 뿐이다.
인삼:맥문동:오미자를 1:2:2의 비율로 넣고 1~2시간 끓여서 시원하게 두었다가 먹어보자. 이것은 생맥산(生脈散)이라는 처방인데, 맥문동은 심장과 폐의 열을 내리고 인삼이 원기를 보하고 오미자는 기운을 잘 수렴시키기 때문에 더위에 지친 우리 몸을 잘 다독거려 줄 수 있다.
만약 더위로 상한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를 받자
폭염 속에서 일을 하던 노인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났었다. 더위는 단순히 불편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가 심각하게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식욕부진, 무기력증, 가슴답답증이 심하게 지속되거나 땀이 그치지 않고 열이 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한의학에서는 중서(中暑) 중열(中熱) 주하병(注夏病) 등으로 진단될 수 있고, 증상에 따라서 익원산, 청서익기탕, 죽엽석고탕 등의 처방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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